160 패황의 분노 2
호북성 연주. 십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큰 도시이며, 장강을 끼고 있는 교통의 요충지다.
강남의 배와 표물은 모두 이곳을 거쳐 간다고 할 정도라 힘 꽤나 쓴다는 문파들은 대부분 이곳에 분타를 두고 있다.
사람들을 따라 함께 흘러가는 것이 바로 정보이기 때문이다.
연주에서 동쪽으로 10여 리 정도를 가면 사곡(蛇谷)이라는 곳이 나온다.
사곡. 뱀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따라서 일반 양민들은 물론, 사냥꾼조차도 출입을 하지 않는 곳이다.
그런데 이 사곡 깊숙한 곳에 꽤 오래전에 제법 큰 장원 한 채가 지어졌다.
그 후 사곡에서 뱀을 잡아 생활하는, 이른바 땅꾼들은 모두 이곳을 떠나버렸다.
장원에서 나온 사람들이 훨씬 양질의 뱀을 싼 가격에 공급했기 때문이다.
장원의 사람들이 무슨 방법을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의 육안으로는 움직임조차 파악하기 어렵다는 비연사(飛燕蛇)와 만장 절곡 가운데 있는 바위틈새에 살고 있다는 곡사(谷蛇)등 가히 영물이라 불릴만한 뱀들을 무더기로 잡아 시장에 공급하였다. 그러니, 어찌 땅꾼들이 그들과 경쟁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사람들은 이 장원을 사장(蛇牆)이라 불렀고, 왠지 음산한 느낌이 드는 이곳 사람들과는 내왕을 전혀 하지 않았다.
따라서 뭔가 깊은 비밀을 간직한 듯한 이 장원이 천하에 산재한 수십여 개의 마교 휘하 비밀분타들 중 하나임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달 밝은 어느 날 밤. 장원 깊숙한 비밀스러운 방 안에 일단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가장 상석에는 강맹한 인상의 적의 중년인이 앉아 있었는데, 뭔가를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한 표정이다.
“무림맹의 특사단이라…….”
험악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흑의인들은 다소 여유롭게 앉아 있었지만, 그들 중 청의를 입은 중년인 한 명은 머리도 제대로 들지 못한 채 벌벌 떨고 있었다.
적의 중년인이 청의 중년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분타주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라.”
아마도 청의 중년인이 바로 마교의 호북 분타주 삼혈목(三血目) 채양(采楊)인 모양이다.
그의 이마 중앙에는 붉그스럼한 흉터가 있었는데 마치 사람의 눈을 세워놓은 모양과 비슷해 삼혈목이라는 별호가 붙은 것이다.
삼혈목 채양은 즉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조, 존명! 무림맹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일을 묵과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공식적인 항의를 위한 방문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한다. 하지만 세가의 애송이들이 주축이라는 점이 이상해. 게다가 그들을 이끌고 있는 단주가 소림의 공성이라면…, 누가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인선이야.”
“제 생각에…, 그들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그래? 뭔가?”
“세가의 애송이들로 하여금 그들을 한 번 찔러보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림의 공성이 그들을 이끄는 것은 적당한 수준에서 충돌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게 분명합니다.
양쪽 다 전면전을 원하는 곳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 헌데, 한 가지 이상한 건…….”
적의 중년인의 두 눈에서 기광이 번뜩였다.
“뭐가 이상하다는 것이냐?”
“정파놈들은 무슨 일을 하건 간에 명분이 있어야 움직입니다. 그러니 작은 사단이라도 일으켜서 천외패황궁을 찔러보려면 최소한 어떤 명분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말씀입니다. 정파놈들이 무턱대고 천외패황궁에 시비를 걸리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명분이야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정파놈들 특기가 바로 그것이고 말이야.”
처음에는 적의중년인의 위엄에 고개조차 들지 못하던 삼혈목 채양은 한번 말문이 트이자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그렇게만 생각하실 게 아닙니다. 정파들, 아니 무림 전체의 세력판도가 걸려 있는 문제인데 허술하게 대응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리고 특사단 일행들과 갑자기 합류했다는 젊은 놈 하나가 마음에 걸립니다.
저희가 아무리 알아보았지만 놈의 신분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의 말이 여기에 이르렀을 무렵 흑의인들 중 누군가의 듣기 거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클클클,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뻔하지. 후개라는 그년이 서방질을 하는 게야. 클클클.”
동시에 여기저기서 사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큭큭. 내 언젠가 고년을 발가벗겨서 낙양루로 끌고 가고 말거야. 그래서 한바탕 운우지락을 즐긴 후에 처마에 매달아놓을 생각이야. 큭큭큭, 아마 꽤 볼만 할걸?”
“흐흐흐, 네놈보다는 내 앞에서 그년이 먼저 가랑이를 벌릴걸? 네놈 물건이 어디 물건이야?”
수하로 보이는 사내들의 걸쭉한 음담패설이 연이어 흘러나왔지만 적의 중년인은 아무 재제를 하지 않았다.
삼혈목 채양은 다소 두려운 표정으로 흑의인들을 힐끔거리고 있었는데, 행여 그들과 눈이라도 마주칠까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잠시 후, 그들의 음담패설이 가라앉자 삼혈목 채양이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제 생각에는 그 젊은 녀석이 아마도 중요한 명분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천비각의 부각주가 직접 데려올 정도라면, 꽤 중요한 이유가 있을 테니 말입니다.”
적의 중년인은 그의 말에 다소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좌수로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그의 표정이 의외로 심각하자 방안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사실 천외패황궁의 중원진출은 마교로서도 중대하기 이를 데 없는 사안이다.
정파와 양분하고 있는 천하의 판세에 제 삼자가 끼어드는 형국이 되는 셈이니, 이후의 세력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그 누가 예상할 수 있겠는가.
천외패황궁의 이번 중원진출시도는 마교보다는 오히려 정파쪽에 더욱 큰 위협이 되는 상황이라 이를 잘 이용한다면 마교로서도 큰 이득을 취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따라서 마교의 정보력은, 현재 제령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갑자기 적의 중년인의 미간이 한껏 찌푸려졌다.
그리고 이를 악문 채 몸을 부르르 떠는 것으로 보아 뭔가에 무척 분노한 모습이다.
“병신 같은 놈들…….”
갑작스러운 그의 욕설에도 흑의인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의 심정을 알고 있는 듯한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천외패황궁의 중원진출에 따른 정파의 대응을 잘 이용하고, 그들 간에 전면전이 벌어지도록 유도만 할 수 있다면, 마교로서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중간에서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취할 수 있지 않은가.
아니, 어쩌면 그것을 계기로 중원의 패권을 차지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도 마교의 본산에서는 권력다툼에만 눈이 멀어, 내분이 일어날 지경에까지 와 있으니 어찌 이런 호기를 살릴 수 있겠는가. 교 전체의 세력을 하나로 결집시켜도 될까 말까한 일을 분열된 힘으로 어찌 이룰 수 있겠는가.
잠시 분노로 몸을 떨던 적의 중년인이 뭔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직접 나서야겠다. 내일 당장부터…….”
그의 말에 흑의인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표정이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진작 나섰어야 하셨을 일입니다.”
순간 삼혈목 채양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조용히 적의 중년인을 바라보았다.
혈마존(血魔尊) 이제묵(李除默). 대마교의 최고위급 수뇌이자 십마존(十魔尊) 중 한명이다.
그는 제령의 사안이 중요한 만큼, 마교 본산에서 파견되어 이틀 전에 도착했다.
그와 함께 온 흑의인들 다섯 명은, 수십여 년 간 함께 생사고락을 나눠온 이제묵의 직속 수하들로 오흑마(五黑魔)라 불린다.
오흑마들은 혈마존 이제묵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는데, 그들의 성격은 지극히 잔인하고 흉포하다.
게다가 무공 또한 지극히 패도적이고 강해 마교 내에서도 그들을 오광견(五狂犬)이라 부르며, 웬만해서는 상대를 하지 않는 자들이다.
마교에서조차 치를 떠는 잔인함을 지닌 이들의 출현이 향후 호북성에 어떤 풍운을 일으킬지 자못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꽝!
수백 명이 들어가고도 남을 거대한 대전.
보기에도 묵직한 흑목으로 만들어진 태사의가 돌연 날아가 오장 뒤 벽에 부딪치며 산산이 부서졌다.
“호비야!”
형체조차 제대로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짓뭉개진 시신 앞에서 패황 연무종이 오열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자애로운 인상의 노부인이 이미 까무러쳐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크흑!”
굳은 바윗덩어리 같은 연무종의 노안(老顔)에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천하에서 가장 잘 생겼고, 또 가장 똑똑했던 아들. 자신을 궁주님, 혹은 패황님이라 부르지 않고 아버지라 불렀던 유일한 아들. 그리고 가장 사랑했던 아들이다.
그 아들이 지금, 골육조차 제대로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처참하게 난자당한 채 차디찬 바닥에 누워 있는 것이다.
패황 연무종은 묻어나는 살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호비의 시신에 매달려 끊임없이 오열했다.
“어떤 놈들이냐? 도대체 어떤 놈들이 호비를 이렇게 만들었단 말이냐!”
대전 안에는 몇몇 수뇌들이 있었지만 침울한 표정만 짓고 있을 뿐, 아무도 그의 울부짖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대전의 문이 벌컥 열리며 10여 명의 사내와 여인들이 뛰어 들어왔다.
“형님!”
“오라버니!”
그들 모두 연호비의 시신을 붙잡고 오열을 터뜨렸는데, 아마도 연호비의 배다른 형제, 자매인 듯 했다.
사실 그들 간에는 권력을 향한 보이지 않는 치열한 암투가 전개되고 있어 평소에는 아는 척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호비가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는 소식에 모두들 한마음으로 달려와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던 것이다.
“패황이시여! 도대체 누가 둘째 형님께 이런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습니까?”
비분에 찬 표정으로 패황 연무종에게 울부짖는 이 청년은 바로 연호비의 다섯째 동생인 연형비(延瑩飛)다.
그는 비록 지금은 연운비에게 밀려 부궁주 자리를 내어주고 있지만, 언제라도 그의 아성에 도전할 능력이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기도 하다.
한동안 깊은 슬픔에 잠겨 오열하던 사람들은 패황 연무종의 일갈에 울음을 멈추었다.
“모두 멈추어라!”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이었지만, 위엄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명령에 연호비의 형제, 자매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여인들 몇몇이 훌쩍이는 소리가 간간히 들렸을 뿐, 대전은 침묵 속에 잠겼다.
이를 악문 채, 아들의 시신을 내려다보던 패황 연무종의 입이 이윽고 열렸다.
“총관!”
“존명!”
순간 백의 중년인 한 명이 즉시 연무종 앞에 부복했다.
“패황이시여! 둘째 공자님의 전신에 난 상처는 모두 구대문파의 무공에 의한 것입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패황 연무종의 두 눈이 붉게 타올랐다.
동시에 단전 깊숙이 잠들어 있던, 지금은 도대체 얼마니 깊은지 헤아릴 수조차 없는 무한한 잠력이 꿈틀거리며 일어났다.
파바바밧! 우드드드!
연무종이 서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대전의 바닥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막강한 경력이 폭풍처럼 뻗어나가 사방을 휩쓸었다.
몇몇 내공이 부족한 사람들은 내상을 입은 듯, 피를 토하며 비틀거렸다.
총관인 백의 중년인 역시 부복한 자세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듯 뒤로 물러섰다.
그런데 연무종의 곁에 있는 연호비의 시신과 노부인은 마치 또 다른 공간에 있기라도 한 듯, 멀쩡한 모습이었다.
이 모습을 본 총관과 수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패황 연무종을 바라보았다.
절정을 넘어 초절정의 경지에 이미 발을 들여놓았다고 자부하는 자신들이 아닌가.
그런데 패황의 가공할 내공에 모두 내상을 입어 버렸으니, 그의 능력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거의, 거의 따라잡았다고 생각했건만…….’
‘믿을 수 없구나. 이건 인간의 내공이 아니다.’
사실 그들은 천외패황궁 최고의 고수들로, 패황 연무종과 싸우더라도 최소한 지지 않을 자신은 있다고 자부하는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오늘, 인간의 경지를 벗어난 듯한 그의 내공을 직접 견식하고 나니, 그동안 자신들이 얼마나 큰 착각에 빠져 있었는지 쉽게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들로서는 패황 연무종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태산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패황이시여!”
총관은 입가로 선혈을 흘리면서도, 패황 연무종을 향해 다시 부복했다.
그러나 연무종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증유의 거력은 단순한 기세의 차원을 넘어, 유형화되어 일종의 강기로 화한 듯 했다.
우드드드. 콰아아!
대전은 마치 폭풍의 중심이 통과하기라도 한 듯 폐허가 되어 버렸다.
잠시 후, 연무종이 이성을 찾자 강기의 폭풍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대전 안에는 몇몇 수뇌들만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앉아 있을 뿐, 그의 혈육들은 연형비 한명만 제외하고 모두 밖으로 나가버린 상태였다.
연형비 또한 다소 내상을 입었는지 입가로 선혈을 흘리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수뇌들이 입은 내상보다 심하지는 않은 듯 했다.
총관을 비롯한 수뇌들은 이러한 연형비의 모습에서 더욱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갓 중년의 나이에 들어선 연형비의 무공이 자신들과 비슷한 경지에 들어서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었으니 말이다.
‘역시, 호부(虎父) 밑에는 견자(犬子)가 없다더니, 내가 저 나이 때에는 상상도 하지 못하던 경지…….’
연형비는 패황 연무종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손을 살짝 잡았다. 그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님. 이성을 찾으셔야 합니다. 둘째 형님의 복수는 제가 하겠습니다.”
패황 연무종은 고개를 들어 연형비를 바라보았다. 슬픔이 가득한 노안에는 아직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약속할 수 있겠느냐? 호비를 저렇게 만든 놈들의 두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도록.”
“그렇게 해 드리겠습니다.”
“놈들의 가족은 물론, 개, 돼지 한 마리 남기지 않아야 한다.”
“둘째 형님은 아버님 다음으로 제가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던 분이십니다. 제가 흉수들의 시체까지 태워서 영혼마저 모두 소멸시켜버리겠습니다.”
잠시 연형비의 두 눈을 바라보던 패황 연무종은 그의 어깨를 붙잡으며 말했다.
“그래, 호비의 복수는 네 손에 맡기마.”
말을 마친 연무종은 즉시 고개를 돌려 연호비의 시신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우웅!
다시 한 번 그의 내공이 발휘되는 순간, 죽은 듯 쓰러져 있는 노부인이 허공으로 둥실 떠올랐다.
연형비는 연호비의 시신을 안고 큰 어머니, 즉 연무종의 첫째 부인을 허공에 띄운 채 쓸쓸하게 걸어가는 패황의 등을 바라보았다.
연무종의 모습이 대전에서 사라지자 연형비는 총관을 비롯한 수뇌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궁주님의 말씀을 분명히 들으셨을 줄 압니다. 앞으로 호비 형님의 복수는 제가 주축이 되어 할 것입니다. 총관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격의 없는 협조와 도움을 바랍니다.”
총관을 비롯한 수뇌들의 두 눈에서 기광이 번뜩였다.
패황궁 서열 73위에 불과한 연형비. 현 천외패황궁의 부궁주이자 서열 2위인 마룡 연운비의 견제를 피해 칩거하고 있던 그가 마침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이다.
천외패황궁에서의 서열은 곧 실력. 그가 조금 전에 보여주었던 능력이라면, 능히 최고수급 인물들과도 자웅을 겨룰 수 있으리라.
이는 궁내의 권력의 흐름에 중차대한 변동사항이 생길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