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겨울, 몽골 여행기

[김경진]

2011년 겨울, 몽골 여행기

 1월 14일 : 13시 45분 인천 출발, 16시 25분 몽골 도착

 1월 15일 : 역사 박물관, 유목문화 체험 활동

 1월 16일 : 테를지, 캐시미어, 이흐 델구르

 1월 17일 : 역사연구소, 자이승 기념관, 이태준 기념관, 몽골 출발

 나는 이번 겨울에 짧은 일정으로 2번(2011. 01. 14 - 01. 17, 2011. 01. 29 - 02. 01) 몽골에 다녀왔다.

 첫번째는 친구들과 놀러갔었고, 두번째는 업무로 다녀왔다.

 친구들과 몽골로 놀러가게 되었던 것은 유난히 비행기를 타기 싫어하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겨울철에는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야 하는데 방콕까지 너무 멀어서 비행시간이 3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몽골을 선택하였다. 몽골여행을 하면 내가 눈감고도 안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여행지가 정해졌다.

 2011년 1월 14일(금요일) 13시 45분 비행기표를 예매하였다. 밤새 눈이 내렸다. 눈이 내리면 8시에 출발하기로 약속하였다.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었다. 11시 3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E 카운터에서 화물을 보냈다.

 면세점에 들려 술을 한 병 샀다.

 공항 사정으로 예정 시간보다 OM 302편은 40분 늦게 출발하였다. 주스가 나온 후 기내식이 나왔다.

 초원은 온통 눈밭이다. 눈이 전혀 없는 초원도 보인다. 돈도고브일 것이다. 울란바타르가 가까워질수록 다시 눈이 보인다.

 OM 302편이 17시 05분에 착륙하였다. 한국 시간으로는 18시 05분이다. 입국수속하기 전에 무비자 서류에 도장을 받으려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직원이 한국말로 이야기한다.

 몽골에 왜 왔습니까?

 관광하려고 왔습니다.

 일하려고 몽골에 온 건 아니지요.

 아닙니다.

 일을 하면 안됩니다.

 입국 카드에 도장을 찍어준다.

 바트 보잉과 가나가 입국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많이 기다렸지.

 예.

 추운데 고생했네.

 공항 밖으로 나가자 쌀쌀한 추위와 함께 매캐한 매연이 맞이한다. 매캐한 매연이 몽골에 온 것을 실감나게 한다. 겨울의 울란바타르는 이렇다. 화력발전소와 각 게르에서 땔감으로 때는 석탄이 매연의 주범이다. 그리고 울란바타르는 분지라 매연이 빠져나가질 못한다.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 때면 매연을 해결하겠다고 공약으로 내놓는데 실천되지는 않는다. 돈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정치가들이야 해결하고픈 생각이 굴뚝같겠지.

 공항에서 숙소까지 1시간이 소요되었다. 자동차들로 길이 막혔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역사박물관으로 갔다. 선사시대의 무덤과 사슴돌 같은 유적과 그들이 사용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투르크시대, 위구르시대, 몽골제국, 복드항, 몽골의 현대사를 알 수 있는 역사시대의 유물과 유적이 전시되어 있다. 현재 몽골 땅에 살고 있는 여러 민족들의 생활과 관련된 유물들도 잘 정리되어 있다.

 한가함과 여유 속에서 박물관 관람을 마쳤다. 이흐 델구르에서 보드카, 사탕, 과자, 과일 등을 샀다.

 유목문화를 체험하기 위하여 가나 부모님이 계시는 게르를 방문하였다. 주인은 방문자에게 수태차나 아이락 같은 흰 음식을 대접한다.

 게르 안은 보온이 잘되어 있어서 안온하였다. 말고기와 양고기를 안주로 보드카를 먹었다. 보츠도 배불리 먹었다.

 우사, 고기를 넣어 둔 창고, 석탄과 나무를 넣어 둔 창고, 비닐하우스도 있고 비타민나무도 심었다.

 유목문화 체험을 마치고, 대포를 구경하였다.

 저녁에는 촐롱을 만나기로 하였다. 8시부터 온다고 했는데 10시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다. 10시 30분에 술에 떡이 된 채로 나타났다. 아주 친한 친구가 붙들어서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고 미안해 한다. 반갑다고 나를 번쩍 들어 올린다.

 내가 친구들을 소개할 때 촐롱이 친구를 한 명 번쩍 들어 올렸다. 그 건 분명 촐롱의 실수였다. 친구는 이 놈이 힘 자랑한다고 생각하였고, 촐롱은 친밀함의 표시였다. 문화적 차이를 체험하는 순간이다.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나는 재빨리 촐롱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테를지를 가는 날이다. 밤새 술이 과했는지 늦잠을 잤다. 호텔 레스토랑도 문을 열지 않았다. 김치와 콩나물을 넣고 끓인 얼큰한 국물이 쓰린 속을 달래준다. 역시 술국으로는 콩나물이 좋다.

 도심을 벗어나자 상쾌하다. 매연도 없다. 아스팔트 도로에는 눈이 보이질 않는다. 날라이흐를 지나고 국립공원 매표소를 지났다. 매표소에는 표를 받는 사람도 없다. 그냥 통과, 1시간 30분을 달려 테를지에 도착하였다. 테를지의 기암과 나무들이 적막 속에 갇혀 있다. 그 흔한 말들도 보이지 않고, 관광객은 한 명도 없다.

 볼더 바타르가 운영하는 테를지 사랑이라는 캠프는 테를지 호텔 조금 못가서 있다. 호텔과 게르를 함께 가지고 있는데 겨울철에는 게르 캠프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게르에서 쉬라고 무료로 불을 피워주었다.

 테를지 사랑 캠프는 과거 사회주의 시절 정권의 유력자들이 이용한 휴양소였는데, 그가 인수하였다고 했다. 호텔 객실을 열어 보여 주었다.

 보츠, 호쇼르, 골야시, 야채 등을 점심식사로 주문하였다. 친구가 잡아온 몽골 가젤을 요리하여 가져 왔다.

 캐시미어 매장에서는 눈 쇼핑을 했다. 이흐 델구르에서 불루베리 잼도 사고 보드카도 샀다.

 촐롱이 몽골 레스토랑으로 초대하였다. 촐롱이 부인과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는 취해서 실수를 했다고 정중하게 사과하였다. 그래서 보드카 2병이 감쪽같이 비워졌다.

 컴퓨터를 전달하기 위하여 몽골역사연구소로 갔다. 촐롱이 역사연구소를 안내하였다. 자료실에도 들어가 보았다. 몽골역사연구소에서 발간한 책도 한 권 선물로 받았다.

 자이승 기념관을 올라갔다. 쌀쌀했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견딜 수 있었다. 이태준 기념관을 굳게 잠겨 있었으므로 들어갈 수 없었다.

 13시 05분 OM 301 편은 이륙하였다.

역사 박물관

게르

말고기와 양고기

비타민 나무

  대포

대포

어워

테를지 가는 길

테를지 입구의 어워

테를지의 기암

테를지 캠프

몽골 가젤 갈비뼈

테를지 사랑 캠프 사장과 함께

몽골역사연구소에 컴퓨터 전달

몽골역사연구소 방문

몽골역사연구소 방문

촐롱과 부인

몽골 레스토랑에서

화해의 술 한 잔

[몽랑]

촐롱박시는 술을 너무 좋아해..ㅎㅎ 강원도에 눈이 많이 내렸던데 피해는 없었는지요? 건강하세요.

[김경진]

동해안에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겁니다.

[월남스키부대]

멋지네요 건강하시고요 저는6월에 친구10명과함께 몽골갈려구요 감사합니다

[다윗명]

가나양이 입은 빨간 짬바 이쁘네요, 잘어울리고요, 다음에도 좋은옷 사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