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아리랑'에서 '물망초'까지의 전략
외관으로 보는 첫인상의 중요성은 만고불변이다.
디자인을 먼저 보는 상품은 물론
고금을 막론하고 사람 평가도 신언서판身言書判이다.
(이 점에서 나는 참으로 용케 70여년을 기 안 죽고 살았다.ㅋㅋㅋ)
= 일화는 사진(수필 <아빠의 권위> 부분) 참조
문학작품인들 예외랴.
요체는 첫인상!
첫 행에서부터 유혹해야 독자가 관심을 보인다.
시작이 성패를 좌우한다.
우리 시조시인들의 작품은 대부분 정제된 좋은 글이 많다.
그런데 詩作에서 좀 점잖고 고지식하다.(사실 시조가 역사적으로 매우 그렇긴 하다!)
문제는, 발랄한 현대 독자가 대상이라는 점이다.
좀 더 발랑거리고 까불어 보자. ㅋㅋ
(사실 까불어 봤자 정형적 서정 - 자유시의 발끝도 못 따라간다.)
*독자 유혹은 제목이 더 중요하지만 여기서는 첫 행만을 주제로 삼겠다.
소설 구성법의 <발단>과 같다.
발단의 기능 = “작품의 방향 제시”와 “독자의 관심 유발”.
긴 글인 산문에서는 필수요소인데 시에서는 소홀했다.
그러나 지금은 3초 채널 시대!!!
석 줄을 읽어 줄만큼의 인내력도 어려운 시대다.
그래서
<'밀양아리랑'으로 시작하며 '물망초'로 끝내기 전략>이다.
‘날 좀 보소!!! ~~~~~ 勿忘草Forget Me Not’
유혹으로 시작해서 여운으로 끝내기 전략인데
소설과 수필에서는 매우 중요한 작전이다.
짧은 시에서는 마지막의 ‘여운’까지는 의식 안 해도 될 듯.
내 작법에서
낯선 독자가 최소한의 매력(!)이라도 지니도록 고심한 始作 & 詩作을 예시하겠다.
(내딴엔 모두 그렇게 하고 있지만 능력 부족으로 좀 잘 된 것만 골랐다.)
*제6시조집 [당신의 강](2020.북랩)에 과감히(!!!) 실었던 서시序詩.
= 한 권 시집 전체의 구성도 이런 요소를 신경 썼다.
서시 : <땡처리 시정 –낙동강․467>
내 읊는 낙동강 시도
전립선염 앓나 보다
물줄기도 시원찮고 양도 변변찮아
강인 척 축 늘어져서 밭고랑만 더럽힌다
새 물도 솟지 않고 고인 물도 탁해진 강
땡처리 마음먹고 강둑까지 헐었는데
바닥은 마르지 않고 찌적찌적 물 고이네
박수칠 때 붓 놓으면 품절品切 걸작 남겠지만
마른 강도 강이랍시고 찔끔, 찔끔, 솟는 맹물
펜으로 바닥물 찍어 땡처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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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하면 독자 관심이 크게 두 부류가 될 것이다.
1. 이 시인 기발하네. 어떤 시를 썼을까?
2. 서시부터 뭐 이딴 것을 실었노? 내용도 이런 시냐?
그래서 첫 수록 작품은 이것을 선택했다.
<꽃이 얄밉다 –낙동강․523>
꽃은 참 얄밉다
너무 예뻐 얄밉다
뻣뻣한 가지 끝에 생뚱맞게 아름다워
해마다 다시 피다니 그것이 또 얄밉다
해 저무는 황혼 무렵 강가에 서서 보니
유구한 물굽이도 한 번 가면 못 오는 길
그 물 위 동동 떠가는 저 꽃잎은 더 얄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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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안 읽을래???
하면서 엮었다. 그래도 안 팔린다. ㅠㅠㅠㅠㅠ
어쨌든 <밀양아리랑>의 전략과 연관된 근년의 작품에서 첫 행만 추려 보겠다.(모두 3연 이상 연시조)
<강江이 쓰는 시詩 -낙동강․415>
강물은 흐르면서 일 년 내내 시를 쓴다
<만어사萬魚寺 -낙동강․417>
낙동강 물고기가 산에는 왜 앉았을까
<고목-낙동강․476>
상처도 곱게 아물면 예술이 되는구나
<통나무 의자-낙동강․486>
세상의 외진 길에 의자 하나 놓여 있다
<을숙도 물길 –낙동강․514>
노인네 발걸음은 / 저리도 더디다
<탯줄 끊기 –낙동강․542>
인연은 여기까지 / 모질게 끊어야 한다
<어머니 아내-낙동강․545>
어머니가 낳았어도 엄마는 내게 없다
<내 가죽이 찢어졌다 –낙동강․549>
아차! 한눈팔다 / 낫에 발등 찍혔다
<미워하면 지는 거다 –낙동강․562>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 아니지, 희망이지
<강의 언어 독해법-낙동강․563>
강의 언어는 동사로만 말을 한다
<풀등-낙동강․565>
너도 그렇구나 / 모난돌이 정을 맞지
<묵은지 –낙동강․566>
오래 사귄 사람들은 묵은지 맛이 난다
<문풍 낙엽 –낙동강․570>
바람에 휩쓸리는 신발들 어지럽다
<직진하는 물살이 곡선의 길을 만든다 –낙동강․576>
물은 흐르면서 직진의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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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직진하는 물살이 곡선의 길을 만든다 –낙동강․576>
무슨 의미일까?
독자와의 소통에 실패?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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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추신 === 관심 가져 주시는 분들께 <시조 신령님>의 축복을!!!!!!
첫댓글 7개의 시퀀스구조
1.사건을 통해 주요 등장인물들을 한번씩 보여준다
2.주요 등장인물들의 과거를 이야기한다
3.첫번째 갈등이 일어난다
4.세번째시퀀스와 다섯번째 시퀀스를 이어주는 시퀀스
5.두번째 갈등을 통해 결말을 향해간다
6.결말
7.반전
대본쓸때 만이 쓰는 작법인데 선생님의 첫문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생각과 좀 통하는 부분이 잇는것 같습니다..
7개의 시퀀스구조를 가지고 한두편즘 대본을 만들면서 작법을 체화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한시의 기승전결 구조를 떠올리게 됩니다..
칠개의 시퀀스구조는 할리웃에서 개발햇다고 하는데 왜 한시의 구조가 떠오르는 지 모르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