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30개월 아기 상담할 때도 강하게 느꼈지만 의사들은 자폐스펙트럼이라는 것의 정체와 자폐증 동반질환에 대한 인식과 지식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저께 30개월 아기도 그렇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저께의 아기는 감각처리의 문제에 있어 청각처리 기능이 유달리 떨어집니다. 주변 소리에 대한 반응이 거의 없으니 청각처리 구조(귀)의 문제인 난청으로 진단을 받고 보청기를 한동안 했답니다. 과거 제게 자주 상담왔었던 아이 중 두 명이나 인공와우 수술을 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제가 그렇게 말렸는데도 기어이 의사말에 따라서 멀쩡한 조직을 교체하는, 하지말아야 할 의료적 접근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청각정보 처리가 어려운 현상은 절대 귀의 구조이상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귀를 떠나 뇌의 청각피질로 전달되는 뇌신경망 통로의 이상인데, 귀의 구조를 바꾸거나 보강한다고 뇌 속 뇌신경망 상황이 달라질 리가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청각처리장애는 아래 그림에 나와있는 녹색영역의 파란 점으로 표시된 1차 청각피질까지 가야하는 뇌신경망 통로가 약해서 발생됩니다.
귀라는 신체조직(특히 와우관)의 이상으로 발생한 청각처리 어려움 (난청 등)과 자폐스펙트럼의 청각처리장애 사이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게되면 금방 알 수 있는 차이는 역시 전정감각 가동 여부입니다. 신체적 문제로 인한 난청증세를 가진 아이들은 전정감각 자극을 위한 행동적, 인지적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자폐스펙트럼의 청각처리의 어려움은 전정감각 불통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상당한 문제행동들 (빙빙돌기, 잠시도 가만있지 않기, 많이 움직이지만 의도적 동작은 하지못함, 주변에 대한 인식이 없음 등등)이 더 우선되기 마련입니다. 이는 굳이 전문지식이 없어도 쉽게 드러나고 판단해 볼 수 있는 구분점입니다.
뇌병변이 있어도, 선천적 시각/청각 장애 혹은 어떤 신체적 장애가 있어도 전정감각 기능만 손상되지 않았다면 정상적인 인지, 감정, 사회적 발달을 하는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불행하게도 자폐스펙트럼은 모든 감각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근본 생존감각인 전정감각의 손상으로 인해 행동 인지 감정 정신 등등 모든 영역에서 최극단의 증세를 보이게 됩니다.
하긴 파킨슨병과 같이 흔한 병도 제대로 증세파악과 진단을 하지못해 엉뚱한 수술까지 했다는 불행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드러나지 않게 엉뚱하게 조치된 사례들은 얼마나 많을런지요.
https://youtu.be/aSZT7uIhB9s?si=5FsqWm4yCvAKwm8E
서양의학의 한계는 바로 자기 영역 외에는 관심도 없고 연구도 당연히 하지 않는다는데 있을 것입니다. 뇌는 특히 모든 신체를 통합적으로 가동시키는 사령탑이자 통제본부인데 그걸 어찌 쪼개서 대처할 수 있으리오. 미국이나 서구에서 비록 서양의학이 대세라 해도 통합의학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의대 커리에 반영하는 이유도 신체를 쪼개서 대처할 수 없다는 원리일겁니다.
또한 통합의학의 정점은 역시 과학성입니다. 통합의학 영역에는 대체의학이 포함되지 않을 수 없기에 과학검증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야말로 혹세무민적 성격이 강해집니다.
제가 보충제요법을 좋아하는 극명적 이유는 바로 분자생물학이라는 과학적 성과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한의학과 같은 대체의학 영역이 좋은 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자꾸 시대에 뒤처지는 이유는 세밀한 분자생물학적 접근이 대세인 이 시대에 두리뭉실 요법으로 대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일부 한의사들은 제대로 된 지식없이 발달장애 영역을 자꾸 넘보게 되는 것입니다.
준이 경기약 처방을 위해 자주 방문하여 면담하는 의사 전공은 정신과입니다. 그는 약을 처방해 줄 때마다 경기발작은 자기 전공이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정신과 의사가 다뤄야하는 정신적 행동적 문제의 근본원인은 상당수는 경기간질파장입니다. 그걸 분리해서 조치하고 제 영역이 아니요!라고 하는 것은 제 눈에는 시대착오적 현실 속 조치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자폐스펙트럼은 전문영역을 초월해서 가야합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예방접종을 순차적으로 해나가야하니 미국의 경우 자폐스펙트럼의 진단과 치료를 소아과에서 하게 됩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능성을 두고 조치해 줄 수 있는 방향적 관찰과 대비가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일이 다 벌어지고나서 정신과에 가 본들 주어지는 조치는 뒤늦은 감도 많거니와 자폐의 정체조차 관심이 없는 그들이 하는 일은 진단과 약처방이 거의 다 입니다. 몇몇 의사들은 시설을 운영하면서 비싼 비용을 지불하게 하기도 합니다. 태균이도 어렸을 때 병원에서 운영하는 센터(종로 혜화동의 임°°정신과 소속 레코텍)에 오래 다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친정엄마 고생만 시킨 꼴입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정신과 의사과의 정기적 면담내용들...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안타까운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안타까운 일은 이런 도움이 별로 되지않는 조치들을 해주느라 변화할 수 있는 황금시기를 다 놓친다는 것입니다. 그걸 깨닫는데 시행착오 시기가 이렇게 긴 병이 또 있을까요? 더우기 인공와우와 같은 수술로 멀쩡한 신체조직까지 갈아치웠다면...
우리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의사이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왜냐면 진정한 전문가는 의료계에 교육계에 있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을 탓하기보다 부모가 진정으로 더 큰 노력을 기울이는 것! 그게 필수입니다. 웃긴 에피소드 하나!
태균이 심부전 진단 후 무호흡코골이가 원인일 수 있다하여 1박2일 무호흡 수면상태를 검사하는데 이 영역은 정신과랍니다. 그러니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정신과 의사에게 의뢰서를 써주어서 면담하는데... 정신과 의사 왈, "송태균씨는 너무 말이 없네요..." 제가 속으로 얼마나 실소를 금할 수 없었는지... 그냥 좋게 생각해서 아 정신과 의사도 눈치채지 못할만큼 태균이가 좋아졌구나...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첫댓글 호명반은도 없고 산만해서 혹시 몰라
큰 이비인후과 데려가서 귀검사 했던 생각이 납니다.
귀는 이상이 없다는 결과 나왔었죠
통합의료의 필요성은 저도 매번 느낍니다.
사람 몸이 다 연결되어 있는데
부분부분 나눠서 진료하니 수긍이 안가는 때도 많아요
이번에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태균씨 모든걸 다 아는 눈인데 과묵한 얼굴이죠.
그 정신과 의사가 전혀 이상하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