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8.26.(토)
3회 장수 한우랑사과랑 전국자전거대회
새벽에
지난해 10월 장안산 영취산 라이딩했을때 우연히 2회 장수산악자전거대회 코스를 일부 경유하게 되었다. 잊고 지내다가 올해 6월 주화산 라이딩 때에 우리 카페에서도 다양한 자전거 경험을 위해 자전거대회에 참가해보자는 의견이 있어 접수 기간에 맞춰 4명이 신청하게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접수 기간이 많이 남아서 여유를 부리다가 신청을 못 하게 되었죠.
이번 정기라이딩은 장수 자전거대회에 응원하러 다녀왔습니다.
이른 새벽 출발시간에 맞춰 자전거는 집에 두고 옷만 챙겨입고 집합 장소에 나섭니다.
그런데 지난 밤부터 출발 시각까지 우리에게 많은 사정이 발생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배탈로 아침이슬 형님이 대회 참가를 못 하신다고 하시고, 작은거인님은 야간라이딩 낙차로 목발을 짚게 된 것입니다.
만산홍엽, 작은거인, 백호, 삼다리 차량에 탑승해서 캄캄한 새벽에 장수로 출발합니다.
분주한 대회장
갑자기 차량 지원하게 된 작은거인님은 골반이 다쳤는데도 운전까지 해서 시간에 늦지 않게 대회장에 도착했습니다. 한낮에 얼마나 더울려고 대회장은 안개가 가득합니다. 번호표와 기록 칩을 받아와 몸과 자전거에 부착하고 긴장을 떨치려고 기념 촬영합니다.
3회를 맞는 장수자전거대회는 로드 400명 MTB 300명 여성분 300명을 선착순으로 신청받았다고 합니다. 매번 정기라이딩에 대여섯 명만 참가하는 우리 카페에 비해 1,000명이나 되는 라이더와 푸른 잔디 위에 서 있으니 파이팅이 절로 납니다.
아침이슬형님이 주신 드링크도 마셨겠다 힘내서 파이팅!
대회에 참가하면 좋은 점.
280렐리 외에 다른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것 같다. 자전거 경기를 치르는 것만큼 한 번에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드물다고 합니다. 이번 대회는 88km 도로 경기라고 합니다. 도로 경기는 매우 특별한 기술들을 필요로 하므로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사전 답사로 힘의 분배 조절 능력, 업힐다운힐 전략 등등. 대회에 참가하다 보면 기술이 향상될 수 있고, 저절로 자신의 한계점을 알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직접 보며 자신의 진짜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으며 자신의 자전거 성능까지 체크 해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비용이 든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요.
출발 전 두 명의 선수님! 아직은 약기운(드링크)이 남아여유가 철철 넘치십니다.
사실 드링크는 저하고 작은거인님만 마셨나요?
준비 탕! 로드 츨발
팡 파라 팡!
축포와 함께 오색종이가 날리면서 로드-MTB-여성분들 순으로 출발합니다.
두 분 안전하게 라이딩해서 완주하시길.
출발 후 약2.5km 장수군내 퍼레이드를 하고 계측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장수군은 해발 400m 정도의 고산지대라서 다운힐과 업힐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대회코스라고 알려졌는데요.
1차 보급소인 35km를 지나 무룡고개를 넘어가는 업힐구간이 가장 힘들것으로 예상됩니다.
적절한 힘의 분배로 운영을 잘하셔야 합니다.
8시. 선수들이 출발하고 몇몇 대회 관계자들만 남아 있는 운동장은 조용합니다.
맛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주겠다고 했는데 이 시각에 영업하는 카페가 있을까요?
이리저리 방황하다 운동장 맞은 편에 있는 의암루로 이동합니다.
누각에 앉아 있으니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시원한지 가을인가 착각했습니다.
누군가 다가오더니 말을 붙입니다.
전주에서 오신 중년 여성 분입니다. 남편은 대회에 출전하였고 1박2일로 여행 하신답니다.
연랑, 전주패달질 카페에서 활동하는 남편이 자전거에 푹 빠져 있다며 1시간여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고 갑니다.
그러면서 논개활공장에 꼭 가보라고 권합니다.
개인적으로 고도가 낮아보여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네요.
도착.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두 분 3회 장수자전거대회에 최고의 실력으로 무사히 완주하셨습니다.
비교 전적이 없으므로 내년에 참가할지 미지수지만 아무튼 지금까지 개인 최고의 성적입니다.
마침내 대회를 마치고 힘든 시험을 통과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얼마나 피로한지 배급되는 도시락을 마다하십니다.
밥이 대숫니까? 샴페인 대신 여기 시원한 맥주 대령했사옵니다,
88km를 완주하고 느끼는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비할 수 없을 테지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경품 추첨이 다 끝날 때까지 휴식하다 집으로 떠납니다.
그 많은 경품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됩니다. 짠해서 우이할꼬?
그려! 그 비싼 전기자전거 경품으로 당첨되어도 저걸 어떻게 가져간대?
내심 걱정이었다는 백호님의 농담 소리에 한바탕 웃어봅니다.
팥빙수 VS 스트레스 VS 하고 싶던 말
평소 마다했던 만산홍협님이 커피를, 달콤한 팥빙수는 백호님이 주문하네요.
마침 집으로 가는 도로 옆에 개업한지 따끈한 카페에 들렀습니다.
2층의 직사각형 창으로 남덕유산이 조망됩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양면성이 있습니다.
자전거가 항상 즐겁고 유익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극히 조심스럽지만, 그 얘기를 꺼내 봅니다.
모처럼 장거리 라이딩을 나왔다가 어느 장소에서 출입 금지당하면 스트레스가 됩니다.
MTB를 타는 우리에겐 덜 하지만 통행량이 많은 공도에서의 차량은 위협적입니다.
이번 주는 어디로 갈까 하는 코스 설계와 함께 식사 시간에 맞춘 맛집, 라이딩 전체 시간을 계산해서 여유로운 커피 타임을 가질 수 있는 카페를 찾아보는 것은 즐거움이자 행복이지만 스트레스일 것입니다.
정기라이딩 장소가 정해지면 몸 상태를 점검해보고 근육경련을 대비해 훈련도 해보고, 정비 공구도 챙겨두고, 행동식은 뭘 준비할까, 라이딩의류는 어떤 걸로 입을까 하는 고민은 분명 즐거움이자 설레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전 가지고 있는 옷들을 염색약으로 염색을 해버렸고(쭈글거려서 잘못됐지만), 비싼 선글라스는 분실하게 될까 봐 엄두도 안 내고요, 식당에서 밥 먹을 때도 헬멧과 배낭을 메고 있지요. 고민을 덜려고요.
그렇게 해서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라이딩을 마무리하면 그 즐거움은 배가 되지요.
그러나 예상 밖의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지요.
갑자기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게 싫지만….
카페 활동하면서 스트레스받는 일들을 각자 가지고 계시겠지만, 저로서는 라이딩 마치고 후기를 작성하는 게 부담스럽네요.
스트레스는 일종의 불만에서 시작된다고 하는데, 사진 정리와 후기 작성이 시간이 많이 소요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사진은 적당히 찍고, 글도 대충 올려서 마무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나의 행복이 타인의 고통이 될 텐데.
그 선을 잘 타 나가는 중도의 기술이 저에게는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 정기라이딩을 마무리하면서 각자 정신적 혼란이 왔을 거로 생각합니다.
제가 모든 것을 해아릴수는 없지만 불만을 잘 다스려 즐거움이 가득한 자전거 활동이 되었으면 합니다.
첫댓글 이번주는 라이딩 어디갈까 궁금했었는데 갑자기 대회 나가서 깜놀 했습니다. 잘 다녀 오셨다니 다행입니다. 작은거인님은 어쩌다가 목발을 집으셨나요 ㅠ 많이 다치신건가요?
깜놀 하셨다니 소통이 조금 부족한듯 하네요ㅜㅜ
저는 야라중 낙차를 했고
부러진곳은 없고 타박상으로 걷기 불편해서 목발을 집었어요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습니다
걱정 감사드립니다^^
자전거대회에 별다른 매력은 없지만 다양성측면에서 참가하였습니다
많은 고수들의 라이딩실력을 보면서
열심히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은
긍정적인 면인듯합니다~
삼다리님과 작은거인님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중도의 기술
저 역시도 필요한 일인듯 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아침이슬님 쾌유를 빕니다
무탈하게대회일정을마무리해
다행입니다~
이슬형님과작은거인님의
빠른쾌유를빕니다
한동안 못뵌 사이에 여러 일들이 있으셨네요~ 쾌차 하셔서 안장 위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올해는 유난히 토벙하고 맞는날이 드물어서 자출족이 되었네요 ㅎ
항상 안전운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