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글두레 독서 모임 및 독서 후기 ＜30년의 위기＞

2024년 5월 8일 수요일 오전 10시, 선유도 공원에서 글두레 봄소풍과 함께  5월 정기모임을 가졌습니다.꽃가루가 흰 눈처럼 휘날리는 바람에 야외에서 계속 진행하기 어려워 근처 까페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지만 봄소풍의 들뜬 마음으로 우리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았답니다.  정성껏 준비해오신 도시락, 다과의 풍성함과 행복한 웃음이 가득한 자리였습니다.  고운 색의 양귀비꽃과 노란 수선화를 배경으로 단체사진도 찍고 홍상희님의 생일이라 더불어 축하하는 자리도 함께 가졌답니다.   5월의 추천시시는 유현아 시인의 <오늘의 달력>을 감상하였고  6월의 추천책은 루시아 벌린의 <청소부 매뉴얼>의 책이 선정되었습니다. 그외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가와우치 아리오의 <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 책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5월의 책 <30년의 위기>에 대해 토론 주제를 따로 정하지 않고 서로의 독서 소감을 발표하고 궁금한 점에 대해 김이경샘에게 질문하고 답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려운 책을 쉽게 설명해주신 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아래의 독서 소감은 조혜정 선배님께서 정리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독서 소감 발표하기ㅡㅡㅡ책에서 나오는 용어부터 어려웠다. 20년의 위기를 기반으로 30년의 위기를 뽑아낸 저자의 능력이 놀랍다. 미정권이 바뀔 때마다 우리나라가 절대적 영향을 받기에 우리나라, 단독으로는 북한과의 통일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의 전체적인 정치사 흐름을 들어보고 싶다. 우리 정부의 현상황이 걱정되기도 했고, 미국의 영향력을 알기에 대선결과가 궁금하기도 하다.  ㅡㅡㅡ책속에 스며드는데 시간이 걸렸다. 미국이 자유주의 경찰국가로 지속될 것이란 생각이 오류임을 깨달았다. 30년의 위기를 예리하게 분석했으며, 트럼프 등장의 배경을, 기이한 정치경제적 행보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외교 대책은 무엇인지? 여전히 이데올로기적인 사고에 매몰되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트럼프의 비자유주의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다. ㅡㅡㅡ용어 자체부터 너무 낯설어서 어려워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다른 회원님의 소감을 듣고 배우고 싶었다. ㅡㅡㅡ국내외 정치가 혼란스러울 때 이 책을 만나서 전체를 꿰는 듯해 좋았다. 우리 정부의 외교 정책을 다룬 부분중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이 미중경쟁 시대에 현실주의적, 이익 기반적 헤징을 주로 추구하고 있는 여타 중간국들과  매우 다른 선택이라는 작가의 의견에 공감하였다. 미 민주당, 공화당의 색깔이 불분명해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ㅡㅡㅡ미국사, 현대사와 맞물린 세계사의 모습을 일목요연하게 보게 되었다.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정책이 나오는 배경, 패권이 변화하는 모습 같은 근본적인 면을 알게 되었다. 반제국주의적, 반연방주의 인식에서 청교도적 기백이 느껴지기도. 미국의 패권주의가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음을 다시 깨달았다. 우리의 경우 미국 덕을 많이 보았지만, 3.8선 등 미국 편의주의에 의한 것도 겪었다. 다극체제로 가게 된 시점에서 우리외교의 지향점은 무엇일지 볼 수 있었다. 지금의 위기를 집단지성으로 해결해야 한다는데 가능할지, 답이 없다는 생각도, 아는  것이 무기가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ㅡㅡㅡ이런 책을 쓸수 있는 전문가가 우리나라에 있다니 반갑다. 카의 20년의 위기 현실진단에,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변증법적 관계로 본 역사인식에 놀랐다. 30년의 위기가 20년의 위기와 어찌나 유사하던지 역사의 반복을 보는 듯했다. 소련붕괴후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과잉팽창, 신자유주의 부작용이 미국의 국력을 약화시켰고, 트럼프가 등장하는 배경임을 알게 되었다.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가 다질서로 변화중인 오늘날, 우리의 외교전략을 돌아보고 대안을 모색한 것이 의미있었다. 역사를 배워야하는 이유를 깨달은 시간이었다. 미 공화당의 색깔이 급격히 변화한 이유가 궁금하다 ㅡㅡㅡ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외교 능력과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소감을 들으면서 다 읽지 못 했던 부분을 마저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30년의 위기라고 했는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 독서 후기 ㅡㅡㅡ우리나라 사람들이 쓴 책은 일단 읽기가 쉽다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읽었는데 토론의 과정에서 얼마나 무식하게 읽었는지 알게 되었다. 좀 더 진지하게 책을 대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자유주의적 세계비전의 실패속에서  비자유주의적 사회세력이 고양되는 양상에 초점을 두고서 냉전 후 30년의 세계질서의 궤적을 재구성한 책이다. 특히 트럼프의 현상을 미국 정치운동의 30년으로 계보를 살펴보았으며 현재 세계정세의 흐름과 연결지어 살펴보았다. 그 안에서 우리 외교가 가야할 방향도 짚어 주었다.  표피적으로만 알던 30년을 원인과 결과를 연결시켜주었다.  단극체제의 쇠퇴가 다원화의 세계로 흐름을 바꾸고 있는 현상에서 미국은 사회적 평등과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으로 세계의 모델국가에서 이제 패권국가로의 전이로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고 보편적 가치가 포퓰리즘으로 손상되고 있는 현재, 미국의 사회경제적 평등성과 다양성을  제시한다. 다원적, 다극적 질서로의 이행과 다양한 문명국으로의 진행과 함께.  여기서 한국의 길을 살폈다. 단극체제에서 억제되었던 갈등의 억제가 약화되었으므로 지정학적 측면에서 남북한 각기 조약이라는 제도적 사슬로 전쟁의 악몽이 연출될수 있음을 말한다.  이에 남북한은 같이 살아갈수 있는 패러다임을 생산해야 한다고 길을 제시한다.  우리 외교의 전략적 모호성으로 실용주의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당위성이 인식되었다. 현재 세계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유식하게(?) 볼수 있게 해주었지만 아직도 역사의 정보와 사태의 분석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솔로호프님>   ㅡㅡㅡ저자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16년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었을 때란다. 공화당내에서도 이단아인 그의 부상이 어떤 의미인지, 오늘날 미국내를 넘어 세계질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이러한 변화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우리의 외교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저자의 분석이 예리하고도 깊다.  서장에는 이 책의 이론틀로 카의 <20년의 위기>를 소개하는데, 현실 진단이 어찌나 적확하던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카는 양차에 걸친 세계대전 사이 20년의 위기 원인을 자유주의적 세계질서의 과잉 팽창, 그리고 자유(방임)주의적 이상주의의 붕괴로 진단한다.  특히 이상주의에 대한 비판이 새로웠다. 지배세력을 유지하기 위한 강자의 슬로건이며, 이익의 조화라는 이상도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도덕적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실을 무시한 이상에서 이상을 잃은 현실로의 급락이 바로 위기의 특징이라는데, 눈이 번쩍했다.  카의 이론을 토대로 저자가 분석한 30년의 위기도 20년의 위기와 어찌나 유사하던지 역사의 반복을 목도하는 듯했다.  1991년 소련붕괴 후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신자유주의는 새로운 이상으로서 영원한 평화민주를 약속하는 듯했지만, 2008년을 전후해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테러와의 전쟁 실패, 전지구적 금융위기 발발로 미국의 국력은 약화되고, 중국의 부상은 다시 강대국간 경쟁을 부추긴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기존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를 유지하면서도 역외균형전략 등 현실주의 정책을 구사했지만, 개입 축소와 확대를 오락가락해야 했다. 결국 반개입주의, 경제 민족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등장을 막을 수 없었다.  전지구적 금융위기에, 이민자 급증, 실패한 국가비전으로 불안을 느낀 대중들이 더 이상 지배계층을 신뢰할 수 없다는 목소리였다.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는 개입주의, 지구화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한편, 개별지역 패권의 등장을 저지하기 위한 대중 봉쇄론에 집중함으로써, 탈냉전 이상주의인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의 파산을 명백히 했다. 이제 이상을 잃은 현실에서 각축하는 것은 무엇일까? 낡은 이념전쟁을 넘어설 수 있을지. 그래서인지 트럼프 현상을 통해 부각된 미국내 오래된 이념 갈등이 흥미로웠다.  하나는, 반자유주의적 반평등적인 지배종족 민족주의이다. 보편적 시민 민족주의에 맞서 미국의 여명기부터 경합해온 포퓰리즘적 잭슨주의로, 국가의 정체성을 구성하는데 결정적인 분열과 갈등을 야기해온 백인 인종주의이다.  경제적 빈곤에 다수적 지위 상실 위협을 느낀 백인 노동자계층이 정치적으로 결집했으며, 트럼프를 통해 정치 중심무대에 오른 것이다.  일부 비전형적인 목소리에 불과하다 생각했던 인종주의 이념이 전형적인 또 하나의 미국적 정체성이라니! 위기 때마다 수면위로 올라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니! 놀라웠다.  다른 하나는, 미국사에 면면히 흐르는 공화주의 전통에 내재한 반제국주의적 관념이다. 미 독립혁명의 기반이 대륙 제국으로부터, 권력으로부터의 혁명이었기에 기본적으로 반제국, 반국가 공화주의 흐름이 존재하는 것이다. 미국 초기의 대전략부터 예외주의 팽창 움직임을 경계해온 제퍼슨주의 전통은 미국 외교정책에서 후진 기어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 현상은 탈냉전 이후 양대 정당이 지지해온 미국의 기존 대전략(팽창주의)을 일반 국민들이 더이상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미국의 자유패권과 개입주의가 존재하는 한 반제국 전통과 공화주의 딜레마도 계속 공존할 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집권이 결국 쇠퇴하는 미국의 패권을,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더 퇴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세력균형이라는 현실주의로 미국의 과잉 팽창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기존의 자유주의 팽창 대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진짜 신자유주의 문제를 직면하고, 미국인 전체가 공유하는 민족 정체성을,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숙제를 남긴 것이다.  트럼프 현상이 과거의 반자유주의, 반평등주의를 구가했던 구시대로의 회귀를 지향하듯, 바이든 정부 역시 옛 자유주의 국제주의로의 복귀를 추진한다면! 결국 복고정치에 갇히는 것이다, 팍스 아메리카나 위기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성찰 없이는 비전도 없다,는 저자의 일침이 따갑다. 비전을 찾아볼 수 없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해당된다는 생각이 격하게 들기도. 결장에서 다룬 미국중심 단극체제가 다극적 전략 경쟁체제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코로나위기 대응과 우크라이나전쟁은 묵직했고, 앞으로 출현할 다질서 세계를 예측한 부분은 새로웠다.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우리나라의 기존 외교전략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한 부분이다. 그동안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적 국제질서 안에서 안정을 누렸다면, 이제 탈단극적 시대전환 앞에서 세력균형동맹의 장기화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헤징전략, 다중동맹전략, 실리 우선을 통해 우리의 네트워킹 공간을 주체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그의 제언에 충분히 공감한다.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알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잘쓴 책을 만나니 희망이 생긴다.  책을 읽는 내내 어찌나 우리나라 현실과 오버랩되던지 탄식이 나오기도,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역사를 왜 배우는지 묻기도 했다. 앞으로 뒤로 구불구불 나아가는 역사를 통해 겹겹이 눈을 가리는 이상을 걷어내고, 현실을 직시하고 성찰하기 위해서가 아닐지, 책을 덮으며 답해본다. 저자가 카의 20년의 위기를 통해 30년의 위기를 읽어냈듯이.                        <늘보님>  ㅡㅡㅡ 미국에 대해서 지금까지 갖고 있던 나의 시각은 미국이 자유민주주의의 정책 아래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러한 역할이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이번 책을 읽고 그러한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카의 <20년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탈냉전기 30년의 위기를 예리하게  분석했다. 9.11테러 이후 미국 자유패권의 변화를 언급하며 미국의 탈자유주의적 대전략(자유 국제주의 전략의 폐기) 모색은 진행 중이며 탈단극 탈예외주의로 전환 중이라고 했다.   책의 서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두 개의 미국이 존재해 왔고 대도시 지역의 엘리트들의 이념인 자유국제주의와 중산층 기독교를 믿는 배타적인 백인 잭슨주의(백인 민족주의)가 존재한다. 트럼프는 잭슨주의적  포퓰리즘에 토대를 두고 있다. 저자가 말하길 트럼프주의는 미국 패권의 하락과 신자유주의의 실패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그동안 기이하게만 여겼던 트럼프의 정치 경제적인 행보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언론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의 정책(자유세계질서의 복원)과 대척점에 있는 트럼프가 재선에서 거의 확실히 당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나토 국방비를 GDP 2프로에서 3프로로 인상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는 지난 달 타임 인터뷰에서 "한국은 부자 나라"라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계는 더이상 이데올로기로 나뉘어지지 않는 듯 하다. 저자는 세계가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로 대체되었다고 한다.   시진핑은 5일 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섰으며 마크롱은 그에게 특급환대를 했다고 한다. 이처럼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변화되었음을 볼 수 있었다.   향후 다질서 세계에서 그동안 미국에 의존했던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대비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문득 이데올로기적인 사고에 매몰된 우리의 현실이 읽혀졌으며 이전에 읽었던 오드리탕의 숙의 민주주의가 절실함을 생각하게 되었다.                                                  <쿠기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