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진행했던 지리산둘레길 이어걷기 후기를 옮겨 왔습니다.
혹 등재를 원치 않는 사진은 댓글이나 문자로 알려주시면 즉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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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걷기입니다.
오늘 걸을 지리산둘레길 7코스는 성심원~운리 구간 13.4km/예상 5시간/난이도 높은 구간입니다.
7코스는 웅석봉 턱밑인 800고지까지 올라가야하는 다소 힘든 오르막과 탑동마을까지
긴 내리막 임도를 품고 있어 시즌1 때 제일 힘들어 하던 기억이 남아있는 구간입니다만
우려했던 것보다 수월하게 웅석봉을 오르고, 좋은 날씨와 어우러지는 풍광이 멋져
지루할 것 같던 임도도 참 기분좋게 걸었습니다.^^
간밤에 번개가 치며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 저는 모르고 곤한 잠을 잤네요.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가는 길, 하늘은 맑고, 물안개가 멋지게 걸렸습니다.
아침 식사는 산청의 '지리산약두부'입니다.
작년 봄에 매화 보러 산청에 왔다가 들렸던 집인데 맛난 기억이 있어 다시 찾았습니다.
메뉴는 육개장 또는 콩나물 국밥에 코다리찜을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간장 양념을 한 코다리찜이 깔끔하고 맛나서 곁들여 주문했어요.
반찬은 육개장이라 몇 가지 안되지만 맛은 있는데, 이날은 간이 좀 짰습니다.
육개장도 간이 짜서 국물을 마음껏 못 드시는거 같아 아쉬웟어요.
우리가 식당 인근에서 길을 찾는라 도착이 지연되는 바람에 각각 뚝배기에 담아 꿇이던 국물이
졸았던지라 뭐라 주인탓을 할수 없는 상황. 뜨거운 물을 조금 부으니 간이 맞습니다.
저는 전날부터 속이 안좋아 자극성이 적은 국나물국밥을 선택했습니다.
이건 간이 맞아 깔끔하니 시원한게 맛났습니다.
7코스 출발지 성심원 입구에서 차를 내려 출발점을 찾아 이동합니다.
경호강에 떨어지는 아침 햇살이 말 그대로 보석처럼 반짝이는 맑은 아침입니다~
재단법인 프란치스꼬회가 운영하는 성심원에 있는 지리산둘레길 산청센터에서 시작됩니다
안내센타가 잠겨 있어 인증 사진만 찍고 출발합니다.
처음 출발지에서 약간의 혼선이 있었지만 ~
코스에 맞게 합류합니다.
이 길은 둘레길 코스는 아니지만 소나무 산책길이 이뻐서 담아 봅니다.^^
길은 성당 뒤의 포장된 산길로 올라가며 시작됩니다.
왼쪽 아래에 경호강을 두고 산 허리를 두르는 포장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돌아보면 이런 길~
간밤에 내린 비로 시야가 맑고 하늘이 파랗습니다.
돌아본 경호강.
돌아본 길과 하늘~
아직 물기가 마르지 않은 풀밭을 기분좋게 밟으며 갑니다.
제 그림자도 기분좋은 아침이라고 말합니다.^^
꿀풀?
성심원을 지나 아침재로 향하는 숲길이 촉촉하고 선선하니 상쾌합니다.
아직 마르지 않은 물방울에 햇살이 찾아 옵니다.
이 길에도 산딸기가 한창 익어가고 있습니다.
탐스럽고 이쁘게 ~
숲길은 포장된 임도로 바뀌고, 아침재로 향하는 오르막이 아주 완만하게 시작됩니다.
올라온 임도를 돌아보니 멋진 하늘과 우리가 떠나온 마을이 거기에 있습니다.
이렇게 S라인으로 휘돌아가는 언덕을 오르고 있습니다.
출발점에서 2.3km 지점인 아침재 삼거리 도착.
화살표 대로 왼쪽으로 내려가면 경호강 강가의 어천마을을 거쳐 다시 성심원 방향으로 돌아가게 되며,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웅석봉 방향입니다.
우리는 호야정님이 지키는 길목을 지나 웅석봉으로 향합니다.
간식 보충하고~
웅석봉을 오르기 위한 스트레칭으로 몸도 다시 점검하고~^^
웅석봉하부헬기장을 향해 출발합니다.
청미래덩굴, 또는 망개나무의 열매. 가을까지 점점 익어 붉은색으로 변합니다.
요렇게 소담스런 청미래덩굴 열매는 처음~~
개울을 건너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지금이 해발 350m 정도 지점, 800m까지 올라가야합니다.
웅석봉이 힘든건 일단 오르막이 시작되면 800m 지점까지
이런 정도의 짧은 웨이브로 계속 치고 올라가야하는 깔딱고개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천천히~
중간에서 맑은하늘님이 받쳐주시고~
후미에서는 민송이님이 힘을 보태주시며 차분차분 잘 올라오고 계십니다~
오랜만에 올라보는 깔딱이 산길이라 힘들었지만, 이런 땀을 언제 흘려보았나 싶게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독소가 다 빠져나오는 듯 옷을 흠뻑 젹시며 ~
정말, 정말 개운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경사도가 급하고 만들어 놓은 계단길이 아니여서 저 같이 높은 곳 싫어하는 사람은 가끔 심쿵하기도 합니다.~
이번에 처음 지리산둘레길에 합류하신 호야정님은 첫 걸음부터 톡톡히 신고식을 치루시네요~ㅎ
빠른 심장 박동으로 인해 땀은 흐르지만 그래도 아직은 서늘하고 촉촉한 아침 기온이
후덥지근하거나 불쾌하지는 않습니다.
설마 나뭇잎이 저처럼 흘리고 있는 땀방울은 아니겠지요?~~ㅎㅎ 표현이 유치해요~~^^
ㅎㅎ~ 잎을 보고 대충 감으로 '산비비추'하고 검색해 보니 맞네요~~ㅎㅎ 뿌듯~~
숲으로 둘러싸인 길이 잠시 트일 때면 이런 멋진 풍광이 열린답니다.^^
하늘은 더 푸르고, 구름은 더 예쁘게 피어 오르네요~~
땀은 계속 비 오듯 흐르지만, 여전히 상쾌한 기분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제 뒤에서 올라오고 계시는 호야정님이 웅석봉에서의 제 주 모델이세요~~ㅎ
시점에서 4.7km 지점~
왜 찍었을까요?~~^^
기다리던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렀다는 기념이지요~~ㅎ
본격적인 오름 시작 시점이 3.9km 지점이였으니 겨우 팔백 미터를 걸은건데 1시간 걸렸네요.ㅎ~
그래도 예정한 시간 보다 20분은 빨리 진행 되었어요.^^
여기서부터는 이런 이쁜 고샅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목적지 헬기장이랍니다
햇살을 받아 역광에 빛나는 초록 잎새는 언제나 아름다워요~^^
이제는 벌레 먹은 잎새로 스미는 빛도 이뻐 보인답니다.ㅎ~
그러고보니 하트 구멍도 있네요.^^
여기는 고지 '웅석봉하부헬기장'.
선두는 20~30분 먼저 도착하셨대요. 대단~~
염려했던 것보다 지치는 분 없이 모두 잘 올라오셨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이제부터 임도길로 6km 정도의 긴 내리막 임도입니다.
웅석봉 등산로 안내도에 지금 위치와 내려가는 길을 빨간색으로 그려 보았습니다.
7코스는 깔딱 등산로도 있고, 멋진 풍광을 품은 긴 임도와
코스 끝 부분 탑동마을에는 보물 석탑과 오래된 고매를 품은 특별함이 있는 코스네요~
휴식을 마치고 이제 임도를 걷기 시작합니다.
근데 아직 오르막이 살짝 안끝났나 봅니다.
완만한 임도를 따라 830m 지점까지 올라 갑니다.
이제 이 정도 오르막은 껌값??~~ㅎㅎ
여기는 웅석봉 정상으로 향하는 길과 내리막길로 갈라지는 삼거리~
어찌나 차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지 휴식을 취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아까운 바람을 그냥 지나쳐 가는 것은 예의가 아닌 듯~~ㅎ
베낭을 벗으니 젖은 등을 스치는 찬바람에 진저리가 쳐질 정도에요~^^
땀을 어찌나 흘리는지 물이 꿀맛입니다.
맑은하늘님이 힘들게 메고 올라온 1.5리터 짜리 얼음물에 미지근한 물을 섞어 시원하게 식혀 먹으니 물이 더 꿀맛~
다시 감사합니다 맑은하늘님~~^*^
이 길은 웅석봉 정상 가는 길~
우리는 이쪽 길로 해서 하산길~~~^^
와~~~
하늘을 가리던 숲길에서 벗어나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임도에서 만나는 풍광에 보내는 찬사입니다.
빽빽하게 하늘을 가리며 늘어선 가로수길은 가로수 길대로~~
앞으로, 옆으로 트인 곳은 시원스런 하늘과 숲의 하모니에 감탄이 절로~~
오늘은 하늘과 구름이 정말 예술입니다~~~^^
마치 가을날 높은 하늘 같아요.
뒤를 돌아보아도~~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보며 타박타박 걸어도 ~~
왼쪽 조망이 열릴 때 마다 보이는 청계저수지의 아름다운 풍광에도....
가슴은 심쿵~ 심쿵~~
아, 행복하다~~~ㅎ.
지루할까 싶었던 긴 내리막 임도가 이렇게 멋지고 매력적일 수가~~~오~~~
숲에 감싸인 듯 나란히 걸어가는 이 부부의 동행 또한 어쩜 이리 아름다운지요~~^^
이런 임도입니다~~~
뒤도 돌아봐 주세요.
와~~~^^
특히 까치수염이 많이 피어 있습니다.
찬별님 연신 감탄사 연발~~~
앞장 서서 먼저 내려간 일행들을 이 멋진 풍광과 함께 사진에 담아주지 못해 어찌나 아쉬워 하시던지...^^
저도 오늘 같은 날 꾀부리다가 카메라 안 갖고 와서 조금만 당겨도 깨지는 핸폰에다 담는게 아쉬웠지요.^^;;
날씨가 맑으니 청계저수지 물빛도 아름다운 옥빛입니다.
그저 바라볼 뿐~
저도, 찬별님도 한동안 이곳에 이렇게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가뿐 숨, 긴장할 필요없는 발바닥의 편안함을 즐기며~
멀리 멀리까지 선명한 시야에 눈 마추며 ~~
구름이 흘러가듯
제 걸음도 그렇게 임도를 따라 흘러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선두와 합류하고~
당도 보충하고~
다시 대자연 품으로 출발~~
고도 때문인지 이곳은 아직도 산딸나무꽃이 싱싱하게 피어 있기도 합니다.
이제 꽤 고도를 낮춘 듯 저수지가 가까이 다가와 있습니다.
운리까지 2.3km 잔여 지점. 마지막 휴식이네요.
잠시 양말을 벗고 발의 열기를 식혀 줍니다.
임도는 끝나고 점촌마을 도착.
저 앞을 가리던 나무들이 시야를 열어 주었을 때,,,,
작은 봉우리, 봉우리에 둘러싸인 포근한 마을이 마음으로 들어왔습니다.
무언가 표현하기 어려운 다른 느낌으로요....
빛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명암이 뚜렷하게 구분 되지요?..^^
마치 그려놓은 그림 속으로 걸어가는 분들 같았습니다...
제 마음에 깊은 인상을 준 이곳은 탑동마을이래요.
밭 아래 폭 파묻힌 낮은 지붕들이 건너편 산자락에 자연스럽게 안기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마을로 좀 더 들어가니 듬성듬성 박힌 돌에 투박하게 바른 흙담이라니~~
어쩜 ....
진짜 시골스런 이 가마솥과 찬장 분위기는 또 뭔가??....
마을을 지나오며 만나는 모습들이 정말 매력적이던 곳입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본듯한 낯익은 모습의 이곳...??
아~ 정당매가 있고, 보물 석탑이 있던 단속사지 바로 그 폐사지 마을이구나!!!!
지난 봄 3월에 탐매여행을 하며 여기 정당매를 찾아 들렸던 곳입니다.
그때는 오늘과 반대인 오른쪽 석탑에서 정당매 방향으로 올라왔던지라 반대로 나타나는 모습에 순간 알아보지 못했는데...
그래서 마을 이름이 '탑동마을'이였구나...
사찰이 자리하던 곳이라 마을의 자리매김이 남달랐구나...
마을을 둘러싼 산봉우리는 연꽃잎, 그 가운데 자리잡은 마을은 마치 화심(花心) 같다고 비유해도 될까?...
이제사 뭔지 모를 기분에 휩싸였던 기분이 좀 정리되는 듯 합니다.^^
이 나무는 운리 탑동마을에 있는 산청삼매 중 하나인 ‘정당매(政堂梅)’라고 불리는 매화나무입니다.
단속사사지터 옆에는 매화 한 그루 자라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매화를 모시는 매화사당도 있구요~
이 정당매는 수령 600년이 넘는 현존 한국 최고(最古)의 매화 중의 하나로 지금은 고사하고
아들 후계목이 옆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매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일부러 찾는 곳이지요.
발도행 회원님들과 작년 봄에 고매(古梅)를 찾는 탐매여행(探梅旅行) 때 들린 적이 있습니다.^^
이 담장 옆에는 석탑이 있습니다.
봄길과 느낌이 사뭇 다른 석류꽃이 활짝 핀 담장길이네요.
스레이트 지붕과 석류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당매에서 조금 떨어진 민가 사이에 있는 보물로 지정된 '단속사지 동서삼층석탑'입니다.
지금은 보수 기간 중이여서 주변이 산만해 아쉽습니다.
쌍탑의 배치와 함께 통일신라 후기의 조성기법을 잘 보여주는 탑이라는군요.
탑신의 비례미가 알맞고 단아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좋았습니다.
지난 번 보았을 때는 주변 능선과 오버랩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는데
오늘은 파란색과 흰구름이 더 강조되니 느낌이 또 다릅니다.
석탑 뒤는 금당지 터였을 것 같은데 사찰의 흔적은 없고 민가들이 들어서 있네요...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니 몸이 노곤해 지시나 봅니다.^^
종착점 운리마을까지는 700m 를 더 가야합니다~^^
아이고야~ 민송이님 엄청 편한 자세~~ㅎ
단속사지 입구에는 남명 조식 선생의 시비가 있습니다.
단속사에 들린 사명당에게 준 시라고 하는데, 한번 읽어 보세요~~^^
단속사지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오니 단속사지 당간지주가 소나무숲에 가려 서 있습니다.
당간지주를 보러 가는 길의 연두빛이 빛 잔치로 현란합니다~~
시간을 갖고 찬찬히 보노라면 소나무 한 그루 한 그루의 수형이 참 멋진 곳입니다.
목적지 100m 전~~~
7코스 목적지 운리마을회관 앞입니다.
7코스에서도 인증 스템프를 찍기 못했기에 사진으로 남겨 놓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길, 역사와 문화가 함께 만나는 7코스도 참~ 좋았습니다.^^
지금 시간이 14:00, 이제 공지된 일정은 모두 마쳤습니다만,
남은 코스를 다음 한번으로 마치기에 벅차서 오늘 조금 더 걸어두기로 합니다.
8코스 일부 후기가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