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게 누운 그 잔디 위에선 물방울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빛난다. 이처럼, 글쓰기의 시작도 간결한 단어 한두 개에서 시작될 때가 많다. 그 단어를 통해 우리는 감정의 바다로, 혹은 기억의 숲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수필은 그 시작점에서 펼쳐지는 무한한 여행의 초대장이다.
단어는 고요한 호수처럼 조용하게 기다리기도 하고, 때로는 격정적인 폭포처럼 우리의 감정을 충격적으로 느끼게 한다. "그리움", "사랑", "행복", "슬픔". 이 단어들 하나하나가 수많은 이야기와 추억, 느낌을 담고 있으며, 그것들을 순간순간 풀어내는 것이 바로 수필의 본질이다.
그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웅장해지곤 한다. 문장들이 이어져 가면서 캔버스에 그려지는 그림처럼, 읽는 이의 마음속에 새겨지는 풍경, 감정, 추억들. 때론 그것은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때론 앞으로의 희망찬 미래를 그려나가게 한다.
단어들의 여행은 종착 없는 모험이다. 마치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흩날리는 꽃잎처럼, 그 말마다 담긴 감정과 사진, 그리고 풍경은 끝없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모든 여행에는 종착점이 있다고 믿어진다. 그러나 수필의 여행은 다르다. 마지막 단어가 찍히고 마침표가 찍힐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로도, 여행은 계속된다.
모든 여행에는 발자취를 남기는 순간들이 있다. 그리고 수필에서의 발자취는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그것을 읽는 이의 해석에 따라 달라진다. 여행 가방을 챙겨 나선 여행자는 그 가방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그 여행의 무게와 색깔이 결정된다. 수필 또한 마찬가지다. 그 안에 담긴 각각의 단어와 문장은 글의 깊이와 넓이를 결정지으며, 때로는 읽는 이의 마음을 무거워지게 하기도, 가벼워지게 하기도 한다.
또한, 수필은 시간의 여행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그린다. 글쓴이의 과거 경험은 현재의 감정으로 묘사되고, 미래의 꿈과 희망은 그 사이에서 피어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결합하여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수필은 또한 공간의 여행이기도 하다. 글에서 언급된 한 작은 마을, 아니면 바다 건너 다른 대륙의 도시까지, 읽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그곳으로 데려가 준다. 마치 가상 현실처럼, 문장으로 들어가 눈을 뜨면 그곳에 있을 것 같은 실감 나는 묘사는 수필의 또 다른 매력이다.
따라서, 수필은 단순히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글이 아니다. 그것은 읽는 이의 마음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행의 지도, 그리고 그 지도를 따라가며 여행하는 동안 느끼는 모든 감정과 경험의 연속이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남겨진 그 단어와 문장들이 다시 다른 여행을 초대하게 될 것이다. 수필은 그렇게 단어들이 풀어가는 향기로운 여행, 그리고 그 여행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세계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