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엄경_8.2. 중생의 뒤바뀜과 세계의 뒤바뀜
[중생의 뒤바뀜]
아난아! 무엇을 ‘중생의 뒤바뀜’이라고 하느냐? 아난아! 성품이 밝은 마음의 밝고 원만함으로 말미암아, 밝음으로 인하여 성품을 발하고, 그 성품에서 허망하게 보는 것이 생겼나니, 마침내 없음에서 있음을 이루었느니라.
있음과 있는 대상이 원인도 원인되는 것도 아니므로, 머무름과 머무르는 대상의 형상은 분명히 근본이 없거든, 이 머무름이 없음을 근본으로 하여, 세계와 모든 중생이 이루어지느니라.
본래는 원만하게 밝던 것이 혼미해져서 허망함이 생겼으니, 허망한 성품은 본체가 없는 것이어서 의지할 바가 아니니라. 장차 참됨을 회복하고자 하면, 참되고자 함이 이미 참다운 진여의 성품이 아닌데, 참이 아닌 데서 회복하기를 구하면 틀림없이 상이 아님을 이루게 된다. 생김이 아님과, 마음이 아님과, 법이 아님이 점차적으로 발생하여, 생기는 힘이 새로 나고는 그것이 훈습하어 업장이 이루어지고, 같은 원인이 서로 감응하여 감응하는 업인이 있게 되어, 서로 사라지고 서로 생겨나니, 그로 말미암아 중생의 뒤바뀜이 생겨느니라.
[세계의 뒤바뀜]
아난아! 어떤 것을 ‘세계의 뒤바뀜’이라고 말하느냐? 있음과 있게 되는 것으로 나누어짐이 허망하게 생기고, 그로 인해 세계가 성립된다. 원인도 원인되는 것도 아닌 것이 머무름과 머무르게 되는 것이 없어서, 바뀜이 쉬지 않고 흘러 머물지 않으므로, 그로 인해 세계가 성립되나니, 삼세와 사방이 화합하여 서로 교섭하므로, 변화하는 중생이 열두 가지 종류를 이루느니라.
그러므로 세계가 움직임으로 인해 소리가 있고, 소리로 인하여 물질이 있고, 물질로 인하여 향기가 있고, 향기로 인하여 접촉이 있고, 접촉으로 인해 맛이 있고, 맛으로 인해 법을 안다. 여섯 가지 어지러운 허망한 생각이 업장의 성품을 이루는 탓으로, 열두 가지 구분이 그로 말미암아 굴러 돌아간다. 그러므로 세상의 빛과 소리와 향기와 맛과 접촉과 법이, 열두 번 변함을 다하여, 한 바퀴 돌곤 하느니라.
[열두 가지 중생이 생긴 원인]
이렇게 굴러 도는 뒤바뀐 형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므로, 이 세계에는, 알로 태어나는 것, 태로 태어나는 것, 습한 데서 생기는 것, 화해서 생기는 것, 형체가 있는 것과 형체가 없는 것, 생각이 있는 것과 생각이 없는 것, 형체가 있는 것이 아닌 것과 형체가 없는 것이 아닌 것,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닌 것과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닌 것이 있느니라.
아난아! 세계에서 허망으로 윤회하는 움직임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기운과 화합하여, 날고 잠기는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었다. 그러므로 알로 태어나는 갈라람이 국토에 흘러 변하여, 고기나 새나 거북이나 뱀과 같은 종류가 가득차게 되었느니라.
세계에서 여러 더러움으로 윤회하는 애욕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촉촉함과 화합하여, 가로로나 세로로 된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었다. 그러므로 태로 태어나는 알포담이 국토에 흘러 변하여, 사람이나 축생이나 용이나 신선과 같은 종류들이 가득차게 되었느니라.
세계에서 집착으로 윤회하는 취향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부드러움과 화합하여, 잦혀지고 엎쳐진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었다. 그러므로 습한 모양의 덩어리가 국토에 흘러 변해서, 움츠리거나 꿈틀거리는 종류들이 가득차게 되었느니라.
세계에 변하여 바뀜으로 윤회하는 바뀜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접촉과 화합하여 새롭거나 오래된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었다. 그러므로 화한 모양의 갈남이 국토에 흘러 변해서, 허물을 벗거나 날아다니는 종류가 가득차게 되었느니라.
세계에 걸림이 있는 형태로 윤회하는 막힘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나타남과 화합하여, 정밀하고 빛나는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었다. 그러므로 형체가 있는 갈남이 국토에 흘러 변화해서, 길하거나 흉한 정명과 같은 종류가 가득차게 되었느니라.
세계에 없어지고 흩어짐으로 윤회하는 미혹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어두움과 화합하여, 그늘지고 감추어진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었다. 그러므로 형체가 없는 갈남이 국토에 흘러 변해서, 공중에 흩어지거나 가라앉아 없어지는 종류가 가득차게 되었느니라.
세계에 형상이 없는 것으로 윤회하는 그림자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기억과 화합하여, 잠겨 맺히는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었다. 그러므로 생각이 있는 갈남이 국토에 흘러 변화해서, 신이나 귀신이나 정령과 같은 종류가 가득 차게 되었느니라.
세계에 우둔함으로 윤회하는 어리석음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완고함과 화합하여, 마르고 딱딱한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생각이 없는 갈남이 국토에 흘러 변화해서 정신이 화하여, 흙이나 나무나 쇠붙이나 돌이 되는 종류가 가득차게 되었느니라.
세계에 서로 기다림으로 윤회하는 거짓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더러움과 화합하여, 기대고 의지하는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형체가 있는 아닌 것이 형체를 이룬 갈남이 국토에 흘러 돌아서, 모든 수모 등이 새우로 눈을 삼는 종류가 가득차게 되었느니라.
세계에 서로 끌어들임으로 윤회하는 성품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저주와 화합하여, 불러들이는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형체가 없는 것이 아닌 것이 형체가 없는 갈남이 국토에 흘러 변해서, 저주하거나 생을 싫어하는 종류가 가득차게 되었느니라.
세계에 허망한 것과 부합되어 윤회하는 그물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다름과 화합하여, 서로 돌아가는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닌 것이 생각을 이룬 갈남이 국토에 흘러 변해서, 나나니 등과 같이 바탕이 다른 것끼리 서로 이루는 종류가 가득차게 되었느니라.
세계에서 원수가 되어 서로 해치면서 윤회하는 살생의 뒤바뀜으로 말미암아, 괴이함과 화합하여, 부모를 잡아먹는 팔만 사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닌 것이 생각이 없는 갈남이 국토에 흘러 변하니, 마치 올빼미 등이 흙덩이를 품어서 새끼를 까며, 파경조가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를 품어서 새끼를 만드는 것과 같으니, 세끼가 자라면 부모가 다 잡아 먹히는 종류가 가득차게 되었느니라.
이상의 것을 중생의 열두 가지 종류라고 이름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