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8월 14일 월요일
[홍]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백] 성모 승천 대축일 - 전야 미사
대영광송신경
오늘은 성모 마리아께서 지상 생애를 마치신 다음 하늘로 불려 올라가셨다는 믿을 교리에 따라 성모님의 승천을 기리는 의무 축일이다. 성모님의 승천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초대 교회 때부터 내려오는 전승에 따른 것이다. 1950년 비오 12세 교황은 성모 승천의 신비를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다. 성모 승천은 그리스도 안에서 산 모든 사람이 누리게 될 구원의 영광을 미리 보여 주는 ‘위로와 희망의 표지’이다.
이 미사는 8월 14일 저녁, 대축일 제1 저녁 기도 앞이나 뒤에 드린다.
오늘 전례
성모 승천 대축일 전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자를 낳으시어 젖을 먹이시고 기르신 성모님께 특별한 은총을 내리셨습니다. 하늘 나라에 불러올림을 받으신 성모님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행복한 사람이 되기로 다짐합시다.
입당송
마리아님, 오늘 천사들의 무리 위에 높이 오르시고,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개선하셨으니, 저희 모두 어머니께 영광을 드리나이다.
본기도
하느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겸손을 굽어보시고 특별한 은총을 내리시어
그 몸에서 독생 성자를 태어나게 하시고
오늘 찬란한 영광의 화관을 씌워 주셨으니
그 기도를 들으시고 십자가의 신비로 저희를 구원하시어
영광스러운 하늘 나라에 들어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온 이스라엘은 다윗이 미리 쳐 둔 천막 안에 하느님의 궤를 옮겨 놓았다.>
▥ 역대기 상권의 말씀입니다.15,3-4.15-16; 16,1-2
그 무렵 3 다윗은 자기가 마련한 곳에 주님의 궤를 모셔 오려고,
온 이스라엘을 예루살렘에 불러 모았다.
4 아론의 자손과 레위인들도 모아들였다.
15 레위의 자손들은 주님의 말씀에 따라 모세가 명령한 대로,
하느님의 궤를 채에 꿰어 어깨에 메었다.
16 다윗은 레위인 수령들에게 일러,
그들 형제 가운데에서 성가 책임자들을 임명하게 하고,
수금과 비파와 자바라 같은 악기를 연주하여 흥겨운 소리를 드높이게 하였다.
온 이스라엘은 16,1 다윗이 미리 쳐 둔 천막 안에 하느님의 궤를 옮겨 놓았다.
그러고 나서 하느님 앞에 번제물과 친교 제물을 바쳤다.
2 다윗은 번제물과 친교 제물을 다 바친 다음에
주님의 이름으로 백성에게 축복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32(131),6-7.9-10.13-14(◎ 8 참조)
◎ 일어나소서, 주님, 권능의 궤와 함께 당신 안식처로 드소서.
○ 보라, 우리는 에프라타에서 소식을 듣고, 야아르 들에서 그 궤를 찾았노라. 우리 그분 거처로 들어가, 그분 발판 앞에 엎드리세. ◎
○ 당신의 사제들이 의로움의 옷을 입고, 당신께 충실한 이들이 환호하게 하소서. 당신 종 다윗을 보시어, 당신 메시아의 얼굴을 외면하지 마소서. ◎
○ 주님은 시온을 택하시고, 당신 처소로 삼으셨네. “이곳은 길이 쉴 나의 안식처, 내가 원하였으니 나 여기 머물리라.” ◎
제2독서<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15,54ㄴ-57
형제 여러분, 54 이 죽는 몸이 죽지 않는 것을 입으면,
그때에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승리가 죽음을 삼켜 버렸다.
55 죽음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 있느냐?”
56 죽음의 독침은 죄이며 죄의 힘은 율법입니다.
57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루카 11,28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은 행복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선생님을 배었던 모태는 행복합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27-28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27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28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구원자이신 주님, 성모 승천을 기념하는 교회를 성령으로 채우시어, 교회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헌신과 믿음을 세상 속에서 실천하도록 도와주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성모 승천 대축일에 광복의 기쁨도 함께 기리는 저희 민족을 살펴 주시어, 언제나 주님의 섭리를 믿고 따르며, 주님의 진리를 찾고 평화를 이루어 나가게 하소서.
3. 애국선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목숨까지 바친 선열들의 희생을 굽어보시어, 그들의 뜻이 헛되지 않게 하시고, 그 후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으며 자랑스럽게 살아가게 하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의 주님, 주님의 작은 교회인 저희 가정들을 보살피시어, 주님 말씀을 따르며 실천하는 기쁨을 누리고, 이웃들 안에 그리스도인의 참사랑을 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승천 축일에 드리는
화해와 찬미의 제사를 받아들이시어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가 언제나 주님께 감사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4 : 영광스러운 마리아의 승천>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오늘 하늘에 오르신 분
하느님을 낳으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완성될 주님 교회의 시작이며 모상으로서
이 세상 나그넷길에 있는 주님의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안을 보증해 주셨나이다.
모든 생명의 근원이신 주님의 아드님께서
동정 마리아의 몸에서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태어나셨기에
주님께서는 마리아의 몸이 무덤에서 썩지 않도록 섭리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천사들의 무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루카 11,27 참조
영원하신 아버지의 아들을 잉태하신 동정 마리아의 모태는 복되시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성모님께서는 행복하신 분이시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우리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킴으로써 성모님과 함께 하느님의 자녀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천상 잔치에 참여하고 주님의 자비를 간청하오니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승천을 기념하는 저희를
이 시대의 온갖 악에서 구해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성모님께서 하늘에 오르신 것을 경축하는 이날, 교회는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느님 아버지의 집에 갈 수 있는 탁월한 비결을 알려 줍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28절)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바로 앞에는 말을 못하는 이에게서 마귀를 쫓아내신 예수님의 치유 이야기가 나옵니다(11,14-26 참조). 예수님께서 사람에게 말을 되돌려 주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성모님을 부러워하는 여자가 나옵니다. 여자는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낳아 기르신 어머니이시기 때문에 부러워합니다(27절 참조). 우리는 때때로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합니다. 그리고 부러움은 시기와 질투의 감정으로 변하여 갑니다. 어쩌면 이 여자는 어머니를 부러워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시기하는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성모님에 대한 여자의 찬사는 옳지만, 그것은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낳아 기르셨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시어 온전히 당신의 인생을 내주시고 그 말씀을 지키고 실행하셨기 때문입니다(28절 참조).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 어느 하나도 소홀히 흘려듣지 않으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들려주시는 모든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시고 곰곰이 묵상하시며(2,19.51 참조) 그 말씀에 따라 사셨습니다. 이렇게 성모님께서는 지상의 삶 내내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시고 삶을 변화시키시어 영원한 생명을 얻으신 분이십니다.
군중 속의 여자는 성모님을 부러워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말씀을 듣고 지켜 성모님을 본받도록 초대됩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성모님의 모범을 기억하며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나시고 우리 안에 머무르실 수 있도록 그분의 말씀을 간직하고 지키며 살아갈 것을 굳게 다짐합시다.
(정용진 요셉 신부)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성인은 1894년 폴란드의 즈둔스카볼라에서 태어났다. 14세 때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입회한 그는 1917년 성모 신심 단체인 ‘성모의 기사회’를 설립하였다. 이듬해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은 콜베 신부는 평생을 선교사로 살아가다가 독일의 폴란드 침공 때 체포되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혔다.
여기서 한 수감자가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수용소에서는 한 명이 탈출하면 열 명을 지목하여 처형하는 벌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목된 열 명 가운데 한 사람이 자기에게는 가족이 있다며 울부짖자, 콜베 신부는 그를 대신하겠다며 나섰다. 결국 콜베 신부는 다른 아홉 명과 함께, 굶겨 죽이는 아사 형벌을 받고 처절한 옥중 생활을 하다가 1941년 지하 감방에서 죽음을 맞았다. 이러한 그를 1982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자비의 순교자’라 부르며 시성하였다.입당송 마태 25,34.4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오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가장 작은 내 형제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본기도
하느님,
거룩한 순교자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사제가
티 없이 깨끗하신 동정녀를 열렬히 사랑하여
영혼들을 돌보며 이웃을 사랑하게 하셨으니
그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언제나 이웃에게 봉사하며
죽기까지 성자를 닮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제1독서<너희 마음에 할례를 행하여라. 너희는 이방인을 사랑해야 한다. 너희도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다.>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10,12-22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12 “이제 이스라엘아,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것은 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모든 길을 따라 걸으며 그분을 사랑하고,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섬기는 것,
13 그리고 너희가 잘되도록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님의 계명과 규정들을 지키는 것이다.
14 보라, 하늘과 하늘 위의 하늘,
그리고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주 너희 하느님의 것이다.
15 그런데도 주님께서는 너희 조상들에게만 마음을 주시어 그들을 사랑하셨으며,
오늘 이처럼 모든 백성 가운데에서도
그들의 자손들인 너희만을 선택하셨다.
16 그러므로 너희 마음에 할례를 행하고, 더 이상 목을 뻣뻣하게 하지 마라.
17 주 너희 하느님은 신들의 신이시고 주님들의 주님이시며,
사람을 차별 대우하지 않으시고 뇌물도 받지 않으시는,
위대하고 힘세며 경외로우신 하느님이시다.
18 또한 그분은 고아와 과부의 권리를 되찾아 주시고,
이방인을 사랑하시어 그에게 음식과 옷을 주시는 분이시다.
19 너희는 이방인을 사랑해야 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다.
20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을 섬기며,
그분께만 매달리고 그분의 이름으로만 맹세해야 한다.
21 그분은 너희가 찬양을 드려야 할 분이시고,
너희가 두 눈으로 본 대로, 너희를 위하여
이렇게 크고 두려운 일을 하신 너희 하느님이시다.
22 너희 조상들이 이집트로 내려갈 때에는 일흔 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제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해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47(146─147),12-13.14-15.19-20ㄱㄴ(◎ 12ㄱ)
◎ 예루살렘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예루살렘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시온아, 네 하느님을 찬양하여라. 그분은 네 성문의 빗장을 튼튼하게 하시고, 네 안에 사는 아들들에게 복을 내리신다. ◎
○ 주님은 네 강토에 평화를 주시고, 기름진 밀로 너를 배불리신다. 당신 말씀 세상에 보내시니, 그 말씀 빠르게도 달려가네. ◎
○ 주님은 당신 말씀 야곱에게, 규칙과 계명 이스라엘에게 알리신다. 어느 민족에게 이같이 하셨던가? 그들은 계명을 알지 못하네. ◎
복음 환호송2테살 2,14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이 복음을 통하여 우리를 부르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차지하게 하셨네.
◎ 알렐루야.
복음<사람의 아들은 죽었다가 되살아날 것이다. 자녀들은 세금을 면제받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22-27
제자들이 22 갈릴래아에 모여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23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사흗날에 되살아날 것이다.”
그러자 그들은 몹시 슬퍼하였다.
24 그들이 카파르나움으로 갔을 때, 성전 세를 거두는 이들이 베드로에게 다가와,
“여러분의 스승님은 성전 세를 내지 않으십니까?” 하고 물었다.
25 베드로가 “내십니다.” 하고는 집에 들어갔더니
예수님께서 먼저, “시몬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세상 임금들이 누구에게서 관세나 세금을 거두느냐?
자기 자녀들에게서냐, 아니면 남들에게서냐?” 하고 물으셨다.
26 베드로가 “남들에게서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그렇다면 자녀들은 면제받는 것이다.
27 그러나 우리가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것은 없으니, 호수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 보아라. 스타테르 한 닢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을 가져다가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주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지혜 3,1-9 또는 1요한 3,13-18)와 복음(요한 15,9-17)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 기도
주님, 이 예물을 바치며 간절히 비오니
저희가 거룩한 막시밀리아노 마리아를 본받아
저희 삶을 주님께 봉헌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요한 15,13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자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거룩한 막시밀리아노 마리아가 이 성찬례에서 받은 사랑이
저희 안에서 불타올라
저희도 형제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초대 교회에서 물고기는 예수님의 신원과 관련된 중요한 상징물입니다. 로마의 카타콤베(땅속에 있던 신자들의 거주지와 무덤)에는 지금도 물고기 그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물고기는 당시 언어로 ΙΧΘΥΣ(이크투[티]스)인데, 초대 교회 공동체는 이 다섯 철자에 각기 예수님에 대한 신앙 고백을 적용하여 예수(Ι), 그리스도(Χ), 하느님(Θ), 아들(Υ), 구원자(Σ)의 이름을 떠올렸습니다. 마태오는 분명 이러한 초대 교회의 전통을 알고 있었기에 물고기와 예수님의 신비 특히 파스카 신비를 상징적으로 서로 연결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성전 세 논쟁과 관련한 예수님의 말씀으로 그분의 신원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분께서는 성전 세를 낼 필요가 없는 성전의 주인 곧 하느님 아버지의 아드님이십니다(26절 참조). 그럼에도 성전 세 논쟁으로 걸려 넘어질 이들을 위하여 호수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 입을 열고 동전을 꺼내 그들에게 주라는 말씀이 이어집니다(27절 참조). 성전 세를 내는 것을 받아들이심으로써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와 맺는 유일무이한 관계를 내세우지 않으실 만큼 당신을 낮추십니다. 성경 말씀처럼 그분께서는 우리의 조건을 완전하게 받아들이십니다.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비우시고 종의 모습으로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필리 2,6-8 참조).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물에 스스로 잠기는 것을 받아들이신 물고기이십니다. 그러시고는 당신의 부활로 베드로처럼 당신께 희망을 건 모든 이를 자유롭게 하여 주셨습니다. 당신과 베드로가 성전 세를 위한 동전 한 닢으로 연결되어 있듯(“나와 네 몫으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자유와 구원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받은 고귀한 자유의 선물 대신 바쳐야 할 유일한 동전 한 닢은 형제적 사랑의 세(의무)입니다(제1독서 참조). 우리의 모든 조건을 받아들이시고 죽음과 예속의 조건에서 우리를 자유로이 구원하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우리 곁의 미소한 형제들을 돌보고 사랑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정용진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