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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끝과 끝의 군인들 - 백령도 해병대 편 안녕하세요. 벌써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온 것처럼 날씨가 쌀쌀합니다. 이렇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 걸리지 않도록 모두들 조심하시구요~ 오늘은 대한민국 끝과 끝의 군인들 두번째 시간입니다. 백령도
<백령도 전경> (이미지 출처 : http://sleepstay.tistory.com/612) 백령도는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191.4km 떨어진 서해 최북단의 섬입니다. 2010년 북한의 포격도발이 있었던 연평도보다 북쪽에 위치해 있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 섬이에요. 오늘은 끝과 끝의 군인들 두번째 시간으로 백령도에서 해병대로 군복무를 마친 '정석호'씨를 만나보았습니다.
1. 본인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중앙대학교 10학번 정석호입니다. 해병대에 입대해 2011년 3월 7일부터 2012년 12월 6일까지 백령도에서 군 복무를 했습니다. <동기와 정석호(우)씨> 2. 해병대에 지원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입대 전 년인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보고 해병대 입대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연평도 포격 도발이 일어나고 그에 대응하는 군인들의 나라를 지키려는 의지에 감동받아 마침내 해병대에 지원하였습니다.
3. 백령도로 자대를 배치받았는데 어떻게 가게 되신건지 말씀해주세요. 포항에서 7주간의 훈련소 생활을 거치고 훈련 마지막에 무작위로 근무지를 배정합니다. 엑셀프로그램을 활용해서 근무지를 배정하는데 당시 저는 6여단으로 발표가 났습니다. 6여단 소속 부대는 백령도뿐 아니라 소청도, 대청도, 백령도 등이 속해 있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6여단이라고만 알고 있고 백령도로 배정 받은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당시에는 입도휴가라고 해서 도서지역으로 근무지를 배정받은 훈련병에 한해 4박 5일의 휴가를 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4박 5일의 휴가를 마친 뒤 인천 해군사령부 내 도서파견대로 갔습니다. 거기서 저의 자대가 백령도로 정해졌단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시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터라 최북단 부대인 연평도로 가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부모님도 많은 염려를 하셨습니다. <단체사진 속 정석호(뒷줄 맨 오른쪽)씨> 4. 실제업무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크게 해안근무(보초)부대와 훈련부대가 있습니다. 해안부대는 외부의 적을 감시하는 일을 도맡고 훈련부대는 실제 전투 훈련을 주된 업무로 삼습니다. 저는 훈련부대에 속해서 IBS(보트훈련), 유격 훈련 등을 주로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90MM 무반동 총’소대와 ‘K-6 기관총’소대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5. 군복무 중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당시 언론에서 이슈가 됐던 현빈과 동기로 입대를 하게 되어 훈련소에서 현빈과 같이 훈련을 받게 되었었습니다. TV에서 보던 연예인이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다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았고 자대까지 같은 곳으로 배치받아 얘기할 기회도 많아 새로운 경험이었다 생각됩니다. 물같은 경우는 정수를 해서 씁니다. 하지만 가끔씩 정수기를 청소하는 경우나 파이프에 문제가 생길 때는 1주에서 2주 정도까지 물을 사용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간단한 세면세치는 수통에 있는 조금의 물로 해결하였고 샤워는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백령도 주민들의 일손을 거들러 대민지원을 처음 나갔을 때는 주민들이 북한 사투리를 써서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분단 전에는 주민들이 시내에 장을 보러 갈 때, 인천보다 북한 쪽으로 더 자주 갔다고 하는데 북한 사투리를 쓰는 주민들을 보고 그 얘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소대원과 정석호(좌)씨>
6. 백령도 부대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일단 섬이라는 고립된 지역이기 때문에 소대원간의 끈끈한 전우애가 있습니다. 또한 고립되고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이다 보니 휴가 시 배멀미로 많은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부대가 많이 자연친화적 이어서 전투수영 훈련을 하다 다시마도 따다 먹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7. 면회,외박 및 휴가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부대 여건상 면회의 경우는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가끔씩 부모님들이 배를 타고 면회를 오시기도 하지만 날씨가 안 좋을 경우 섬 안에 갇혀있어야 할 때도 있어 면회가 쉽지 않습니다.
외출의 경우에는 저는 군생활 동안 딱 한번 나갔습니다. 외출을 할 경우에는 소대원들과 섬 내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거나 당구를 치거나 하곤 하였습니다.
휴가의 경우 도서지역 특성상 휴가마다 3박4일이 더 붙습니다. 하지만 부대 특성상 원하는 날짜에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민간선을 타고 휴가를 나가는데 날씨나 훈련 떄문에 휴가가 미뤄지기 일쑤였습니다. 복귀시에는 인천사령부 도서파견대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새벽배로 부대에 복귀합니다. 저같은 경우 전역날에도 날씨가 좋지 않아 다음날 오후가 되어서야 섬을 빠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다른 동기들이 전역하는 것을 부대내에서 TV로만 지켜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8. 가장 힘들었던 적은 언제였는지.
최북단에 위치한 부대이다 보니 북한의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고 중국불법어선들이 가끔 우리 해역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는 경우도 있어 항상 긴장된 상태로 있어야 해 힘들었습니다. IBS 훈련을 10월에 한번 받은 적 있었는데 바닷물이 너무 차가워서 힘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6명이서 보트를 메고 해발 약 800M의 산을 올랐을 때 정말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고 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막상 해내고 나니 제 자신이 자랑스러웠었습니다. <실제 IBS 훈련 모습> (출처 :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kimsdong/70073181122)
9. 백령도부대에 대한 생각, 본인 군생활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처음 부대에 들어왔을 때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생활할수록 많은 추억들도 쌓이고 마치 다른 나라에 와있는 듯한 새로운 경험들도 많이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백령도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북단인 백령도 그 곳에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하는 군인들이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신뢰하고 아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해안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정석호씨>
9.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국군장병, 혹은 예비 장병들에게 한 말씀하신다면.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분들께서는 군복무를 국가가 지우는 하나의 의무라 생각지마시고 본인의 선택으로 군복무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해병대로의 군복무를 지원하여 입대하여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 경험들은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커다란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호주라는 낯선 환경에서 얼마간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군대에서의 경험들을 반추하며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군생활이란 것이 어느 부대에 있건 어느 보직에서 일을 하던 자신이 있는 부대가 가장 힘든 법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힘든 순간순간을 이겨내고 군복무를 마칠 수 있다면 그 경험은 본인들의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순간 힘든 일이 있더라도 열심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자랑스러운 군인들, 파이팅입니다. 대한민국 서북단 끝 백령도에서 해병대로써 근무하신 정석호씨 북한과 가장 가까운 섬에서 근무하시느라 굉장히 고생하셨을 것 같습니다. 백령도뿐 아니라 대한민국 곳곳에서 지금 현재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군인분들. 화이팅입니다! (취재: 청춘예찬 박성준 대학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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