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인어공주상 제작한 작가 후손들이 새로운 인어공주상 철거 요구
왼쪽이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원조 인어공주상. 오른쪽이 덴마크 북부 항구마을 아사에 설치된 다른 인어공주상./AW저널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해안에 있는 인어공주상은 1913년 설치된 이후 100년 넘게 덴마크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각광받아왔다. 하지만 덴마크에 ‘제2의 인어공주상’이 등장하면서 심상치 않은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원래 인어공주상을 만든 작가의 후손들이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나섰고, 이에 맞서 새로운 인어공주상을 만든 작가는 인어공주의 저작권은 인정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덴마크 언론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017년 덴마크 북부의 작은 항구 마을인 아사에 설치된 새로운 인어공주상을 놓고 저작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아사의 인어공주상은 바닷가 바위 위에 설치됐고, 막 헤엄치고 나온 듯한 자세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는 점에서는 코펜하겐의 인어공주상과 흡사하다. 두 손의 위치도 유사하다. 아사의 인어공주상을 제작할 때 원래 인어공주상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쉽지 않다.
아사에 있는 새로운 인어공주상/텔레그래프
그러나 코펜하겐의 인어공주상이 청동 재질인 반면, 아사의 인어공주상은 밝은 화감암으로 만들어졌다. 아사의 인어공주상이 2배 이상 커서 크기도 다르다.
코펜하겐의 인어공주상을 만든 작가 에드바드 에릭슨의 후손들은 최근 아사를 관할하는 브론데슬라프 시장에게 서한을 보내 “저작권을 침해했으니 (아사의 인어공주상을) 당장 없애고 파괴하라”고 요구했다.
코펜하겐에 있는 원조 인어공주상/텔레그래프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아사의 인어공주상을 만든 조각가 팔레 모르크는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모르크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두 인어공주상이 비슷하다거나 그가 코펜하겐의 인어공주상을 본 따 제작했다는 지적에 대해 “모두 근거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리가 없는 인어공주가 바위 위에서 앉을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브론데슬라프의 미카엘 클리트가르트 시장도 TV에 나와 “(새로운 인어공주상을) 철거하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클리트가르트 시장은 “소를 아무나 그릴 수 있듯이 특정한 동물 전체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할 수는 없다”며 “(우리 동네) 인어공주상이 더 통통하고 얼굴 생김새도 다르다”고 했다. 그러나 인어공주는 소나 돼지와 달리 창조된 개념이기 때문에 다르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코펜하겐 앞바다의 인어공주상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매년 100만명 이상이 이 인어공주상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손진석 특파원
에릭슨의 후손들은 물러설 기미가 없다. 에릭슨의 후손들은 예전에도 강경하게 인어공주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해왔다. 이번 다툼에서도 작가 모르크나 브론데슬라프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09년 에릭슨 후손들이 허가 없이 인어공주 사진을 사용했다며 덴마크 신문사 2곳을 형사 고소했고, 이 신문사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된 적 있다. 에릭슨의 후손들은 미국 미시건주 소도시 그린빌이 덴마크에서 넘어온 이민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인어공주상을 세웠을 때 저작권료를 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저작권 보호에 공격적인 에릭슨의 후손들을 비판하는 덴마크인들은 인어공주의 개념을 에릭슨이 만들어낸 게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인어공주는 19세기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동화 작품으로 먼저 유명해졌다. 이 작품은 1837년에 출판됐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au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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