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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 : 2008년 8월 17일 일요일
산행지 : 지리산 칠선계곡
산행시간 : 11:00~16:00
발안출발 : 07:10
지리산 칠선계곡도착 : 11:00
지리산 출발 :16:00
발안도착 : 20:00
산행코스:
산행성격 :발안산악회 8월 정기산행에 향남산악회 회원의 동반산행
산행날씨 : 약간 흐림
산행기 :
산꾼에게도 산과의 권태기라는 것이 있는지, 오직 나에게만 산에 대한 권태가 찾아온건지......요즈음은 산행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고 산행시 긴장감을 느끼지 못한다. 산행의 일반적인 목표인 정상정복 때에도 별다른 성취감을 느낄 수 없고, 수 일만에 만나는 산꾼들과의 대화에서도 신선감을 느끼지 못한다. 애정이 남다르던 젊은 부부들이 시간이 지나 40대 정도 들어서면 권태기가 찾아 온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산꾼들에게 권태감이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하던 느린보에게 산과의 권태기가 찾아 온 것일까? 7월 5일(토)의 월악산 번개산행(7시간), 7월 13일(일) 덕가산 정기산행(5시간), 7월 30(수)~31(목) 두타산,청옥산 무박산행, 8월 10일 유명산 정기산행(4시간)을 다녀온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니 여름날 땡볕 산행후 생기는 병증인지 무슨 다른 원인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오늘은 발안산악회의 정기산행인 지리산 칠선계곡 산행일이다. 발안산악회와의 산행은 작년말부터 이루어 졌지만 본격적으로 동반산행이 이루어진 것은 금년 1월 향남산악회 정기산행인 "마이산 산행"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해서 발안과 향남의 산꾼들은 각각 편가르기식 산행을 했지만 발안 1월 정기산행인 "용문산 산행" 이후로 향남과 발안 산꾼들은 면식이 많이 생긴듯 산악회의 소속 여부를 떠나서 혼합산행(?)을 해오고 있다. 지역적인 측면에서 보면 "발안"리는 "향남"면에 속해 있으므로 발안과 향남은 그 이름에서도 같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으니 더욱 정감이 가는 두 산악회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07:10 경 발안을 출발한 차는 발안 톨게이트로 진입한 후 서해안고속도로의 아래쪽으로 진행하다가 평택안성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는가 싶더니 어느새 경부고속도로 옥산휴계소에 휴식을 위한 진입을 시도한다(08:15) 여름 휴가 시즌의 거의 끝 무렵인 8월 세째주 일요일 아침의 고속도로는 막힘이 전혀없고, 발안에서 옥산휴계소까지의 날씨는 뿌연 안개로 인하여 시계는 맑은 편이 아니다. 대진 고속도로로 갈라지는 비룡 분기점에 도달하니 흐린날씨는 검게 변하고 비를 뿌리기 시작하고, 내리는가 싶더니 그치기를 반복한다.(08:51) 이번 동반산행에 향남의 식구들은 느린보를 비롯하여 약10 여명이 동행하고 있는데 느린보는 차에 탄 산꾼들과 웃고 즐기는가 싶더니 피곤한듯 잠속으로 빠져들 무렵 버스 앞쪽에서 조그맣고 납작한 럼주병을 가지고 오시는 이가 있는데 다름아닌 정남에서 오신 박승태 형님이시다. 승태 형님은 평소 육체미로 체력을 단련하고, 일주일에 한번씩은 필산행을 원칙으로 삼고 계신다고 하니 육십이 가까운 형님의 연세에 다부진 체력의 원인을 알 수있다. 형님이 따라 주는 드라이진을 두잔 마시니 속이 짜르르한게 찌푸등한 몸이 편해짐을 느낀다. 휴식을 위하여 덕유산 휴계소에 진입하니 비가 오던 날씨는 화창하게 개어있다.(09:30) 요사이 한반도의 날씨는 열대성 스콜같은 국지성 호우가 많아졌음을 느낀다. 산꾼들을 실은 차는 함양휴게소에 들러 한번 더 휴식을 취한 후 함양 톨게이트를 빠져나가 삼거리에서 멈추는데 좌측은 진주요 우측은 함양이라고 이정표에 표시되어 있다.(10:14) 함양방면으로 우회전하여 한참을 진행하는가 싶더니 발안 총무 오대장이 "귀로 출발시간은 오후 4시"라고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 한다.(10:21) 차창 밖의 날씨는 흐리지만 비는 내리지 않는다. 편도 2차선 도로를 전진하던 산꾼들의 앞에 "지리산 소망공원 6.5 KM" 씌여진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자그마한 세멘트 다리를 건너 편도 1차선 오르막 산길을 따라 진행을 계속한다. 양쪽 도로변은 목백일홍이 엷은 분홍색을 발하며 도열하여 산꾼들을 맞으니 지리산의 정감이 더해옴을 느낀다. 오르막 도로 버스 안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봉우리의 정상에는 희고 뿌연 안개로 덮여 있어 목백일홍의 분홍색은 숲이 발하고 있는 진초록의 칼라와 대비되어 한폭의 수채화를 연출한다.(10:33) 산도로의 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이 시작되니 오를때 보였던 뿌옇던 안개들은 온데간데 없고 맑은 하늘이 펼쳐지기 시작하니 S자 형태로 굽이치는 내리막 도로 아래로 두어채의 산골마을이 아스라이 보이기 시작한다. 산밑 길가에는 언덕을 깎아 만들었을 것 같은 계단식 논들이 나타나는데 이미 낱알이 실하게 찬듯 노랗게 변하기 시작한 벼들이 고개를 숙이며 산꾼들을 경배한다.(10:37) 평지를 달리던 차의 우측으로 비교적 넓은 산개울이 펼쳐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칠선계곡의 들머리인 추성리 주차장에 도착한다(10:53) 추성리 계곡은 칠선계곡의 초입에 자리잡은 매우 좁은 주차장으로 약 십수대의 산꾼들을 싣고온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데 모여있는 산꾼들과 밀려드는 차량으로 매우 혼잡하다. 주차장 우측에 있는 칠선계곡에는 수많은 남녀 젊은이들이 거의 벌거벗은 채로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계곡의 수량은 많지 않은 편으로 물놀이 하기에 적당한 듯 하다. 주차장에서 좌측으로 바라보이는 산봉우리들은 하얀 안개로 둘러싸여 봉우리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차에서 내린 산꾼들은 어느새 산길로 빨려 들어갔는지 꼬리가 보이지 않고 산행후미를 책임진 듯한 발안 총무이자 산행대장인 오세성님이 출발을 멈추고 아직 채비가 덜끝난 산꾼들을 기다리며 갖고 있던 무전기 2 대중 한대를 느린보에게 건네주며 산행후미를 맡아 달라고 한다. 약 이주일전 광교산 산행시에 다리를 다친 거동이 불편한 호동왕자님을 비롯하여, 자기는 산행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의무감으로 산을 탄다는 향남산악회 총무 미니님, 발안산악회 오총무님,서봉산악회 김지영님,서봉산악회 백두대간 산꾼 성순님의 아드님(국민학교 6학년)이 주차장을 출발하여 타 산악회의 산꾼들과 어울어져 동네를 가로지르는 좁은 경사길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내 딛는다.(11:00) ...산행시작..."산행을 하지 않으실 분들은 용소에서 쉬도록 하십시오."라는 서봉 정기섭 대장의 걸직한 목소리가 느린보가 들고있는 무전기를 통하여 흘러 나온다. 향남산악회에서 느린보와 같이 오늘 산행에 참석한 투데이님,강석님,이갑숙님등의 산꾼들도 이미 산으로 빨려 들어간듯 자취를 찾을 수 없다. 마을을 거의 벗어난 지점의 좌측으로 "용소" 이정표가 있는 지점을 지나니 곧고 긴 경사로가 나오는데 하늘은 뿌옇게 흐려져 태양빛은 보이지 않으나 습기를 동반한 더운 기운은 경사로를 오르는 산꾼들의 얼굴에 구슬같은 땀방울을 맻히게 한다. 경사로가 끝나는 지점을 올라 약간의 내리막이 나오는가 싶더니 좌측으로 칠선계곡이 확트인 모습으로 산꾼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곳에서 등산로의 좌측으로 보이는 칠선계곡은 약 100 M 정도의 넓은 폭을 가진 숲으로 우거진 개울로서 수풀이 끝나는 지점 끝으로 물이 흐르는 칠선개울물이 흐르는 모습이 아스라이 들어온다. 이 곳은 경사계곡의 하단 지점으로 많은 비가 왔을때 개울물의 퇴적작용으로 인하여 이렇게 넓은 폭을 가진 숲이 형성되지 않았을까 생각 해본다. 산과 계곡의 경계면이 만나는 경사가 거의 없는 굽이 길을 따라 전진을 계속하는 동안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동굴길에서 차고 습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산꾼들의 땀방울을 식혀주는데 이 동굴길은 산행길 양옆의 숲과 나무가 우거짐에 의하여 자연적으로 생긴 것으로서 ,칠선계곡에 대한 5년간의 휴식년이 만들어낸 자연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니 자연 치유력을 가진 하찮을 수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자연의 위대함에 숙연해진다. 약 20 분 동안 경사로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전진하니 먼저 출발했던 산꾼들이 감나무 밑 평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느린보를 비롯한 산꾼들은 선행산꾼들을 만나게 됨에 대하여 반갑고 고마움을 느낀다.(11:30) 약 5 분간의 휴식을 취한 산꾼들이 이미 떠났고 느린보가 아직 출발하지 않은 산꾼들과 출발하려는 순간, 약 이주일 전 산행때 다리를 다친 호동왕자님이 다리가 부어올라 산행포기를 선언한다고 하니, 미니님 또한 호동왕자님을 보살피기 위하여라며 또한 산행포기를 선언한다. 산행 출발한지 30 분만에 2 명의 산꾼들의 산행포기를 접수한 느린보는 미니와 호동왕자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빨리 돌아올테니 기다리라"고 말한 후 앞서 떠난 일행을 따라잡기 위하여 빠른 발걸음으로 산꾼들을 쫓는다. 난생 처음으로 와본 칠선계곡의 산행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은 아쉽지만, 구차하고 찝찝한 산행보다는 아름답게 포기하고 아픈 회원을 위로하는 것이 산악회 회장으로서의 직무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고...하지만 어쩔수 없이 생기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하여 조금더 산행을 해보기로 결정한 것......얼마 지나지 않아 막걸리 주막집앞에 산꾼들을 휴식을 위하여 설치된 파라솔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행을 만난다. 칠선계곡에 대하여 유창한 어조로 설명하고 있던 서봉산악회 최기수총무님,박상원님을 비롯한 세명의 산꾼들과 만나게 되는 거다. "이 칠선계곡으로 오르면 천왕봉까지는 약 18 KM로서 약 7 시간정도가 소요되고,천왕봉행 단일코스로는 제일 긴 코스이며, 칠선계곡 코스는 환경보호를 위하여 작년까지 5 년동안 산행이 금지되어 있다가 올해 해제 되었으며, 칠선계곡은 강수가 많은 7월~8월 동안에는 매우 위험하여 일반적으로는 산행이 금지되어 있다" 고 서봉 최기수 총무님이 말씀하신다.우리가 오르는 이곳 칠선계곡이 5 년동안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던 유명한 그 칠선계곡임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순간이다.느린보와 지리산의 인연을 이야기 하면 아래와 같다..... 느린보는 지리산에 총 네번을 왔었는데 2006년 5월에 천안의 토요산악회를 따라서 무박으로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오른적이 있고, 2007년 3월 현재 같은 직장에 근무하고 있는 나원용님과 함께 백무동에서 천왕봉코스를 장터목 산장에서 1 박을 한 후 천왕봉에 올라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을 추위에 덜덜 떨면서 볼 수 있는 영광(?)을 얻었으며, 그후2 개월이 지난 2007년 5월에는 성삼재~천왕봉~백무동 무박산행에서 쏟아지는 비로 인하여 생긴 체온 감소로 인하여 산행을 포기하고 벽소령을 지난 어느 탈출구에서 탈출한 이력이 있으며, 3개월 전인 2008년 5월 향남산악회의 정기산행으로 정령치~바래봉 코스를 통하여 지리산을 접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이 지리산과의 다섯번째 인연이 되는 셈이다..... 다리 두개를 건너고 두개의 자연 숲이 만들어낸 동굴을 오르고 내린끝에 칠선계곡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다리를 만난다(12:00) 다리에서 바라본 칠선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또는 집채만한 바위들이 기기 묘묘한 형상을 연출하며, 계곡물과 합작하여 때로는 넓은 호수로,때로는 깊은 소로,때로는 빠른 여울물로 변하며 땀에 젖은 산꾼들을 불러 들인다. 수영복을 준비하지 못한 산꾼들은 옻을 입은 채로 물속으로 뛰어들어 칠선계곡의 정기를 받고 있는 모습들이 잡힌다.모두 나무꾼,선녀들이고 펼쳐지는 정경은 선경임에 틀림없다. 칠선계곡의 이름이 나올만도 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리를 건너니 경사로에 선 산꾼들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것을 보니 이곳이 칠선계곡의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임을 알 수 있다. 앞에선 서봉 최기수 총무님의 등을 향해 "느린보는 밑에 있는 산꾼을 챙기기 위해서 내려간다"고 큰 소리로 고하며 안산즐산을 기원한 후 느린보는 하산길로 접어든다 (12:00) 하산하는 길에 느린보를 기다리고 있는 미니님,호동왕자님과 함께 용소쪽으로 내려가 맛있는 점심식사를 여유롭게 즐긴후 ,계곡의 찬 물속에 발을 담가 계곡의 정기를 흠뻑 받고, 약 30분 이상 오수를 즐긴 후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용소 안내판 앞에서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정대장,오총무,박상원님을 만난다.세 산꾼들의 얼굴빛은 칠선계곡의 정기를 받아 붉고 검은색으로 변해있음을 느낀다(14:20) 주차장에 내려와 쉬고 있는데 산꾼들이 들어오는데 모두 싱글벙글 웃음을 띄면서 내려온다.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산행후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리라고 생각해 본다. 느린보는 가만히 느릿느릿 주차장옆 계곡으로 들어가 주머니에 있던 잡동사니를 모두 바위위에 꺼내 놓은 후 등산복을 입은채로 계곡 물속으로 뛰어든다. 칠선계곡의 찬 계곡물이 느린보의 심장으로 파고드는가 싶더니 이내 춥다고 느꼈는지 물속에서 나와 햇볕을 받고, 햇볕을 받는가 싶더니 다시 깊은 물속으로 뛰어 들기를 반복한다. 느린보는 생각한다. 산과의 권태기가 빨리 없어지기를...같이 산행하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신 최기수총무님을 비롯하여,정기섭대장님,박상원형님을 비롯한 서봉산악회 회원님들,서용원회장님,오세성총무님을 비롯한 발안산꾼님들 그리고 향남산악회 투데이님,강석님,미니님,호동왕자님,이갑숙님을 비롯한 향남산꾼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감사드립니다. 다음 산행시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원합니다. 동행 산꾼님들...모두모두 행복하세요~~~
2008. 8. 23
향남 산악회
산꾼 느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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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몸이 안좋았던 기억밖에 안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