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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이 꽃을 보고 무슨 꽃인지 궁금하여 한동안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름을 물어보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훗날 책을 통해 풀협죽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길가에 많이 심고 농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이름을 아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풀협죽도는 협죽도를 닮은 풀이라는 뜻으로 생긴 이름입니다. 풀협죽도를 흔히 플록스(Phlox)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플록스는 꽃고비과 플록스속(屬)에 속하는 식물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지면패랭이(꽃잔디)도 여기에 속합니다. 그러니까 풀협죽도와 지면패랭이는 형제간인 셈입니다. 그런데 형제치곤 너무 안 닮았습니다. 풀협죽도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여러해살이풀로 관상용으로 많이 심습니다. 줄기는 여러 대가 모여 나며 높이는 1m 정도입니다. 잎은 마주나거나 3장씩 돌려나며 가늘고 뾰족하게 생겼고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6~9월에 꽃이 피는데 긴 꽃대에 꽃자루가 있는 여러 개의 꽃이 모여 피어 커다란 원뿔처럼 됩니다. 이를 원추꽃차례라고 합니다. 꽃은 분꽃처럼 생겼으며 연한 붉은색과 흰색이 많지만 원예용으로 여러가지 색깔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가끔 서양 영화를 보면 달랑 꽃 한 송이를, 그것도 아무런 장식이나 포장 없이 주고받는 것을 봅니다. 그 사람들은 그게 관습인 모양입니다. 교포 사목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어떤 신부님이 마중 나온 신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받은 꽃다발 중 가장 초라한 것이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래서 섭섭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관습이 다름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반면 우리는 꽃을 선물할 때 주로 다발로 하고 그것도 예쁘게 포장하고 장식하여 줍니다. 간혹 한두 송이를 선물하기도 하지만 그럴 경우라 하더라도 투명한 종이로 정성껏 포장합니다. 요즘은 꽃꽂이를 하듯 바구니에 풍성하게 담아 선물하기도 합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때에는 어른 키 만한 화환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결혼식이나 장례식, 혹은 갖가지 행사가 끝난 다음 버려지는 꽃들과 포장지가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꽃을 선물하려고 해도 먼저 가격을 생각하게 되어 부담이 됩니다. 우리도 꽃 한두 송이를 가볍게 주고받는 관습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꽃을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부담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꽃 소비가 늘어나 꽃을 재배하는 농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 꽃을 사들고 오는 일도 훨씬 더 많아질 것입니다. 꽃을 주고받는 일에 있어서도 겉치레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성당에서부터, 그리고 우리 신자들부터 그렇게 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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