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칼럼
스페인 바로셀로나 시는 트램의 전신인 노면전차를 19세기 말부터 운행했지만 1971년 폐지했다. 그런 바로셀로나가 이 노면전차를 다시 받아들인 것은 1987년이다. 200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을 앞두고 대중교통 체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다. 친환경적이고 도시통합이라는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트램 운행은 바르셀로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상권 활성화와 지역 공동체 부활이 그것이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트램이 지나가자 주변 상권이 살아났다. 또 도로 중앙에 트램 역이 설치돼 사람들이 도로 양편을 오가자 주변 공동체가 이어지면서 도시재생 효과까지 거두게 됐다는 것. 계단을 오르내리는 번거로움이 없어 노인 등 교통약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도로상에 부설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전동차를 트램이라 부른다. 1879년 독일의 전기회사 지멘스가 개발해 1881년 베를린 교외에서 처음 운행을 시작했다. 그후 1887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뒤 사랑을 받았지만 자동차의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1920년대에 자취를 감췄다.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이른 1889년 서울 서대문~청량리 구간에 처음 개통됐다가 평양 부산에서도 운행됐다.
트램은 최근 많은 예산이 요구되는 지하철의 대체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독일 러시아 스페인 북한 등 세계 약 50개국 400개 도시에서 운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전 울산 등 도시에서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트램을 도입하는 도시들은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정비할 목적에서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부산시가 2016~2025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에서 트램, 자기부상열차 등 신교통수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강서선, C-Bay-Park선, 정관선 등 3개 노선이다. 사업비를 줄이면서 친환경 대중교통 수단을 확보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것.
트램 도입이 부산에 얼마나 적합한지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부산은 아직까지 역세권과 동떨어져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이 많다. 이런 지역들을 모세혈관처럼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1950, 1960년대 부산 도로의 상징이었던 트램이 21세기 부산 거리에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다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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