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귀한 눈물을 흘리다.
살면서 눈물 흘릴 일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젊었을 때는
남들보다
감수성이란게 차고 넘쳐서
아주 작고 사소한 일에도
가슴이 미어지고
또르르 눈물이 흐를 때가 많아
-그리 눈물이 많아서 험난한 세상 우찌 살라꼬 그라노?
소리를 많이 들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29D4B5C4542DC0C)
점점 나이란걸 먹게 되면서
똘똘 뭉친 자아라는 녀석 때문에
웬만해선 눈물 흘릴 일이 없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눈에서 눈물을 빼어내는 일이 있긴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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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로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음악을 듣게 되거나
좋은 영화를 보게 되거나
좋은 책을 읽게 될 때
딱 3가지 뿐이다.
최근 영화 그린북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지난 주 나는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찾아 읽으면서
그때 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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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트라슬러 글. 그림
마르타 할머니와 돼지 에밀 이야기를 읽고
눈물 한 방울
![](https://t1.daumcdn.net/cfile/cafe/99C318495C453E4C16)
샤를로트 문드리크 글
무릎딱지를 읽고
눈물 두 방울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95C495C453E4D13)
-엄마가 오늘 아침에 죽었다.
사실은 어젯밤이다.
아빠가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난 밤새 자고 있었으니까.
그동안 달라진 건 없다.
나한테 엄마는 오늘 아침에 죽은 거다.-
로 시작되는 첫장에서부터 나는 울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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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봉바르디에 지음
내가 개였을때 를 읽고는
첫장에서부터 내 눈물 둑은 무너졌다.
나이들수록 눈물샘이 말라
안구가 건조해지고 울고 싶어도
울수가 없을때가 온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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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1411505C453DE918)
![](https://t1.daumcdn.net/cfile/cafe/99C752435C4543D822)
예전에 읽고 다시 찾아 읽어도
명작은 명작이다.
여전히 나를 통째로 움직이는 책인걸 보니
아들에게 읽게했다.
-엄마, 나 25살이거든... 이런 그림책을 나보고 읽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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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걸 사주면서 억지로라도 읽게했다.
-엄마, 정말 좋은 책이었어.
다 읽고 난 우리 아들 눈시울이 발갛다.
요즘
나는 아들과 함께 매일
다소 철학적인 물음이 있는 그림책을 골라
대여섯권씩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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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난 주 며칠은 눈물이 마를 새 없었다.
나를 움직이는 건
많은 돈이나 값비싼 보석이나 옷이 아니다.
요렇게 작고 얇은 그림책 한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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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에 있는 이웃집 쿠로보 카페에서
쿠로보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며칠 흘렸던 눈물을 웃음으로 대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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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가 개였을 때 읽어봐야겠네요
좋은 책 소개 고마워요.
감성 충만 윈드님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