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 작황부진…가격대·포장단위 다양
잣·호두 등 소포장 혼합세트 크게 늘어
본격적인 설 대목을 맞아 버섯류와 견과류 선물세트도 시중에 활발히 선보이고 있다.
말린 표고버섯으로 대표되는 버섯류 선물세트는 규격과 가격대가 예전보다 한층 넓어졌고,
견과류 선물세트는 잣·호두 등을 중심으로 소포장 혼합세트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김용경 전남 장흥 정남진장흥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장은 “원목 재배하는 표고의 작황은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데, 지난해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백화고’의 생산량이 감소
했다”며 “이 때문에 산지 거래가격이 지난해 설 대목 때보다는 소폭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그러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한 세트당 소매가격 폭을 2만
원대에서 40만원대까지 크게 넓히고 포장 단위도 기존 300g·500g들이 위주에서 250g·
290g들이를 추가하는 등 다양화했다”며 “특히 최근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을 반영해
절편이나 가루 형태의 표고버섯 제품을 함께 담은 혼합세트의 비중을 크게 늘렸다”고 강조했다.
견과류는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소비 확대가 예상되지만 일부에선 매기가 예년만
못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장경숙 ㈜농협유통 청과가공부 식품특산팀 대리는 “잣·호두 등
국산 견과류 선물세트는 매년 매출이 늘고 있는 효자 상품”이라며 “지난해 추석 땐 38년 만의
이른 추석으로 국산 햇과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란 성급한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잣 등
견과류가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설에도 평년 수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소용량인 300~750g들이 잣·호두 혼합세트 위주로 구색을 늘렸다”고 강
조했다.
경기 가평군농협에 원물을 공급하는 축령산잣영농조합법인의 판매담당 직원인 안정숙씨는
“잣 공급량이 예년보다 많지만 2013년 극심한 해거리 현상으로 시중 유통량이 적은 까닭에
가격이 예상 밖으로 내리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인지 요즘 사전 주문량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는 크게 줄어 설 대목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버섯류와 견과류는 외국산이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품목인 만큼 주산지 관계자들은 설
대목 기간에 정부가 원산지 단속을 강화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김용경 센터장은 “전통시장 등
지를 중심으로 생표고·건표고 가릴 것 없이 중국산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원산지 표기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당국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선물세트만큼은 국산을 선택하겠
다는 소비자들의 의지가 절실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