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금요일과 다름없이 구역예배를 가기 위해 분주한데 말 씀 준비가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아 마음 한구석이 영 개운치 않다. 오늘 설교 제목은 ‘구원을 등한시 하지말라’인데 모태 신앙인 나는 구원에 대한 획기적인 사건이 없었으며 다만 언제인 지는 모르나 구원의 확신이 생겼고 구원의 확신과 함께 나의 신앙은 성장했다. 이러한 내가 구원에 관한 설교를 하기엔 뭔가가 좀 부족했다. 외출준비를 하면서도 영 개운치 않은 나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셨는지, 아님, 구역 식구들 영의 양식이 걱정되셨는지 갑자기 친정엄마와 인터넷 영상통화를 하게 되었다.
설교 준비가 잘 되었냐고 물으시는 친정엄마께 솔직하게 아직 안 되었다고 말씀드렸더니 친정엄마는 엄마의 간증을 들려 주신다. 결혼하기 전 엄마는 고칠 수 없다는 폐결핵에서 기적처럼 하나님의 은혜로 고침을 받았고 평생 엄마의 삶은 주님을 위해 헌신하셨다. 죽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고침받은 엄마의 구원과 모태 신앙으로 자란 나의 구원은 색깔 자체부터 선명도에서 다르지 만 엄마는 내게 불꽃같은 광선?을 쏘시며 구원에 관한 설교를 64 하셨다. 난 엄마가 알려 주신 성경 구절을 적으며 엄마의 그 뜨거운 구원을 힘있게 전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 식탁으로 온 아들은 내게 “엄마 설교 준비 는?” 설교 준비 다했는지 물어본다. 혼자 설교를 준비해야 하 는 이곳의 상황을 아는 아들도 걱정이 되었는지 설교해야 할 나를 위해 아침에 기도했단다. 모두가 함께하는 구역예배다. 마 지막으로 말씀 붙들고 간절히 기도한 후 출발했다.
영준네 집에 도착해 영미자매, 영준맘, 정연맘과 예배를 드린다. 대표기도 후 매주 설교를 혼자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을 솔 직히 말하고 나의 모태 신앙의 한계를 고백한 후 아침에 친정 엄마와의 화상통화를 통해 은혜받은 얘기와 친정엄마가 알려 주신 말씀을 구역 식구들과 함께 찾아가며 말씀을 전했다.
막막했던 설교에 구역 식구들은 은혜를 받는 것 같았다. 할 렐루야!!! 설교를 마치고 함께 설교내용을 생각하며 돌아가면서 기도하자고 제안하는 내게 기도에 목말랐던 구역 식구들은 통 성기도를 원해 통성기도를 시작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우리는 울면서 거의 몇십분을 기도했으며 우리의 통성기도는 그칠 줄을 몰랐다. 정말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목사님도 안 계시고 교회도 없는 이곳에서 나를 통해 말씀을 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에 감사와 눈물만 나왔다. 정말 완성된 설교가 없음에도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 통성기도가 잦아들 즈음 마무리 기도로 구역 식구들 가정마 다 남편과 자녀들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기도하고 주기도문으로 처음엔 암담했던, 미완성이었던 설교와 예배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가운데 마쳤다.
예배 후 영준아빠와 같은 회사의 주재원 아내가 예배는 원치 않지만 점심은 우리와 함께 하기를 원해서 예배 끝나는 시간, 점심먹을 시간에 온다고 한다. 아마 한인들이 적은 이곳에서 매주 구역예배로 모이는 우리와 함께 하고픈 마음이었나보다.
그래 처음에는 다 그렇게 시작하는거야. 일단 매주 예배 후 점심을 같이 먹으며 열심히 기도해서 결국 예배도 함께 드릴 수 있기를 소망하며 우리는 새 멤버를 환영하기로 했다.
조금 있으니 애기 엄마가 루마니아에 놀러 온 친언니와 함께 왔다. 우리는 처음 만났지만 흑심을 품고(우리와 함께 예배드 리기 원하는 마음) 엄청 환영하며 영준엄마가 점심으로 준비한 월남쌈과 전, 가지무침 등을 맛있게 먹었다. 이후의 시간은 한국 아줌마들의 즐거운 수다타임. 예배도 즐겁지만 수다도 즐겁다. 오늘 모든 얘기의 결말은 새로 온 애기 엄마(세희맘)와 함께 예배드리고 싶다는 귀여운 강요?와 협박 으로 이어졌고 강요 덕분인지(하나님 은혜로) 예배는 참석하지 않아도 매주 예배후의 점심은 함께 하기로 했다.
“아멘 , 할렐루야 !!!”
모두들 즐거운 수다로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작년의 힘들었던 일이 생각났다. 루마니 아에 오기 전 시어머니의 입원, 큰 아들과의 갈등, 매일 과외,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음에도 악으로 깡으로 하나님께 매달리 며 새벽마다 기도한 시간들, 지금 생각하니 하나님은 루마니아 의 구역장을 위해 그 힘든 일을 통해 인내하는 법, 기도하는 법, 사람을 바라보지 않고 하나님께 매달리는 법을 배우게 하 시고 훈련시키셨나보다.
그때는 너무 힘들어 입을 열면 하나님 원망할까봐 입술을 깨 물곤 했었는데, 왜 이런 어려움이 있는지 이유를 알지 못해 힘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매달리려고 얼마나 노 력했었는지, 그런데 그 모든 일이 하나님의 계획이라니, 섭리라 니, 아마 지난날의 어려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구역장은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어려움을 통해, 연단을 통해, 고난을 통해 기도하게 하시고 인내하게 하시고,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시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하나님은 나에게 있어 고난이 목적이 아니셨던 것 임을, 하나님의 일에 쓰임 받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임을, 그래 서 고난과 연단이 내게 필요했던 것임을...
앞으로 내게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이제는 걱정 과 염려보다는 설레임과 기대로 하나님 시나리오, 하나님 연출 에 캐스팅 된 것으로 알고 작가가 어떤 스토리로 전개해 나갈 지 알 수는 없지만 도중에 그만두고 싶지는 않다, 자연스럽게 선교사님이 오심으로 인해 그만두는 것은 괜찮아도 나의 교만 이나 부족함으로, 그릇이 작음으로 인한 그만둠은 싫다.
하나님 연출, 하나님 작품의 주인공을 계속 하려면 첫째도 하나님, 둘째도 하나님, 셋째도 하나님, 늘 나를 낮추고 온전히 하나님께만 영광돌리는 삶, 이것이 비결이겠지.
오늘도 열심히 하자, 연출가 맘에 들도록...
아자 아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