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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청년 5명 중 2명은 마음의 평안을 위해 점이나 타로 등을 접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원’보다 ‘마음의 평안’을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회가 기독청년에게 성경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에 앞서 그들의 마음을 보듬는 ‘위로자’가 돼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원장 신승민 목사)이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독 청년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8~14일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만 19~34세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적지 않은 기독청년이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구원’과 ‘가족 때문’이라는 응답은 그 뒤를 이었다. 종교 활동의 본질적 이유로 꼽히는 ‘구원’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셈이다.
기독청년이 신앙생활에 있어 교리보다 감정적 요인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종교 활동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명상이나 요가’(45.7%) ‘점 사주 타로’(45.4%)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타 기독교 종파(가톨릭, 정교회 등)의 종교활동 참석’(17.3%) ‘타 종교 디지털 콘텐츠’(15.6%) 등에 비교해 두 배 이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분석한 이민형 성결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명상이나 요가는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위한 활동으로 알려져 있고 점과 사주 타로는 인생이 불안할 때 주로 찾는다고 본다면 기독청년은 막막한 현실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해 타 종교 활동까지 참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청년들의 심리적 불안이나 현실적 고충, 마음의 고통 등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부분"이라면서 "이런 결과가 교회 입장에서는 다소 충격적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앞으로 청년을 향한 돌봄의 필요성을 깨닫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노조가 더 보호될 필요가 있다'(68.5%)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화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51.5%) 등 이념적 가치 유형에서는 진보적 성향이 높게 나타났다.
'시장 자율'보다 '국가 책임'을, '기회의 공정'보다 '결과의 평등'을 좀 더 지향하는 것도 이번 조사 결과 나타났다.
신앙생활에서도 '복음 전도보다 사회적 책임이 우선이다'(68.1%)
'주일예배는 출석교회에서 드리지 않아도 상관없다'(61.3%) 등
'개인 영성·교회 중심 신앙'보다 '사회참여·개인 중심 신앙'을 선호하고 있었다.
삶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기독청년들은 평균 3.11점(5점 척도)으로 나타났다. 37.7%는 요즘 생활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35.7%는 '보통', 26.6%는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송진순 이화여대 교수는 "삶의 만족도가 성별이나 나이가 아니라 학력이나 경제적 차이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데 결국 청년들이 물질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승민 원장은 "한국교회 청년들이 교회를 이탈하는 이유를 '신앙이 깊지 않아서'라고 섣불리 단정하기보다 청년들이 높은 실업률이나 과도한 경쟁 구조 속에서 외롭게 싸우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출처 : 더미션(https://www.themis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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