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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詩文學사화집 17
박제된 시간을 풀고
강 남 주
강 정 화
고 훈 실
김 인 권
김 지 숙
배 기 환
백 영 희
송 인 필
윤 정 숙
이 몽 희
이 병 구
이 혜 화
장 동 범
조 민 자
조 영 희
최 지 인
탁 영 완
한 경 동
강 정 화
한계령·1
한계령·2
다시 낙산사에 가니
봉정암 가는길
고 훈 실
순창을 지나며
오월
나이키
김 지 숙
박새단상
섬초롱 아낙
푸른 토마토
봉창문
민들레
배 기 환
가을
海, 고흐를 생각하며
사향思鄕
섬, 비토
백 영 희
동백꽃이 아프다
석류
전화
성지곡의 봄
죽음이 지나간 자리
송 인 필
고흐 이미지
고흐 이미지·2
고흐 이미지·3
고흐 이미지·7
고흐 이미지·8
이 몽 희
독목교獨木橋
수평선
江二題
향수
배초록 원장님
이 혜 화
한림일기·1
한림일기·2
한림일기·3
한림일기·4
장 동 범
경칩 근처
매미
귀뚜라미
설악산 다람쥐
길 고양이
조 민 자
누군가가 이름을 불러주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몰운대의 바다
시詩나무
일출
화살
조 영 희
섬에서
들채 굿
염개 개펄에서
수단화
섯달에
최 지 인
마흔 다섯의 저녁
길가 옛집
바람이 전하는 말
여름 낯꽃
가을을 걷다
탁 영 완
人生經一讀(0)
人生經一讀(8)
人生經一讀(9)
人生經一讀(13)
시차극복
한 경 동
별의 바다에서
죽절竹節·13
낙과落果·1
낙과落果·2
낙과落果·
강정화
1985년 월간 <시문학> 등단
시선집『세상속의 작은일』외 12권
제32회 한국시문학상 수상
E-mail: kjh4710@hanmail.net
한계령·1
다가가지도 않고 늘
높고 험난하다는 생각에 잠겨
혼자서 한계령 넘지 못한 팔불출
간다 못 간다 언제 갈까
허구 헌 날 망설이다
바람잡이 꼬드김에 휩쓸려
홀린 듯이 길을 나섰네.
긴 세월 동동거리며 혼자서
구불구불 천구비나 되는 산자락
제자리서 쥐었다 폈다 하다가
낡고 닳아빠진 오래된 생각 한 장
떨치고 덩달아 동승 한 덕분에
서너 시간만에 당도하고 보니
어처구니없는 발목 잡힌 한계
능선 넘고서 감탄하며 희죽 거렸네.
이토록 마음 하나 바꾸며
한계 없는 세상 살피기도 하련만
내 속에 한계 넘지 못하고
지난 날 나를 옭아맨
뭣이 나를 붙잡은 게 아니고
스스로 갇힌 두터운 올가미
허무는데 오래고 오랜 시간 흘렀네.
한계령·2
숱한 행렬 따라 오르며 땀 흘리는
느리지만 꾸준히 기어오르는 거북등
오르며 못 오를 이 없다하지 않던가
멀리서 거북바위보고 박수 보내며
남들 보다 뒤늦게 당도한 나를 보네
산 식구들 융숭한 손 내밀며
“그럼 그래야”하며 등 떠밀어 주며
40여년 휴식년 마친 늠름한 모습
신령스런 운해로 뒤덮인 채
오색 맛 달디 단 차림으로
고달픈 갈증 가시게 하더니
108 계단 너머 가파른 능선
설악루에서 지친 짐 내려놓으라던
시원 시원한 바람들이
마당 바위 틈서리에 자란
키 작아도 장대한 자태 뽐내는
소나무 정자아래서 옷 벗게 하더니
대청봉 올려다보며 나눈 눈인사로
맘 내키며 몇일 묵어가라던 당부
달빛 모셔놓고 누운 바람과 취하여
하얗게 밤 지새우며
신선놀이 하자며 발목 부여잡네.
다시 낙산사에 가니
봉정암 가는 길
우리 땅에 부처님 자리로 제일 높은
봉정암은 아무나 갈 수 없다 하오
신심이 두텁거나 산을 잘 타던가
아니며 건강과 정신력이 받쳐져
멀고 험한 길 인내력 이겨 내어
길 멀어 남쪽서는 당일로 어려우니
길 나서기 어렵다는 강원도 첩첩 산길 돌다
날 저물어 백담사에 하루 밤 묵을 요량이거든
잊지 말고 꼭 독립 운동가요 민족 시인이신
만해 큰 스님 마음으로 간절히 불러 보다
행여‘님의 침묵’한 연이라도 떠오르거든
뒤척이는 잠결에라도 암송하다 보면
적멸보궁 봉정암 반쯤 온 것 틀림없구려.
전 대통령 거처했던 곳으로 이름 날려
유명세로 북적이는 절 마당에서
씁쓰레하고 거추장스런 기억들 헹궈내고
부디 시인 큰스님 계셨던 도량으로 기억하며
나누어 주신 주먹밥 달게 요기하고는
부지런한 걸음으로 산길 가다가 오르며
들숨 날숨 삼키고 깔딱 고개 넘어
허리 펴고 바라본 운해에 당도하며
사방의 경치 천하일품 장관이라
흘린 땀만큼 질펀히 펼쳐진 진경
부처님의 가피에 감복하며
과연 절멸보궁 찾은 환희심
우리 땅에 제일 높아 합장 올린 봉정암이구려.
고훈실
2010년 월간 <시문학> 등단
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서문예 동인
E-mail: Kosu89@hanmail.net
순창을 지나며
길섶에 핀 애기똥풀에서도
고추장 익는 냄새가 난다
골 깊은 바람은
두엄 썩힌 구덩이에
시나브로 눌러 앉았다
그림자 짙은 장독 항아리에
낯 익은 햇살이
앉았다 간다
구름 한 점 풀 한 포기 황토 한 줌
부글부글 괴어 올라
한 뚝배기의 맛이 되는
보랏빛 등꽃이 바람에 삭는다
알맞게 뜬 메주를 메단다
큰 들판이 굽은 등을 펴고
육자배기 가락을 흥얼거린다
놋주발 가득
쌀 밥을 푼다
오월
나이키
꿈에 달이 걸렸다
파란 바탕에 흰 초승달
칼처럼 날카로운 달의 메스
모두들 나이키라 부르는
아이들이 탐내는 그것
거리는 온통 낮에 뜬 달이다
아스팔트 바닥이 희번덕 거린다
엄마가 사 오신 운동화엔
초승달이 아닌 삼지창이 뚜렷하다
둔한 세 날이 나이키로 변신하는
꿈을 밤새 휘적거렸다
무거운 꿈 내려 놓은 아침
책상 위에 가지런한 조선 나이키
충혈된 눈 적시며 나를 본다
김지숙
2003년 월간 <시문학> 평론 등단
2002년『일제강점기 한국시의 자연에 관한 연구』문학박사 학위 수여
2005년 설송문학상 우수평론상
『푸른 솔숲 꽃이 되어버린 바람에게』시집 출간
다산초당논술국어전문원 원장. 신라대 출강
E-mail: kjsinfano@hanmail.net
박새단상
산성마을 공방터 커다란 함지박 속에는 눈도 못 뜨는 어린 박새
둥지가 있다.
어느 날 공방 큰 아씨가 불 꺼진 가마에서 어린 박새들의 힘없
는 울음소리 들었다.
불꺼진지 오래된 가마라 어미는 안심하고 그곳에다 둥지를 틀었
나보다
여섯 새끼 품던 어미 박새는 어디로 간걸까
공방 큰 아씨는 기름진 흙 속에서 실한 지렁이를 잡아다가 어미
의 부리인양 핀셋으로 지렁이 조각들을 함지박 둥지 안의 어린 박
새 입 속으로 톡톡 털어 넣는다.
저들의 먹성이 서로 다른지 어떤 놈은 몇 번 먹고 조용하고, 어떤
놈은 너댓번을 더 먹고도 응얼댄다.
공방 큰 아씨의 길고 하얀 두 손이 배부른 어린 박새들을 품으니
저들은 잠 길을 찾았는지 조용하다.
흙 가마 속에 둥지를 튼 어미 박새는 평소 공방 큰 아씨 성품을
알고 젖어미로 점 찍었을까?
사람도 쉬이 알아보지 못한 착한 천성을 그 놈이 먼저 알고, 제
새끼 소롯이 떠맡기고는 먼 길 떠나 다시는 오지 않는다.
섬초롱 아낙
푸른 토마토
모두가 떠난 철거예정 낙동강변
서리 맞아 시꺼먼 환삼덩굴 속에서
철새알인양 애써 숨기며
철없는 생명 키우는 너를 만났다
삶이란 내동댕이칠수록
상처 없이 살아남아야 강하다
아니 멍투성이 너로 충분하다.
뿌리는 끊어지고
줄기만 손에 닿은 너의 아랫도리에는
올망졸망 푸른 알이 슬어
제 무게 이기지 못하고
비스듬히 누운 들녁에서
이슬만 받아 붉은 세상 꿈꾸는
너는 푸른 토마토.
봉창문
그 집 아래채에 대문 밖이 보이는
얼기설기 엮은 봉창문 하나 있었다.
방주인은 자주 그 봉창문을 열었다.
손바닥만한 봉창문에 햇살이 들어오면
아이들은 서로 밖을 보려고
작은 얼굴을 쏙 내밀고 햇살과 인사하곤 했다.
어른 둘 누우면
꼭 맞는 아래채
여섯 식구 옹기종기 살을 맞대며 살던 순이네.
겨울이면 누룽지를 마시고
여름이면 국수를 끓여 먹고
아이들이 자라
온 식구가 함께 방안에서 앉을 수 없자
엄마는 여름 햇살처럼 늘 마당에 서성이고
제일 큰 언니는 반쯤 툇마루에 바람처럼 서서
끼니를 때우던 순이네.
옷 한 벌을 사면
다섯 형제 내리 입어
막내가 입을 즈음 옷인지 걸레인지
너무 어려서 부끄러운 줄 모르던 순이는
그 옷을 입고 동네를 온종일 뛰며 놀았다.
지금도
흑백사진 속에는
손바닥만한 봉창문에 비치는
햇살 한 줌으로 배가 부른
순이네 여섯 식구가 나란히 서 있다.
민들레
배기환
1997년 월간 <시문학> 등단
부산문협 시분과 위원장, 문학도시 편집위원
제15회 부산문학상 본상
제14회 한국해양문학상 공모 우수상 당선
<시와 사상> 편집 동인
시집『전생을 굽다·1』『전생을 굽다·2』『바람의 화석』외
E-mail: janggang127@yahoo.co.kr
가을
밤새 섬을 주무르고 있던
어둠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사이 날이 밝았다
어제 밤 꿈속에선 전생에서부터 곧장 나를 따라온 듯 한 거대한
공룡 한 마리가 눈앞에 섬 하나를 물어다 놓더니
바람은 그의 억센 팔뚝으로 무작정 주위를 쥐어박기 시작하고
섬의 가장자리엔 용암처럼 열기가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그것은 아무래도 차갑고 긴 밤을 삭여온 햇살이 정오를 기점으로
한창 그의 속을 태우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선착장엔 또 한척의 파도가 팽팽하게 목울대를 당기며 울고 있
었다. 해마다 가을이 오면 바닷가의 길목을 걷고 있던 기억들은
멸종된 파충류의 화석처럼 허리를 구부리고 삶의 여백 속으로
꾸역꾸역 다가서기도 한다.
비정규적으로 섬 주위를 서성거리던 안개가 안전거리를 무시하고
지난계절의 기억들을 하나하나 지우기 시작하였다.
그렇다, 언어의 내밀한 눈빛과 행보는 늘 고독한 것이지
시선視線을 휘 두른다
海, 고흐를 생각하며
사향思鄕
물길을 열면 용궁龍宮이 보이고 용궁을 열면 용왕님 볼 수 있다
는 남해바다 어디쯤 어쩌다 용왕님 몹쓸 병에 걸려 토끼의 싱싱한
간肝을 꺼내먹으면 거짓말처럼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마음씨 고운 자라가 토끼의 간을 구하기 위해 그 느리디. 느린 행
보로 천신만고 끝에 어디서 간신히 토끼를 꾀어왔지만 이를 눈치
챈 토끼, 비호飛虎처럼 그만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는 별주부전이
야기 같은 풍광 좋은 섬이 있는데,
그러나 그 섬도 육지와 내통하는 다리가 만들어지고부터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한 횟집들이 다투어 신선한 바다‘모둠회’로 막
쓸어내고, 낮술에 취한 노래방도 덩달아 신명이 나서 목이 잔뜩
쉬어있단다. 자라가 토끼를 꾀듯 어디서 인어처럼 젊고 예쁜 여자
들만 골라 꾀어온‘러브 모텔’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황홀한 사랑
연습만 하며 잘들 놀고 있다는데 그런데도 어찌된 일인지 지금까
지 토끼처럼 줄행랑을 치는 여자는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단다.
이를 못마땅하게 지켜본 용왕님도 노怒한 것일까.
언젠가 한번은 태풍과 해일을 시켜 다리가 무슨 죄가 있다고 그
다리발을 사정없이 분질러버린 적이 있었다는데 그 후론 한때 잠
잠한가 싶더니 지금은 아예 태풍 할아비가 와도 끄떡없도록 단단
한 철근 콘크리트로 다리를 다시 만들고 또 그 짓들을 계속하고
있다는데, 절 싫으면 중 떠나듯 이제 용왕님도 그 섬 영원히 떠나신
것은 아닐지.
*경남 사천시 서포면에 있는 섬.
백영희
1994년 월간 <시문학> 등단
부산시인협회 부회장
시집『물속에서 하늘보기』외 1권
E-mail: mearibyh@hanmail.net
동백꽃이 아프다
새벽에 하얀 꽃들 세상을 점령하다
동백꽃 투명의 눈빛 꺼낸 순간
얼음의 지문이 박혀
동박새 울음들 널려 있다
하얀 꽃에 붉은 몸 숨기며
온몸으로 퍼 올리는 봄의 기운
눈을 감고 뒤꿈치를 높여 숨을 멈춘다
바다에 뒤엉킨 바람
하얀 마음의 달콤한 말에
햇살가지들 혼자
열정의 손짓 보내고 있다
안으로 웅크린 동백꽃
바다 냄새에 몸을 기대며
삼월의 아픈 마음에 겹겹이 쌓인다
석류
토담 위 달빛은 더위에 옷고름 풀고
휘청거리는 가지에
바람이 조심스럽다
농익은 가슴 턱턱 터지는 붉은 소리
담장위에 걸터앉는다
석류 집 누나를 훔쳐보는
눈길 요란했던 여름날
살결을 열며 우드득 작살내는 까치 떼
석류 알이 쏟아지고
달은 심장까지 파르르 떨며
마음만 둥둥 말을 잊었다
붉은 수줍음에 새벽을 안고
사라진 누나
여름이면 깨지 않는 꿈 속에
하얀 모시옷의 박꽃으로 피어난다
전화
첫사랑이었다는 말에 전화를 끊었다
누군가의 가슴에 간절함으로 남은
기억을 뒤지다
눈을 감으니 희뿌연 줄무늬다
한번도 불지 않은 남풍에
베란다 문을 열었다
잡초 사이에 풀꽃이 보이며
바람에 따스한 햇살이 내린다
바닷가의 파도소리에
신열이 들떠 풍덩 손을 담가
시골국수를 건진다, 젓가락도 없이
벌거숭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파도가 다 들어준다, 파랗게 더 파랗게
울퉁불퉁한 창틀에 먼지를 닦으며
행여 남풍이 보일까
유리창을 닦는다
성지곡의 봄
삼월의 뼈 속에 바람의 헛발질로
하얀 꽃이 온 몸을 펼쳐
수원지에 피고 있다
지난 여름 바람이 멱 감았던 물위
흰 몸뚱어리 떼 지어 몰려와
세상을 하나의 색깔로 가두어
하늘빛 꽁꽁 얼어 있다
햇빛과 얼음사이 나무의 핏줄기들
따스한 눈빛 보내며
땅속에 뾰족한 입술 내밀어
봄을 빨아올린다
붉은 몸으로 다리를 하늘에 묶어
웃고 있는 놀이공원
아이들은 하얀 마음을 계곡에 끌고 와
까르르 봄을 풀어 놓는다
죽음이 지나간 자리
해초가 몸을 흔들어 소금을 토하는 소리
동백 숲은 봄을 불러
꽃망울을 터트린다
새들의 비명이 수상한 한낮
발자국 소리가 무섬증으로
푸드덕 갈색의 몸, 솔개는 하늘로 솟았다
그 아래 제 몸을 펼친 동박새
날카로운 울음을 말아지고
붉은 얼룩이 낭자하다
굶주린 새끼의 비명이 솔개의 귀 울음에
땅으로 몸을 꽂아
피빛 목덜미를 덥석 물고
봄빛을 쪼개며 사라진다
숭고한 죽음이 지나간 자리
배를 불리는 동백꽃
허방에 깃털을 뿌옇게 날리는 정오
송인필
1995년 월간 <시문학> 등단
부산작가회의 회원
시집『비밀은 바닥에 있다』
E-mail: ips3300@naver.com
고흐 이미지
강제수용소의 침묵 같은 해바라기, 창틀에 기대 있어요, 눈멀고
귀 먼 구름만 주사바늘에 꽂은 채 아직 서툰 무대에 서 있어요, 통
증처럼 아린 하늘에 신음하고 있어요,
밀밭과 옥수수 밭, 포도밭과 해바라기 밭에 까마귀 떼 몰려오고
있어요,
-당신에게는 눈물 냄새가 나요
당신에게 가는 모든 빛이 길을 짓뭉개고 있어요, 알콜솜에 젖은
내 손끝이 지워지고 있어요, 당신, 혀끝이 안타깝게 꽃술을 덧칠
할 때, 허공에 눈을 저을 때, 꿈은 기저기 배설물 속에 움트고 있
어요, 목구멍 풀칠이 급했던 당신, 뼈다귀들로 쌓인 새벽 병실, 주
사바늘에 목숨을 대고 있어요,
사랑해요, 당신
고흐 이미지·2
고흐 이미지·3
고흐 이미지·7
산야초 수북이 쌓인 소쿠리 옆에 놓고
약초 이파리 허공에 비추는 그
대충 씻어 말려도 될 것을
염천 바다에 앉아
한 잎 한 잎 티끌을 털어 낸다
수행하는 그의 등
불가마에 든다
햇볕 뜨건 데 자라는 기 약이 되요
이리 벌겋게 타도 속에는 진물이 뚝뚝 흐르요
여린 줄기 뚝 분질러 허연 진액에 혀를 대 본다
그가 품지 못했던 서른의 진물
도망쳐 나온 경계선 가까이에서 끊어진 진물
벌겋게 살 태우며
이 여린 줄기가 보듬어 주고 있다
그리운 이름 밖에만 살던 그
이름 없이 칼잠으로 누워 겨울을 나던 그
약초 줄기 속에서 뽑아내는 서른 살
빠짝 마른 땅, 타는 목숨 견디며 태운 속살
비로소 약이 될
슬픔 가려낸다
불가마를 빠져나온 그의 등
북쪽 지도가 백두대간으로
얼룩진다
고흐 이미지·8
정신병동 면회실
먼지가 된 경전이 앉아 있다
먼지가 된 출판사
먼지가 된 저자
한때 소리들로 가득 채웠던
경전의 귀 속에
삼촌!
울먹이는 딸애의 목소리가 박힌다
피돌기를 멈추고
히죽,
해독 어려운 문장
면회실을 깨우는 경전의 시린 무릎
먼지의 먼지의 먼지가 된
선근의 성전이 한 겹 더 쌓이는
순간,
우주 하나가 삼천대천세계를 빠르게 건너온다
한 경전이 이 생에 나를 면회 와서
내가 경전의 어깨를 감쌀 때
히죽, 수억 년 먼지가 된 경전이
형수님- 하고 나를 읽을 때
이몽희
1986년 월간 <시문학> 천료 등단
시집『둘이서 발 맞추기』외 4권
시 사진집『그림자에게』
독목교獨木橋
바람이 세면
내 등에 얼굴을 묻어라
넘어지면
삐걱거리는 내 등뼈를 끌어안아라
칼 든 자가 마주 오면
내 준엄한 살〔肉〕의 뒤로 숨어라
냇물에 새벽달 간다
그 정화수에 띄우는 나의 기도를 앞세우고
네 그림자 가고 있다
건너가면 돌아보지 마라
언제고 이 자리가 비는 날은
네 꿈을 거쳐
어느 강변으로 가리라. 다시 푸르리라
수평선
江二題
물
별은 무리를 지을수록
전설이 무거워지듯이
물은 모일수록
사랑이 커지는가 보다
하류로 갈수록
그 울음소리가
깊어지는 것을 보면
첫 얼음
밤새 마주보며 도란거리던
별들과의 이별이 아쉬워
토라진 새벽 강이
저렇게 큰 유리창으로
가슴을 닫았습니다.
향수
찢긴 거미줄 바람에 날리는
쑥대밭을 헤치고 나와
어머니의 차림으로
무너진 마루 끝에 서는
얼굴 없는 그림자 하나
누구냐고 물으니
너의 향수라고 입술을 달싹이며
나의 안
빈 벌판으로 걸어 들어온다
한 개 점이 되어
내 안의 지평으로 사라지는
오랜 그리움의 뒷모습
배초록 원장님
의젓한 배추 한 포기
파란 살을 찢어
수양아들딸 먹인다
살 속에 접어 넣은 푸른 하늘도
부드럽게 썰어서 먹인다
파란 살 푸른 하늘 먹은 애벌레들
날마다 그 가슴 파르스름해져 간다
아가들아 날아올라라
푸른 하늘을 마름질하여 날개옷 지어라
하늘은 하늘보다 높다
배추샘 배추 원장님 부르며 안겨들어
그의 살에 입술 대는 아이들마다
하늘 하나씩 꿈꾸게 하는
강호江湖의 고수 배초록 원장님
아무도 모르게 동방 어느 나라의 하늘
한 뼘씩 한 뼘씩 넓혀간다
이혜화
2001년 월간 <시문학> 등단
시집『열렬한 그대』
현) Spring 제조업체 운영
E-mail: vandy58@hanmail.net
한림일기·1
─ 한림정역 사상역 구포역 화명역 낙동강역 물금역 원동역을 지나면
낙동강 푸른물이 강변의 수초를 어루만지며 흐르고
삼랑진 철교도 현란한 조명이 도시스러운 야경
다음은 한림정역, 내리실 분은 잊으신 물건없이
안녕히 가십시요 정차시간은 3분이 되겠습니다.
한적해서 시골스럽던 간이역이 아니라
거대한 위용에 이제는 신식 엘리베이터까지
도시화된 한림정역에 빠른 기차를 정차시켜 달라는 구호까지
역전을 빠져 나오면 거대한 경칫돌이 수십톤씩 경관을 이루니
여기는 시골역이 아닙니다.
빨간 깃대 나부끼는 대한민국
4대강 공사가 퍼올리는 모래산이 높아가는
여기는 한림정입니다.
한림일기·2
땅강아지
청개구리
사마귀 한마리
심발이 빠른 발
우렁이도 논둠벙에 들면
금방 한바가지 잡아요
통통한 메뚜기 가을볕에 뛰고
꽃벌
말벌
하루종일 시를 읊고
해뜨고 해지는 지평선을 보노라면
여름날 뭉게구름, 가을날 새털구름
삶은 허망한 것이 아니고 내 안에서 정이 솟는 샘이 있어요
한밤에 별이 다 내려오는 이곳에 오면 말 수는 줄고
우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네요
김해시한림면장방리에 올 여름 제비가 집지어
새끼 네 마리 키워 떠나고
이따금 기적소리 들판을 건너고
저 소리 소리들
받아 적으면
모두 시詩가 됩니다
한림일기·3
시골에 오면 말수가 줄어든다.
말 할 상대가 없음이 아니다
강아지 두어 마리 데리고 놀면
하루종일 떠들어도 되련만
말머리 돌리지 않아도 되고
말허리 자르는 이도 없고
말끝 흐리지 않아도 되며
말투를 잡아 날 힘들게 할 이도 없어요
말씨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말 줄이니 호흡은 길어지지요
그 대신 혼잣말 늘고
쇠비름 곰보배추 비단풀
뽕잎 탱자열매 민들레 뿌리까지
지천의 야생초 꽃들에게 말걸며
혼자 생각 깊어집니다
한림일기·4
오늘은 햇볕 실컷 쪼이고
풀섶에서 담벼락에 뛰어오르다 떨어지는
청개구리 한마리 호박잎에 올려주고
온 몸 구석구석 힘 다 빼니
늘 뻐근하게 삐걱이는 관절들
편히 움직이는지 부드럽다
세상사 더러 힘빼고 살 일이다
세월아 너도 편히, 더디 가거라
빈 하늘엔
흰 줄 긋고 달아난
쌕쌕이 구름이 외롭다
장동범
전 KBS 기자, 부산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
시집『개망초꽃도 시가 될 줄이야』외 4권
칼럼집『촌기자의 곧은 소리』
전자우편 : suchonjdb@naver.com
블로그 : suchon.egloos.com
경칩 근처
언 땅에 쑤욱
쑥 올라오자
발바닥이 간지럽다
매미
쏴아아아
대장간에서 칼 벼리는 소리
불꽃이 튄다
차르르르
얼음 알갱이 쏟아지는 소리
등골이 시리다
귀뚜라미
설악산 다람쥐
설악산 계곡은 다람쥐 천국
물소리와 벗하며 난 숲길
인기척에 쪼르르 달려나와
두 손으로 얌전히 먹이를 받아먹는
너희들은 숲 속의 재롱둥이
아서라, 인간의‘독’에 길들면
눈 내리는 겨울엔 무얼 먹고 살겠니?
길 고양이
가출에 성공한
최초의 출가 동물
조민자
1994년 월간 <시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경남문인협회, 한다사 문학회, 부산펜문학회 회원
시문학시인회 회장
시집『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길을 묻다』외 다수
E-mail: chominja7@hanmail.net
누군가가 이름을 불러주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봄이 어디쯤 오는 지 궁금해
길을 나섰다
청도 가는 길을 한참 달려
유천이란 마을에 당도 했다
물이 잔뜩 오른 매화 나무 한그루
담 너머로 신작로를 내다보고 있었다
잠시 차를 세우고
매화나무 앞으로 다가 가
금방이라도 꽃이 필 것 같네
하고 말했더니 대답이라도 하듯이
내 시야에 잡힌 꽃봉오리 하나가
천천히 몸을 부풀리기 시작한다
놀라와라!
꽃도 자기를 찾아온 이에게
아는체를 하는구나
내가 찾아 다니던 봄이
매화 꽃망울마다 숨어서
폭죽처럼 터지기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봄이 제 이름을 불러 주기를
간절히 기다리면서.
몰운대의 바다
도시의 현란한 불빛을 등지고
바다와 마주 서 있었다
달님도 얼굴을 보여 주지 않던
캄캄했던 그믐 밤
먼 지평선에서 달려 온 파도가
내 발 앞에 가만히 멈추어 섰다
숨도 고르지 못한 채
울지 마 울지 말고 살자
처음에는 파도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나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함께 어울려서 사는 법을 배워 봐
외롭지 않게 쓸쓸하지 않게
해저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것 같은
파도 빛을 머금은 젖어 있는 그 목소리
바이브레이션으로 떨리던 그 음성
그날 밤 나는 하염없이 울었고
밤바다는 내 울음을 삼켰다
피 흘리고 있던 내 안의 상처를
바다의 눈물이 다 치료해 주었다는 걸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야
깨달을 수가 있었다
평생 울어야 할 울음을
그날 밤 몰운대의 바다가
나 대신 다 울어 버렸다는 것을.
시詩나무
일출
조영희
1993년 월간 <시문학> 등단
시집『꿈-은빛 한려수도』외 5권
한국문인협회, 현대시인협회, 시문학시인회, 청마문학회, 한다사회
통영시 한산도의 염호 보건진료소 근무
E-mail: chpjo@korea.kr
섬에서
남겨진 외롬의 한 끝 놓아버릴까?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는 침묵이 저물면서
몸살로 뒤척이는 비산도
영영 가라앉을 수는 없는가
펄럭이는 돛폭 흰 늬 속에 들어 앉아서
눌러도 눌러도 다시 떠오르는 목마름의 부표
바닷물이 싱겁도록 허무를 마셔도
쏟아 붓는 은하수에 정수리가 젖는 외양간 암소가 우는 소리
이제나 저제나 흐느끼다 제풀에 잠이 들고
청빈은 빈혈지도록 저어도 맨 그 자리 바다 한가운데만 맴돌 뿐
더 멀어져가는 육지의 생사 들을 수는 없는지
흐린 날 아득한 시야의 거리
이미 젊은 날 놓아버린 이별의 끝은 망망대해인데
어찌할까?
들채 굿
아비의 손끝에 포르르
떨리는 폭풍전야 노을녘의 침묵
무녀가 혼신으로 건져 올린
아들의 머리카락 한 올
망망대해 대절선 한 척 있는 듯 없는 듯
파도 속 떠밀리고 있네
돌풍이 동반할거라는 속보도 들은 척 만 척 겁 안 내는
꽃게잡이 나간 아들 혼을 건지는
홀아비 속울음은 연신 고개를 떨구며 어깨를 들썩이네
윗도리 살짝 벗겨낸 피부로
종일을 빌고 빈 하얀 배멀미,
모질게 살기보다 바다에 순응하는 어부의 생애
흰 무명천 깔아 요단강 넘겨주네
돌아오는 하얀 포말로 해는 바다에 빠지고
운무의 천도처럼 어둑살 돛폭을 타고 승천하는
담배연기
아비의 숭숭 뚫린 폐포사이로
캄캄한 어린 손주놈의 앞날이 등대섬 담뱃진으로 엉켜 붙어
염개 개펄에서
개펄은 일어나 날개를 펴고 있다
염천의 금싸라기 눈물의 결정
노을도 쏙 쏙 잡기로 설레임을 가르마 타며
키 큰 희망의 웅비를 체험하려면
청정해역 한산섬의 은사시빛 물무늬랑
밀려오는 해안길 걷기대회 인파는
통영 염개갯벌 체험 그대로
풍어제의 황금비례
잠 들지 못하는 즐거움의 생명들을
이불같이 저녁운무가 내려 덮혀
점점 질퍽해지는 인정의 먹거리 시식회
해양관광의 희망을 황금조개로 찾아 기르며
기다림이 당근마을 갯벼랑으로 차일을 치고 있다
수단화
과녁의 심낭에서 참꽃의 눈부신 역사는 순산한다. 한정된 최후
를 예감한 그날, 주왕의 아침세수는 고개를 숙이자 적의 화살에
이마를 내어준다. 스스로의 코피를 감추기 위해 다시 쏟은 선혈이
폭설 위 석양이 뒹굴듯 산야로 번진 빨간 적설량을 희석시키며 흐
르는 주왕, 계곡의 밤
정작 고개를 숙인 것은 쫓기다 숨어 산, 주왕굴이 아니라 민들
레 홀씨로 풍문에 날아 든 학선대다, 찬 서리 내리는 절정, 낭떠
러지에 혼자 남겨진 백학의 공포다
고대왕실 용좌보다 더 높은 결빙의 생명 제1 폭포처럼 눈물 모아
흐르는 빗방울의 화장불꽃이다. 빗방울의 옥루가 화상처럼 번지
는 주왕산 수단화
섣달에
그대가 그리울 때는 서리까마귀가 목청을 뽑다간 허공입니다
그대도 내가 보고싶다 말했으면 합니다.
더러는 모르는 척 슬픔도 넘어가고
지난 날 미흡했던 일 들춰 낼 까닭도 없는 사이
우스개 말 속에 칭찬을 담아서 말해주는 동료
가장 편안한 자유에 경계선이 없는
애초부터 같은 마음 같은 길을 함께 가는
새해에도 따뜻한 시선이었음 합니다.
외로울 때 정말 동행하고 있는 우리
무덤덤하듯 하지만 정말로 필요한 사람
없으면 서늘함이 오래 남는
필연인 것을 묵시 하며, 그렇게
지내요 우리 함께 할 수 있는 날까지
최지인
2006년 월간 <시문학> 등단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중
E-mail: sangyeo65@hanmail.net
마흔 다섯의 저녁
불혹 넘어 시작한 일은 느슨한 저녁 해를 닮았다 노을 한 귀퉁
이를 붙잡고 퇴근하는 길, 쇼윈도의 마네킹들은 일제히 표정을 손
질하며 나긋나긋 손짓을 한다 수초처럼 거리를 배회하는 푸른 입
김들 속에 내 피곤한 저녁이 몸을 섞는다 고개를 들어 거리를 휘
둘러본다 마네킹과 젊은 수초들이 하나같이 잘생긴 팔등신으로
있다 초라한 내 몸피가 낯설다 우두커니 서서 어둠을 휘젓는 불빛
들을 마주 본다 후우- 크게 숨을 고르며 물속처럼 깊어지는 골목
안 온기를 더듬어본다 내 손등에 오래 눈길을 얹은 노을 한 점이
고요한 눈빛으로 나를 만진다 아, 현란한 골목의 끝 마지막 쇼윈
도를 장식한 마네킹이 가을처럼 웃는다 그녀를 마주 향해 화안하
게 웃어준다 거리에서 만난 내 마흔다섯의 나이가 저녁을 지난다
길가 옛집
울 아버지 세 번째 기일
우물 곁 감나무가 있던 옛집 평상에는
집 떠난 주인 대신
웃자란 바람과 핼쓱한 햇살만이 서성거리고
머뭇 머뭇 들어선 마당 한켠
마지막 당신이 쏟아내던 회한처럼
주인 잃은 경운기가 붉은 녹물을 흘리고 있다
고물상은 눈을 감고 사나 몰라
경운기는 손 안대고
빨갛게 휘어진 앵두가지만 죄 꺾었는지
가득하던 울타리가 엉성하다
작은 개다리소반에
4홉들이 소주병 하나 김치 몇 조각 앵두 한 종지면
울 아부지 하루가 흥겹고
오며가며 들른 객까지 한 잔 술의 호사가 늘어졌는데
학교 마치고 돌아오던 귀갓길에
노을처럼 불콰해진 울 아부지 얼굴을 보면
까닭 없이 속상하고 친구한테 창피해서
저 평상을 없애버렸으면 좋겠다
어디 구석진 곳으로 이사 갔으면 좋겠다
인사는 하는 둥 마는 둥
괜시리 감나무만 땅땅 차던 유년
세상에 온전히 발을 딛지 못하고
당신이 반쯤만 엉덩이를 걸치던
그 자리, 그 모습 그대로 앉은 엄마가
–아요, 소주 한 고뿌 안하시껴
미움도 정이더라고
꺼먼 숱 삭힌 세월 속 일기장을 펴신다
하릴없이 앵두가지만 붙들고
기억을 만지작거리던 가슴 안으로
후. 두. 둑 비가 내린다
잠든 내 볼에 꺼칠하게 비비던
울 아버지 술 냄새가
비처럼 내린다.
바람이 전하는 말
긴 여행에서 돌아온
지친 신발이
댓돌 위에서 휴식에 들었다
앞산 청솔 숲을 지고 갔던 바람
머언 바다를 들고 와
신발 발치께에서
소금기 묻은 편지를 펼쳐 든다
겹겹의 휘장으로
일제히 나는 물 새떼들
마당 가득 흩어지는 빗살들이
소중한 인연으로 온다
언제 온 걸까 ─
툇마루 위 자리를 옮겨 앉던 햇살이
고분고분한 산 그림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바다의 풍경 속을 함께 거닐고 있다
세상의 때 묻은 얘기들이
바람의 눈썹을 닮는 바위 하나로
내 안에 들어와 섬이 되는 날
바람은 내게 자꾸만 비워내라고
비워내라고 한다.
여름 낯꽃
가을을 걷다
오늘은 길이 참 가벼워
햇살이 걸음을 통째로 끌어당기고 있거든
이런 아침엔
연이은 재채기를 날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하루를 걸친 가방에
계절의 금싸라기들을 꾸욱 꾹 눌러 담는 건 어때
무게 따윈 걱정하지마
채울수록 가벼워지는 게 가을이니까
어머님은 늘 그러셨지
쉴 새 없이 가을을 뜨개질 하시면서
하루해가 짧구나, 너무 짧아
무늬 닳은 몸빼 바지 속에는
내가 모를 다리 몇 개 쯤 더 숨기고 계셨는지도 몰라
빠진 머리칼을 수건으로 가린 당신의 정수리 위에는
늘 삶보다 부피가 큰 희망 몇 개가 얹혀 있었고
우리는 그 뜨거운 희망을 저울질하며
끝없이 당신의 곳간을 토막 내어 세상에 던졌지
채워질 듯 채워질 듯 그러나
한 번도 채워지지 못했던 어머님의 곳간은
이젠 오히려 덜어낼 일이 없어 버겁다고 하셔
오늘 같은 날은 우리,
쏟아지는 가을의 가슴 속을 걸어보는 건 어때
간혹
눈물이 귓가를 흐를지라도.
탁영완
’86년~’88년 월간 <시문학> 천료 등단
시집『녹색광선』외 9권
제32회 한국현대시인상 본상, 부산문학상 본상 외 다수 수상
한국현대시인협회 중앙위원, 부산여류시인협회 고문,
부산진구문화예술인협의회 문학분과 회장. 부산진여자중학교 재직
E-mail: tak2158@hanmail.nat
人生經一讀(0)
–난정
인연을 선지식 방편으로 알고
두 손으로 소중히 받아
오랜 세월 읽고 제 것 만들어
글[言]로 절[寺]을 짓더라
복 가운데 인연 복이 그중 많아
사랑으로 평생 옷 지어 입는
철없는 세월 덕에 팔자시샘 받더라
꿈의 금광에서 사금 걸러 매달 만들었더라
평생 손으로 흙의 속살 파보지 않고
입으로만 반생의 밭을 갈지만
흙에서 나는 것 유독 아끼고 소중히 알더라
인생 가장 소중한 것이 사랑이라
우주의 떨림을 안고 사는 안개꽃이더라
삶은 자유로워 홑겹으로 펄럭여 더욱 춥더라
살색이 그중 잘 어울려 멋대로 가꿀 줄 아는
色이 空임을 알아 길 떠나는
空이 또한 色임을 알아 진정 詩가 된 여자
강물체로 이제 겨우 자신을 쓸 줄 알아
너를 건너 바라보는 그리운 여자
식어서 오래 꺼지지 않는 여자.
人生經一讀(8)
–여여
매일 하루를 마지막 날이듯 산다
매일 아침을 처음 태어나듯 산다
운주사 가는 길 이목구비 다 닳아
돌이 된 작은 석불
얼마큼 바람에 귀 코 베어내고
눈 입 뭉개져
그런 얼굴 되었을까
참 아름다워라 그 모습
화안한 살빛에 미소만으로 얼굴이 된
어느 누가 피도는 사람으로 또 그리 빚었을까
따뜻하게 뛰는 심장 꺼내
생명의 보시이듯
흰 쟁반에 담아 하루를 일생으로 바치는 그대.
人生經一讀(9)
–아요
장년의 유배지 연화도, 한산도
탱탱한 얼굴 해풍과 땡볕에 통째로 내주고
뽀도시 창모자로 가린 복시런 달덩이 하나
배타고 섬을 돌아 왕진도 가제
호박꽃 켜들면 가가호호
시린 섬 체온도 따스해오고
자식도 모를 아픈 데가 어데 한두 군데가
그 인생 싸매어 주다보이
내 무릎도 다리도 아푸요
새벽 잠 없는 빈 껍디 육신이
그래도 인정시런 보건소 문 두드려
곤한 단잠 깨워도 웃제 우야노, 흰 박꽃
니, 내 딸 해라
산 만디 어메도 더러 있어
혹시 불이 꺼져도 걱정, 밤새 불 켜 있어도
별일 없나 가보는 기라
일년 내내 바빠서 먼 자식들도 남 같아
농약 마신 노인도 가차운 내차지
임종 배웅도 다 내 일 아이요
아요 보래, 몸에 좋은 것도 내 무라고 안주나
외롭다고 말도 못하제
그래 시를 안 쓰요
요새 젊은 백합 같은 딸아들은 이런데 오래 못 있어
천상 촌 각시 같은 소장님 없으면 우예 이제껏 사노.
人生經一讀(13)
–우화당
계절이 제 스스로 넘기는
울주 산내 소호리 자연경
미동도 없는 고요와 은일隱逸한 장 한 장 정독하던 그대
쉽게 독파 못할 인생경 마지막장 벌써 다 읽고
허허 들녘 공허에 한발로 딛고 서
이윽고 날개를 펴려는가
불콰한 서녘하늘도 오래 시간을 늘이는 여름저녁
푸성귀에 생된장 곁들여 조촐히 펴놓은 상
붉은 꽃 진 자리
어느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는
한 켠 그늘을 뉘고
손바닥에 상치를 펴고 따스한 밥술 떠
달이나 별 쌈 싸서 먼저 먹이고
뒤늦게 여윈 요기를 하는가
일찍 어둡고 밤은 더욱 깊은 그곳
해송을 향해 날개를 펴는
가벼운 백학 한 마리 있어
가까이 탁본을 떠서 드려다 본다.
시차극복
드디어 내게 아침이 왔네
나는 맑아서 창밖 나무의 초록 내음과
초록 바람에 움직이는 아침을 보았네
제대로 본다는 것 제대로 느낀다는 것
드디어 나를 돌려 받았네
이제 내게 저녁은 저녁이 되어 올 것이며
밤은 밤으로 포근히 침상으로 찾아올 것이네
낮에 잠들어 꿈꾸지도 않을 것이네
살랑대는 잎새들이 빛을 섞어 짜고 있는
몽환의 그물에 걸리지 않을 것이네
밤에 일어나 앉아
사랑 그대조차 거꾸로 읽지 않을 것이네
그대와의 거리 이제사 확연히 멀어
드디어 내게로 내가 왔네.
한경동
시집『과일의 꿈』외 2권
부산시인협회 부회장
E-mail: hankd6521@hanmail.nat
별의 바다에서
– 긴자[銀座] 1박2일
누가 일본도日本刀를 휘두르고 있을까
가을 동경만東京灣에 별똥별이 떨어지는 밤
국적도 나이도 잊은 나그네는
은빛 별자리를 걸어가고 걸어왔다
고풍古風의 시계탑에서 아홉 점을 칠 때
사방에서 부지런히 별을 줍기 시작했다
알레그라멘테
천상天上과 지상地上의 별이 뒤섞이며
바다를 향해 강물처럼 흘러갔다
오늘은 나도 별이 되고 싶다
대지를 굽어보며 황홀하게 눈을 반짝이고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그 어디쯤에서
차가운 물소리로 만나 맨살로 몸 섞는
별빛 초롱초롱한 바다를 낳고 싶다
몇 광년光年뒤에야 들릴 나의 목소리
사랑한다 사랑한다
서쪽 하늘 멀리 동해 바다 건너
나 멀리 떠난 뒤에 당신 귀에 닿을지라도
죽절竹節·13
- 요통腰痛
몇 달째 허우적허우적
허공을 걸으며 이를 악문다
여윈 새들은 이 길로 얼마나 울고 갔을까
병든 짐승들 얼마나 절뚝거리며 갔을까
서 발만 걸어도
뼈의 굽이굽이 대의 마디마디가
사정없이 발목을 잡는다
마른 몸을 쥐어짜는 고통의 생즙生汁
안녕하십니까, 예사로 던지는
선의善意의 말 한 마디가 대를 찍는다
찍어 칼날 같이 곤두서는 어제 그리고 오늘
내일은 누가 내 등뼈에 구멍을 뚫어 준다면
늦었지만 아으--- 목쉰 대금소리
구성지게 한 소절 뽑을 듯한데
시퍼런 초승달만 댓잎을 흔들고 있다
낙과落果·1
부산갈매기 응원가가 울려 퍼지는
사직야구장 가까운 좁은 길모퉁이
실밥 터진 야구공 같은 복숭아 몇 알
또 놓쳐버렸구나 하늘이 노래진
야구글러브 닮은 바나나 몇 무더기
텁수룩한 중년 사내와 함께
맨바닥에 신문지 깔고 누워 있다
낙과洛果 2
소망약국 앞에 옹기종기 쪼그린
노점상인의 찌그러진 좌판 위에
김 아무개 낙마落馬!
주먹만 하게 씌어진 기사記事를 깔고 앉아
이번 태풍에 떨어진 것 같지는 않은
멍든 풋사과 몇 알 꾸벅꾸벅 졸고 있다
낙과落果·3
헐리다 만 단독주택 담장 안 감나무 한 그루
제법 살 오른 땡감을 툭툭 떨어뜨리면서
살다보면 잎도 열매도 버릴 일 많으니
잠깐 뙤약볕 피하고 가면 어떻겠느냐
휘어진 가지 넘겨 그늘 한 평 내어준다
연혁
1992. 4. 월간『시문학』등단 시인들이 모여 부정기적으로 시낭송회를 개최함
(도레미센터)
서면 소재 찻집에서 모임을 갖고(총 7명) 정기모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논의함
1993. 1. 29 범일동 석화그릴에서 모임을 가짐. 회의 명칭을‘부산시문학시인회’
로 정하고 강남주 회원을 초대회장으로 추대(총무 윤정숙).
연간 사업에 대하여 논의함
1993. 3. 26 시낭송행사에대한구체적논의행사제목은‘시가 있는 저녁’으로 정하고
행사일은 매월 둘째주 금요일로, 장소는 영광도서 사랑방으로 정함
1993. 5. 14 제1회 시가 있는 저녁-젊은 세대를 위한 시의 가교
-(본회 회원과 재부 대학 문학회 회원들의 시 낭송 및 자유토론)
1993. 6. 11 제2회 시가 있는 저녁-새로운 시인을 위하여-(93 전반기 등단 시인
7명 초대 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1993. 7. 9 제3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1993. 8. 13 제4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1993. 9. 10 제5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1993. 10. 8 제6회 시가 있는 저녁-고백적 시작론
(시 낭송 및 시작론 강의, 자유 토론)
1993. 11. 12 제7회 시가 있는 저녁-고백적 시작론
(시 낭송 및 시작론 강의, 자유 토론)
1993. 12. 10 제8회 시가 있는 저녁-고백적 시작론(시 낭송 및 시작론 강의,
자유 토론) 강남주 회장 교환 교수로 출국하여 임원진 개선.
(2대 회장:이몽희, 총무:권애숙)
1994. 1. 14 제9회 시가 있는 저녁-고백적 시작론
1994. 1. 16 조영희 회원 시집『숲은 아직도 꿈꾸고 있는데』발간
1994. 2. 18 제10회 시가 있는 저녁-고백적 시작론
1994. 4. 11 제11회 시가 있는 저녁-고백적 시작론
1994. 4. 15 제12회 시가 있는 저녁-타지역 시인과의 교류 (울산, 대구)
1994. 5. 14 제13회 시가 있는 저녁-청소년을 위한 시 (청소년의 달 특집으로 본회
회원과 중·고생 독자 4명이 자작시 낭송) 강미정 회원 입회,
손해일 회원 유한 입회(부산지역 근무기간 2년)
1994. 6. 10 제14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1994. 7. 8 제15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1994. 8. 12 제16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조민자 회원 입회
1994. 9. 9 제17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1994. 10. 14 제18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1994. 11. 11 제19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백영희 회원 입회
11. 30 시문학 첫 사화집『자유를 위한 交感』발간
1994. 12. 9 제20회 시가 있는 저녁-영상과 시의 만남 (카톨릭 센타 소극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한 영상을 시 낭송과 함께 연출하여 영상시 낭송회를
새롭게 시도함)임원진은 유임키로 함.
1994. 12. 10 조민자 회원 시집『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발간
1995. 1. 13 제21회 시가 있는 저녁-신년시
1995. 2. 10 제22회 시가 있는 저녁-아동문학 (초대 강사:정진채 동화작가)
1995. 3. 10 제23회 시가 있는 저녁-수필 (초대 강사:유병근 시인)
1995. 4. 14 제24회 시가 있는 저녁-시조 (초대 강사:김상훈 시조 시인)
1995. 5. 12 제25회 시가 있는 저녁(청소년의 달 특집. 주제:신세대 문학을 말한다)
5. 19 제26회 시가있는저녁(고성라이온스회관에서고성문인들과의친선의밤)
1995. 8. 25 정기월례회(회영루) 본회 조직을 재강화
(편집출판위원회, 창작지원위원회, 재정위원회, 국제화위원회)
1995. 10. 13 제27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송인필 회원 입회
1995. 11. 10 제28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1995. 12. 8 제29회 시가 있는 저녁(시 낭송 및 독자와의 대화)
12. 21 시문학 사화집 제2집『始生代바람으로』발간
1996. 1. 12 제30회 시가 있는 저녁(특별 초대:도깨비 극단, 시 낭송 및 단막극)
1996. 2. 9 정기월례회. 임원 개선(3대 회장:이병구, 총무:강미정)1996. 3. 8 문학의 해 심포지움 개최(사라토가문화센터)
주제:문학의 위기를 해부한다.
발표 1. 문학의 상업성과 문학의 오염(남송우 부경대 교수)
발표 2. 장르 해체와 문학의 위기(민병욱 부산대 교수)
발표 3. 출판문화와 문학의 위기(김성종 추리작가)
(시 낭송:권애숙, 송인필, 윤정숙, 탁영완)
1996. 4. 15 『세계로 띄우는 우리의 시』발간(해원출판사)
1996. 4. 19 정기월례회(명동집), 영·일어판 번역시집 출간에 대한 논의.
1996. 5. 24 일본‘호수아비’동인회와 한·일 시인 교류 협정식을 가짐
(해운대 파라다이스비치 호텔)
1996. 6. 14 조영희 회원 제2시집『무화과나무가 벌 나비에게 와』발간
1996. 10. 1 조민자 회원 제2시집『잎새와 뿌리는 서로 그리워하고』발간
1996. 12. 10 시문학 사화집 제3집『천년을 썩지 않는 슬픔』발간
1996. 12. 13 정기월례회. 임원진은 유임키로 함
1996. 12. 20 경남문학상 <신인상> 수상
1997. 1. 24 정기월례회(한림정). 신년도 사업계획 논의
1997. 4. 11 정기월례회(한림정). 배기환 회원 입회
1997. 6. 13 이몽희 회원 시집『둘이서 발맞추기』출판기념회(석화그릴)
1997. 7. 18 강남주 회원 비평서『중심과 주변의 시학』출판기념회(석화그릴)
강미정 회원 시집『타오르는 생』기념패 전달
1997. 8. 8 정기월례회(한림정). 친선 교류 해외 세미나에 대한 논의
1997. 8. 23 일본 미야자키에서 한·일 친선교류 세미나를‘호수아비’동인회와
∼24 공동 개최(강남주, 이병구, 백영희, 탁영완, 윤정숙 회원 참가)
1997. 10. 17 조영희회원시집『우리들의승천은』,『 부채속에들어간양귀비꽃』
출판기념회
1997. 11. 14 정기월례회. 김인권 회원 입회
1997. 12. 25 시문학 사화집 제4집『꽃잎으로 수선되다』발간
1998. 2. 13 정기월례회. 임원진 및 신년사업 계획 논의(석화그릴)
(회장 : 이병구 유임, 총무:조영희)
1998. 4. 17 정기월례회(동남기획). 강정화 회원 문학박사 취득 축하패 전달
4. 29 관광차 방한한 일본 시인들과의 친선 모임(그랜드 호텔)
1998. 5. 30 춘계 세미나 개최(김해 생림면 소도마을)
∼31 주제:한국현대시에 굴절된 고향의식
발표 1. 현대시에 굴절된 역사적 고향(한경동 회원)
발표 2. 현대시에 굴절된 정신적 고향(김인권 회원)
특강:한국의 신선도에 관하여(허명철 의학박사)
(시 낭송:강미정, 백영희, 송인필, 조민자, 조영희)
1998. 8. 7 하계 세미나(제주 문인들과의 교류 및 섬 축제 참가)
발표 1. 생태시의 미래(강남주 회원)
발표 2. 설화와 무속의 詩化(이몽희 회원)
(시낭송:탁영완, 양선영 외)
1998. 10. 10 시문학 사화집 제5집『견디기, 길들이기, 허물기』발간.
1999. 2. 25 정기월례회. 신년도 사업계획 및 임원진에 대한 논의
(회장:이병구, 총무:조민자)
1999. 3. 26 이몽희 회원 시와 사진집『내사랑, 나의 부산』출판기념회(석화그릴)
1999. 5. 30 정기월례회 겸 천성산 봄 산행. 장동범 회원 입회
1999. 6. 26 제4회 시문학 세미나 개최 (김해 생림면 소도마을)
발표 1. 생태시에 대한 전망(이상옥 창신대 교수)
발표 2. 신진 시인들의 시적 방향(장동범 회원)
특강:풍수지리에 대하여(이몽희 회원)
1999. 7. 16 강남주 회원 시론집『시란 무엇인가?』출판기념회(석화그릴)
1999. 8. 7 한국현대시인협회 여름세미나 참가 및 정기월례회(부산정보대)
1999. 11. 14 정기월례회 겸 백양산 가을 산행.
1999. 12. 21 시문학 사화집 제6집『내 안에 찬란하다』발간
1999. 12. 25 김인권 회원 시집『즐거운 몽상』, 송인필 회원 시집『비밀은 바닥에
있다』합동출판기념회
2000. 1. 21 새 임원진 구성(4대 회장:한경동, 총무:조민자)
강정화 회원 시집『양파껍질 속 세상읽기』출판기념회
2000. 1. 28 한경동 회원『과일의 꿈』출판기념회(부산일보 10층 대강당)
2000. 4. 16 정기월례회 겸 대운산 철쭉산행
2000. 5. 26 강남주 교수 부경대 총장 취임 축하모임(석화그릴)
2000. 7. 15 문학기행(통영 연화도). 초대:이상옥 교수, 목진숙 논설위원
∼16 윤정숙 회원 시집『너는 왜 재채기를 하지 않느냐?』출판기념회를
원추리 만발한 연화도 해변에서 가짐
2000. 10. 21 정기월례회 겸 승학산 갈대 산행
2000. 11. 24 탁영완 회원 시집『보로메 군도를 떠돌던 안개』출판기념회
2000. 11. 30 시문학 사화집 제7집『푸른 내 물소리를 듣고 싶다』발간
2000. 12. 27 정기월례회(원조 뚝배기)
시문학 사화집 제7집『푸른 내 물소리를 듣고 싶다』출판 기념회
2001. 2. 23 정기월례회(원조 뚝배기)
일부 임원진 구성(5대 회장:한경동 유임, 총무:백영희)
(편집:강정화, 강미정, 배기환)
2001. 3. 16 정기월례회(원조 뚝배기)
조현(조민자)회원 시집『포스트모더니즘에 길을 묻는다』출판기념회
2001. 6. 16 춘계 문학세미나 개최(양산 해운농원)
∼17 발표 1. 시와 무속(이몽희 회원)
발표 2. 21세기 시의 대중성(배기환 회원)
발표 3. 현실 요법(백영희 회원)
발표 4. 시작노트를 겸한 시 낭송
(한경동, 탁영완, 조영희, 조민자, 장동범, 이병구,
윤정숙, 김인권, 강정화, 강남주)
2001. 7. 7 시문학 30주년 기념행사 회원 참석(서울 세종문화회관)
2001. 7. 27 정기월례회(부자집)
김지숙 회원 입회
2001. 1. 14 정기월례회(원조뚝배기)
강미정 회원의 시집『물속 마을』출판기념회
2001. 10. 8 정기월례회(원조뚝배기)
이혜화 회원 입회
2001. 10. 23 강남주 회원 일맥문화재단 일맥문화 대상 수상
2001. 12. 신진 회원 한국 시문학시인회 시문학상 수상
2001. 12. 29 정기월례회(원조 뚝배기)
시문학 사화집 제8집『내 사랑, 아웃사이드』발간
2002. 3. 17 사화집 출판 기념회 겸 매화 축제와 산수유 마을 여행
2002. 4. 20 장동범 회원 시집『수촌의 산』출판기념회 및 정기월례회(KBS홀)
2002. 6. 22 한국시문학시인회와 청마문학회 공동주최 통영 세미나 참석
2002. 8. 2 일본 대마도 문학 기행(2박 3일)
2002. 12. 5 이몽희 회원 봉생문화상 수상
2002. 12. 13 시문학 사화집 제9집『때로는 사무친다』,
백영희 회원 시집『갇힘, 그리고 자유의 노래』합동 출판기념회
2003. 1. 10 정기 총회. (회장 : 한경동 유임, 총무 : 김인권 회원)
2003. 1. 15 강미정 회원 시집『상처가 스민다는 것』출간
2003. 2. 6 정기월례회(대가야). 정영태 회원댁 방문
2003. 3. 29 정기월례회
UN 지정 도시와의 대화 및 제31회 함께 여는 시의 마당 행사
(동래고등학교)
2003. 4. 29 정기월례회
배기환 회원 시집『전생을 굽다』출판기념회
2003. 5. 24 정기월례회. 장동범 회원댁 방문(삼랑진 수촌재)
2003. 6. 24 정기월례회. 제1회 시와 사진전(전 회원의 시와 이몽희 회원의 사진)
삼성생명 B/D 비추미 전시장
2003. 9. 28 정기월례회. 강정화 회원 시집『이제 길을 물을 때』출간
2003. 10. 31 정기월례회. 찾아가는 문학 교실(부산예술대학)
2004. 1. 정기 총회. 제6대 임원진(회장 : 강정화, 총무 : 김지숙)
2004. 2. 이몽희 회원 퇴임식 참석
2004. 3. 이몽희 회원『그림자에게』출판기념회 및
탁영완님의 <이스라엘 방문기> 비디오 감상
2004. 3. 17 강남주 회원 중국상하이 교통대학 고문 교수 위촉
2004. 3. 윤정숙 회원 부산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겸임 교수 발령
2004. 4. 4 한경동 회원 시집『비둘기는 야성의 숲이 그립다』출판기념회
2004. 4. 봄 화전 놀이, 대게마을, 복사꽃, 사과꽃, 배꽃 만남
간룡재를 넘어서, 강정화 회원 시비 답사
2004. 6. 시문학 정신 교류(장동범 회원 삼랑진 별장)
2004. 8. 강남주 회원 출판기념회 참석(해운대 그랜드 호텔)
2004. 10. 금정산 야간 산행
2005. 1. 김해 백두산 겨울 산행
2005. 3. 만어산 산행 및 문학 기행
2005. 4. 장동범 회원 시집『나무는 상처를 드러내며 자란다』출판기념회
2005. 6. 장생포 고래 축제 참석(장동범 회원 고래고기 제공), 언양 반구대 암각
화 문화탐방, 윤정숙 회원 집필실 방문
2005. 8. 강남주 회원 한일 친선 교류 공로상 수상
2005. 8. 한경동 회원 시집『빛나는 상형문자』출판기념회
2005. 8. 30 한경동 회원 동래고등학교 교장 퇴임식
2005. 9. 제2회 시와 사진전(전 회원 시와 이몽희 회원의 사진. 부산, 울산, 마산
순회 시사전)
2005. 11. 김지숙 회원 설송문학상 우수상 수상
2005. 12. 시문학 사화집 제12집『나도 하나의 부호이고 싶다』발간
2006. 1. 19 탁영완 회원 부산문학상 수상
2006. 2. 17 정기월례회. 새 임원진 구성(7대 회장:윤정숙, 총무:이혜화)
2006. 3. 10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시에게 말걸기, 발표:강남주, 윤정숙)
2006. 4. 16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한경동, 백영희)
2006. 5. 13 춘계 문학 기행(동리, 목월문학관, 이몽희 회원 집필실 방문)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탁영완)
2006. 6. 9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조민자, 김인권)
2006. 7. 14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이혜화)
최지인 회원 입회
조영희 회원 제5시집『그리움의 파랑주의보』발간
백영희 회원 제2시집『물속에서 하늘 보기』발간
2006. 8. 10 청마문학상 시상식 참석 및 한산도 문학기행(8.10∼11)
2006. 9. 18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배기환)
2006. 10. 13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이몽희, 송인필)
2006. 11. 10 제13 사화집『네 갈망의 곡괭이를 그쯤에서 던지고』발간
2006. 12. 8 사회집 및 개인시집(백영희, 조영희) 합동 출판기념회
2007. 1. 19 정기월례회. 2007 연간계획에 대한 논의
2007. 2. 9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 : 김인권)
2007. 3. 24 봄맞이 문학 기행(천성산 계곡), 꽃을 주제로 한 시낭송 및 문학 토론
~ 25 (발표 : 이몽희, 시낭송 : 참가회원)(3.24∼25)
2007. 4. 13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 : 강남주)
2007. 5. 12 헤르만 헷세 전시회 관람 및 이기대 야경 완상
2007. 6. 8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 : 강남주)
2007. 7. 13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 : 윤정숙, 이혜화)
2007. 9. 13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 : 장동범)
강정화 회원 시집『나무로 다시 태어나리』발간
2007. 10. 12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 : 탁영완)
2007. 11. 3 백영희 회원 부산시인협회 우수작품상 수상
2007. 11. 8 정기월례회 및 문학 토론(발표 : 한경동, 최지인)
2007. 11. 25 제14 사화집『저 무위의 과녁을 향해』발간
2007. 11. 강정화 회원 제32회 한국 시문학상 수상
2007. 11. 강정화 회원 시선집『세상 속의 작은 일』
2007. 12. 배기환 회원 제 3시집『바람의 화석』발간
2007. 12. 14 제174차 송년 및 강정화, 배기환 시집 합동 출판기념회
2008. 1. 11 정기 총회. 제8대 임원진 구성(회장 : 탁영완, 총무 : 최지인)
2008. 2. 20 정기월례회 및 연간계획, 문학토론(발표 : 탁영완)
2008. 3. 22 봄의 풍경소리 문학기행과 시낭송(삼랑진 작원관지)
2008. 4. 13 정기월례회 및 문학토론(발표 : 강남주, 송인필)
2008. 5. 21 정기월례회 및 문학토론(발표 : 이병구, 김인권)
2008. 6. 18 정기월례회 및 문학토론(발표 : 장동범)
2008. 7. 16 정기월례회 및 문학토론(발표 : 한경동, 백영희)
2008. 7. 한산도 염화 갯벌 축제(깃발시화 전원 참가)
2008. 8. 23 문학기행과 토론(이몽희 교수님 집필실)
~ 24 (발표 : 이몽희, 이혜화) 시낭송 (전원)
121
2008. 9. 17 정기월례회 및 문학토론(발표 : 윤정숙, 이혜화)
******daum 카페 개설(부산 시문학시인회) ******
2008. 10. 15 정기월례회 및 문학토론(발표 : 조민자)
2008. 10. 24 탁영완 회원 설송문학 본상 수상
배기환 회원 여수 해양문학상 공모 대상 당선
2008. 10. 25 윤정숙 회원『우화당시편』출간
2008. 11. 1 윤정숙 회원 제16회 시인협회 본상 수상
2008. 11. 강남주 회원 시집『낯선 풍경속으로』출간
2008. 10. 19 정기월례회 및 문학토론(발표 : 배기환)
2008. 11. 19 정기월례회. 제 15 사화집『새의 눈으로 보다』발간
11. 탁영완 회원 부산여류시인협회 회장 선임
2008. 12. 27 2008년 송년회(글로리 콘도)
~ 28 제 15 사화집『새의 눈으로 보다』출판기념 및
강남주, 강정화, 윤정숙 시집 공동 출판기념회
2008. 12. 30 강정화 회원 시선집『세상 속의 작은 일』출간
12. 배기환 회원 부산문학상 본상 수상
2009. 1. 17 2009년 신년회(모짜르트) 및 장동범 회원 제5시집
『개망초꽃도 시가 될 줄이야』출판기념회(필하모니)
2009. 2. 18 정기월례회 및 문학토론(발표 : 탁영완)
탁영완 회원 다례 행사
2009. 3. 17 정기월례회(디지마하우스)
2009. 4. 4 봄 문학기행 및 문학토론(수촌재), 시낭송(참석자 전원)
2009. 4. 15 정기월례회 문학 토론 (발표 : 강남주, 이몽희)
2009. 5. 20 정기월례회 문학토론 (발표 : 탁영완, 한경동)
2009. 6. 20 한국시문학문인회 문학기행 및 시낭송(안동 지례 예술 창작실)
~ 21 (발표 : 강정화, 탁영완, 이혜화, 송인필)
2009. 7. 15 정기월례회(일출횟집)
장동범 회원 다례 행사
2009. 9. 16 정기월례회 문학토론 (발표 : 배기환, 이혜화)
2009. 10. 21 정기월례회 문학토론 (발표 : 조민자)
2009. 10. 30 탁영완 제 9시집『너를 건너다』발간
2009. 11. 1 조영희 제 6시집『꿈 - 은빛 한려수도』발간
12. 제16 시문학 사화집『세상의 저녁』발간
2009. 12. 26 송년회 및 출판기념회 (금련산 수련원)
~27 제 16 시문학 사화집『세상의 저녁』및
강정화, 장동범, 탁영완, 조영희 시집 공동 출판기념회
12. 28 탁영완 회원 제 32회 현대시인협회 본상 수상 (서울 흥사단)
2010. 1. 20 정기월례회 및 제 9대 임원진
(회장 조민자, 총무 최지인)
1. 배기환 회원 부산문인협회 시분과위원장 피선
2. 17 정기월례회
3. 23 정기월례회와 문학토론 (발표 : 강남주, 한경동)
5. 1 정기월례회 및 이기대 걷기
5. 22 정기월례회
장동범 회원 칼럼집『촌기자의 곧은 소리』발간
6. 19 한국시문학회 세미나와 시낭송. 문학기행, 정기월례회
~20 (금련산 수련원, 부산 에코센타, 누루마루, 통도사)
(발표: 회원 전원)
7. 20 정기월례회 및 문학토론 (발표: 배기환 )
7. 탁영완 회원 부산진구문화예술인협의회 문학회장 선임
8 4 배기환 회원 제14회 (한국해양문학상 공모 우수상 당선)
8. 24 정기월례회
장동범회원의 작가와의 만남『촌기자의 곧은 소리』백년어서원
9. 28 정기월례회 및 문학토론 (발표: 탁영완, 백영희 )
고훈실 회원 입회
10. 26 정기월례회 및 문학토론
11. 23 정기월례회
11. 29 부산시문학 사화집 제17집『박제된 시간을 풀고』
12. 탁영완 시선집『녹색광선』발간, 시사전
12. 4 송인필 회원 한국시문학 푸른시학상 수상
부산 시문학 시인회 주소록
강남주 612-030 해운대구 좌동 1398 LG아파트 110동 802호 010-8551-6000
051) 702-1447
강정화 463-410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원마을 상록APT 801-1604호 011-694-2084
고훈실 607-063 동래구 온천3동 반도보라아파트 103동 2003호 010-8532-7160
김인권 618-707 강서구 명지동 롯데캐슬아파트 103동 905호 010-3570-1036
김지숙 616-120 북구 화명동 대림아파트 상가동 312호 011-563-7819
051) 912-7819
배기환 601-033 남구 용호3동 69 화신골드맨션 3동 205호 011-870-0536
051) 623-0530
백영희 621-913 금정구 구서2동 산호아파트 B동 101호 018-581-8875
051) 515-0349
송인필 621-180 경남 김해시 삼정동 용화빌라 2차 401호 011-9524-9310
055) 321-3300
윤정숙 608-080 남구 용당동 한신문화아파트 103동 1006호 016-330-2011
051) 625-6903
이몽희 612-021 해운대구 우1동 롯데아파트 7동 1202호 011-550-5485
051) 741-5484
이병구 608-834 남구 용호3동 394-18 이병구 내과 016-858-8991
051) 623-7092병원
이혜화 617-010 사상구 괘법동 566-7 상록스프링 內011-9554-7579
051) 322-7579회사
장동범 613-760 수영구 남천동 코오롱 하늘채 103동 402호 010-3728-3774
051) 622-0087
조민자 602-010 경남 김해시 부원동 607-3 010-2353-4489
055) 333-0213
조영희 602-832 서구 암남동 81-23 삼경빌라 1015호 017-547-3196
051) 242-5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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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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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많은 본문을 벌써 다 옮겨놓으셨네요^^ 바쁘실텐데 언제 이리!! 선생님의 부지런은 누구도 못말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