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딸네 이삿짐이 들어왔다.
9월 4 일에 출국이라 아파트 전세도 내 놓고(자기네 아파트가 전세 만기가 아직 남아서 다른 아파트를 전세들어 살았었다)
완전 신혼살림을 공중분해를 한 셈이다.
드럼세탁기 , 청동 쿠쿠밥솥과 청소기는 시어머니.
벽걸이 대형 티비와 컴퓨터와 복사기등 주변기기 전부, 손님접대용 순면 이쁜 이불세트는 시누이.
지펠 문 두짝 냉장고와 스팀오븐, 대리석 화장대는 친정엄마.
그 나머지 짐들은 포장이사를 하면서 한 3~5 년 정도 안 풀거라며 포장을 단단히 해서
빈 방 하나에 다 들여놨다.
포켓스프링이 안 꺼져야 할건데, 장롱이랑 다른 가구들도 안전하게 잘 넣어뒀는지 유리그릇들은 안 깨지게
포장은 따로따로 잘 했는지.자기그릇들은 너무 많이 포개진 않았는지....
다행히 그 많은 이삿짐을 넣어둘 공간이 있으니....
처음부터 그리 먼 나라로 살림을 갈거였다면 바리바리 목돈들여 준비하지 않았겠지만
사람 일이라는게 참 우습다.
아직 오븐의 비닐도 다 벗겨지지 않은 새 물건이 내 차지가 되긴해도 다 빚인 셈이다.
애들 돌아오면 새로 사 줘야하니..ㅎㅎㅎㅎ
딸은 안타까워서 "엄마가 다 필요하다고 하지 그랬어요. 시어머니랑 시누님이 달라고 해서 다 드리고 나서
엄만 없으면 말라고 하고.....냉장고는 제가 엄마 드린다고 남겨뒀어요."
딸은 어차피 몇년을 안 쓰고 넣어두면 망가지고 미워진다고 엄마가 가지라고 했지만
두 집안에서 그 몇 안되는 세간살이로 감정 얽힐 일 , 속 들여다 뵈는 일 안 만들려고 그냥 다 드려라~~했더니...
교회에 쓸 세탁기가 필요하던 차에 애들꺼 새것이나 마찬가지라 시어머님이 쓰시고 사택에 있던 세탁기를
교회에 유용하게 쓰신다고 달라 하신건데 아이구 얘야......
엄마는 지금 있는 것으로 잘 살고 있다 걱정말아라......
딸을 멀리 보내는 친정부모의 마음이 안타까워서라며 목사님 부부께서 같이 오셨다.
떡과 과일을 사 들고서.
점심엔 사돈댁과 이삿짐 아저씨들과 우리집 할머니들 또 창고보수 직원까지 도합 25명.
번개돌이 또 번개 맞았다.
한박자씩 늦은 직원한테는 애호박부침개와 물 좋은 은갈치구이를 시켜놓고
다슬기 국에 넣을 시래기 삶고 밭에서 부추 베어 오고 닭찜에 넣을 꼬마감자 까고
표고버섯 말린 것 물에 불려두고,상추씻고 돼지고기 양념에 재워두고.....
냉장고에서 차게 해둔 수박 깍뚝썰기해서 이쁘게 접시마다 담아내고 떡 썰어서 보기좋게 내고
김치랑 양파장아찌 세모나게 썰고 국물 끼얹고.........
혼자서 발에 바퀴를 단 것 처럼 너른 주방을 이리 휘리릭 저리 후다닥.
수련회 기간에는 봉사자들이나 있지 사람 수 십명은 그냥 해야 한다.
시장을 다 봐 오는데 목사님부부도 오신다니..
도로 갈 시간은 없고 있는데로 차려드리자 하고는 정성만 다했다.
사돈어른이 오시면 거창하게 차려 드려야 할런지는 모르겠는데
있는 정성껏 대접해 드리기로 하고 육해공군을 다 출동시켰다.
다행히 목사님께서도 사모님께서도 갈치랑 다슬기 국, 제육볶음이 간이 맞다시며 맛있게 드셔서 고맙기만.
점심을 드시고 할머니들한테 과테말라가 어디쯤이고 어떤 나라인지 설명해 드리고 같이 기도도 하시며
떠나는 딸을 위해, 남는 가족들을 위해 위로를 많이 해 주셨다.
점심을 다 마치고 우리집으로 올라오셔서 커피를 마시며 딸을 보내게 허락해 주셔서 고맙다고 하신다.
그 먼 나라에 쉽지 않을 결정인데 보내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시는데
이미 딸은 시집을 갔고 성인인데 둘이서 결정하고 통보를 받았을 뿐이고
가서 세상을 배우고 오라고 했는데도 감사하단다.
두 집안에서 자식들을 하나씩 보내는 거니까 같이 걱정하고 기도로써 응원하자시며
합심해서 기도하고 헤어졌다.
이번에 평생교육원을 허가 받으시고 학점은행을 하신다니 참 대단하시다.
시누이되시는 분도 중국어와 한문을 가르친다니 참 가족들이 다 열심이시다.
딸과 사위는 어제 우리집에서 같이 자고 오늘 창원 시누집으로 갔다.
자기네 집도 없어졌고 시누이가 여동생처럼 이뻐 해 주셔서 딸도 언니처럼 잘 따라서 보기도 좋다.
송별식도 할겸 맛있는 저녁을 대접 받는다며 ....
난 정육점에서 멸치랑 된장 ,통깨 오징어채, 고춧가루를 완전 밀봉을 해서 진공포장까지 마무리하고
부필 최대한 줄여서 여행가방에 채워준 다음 남편이 비상금을 두둑히 챙겨준다.
없다 생각하고 있다가 급할 때 위급할 때 써라고.
비상약도 챙기고 가서 무조건 열심히만 하라고 신신당부.
꾀 부리지 말고 사람들에게 귀염받는 인물들이 되라며 큰 주문은 하지 못했다.
가서 부딪혀보면 할일도, 하고 싶은 일도 있을거니까.
미리부터 겁 먹지 말고 자만도 하지말고 현지에서 조사를 끝내고 적응하라며 당부의 말을 아꼈다.
당분간은 스페인어를 배워야 하니까 둘이서 학원부터 다녀야 한단다.
어제도 낯선 발음이 집에서 꼬불랑거렸다.
이틀을 투자해서 집을 완전 물갈이 했다.
휴.......
문 두짝짜리 우리 냉장고를 뒤져 안에 든 물건들을 다 꺼내 놓으니 뭐가 그리도 많은지....
큰 다라이 셋을 다 채워도 남는다.ㅎㅎㅎ
혼자서는 열흘을 먹기만 해도 남을만큼 가지가지 종류별로 떡이란 떡은 다 냉동고에서 나오고
아이스크림에 오징어에 고추장 된장, 매실원액 햇 것과 묵은 것까지..........
냉장고가 없었다면 저걸 다 어디다 두고 살았을꼬?
할머니들이 많다보니 손님들이 떡을 자주 해 오시고 그 때 마다 주시니 우린 떡보네보다 더 떡이 많다.ㅎㅎㅎ
밥 대신 열흘 정도를 떡만 먹으며 줄여야겠다.
거실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물건들을 보며 언제 저걸 다 치워???
안방 화장대까지 바꿔야 하니 일은 만들어서 한다.ㅎㅎㅎ
오늘 아침은 늦잠 자고 일어난 두애들에게 잘 먹는 쇠고기 장조림에 메추리알 넣고 매콤 짭조름하게 하고
팽이버섯과 부추 양파 채 썰어서 부침개 서너정 구워서 기본 반찬과 함께 상을 차렸다.
할머니들과 남편은 부산에 다 가시고 없어서 집에서 오붓하게 상을 봐 줄 수 있었다.
이틀동안을 쉬러 온 사위를 일을 시키니 딸이 웃긴단다.
사위가 쉬러 왔지 머슴으로 왔냐며..
그럼 언제 시켜 먹냐고 언제....
가면 몇년 있다 오는데 딸 데려가는 것도 조금 억울한데 둘이 다 가니 더 억울하지.
그래도 싹싹하게 대답도 네..네..잘하며 무거운 것도 땀을 안 흘리는 척 많이 흘리며 척척 잘 들어주니 이쁘네~~ㅎㅎㅎ
멀긴 먼 나라에 모레 간단다.
오후 2 시 쯤에 김해공항에서.
우리도 그 날 하루 휴일 잡고 손 흔들어 주러 간다.
아직은 눈물이 안 날 것 같은데 이륙하고 비행기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아마도.....
둘째는 제 것 밖에는 모르는데 큰 딸은 좋은 것은 엄마 다 가지라는 애다.
그런다고 오냐~~할 엄마도 아니지만.
사돈댁은 큰따님은 미국에서 치과의사랑 결혼해서 계시고, 큰 아드님도 과테말라 에서 목사님으로
이번에 막내 아들도 과테말라에 나가면 둘째 따님만 창원에 남는다.
참 많이 허전하시겠다.
막내아들 사랑이 각별하시다던데.....
사남매 중에 삼남매를 먼 이국 땅으로 보내시는 마음이 어떠실지.
큰 따님을 보내고 많이 우셨다고 하시던데 이번에는 어떠하실지.
여러 번 겪으시는 이별이라 이젠 좀 옅으지셨을까?
아쉬움과 걱정, 보고픈 마음이....
가서 건강 하나만은 잘 챙기고 감사하는 생활이 되어야 할건데 잘 하겠지.
빼어난 미인은 아니지만 수더분하고 입이 무거워서 목사님이 참 많이도 이뻐하신다며 사모님이 칭찬하시는 우리 딸.
힘들고 어려울 때 엄마가 보고싶으면 어쩔꼬?
컴 위에 화면으로 대화하는 기능을 만들어 두고 시험방송(?) 도 해 보고 갔다.
보고프고 그리우면 열려라 컴 화면~~하란다.
그래그래.
우리 열심으로 삶을 사랑하며 살다 만나자~~
캔디가 되어서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말고 멋진 너의 미래를 가꾸다 오렴.
엄마도 이 곳에서 멋지게, 씩씩하게, 아름답게 나이들고 있을께.
아빠랑도 연애하듯이 그렇게 지금처럼 젊게 살께.
막내 근이도 좋은 학교로 진학시키게 격려도 하고 잘하라고 응원도 많이 할께.
잘 있다 와~~
내 딸.
사랑한다.
아주 많이 많이 알지?
넌 맨날 전화 끝에 엄마가 사랑한다~~하고 할말 없어? 이러면 알면서~~이게 다지?
앞으론 네가 먼저 엄마~~사랑해요~~고마워요~~이래봐 알았지?
잘 자고 모레 공항에서 보자.
만나자 이별을 하려는 우리지만 그래도 만나.
첫댓글 사랑은 밑으로 흐르니 엄마가 사랑하는 것 만큼 딸이 사랑해주기 바라는 것은 희망사항이지요 그러나 하여튼 섭섭하시겠습니다 어쩝니까 친정엄마에게 받은 사랑 갚는 것이니 마음 쓰지 마시고 따님도 나중에 자기 딸에게 갚을 겁니다 어차피 품앗이 니 까요
인도는 잘 다녀오셨어요? 건강하신가 봅니다? ㅎㅎㅎ중개사님이 안 계시니까 카페가 좀 허전~~합디다요. 자주 여행하시는 것이 얼마나 부러운지요....된장언니랑 의논이 잘 되면 꼭 동행하고 싶습니다. 기필코. 반드시.기어코.더불어서 같이 한번 뱅기에 몸 실읍시다요~~ㅎㅎㅎ좋은 코스 좋은가격 선한 안내 바랍니다.ㅎㅎㅎ
인도는 9.18부터 10.19까지 31일간 다녀오는 것이니 아직 한국에 있습니다 추석이 지난다음 출국이 되니 떡국 좀 많이 끓여주세요
추석에 떡국을요? 송편은 해 드릴 수 있는데...ㅎㅎㅎ된장언니가 정모 한 번 하자니까 중개사님 인도 다녀오시면 의논한다하던데....그럼 너무 늦지 않을까요? 전 다녀 온 줄 알았지요.
빨리 했으면 좋겠네요 남자는 나하나(착각?) 같은데 신나는 달밤 아닌가요 특히 경주는 더 신나는 달밤 같은데요 불국사의 종소리 들리어오고 지나가는 나그네여 걸음을 멈추어라(좋다)
추석에는 토란국 묵는디요. 떡국은 설에 묵고요~ ㅎㅎ
근데 제가 눈물이 나네요. 아직 시집간 딸은 없지만, 한양에서 학교 다니는 두 딸과 떨어져 지냅니다.늘 애닯고 허전하고 그러지요 라락님은 오죽 하시겠나 싶어요 그 먼곳을...리틀0000..
맞아요. 리틀....ㅎㅎㅎ평소에는 덜 그립더라도 가족들이 다 모이는 명절이나 휴가 땐 생각이 많이 나겠지요.손이 빠르진 않아도 손으로 꼬물락 거리며 뭘 만드는건 잘 했지요. 부침이나 공예나.고구마케잌 같은 간식거리도 곧잘 하곤했어요.막내간식은 알아서 잘 챙겨도 주고..아마 막내가 많이 섭섭한가 봐요. 내일 공항에 꼭 가고 싶다네요. 결석씩이나 하고....ㅎㅎㅎㅎ
엄마의 자식사랑이 고스란히 베여있는 랄락의 글, 참 감동적, 근데 너무많이 걱정 안해도 됨. 사실은 하나님께 이미 다 맡겼으리라.. 영어를 배운 사람에게 스페인어는 50점 따고 드가고 스펜어 하면 이탈리어가 형제간, 폴투칼어와 불어가 바로 가깝거든, 아마도 여러나라말을 동시에 할수있는 능력자가 되어올껴~ 그 딸이 귀국할때 쯤엔 목사님 되어있을듯 한데.. 난 와이래 희망이 솟노, 암틍지.. 하나님이 보우하사 잘잘 적응하기를 간절 기도드려요. 아멘()
여자도 목사가 되나요?(무식해서 미안합니다)
여자가 목사님 되는 교단도 있는데 우리쪽은 없어요. 그리고 목회쪽이 아니라니까 그러네...언니는 김칫국 마시지 마~`드럼을 잘 치고 찬양사역을 많이 하지만 아니야. 형님을 도와 교회에서 봉사는 하겠지만 말이야....
아~! 내 새끼들.... 어디에 있더라도 건강하게 잘 살거라.... 시카고 한명. 동경한명....큰 넘보내고 우울증 비스므리한게 생기드만 조금있으니 나아지드라구요...둘째 동경보내니 암시랑토 안혀요...ㅎㅎ 라일락님 자식 멀리 보내는 그 기분 어떠할지 충분히 공감합니다...그런데 딸래미 보내느라 아무리 정신없더라도 답글 도배는 하지마세요...ㅎㅎ
지웠거든요~~ㅎㅎㅎ저도 몰랐어요. 방금 봤다가 확 지웠어요. ㅎㅎㅎ좋으시겠다. 국제적으로 나들이 다니시고...우리 딸은 너무 멀리 가는 것 같네요. 미국만 해도 직항 아닌가요? 언제 오시나요?
난 69년 시집살이 2년 째 남편이 외국으로 발령나니 부모님 속도 모르고 희희낙낙하며 철없이 떠난 생가이나네요. 그 때는 외국 나가는 것도 힘들었죠. 그당시는 김포공항 송영대라는 테라스에 입장권 사서 들어가서 손 흔들었지요. 연결통로도 없었고, 비행기에 오르고 문이 닫히면 손 흔들다가 눈물 닦으며 돌아들 갔대요. 참 철없었던 때 일입니다. 라일락님!! 힘 내세요.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고, 하나님께서 더욱더 잘 지켜주시는곳이예요.
사돈되시는 목사님도 은퇴하시면 과테말라에 가셔서 원주민들을 전도하시다가 그 곳에 아주 정착하시고 싶다고....어쩌면 우리 딸 못 나오거나 안 나올지도 모른다는 희안한 예감이 드네요.어디있건 저만 건강하고 사위랑 행복하면 되겠지만 그래도 만나고 싶을 때 만지고 싶을 때 곁에 없으면 참 섭섭할 것 같아요. 특히 애기라도 낳으면.....아직 3 년 후에나 예정이긴 해도 말이죠. 감사합니다.
이거 랄랄 울게 생겼네..그래도 과테말라에가도 인터넷은 접속 되니까네..화상으로 얼굴 보면돼.화상 카메라 사서 컴푸터에 연결해서 보면 티비처럼 잘나와.종일 틀러놓고 있으면 종일 딸 얼굴 실컷볼수잇거든..우리 시누딸도 사위캉 영국에 일년 있었는데 그리움을 화상카메라로 달랬다며 세상 좋아졋다 하시드라고..암튼.서운하겠다.
아직은 안 울어....막상 내 손 놓고 사위 손만 달랑 붙잡고 티켓 흔들면서 게이트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나면....그러면 울 것 같아. 참 여리고 가슴이 깊은 아인데.이젠 내 딸 아닌가 봐.호적에서도 사라져 버리고.....남편이 호적등본 떼보고 많이 서운하다고 하데.우리 엄마도 그랬을까?
드디어 떠나나 봅니다. 많이 섭섭하시죠? 우리 큰애는 수원에서 공부하고 있는데도 항상 보고 싶은데 ㅠ 그 멀리까지 보내니 오죽 하겠어요. 그나마 화상으로 연결 된다니 위안을 삼아야 겠네요.~~~
물리적인 거리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위안 받고 싶어요. 늘 가까이에 있는 것 같은 푸근함을 전해 주고 싶고 받고 싶어요.아마 딸이 좋아하는 음식을 하다보면 순간순간 보고플거예요.장조림이나 통통한 갈치구이, 조기구이, 맑은 쇠고기 국,다슬기 국,매콤한 닭다리찜,갈비찜이나 우리집 옥상에서 숯불에서 즉석으로 구워먹는 바베큐, 비빔밥, 좁쌀 넣고 한 찰밥, 까만 동부 넣고 시루에 찐 찰밥, 김치 넣고 말은 김밥 등.....많이는 안 먹어도 극히 비리지만 않으면 다 잘 먹는 아이라 생각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