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예능 붐이다. 이 정도로 단일 소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방송가를 점령한 건 2015년 쿡방과 2019년 트로트 이후 세 번째다. 지난 5월 말 시작한 TV조선 ‘골프왕’을 시작으로 JTBC ‘세리머니 클럽’, 이번 주 첫 선을 보일 SBS와 웨이브의 ‘편먹고 072’, MBN ‘그랜파’, 유튜브에서 방영하는 tvN D의 웹예능 ‘스타골프빅리그’, 8월 방영 예정인 티빙 오리지널 ‘골신강림’까지 프로그램만큼이나 채널도 다양하다.
출연진도 기대가 된다. ‘골프왕’은 김미현, 김국진, 이동국, 양세형, 장민호, 이상우가, ‘세리머니 클럽’은 박세리, 김종국, 양세찬, ‘편먹고 072’에는 이경규, 이승기, 이승엽, 프로골퍼 유현주가, ‘스타골프빅리그’에는 정준호, 손지창, 이재룡, 이정진, 오지호, 임창정 등 4050세대 중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골신강림’은 톱MC인 강호동, 신동엽, 이수근이 등장한다. ‘그랜파’에는 이순재, 박근형, 백일섭 등 과거 ‘꽃할배’ 멤버들에 임하룡과 캐디로 도경완 아나운서가 합류했다. 골프 좋아한다는 연예인들의 커밍아웃이 계속 이어지면서 게스트 합류도 활발할 전망이다.
하지만 앞선 두 키워드와 달리 골프예능의 전성시대가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이제 겨우 초반 몇 회 시작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고 아직 시작도 안 한 프로그램도 있지만 지금 기획된 프로그램들이 한 바퀴 돌고 난 이후에도 골프가 예능의 소재로 살아남을지조차 회의적이다. 실제로 앞선 두 키워드가 방송가를 휩쓸던 때 ‘냉장고를 부탁해’나 ‘미스터트롯’처럼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대표 인기 프로그램이 없다.
골프예능 붐이 일어난 이유를 흔히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서 찾는다. ‘세리머니클럽’의 국민정 PD는 “골프가 원래 '고급 스포츠' 이미지였지만, 최근 젊은 세대에 관심을 받기 시작하는 흐름에 맞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골프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한다. 골프, 골프웨어 산업의 매출 신장 규모로 봤을 때 캠핑과 함께 활황을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기존에 없던 젊은 세대들, 특이 ‘세리머니클럽’의 게스트로 나온 배우 이성경처럼 젊은 여성들이 대거 필드로 유입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네 일상으로 자리 잡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2030세대 골프 수요는 대략 100만 명 정도라고 한다. 여전히 높은 비용과 거리감이 있는 접근성으로 인해 젊은 세대 중 일부만 유입된 거고, 인스타그래머블하게 소비되면서 나타난 착시가 있다.
하지만 앞선 두 키워드와 달리 골프예능의 전성시대가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이제 겨우 초반 몇 회 시작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고 아직 시작도 안 한 프로그램도 있지만 지금 기획된 프로그램들이 한 바퀴 돌고 난 이후에도 골프가 예능의 소재로 살아남을지조차 회의적이다. 실제로 앞선 두 키워드가 방송가를 휩쓸던 때 ‘냉장고를 부탁해’나 ‘미스터트롯’처럼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대표 인기 프로그램이 없다.
골프예능 붐이 일어난 이유를 흔히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서 찾는다. ‘세리머니클럽’의 국민정 PD는 “골프가 원래 '고급 스포츠' 이미지였지만, 최근 젊은 세대에 관심을 받기 시작하는 흐름에 맞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골프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한다. 골프, 골프웨어 산업의 매출 신장 규모로 봤을 때 캠핑과 함께 활황을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기존에 없던 젊은 세대들, 특이 ‘세리머니클럽’의 게스트로 나온 배우 이성경처럼 젊은 여성들이 대거 필드로 유입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네 일상으로 자리 잡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2030세대 골프 수요는 대략 100만 명 정도라고 한다. 여전히 높은 비용과 거리감이 있는 접근성으로 인해 젊은 세대 중 일부만 유입된 거고, 인스타그래머블하게 소비되면서 나타난 착시가 있다.
그보다는 유튜브를 통해 검증받은 콘텐츠라는 점과 코로나 시국에 이상적인 방송제작 환경이란 제작 편의상의 이점이 더욱 솔직한 이유다. 야외 예능 제작이 위축된 현실에서 대규모 촬영 현장도 통제를 할 수 있고, 시야도 탁 트인 자연에서 촬영할 수 있다. 골프문화의 특성상 PPL 협찬도 용이하다. 이처럼 니즈가 제작자 쪽에 더 크게 있다 보니 대중적 폭발력으로 나아가기 어려워 보인다.
유튜브에서 ‘골프’는 이미 핫한 콘텐츠다.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 TV’(31만), ‘홍인규 골프TV’(20만), ‘김국진TV 거침없는 골프’(14만) 등 예능인들이 개척한 선구자격인 채널이 존재한다. 이 채널들은 주로 다른 연예인이나 셀럽이 게스트로 출연해 함께 라운딩을 즐기면서 토크의 향연을 펼친다. 정적인 골프의 특성상 여백이 많아 토크로 캐릭터플레이를 펼칠 여유가 충분하다.
그러나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에 이르는 긴 방송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짧고 빠른 호흡과 편집점이 유머요소가 되는 유튜브에서는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지만 방송에서는 골프의 정적인 면모가 더욱 두드러진다. 게다가 일반적인 스포츠 예능과 달리 변사 역할을 하는 중계진이 없다보니 이야기가 잘 흘러가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동감했는지, ‘세리머니클럽’은 이번 주 방송된 3회부터 현장중계를 도입했다. 골프를 잘 몰라도 흥미를 붙일 수 있도록 골프를 소개하는 역할 및 현재 상황을 정리해줘 이해를 돕는다. 그런데 이런 친절함이 필요하단 것 자체가 골프가 아직까지도 일상성이나 대중성이 떨어지는 콘텐츠라는 방증이다. 잘 몰라도 그 희열을 어렴풋이나마 직관적으로 받는 낚시와도 다르다.
결정적으로, 골프에 의미를 더하거나, 성장스토리, 기부, 토크쇼, 인물 등을 자꾸 덧댄다. 유튜브는 구독형 서비스의 특성상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시청자가 갤러리가 되어 어느 정도 골프에 능숙한 스타들의 게임을 알아서 함께 따라간다. 하지만 골프를 아예 모르는 사람부터 애호가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타깃 시청자를 만족시켜야 하는 방송에서는 이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기가 힘들다. 유튜브 골프 채널 형식에 가장 가까운 ‘골프왕’만 보더라도 성장 서사를 넣은 리얼버라이어티식 캐릭터쇼라는 익숙한 맛을 내고, 고민이 많아 보이는 ‘세리머니클럽’은 골프에 대한 소개와 기부 미션과 토크쇼까지 게임을 떠나 할 일이 많다.
스포츠예능은 언제나 마이너였다. 현재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지만 타깃이 스포츠팬과 예능팬의 교집합으로 추려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획 속에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골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지만 바로 당장 다음 끼니에 도전해볼 수 있는 쿡방이나 흥얼거리게 되는 트로트와는 차원이 다른 문화생활이다. 골프예능의 붐이 이 거리감을 대폭 좁힐 수 있을지, 과연 누가 어떤 방식으로 그 해답을 찾아낼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