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의미하는 대결 구도인가? 올해 경륜의 입김을 자랑하고 있는 지역의 대결 구도이다. 올해 2월부터 최근 10월까지 진행된 광명대상과 창원·부산특별경륜 입상선수들의 훈련지역 분포별로 살펴본 결과이다. 앞으로 11월 광명대상과 빅게임 그랑프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팀별 중간 점검을 해보았다.
광명대상 8회와 창원 1회, 부산 2회 특별경륜 결승에 진출한 지역권 평균 분포도를 살펴보면 수도권이 32%, 영남권이 31%, 호남권이 23%, 충청권이 10% 순으로 강세를 보였다.
그중 우승 횟수가 많은 지역은 호남권으로 5회 우승을 차지했고, 준우승도 7회를 차지하면서 초강세를 보였다. 그 뒤를 영남권이 4회 우승에 준우승 1회를 낳았고 수도권은 우승 2회에 준우승 2회를 낳았다. 충청권은 단 1회 준우승을 낳으면서 하향세를 보였다.
다수 우승선수로는 영남권의 박병하가 3회 우승, 호남권의 김민철·송경방, 수도권의 이욱동이 각각 2회 우승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러면 팀별 특징을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총 11회 대회 중 5회 우승을 차지한 호남권이 최다수 우승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김민철(광명6, 7월), 송경방(부산2월, 광명10월), 노태경(광명5월) 등이 우승자이다. 그 뒤를 올해 준우승만 3회 차지한 김배영, 준우승 2회 차지한 신예 이명현이 잇고 있다. 신구 조화가 가장 잘 된 팀으로 이보다 더 이상 좋은 환경을 낳기에는 힘들 정도록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90년대 특선강자로 풍미했던 주광일(4기, 특선)의 한을 풀어주고 있는 선수들. 그러나 최근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팀의 정신적 지주인 김민철, 김배영이 팀 훈련중 낙차 해 큰 부상으로 연말 그랑프리 출전이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고참들의 부상이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싱싱한 노태경, 송경방, 이명현이 건재해 위안을 찾을 수 있겠다.
다음은 4회 우승을 차지한 영남권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박병하(광명4월, 창원7월, 부산8월)와 이수원(광명8월)이 우승자이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영남권이 2000년대 접어들며 세대교체 실패하면서 기세가 저조했다. 그러나 2006년 혜성과 같이 나타난 비선수 출신 박병하가 선수출신들의 텃세에 불구하고 강자로 성장하면서 경륜계 이슈를 만들었다. 여기에 아마추어 평범한 선수에 지나지 않았던 이수원이 특선급 강자로 합류했다. 선수층은 가장 두터우나 쓸만한 재목이 없었던 얘기는 지난 얘기가 되었다. 특히 호남 및 수도권 강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박병하의 순발력을 제일로 꼽으면서 순간 후미를 놓칠 경우 쫓아가기 힘들다며 선수중의 변수로 꼽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2회 우승을 차지한 수도권이다. 가장 많은 결승 진출 선수를 배출하고도 초라한 성적이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휩쓸던 국가대표 3인방 양희천, 김치범, 최순영과 지난해 그랑프리 우승자 이욱동까지 버티고 있지만 그중 이욱동 만이 광명2, 9월 우승을 차지했다. 기량은 뛰어나나 경륜이 팀 스포츠가 아니라 개인스포츠인 만큼 개인 욕심을 먼저 찾고 있다. 이점이 호남권과 비교되면서 단결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항상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 영남권은 기량에서 뒤지나 협공을 통해 뭔가 해보려는 의지가 높은 편이라 더욱 더 비교된다. 이욱동은 이점에 대해 "호남권은 함께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라 전술을 미리 짜고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수도권은 흩어져 훈련을 하고 있어 마음은 하나인데 실전에서 즉흥적인 전술을 짜내기 힘든 편이다."라고 얘기했다. 최근 아마 VS 프로 최강 결승전에서 보여준 이욱동과 최순영의 단결력이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김막동(4기, 선발)감독을 중심으로 함께 훈련을 했고 좋은 결과를 낳아 이점이 앞으로 경주를 풀어나갈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위에서 살펴 보 듯 우승자를 배출한 지역은 선수 자원도 많지만, 이들의 융합된 훈련 스케줄이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현대 경륜에는 '혼자 보다는 둘이 나은 결과를 낳는다'라는 선수들 사이에 속설이 있다. 예상지 경륜위너스 박정우 예상부장은 "우리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경륜은 훈련에서 '혼자'라는 것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팀웍'의 구성이 중요하다. 어느 때 보다 각 지역에서 타협을 통한 우승자를 많이 배출하는 것이 중요한 우리 경륜이 아닌가 짚어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남은 11월 대상과 그랑프리까지 매회 결승전에서 배출되는 우승자에 대한 보이지 않는 경쟁 또한 흥미로운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발췌: 스포츠조선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