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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문 감 상(名 文 鑑 賞)
국어(國語)에 대한 중대(重大)한 오해(誤解)
- 오지호(吳之湖)
◈출생 - 사망
1905년 12월 24일(전남 화순) - 1982년 12월 25일
◈학력사항
~ 1931 도쿄(Tokyo[東京]) 미술학교 서양화과 학사
휘문고등보통학교
◈경력사항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1973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서양화부 심사위원회 위원장
1949~1960 조선대학교 미술학과 교수
1935 ~ 1944 개성 송도고등보통학교 교사
◈수상내역
2002 금관문화훈장
1977 제22회 대한민국예술원상
- 한국(韓國) 아동(兒童)의 사고능력(思考能力)
저하현상(低下現象)과 그 원인(原因)에 대한 고찰(考察) -
1. 머리말 / 11
2. 한글전용(專用敎育) 25년(年)의 성과(成果) / 13
가감승제(加減乘除) 모르는 중학생(中學生)
3. 문교당국의 오해(誤解) / 14
1) 저능화(低能化) 원인 잘못 알고 있다
2) 학습 시간량 외국 아동의 세 배
3) 저능화는 한자(漢字) 제거(除去)의 결과
4. 한국어(韓國語)의 성격(性格) / 17
1) 고유어(固有語)와 한자어(漢字語)
2) 문명(文明)과 문자(文字)와의 관계
3) 라틴어(Latin語) 안 버리는 영국인(英國人)
4) 한자어(漢字語)는 한국어(韓國語)의 척추
5. 한자어(漢字語)의 존재 비율 / 21
1) 국호(國號)부터 한자어(漢字語)
2) 한자어(漢字語)는 중국어(中國語)라는 사상
6. 변질(變質)된 한글주의 / 24
1) 번개딸딸이 식(式) 사고(思考)
2) 언어(言語)는 자연도태 법칙하에 있다
3) 원시어(原始語)와 문명어(文明語)
4) 성난 동물(動物)의 몸부림
7. 한자(漢字)의 의미론적(意味論的) 특질(特質) / 29
1) 상형문자(象形文字)의 성격
2) 문자(文字) 자체가 의미(意味) 자체
8. 동양사상(東洋思想)의 본원(本源) / 31
9. 한자(漢字)의 음운론적(音韻論的) 특질(特質) / 32
1) 중국어의 형태적(形態的) 특징
2) 이의동음어(異義 同音語)
3) 한자(漢字) 즉 중국어(中國語)
4) 이의동음자(異義 同音字)
10. 한자(漢字) 조어(造語)의 만능성(萬能性) / 37
1) 한자(漢字)는 1자(字)가 1어(語) / 학술어(學術語)의 번역
2) 한자(漢字) 기능(機能)의 완전성(完全性)
11. 「센서스」라는 말의 내력(來歷) / 40
1) 외국어(外國語)을 사용 않는 중국인(中國人)
2) 이중문자(二重文字) 사용하는 한국인(韓國人)의 행복
12. 한자습득(漢字習得)의 용이성(容易性) / 42
1) 3천자(字)가 60만어(語)
2) 음기한자어(音記 漢字語)의 암기(暗記) 불가능성(不可能性)
13. 한자폐지론(漢字廢止論)의 기본 이론 / 44
14. 이의동음어(異義 同音語) / 46
1) 80%가 이의동음(異義 同音)
2) 「 可 」는 말이고 「 가 」는 말이 아니다
3) 「사전」이라는 두 글자
4) 한자(漢字) 제거(除去)가 사고력(思考力)을 제거(除去)
15. 중고등학생의 언어능력(言語能力) / 51
1) 중학생의 言語能力 국교생과 같다
2) 음기한자어(音記 漢字語)는 알 듯하다~ 만다
16.『 수 지 류 는 뭐 예 요 ? 』 라는 이야기 / 53
1) 할아버지도 모르는 말
2) 「수 지 류」를 「樹 脂 類」로 쓰면
3) 칠흑(漆黑)의 지옥(地獄)에서 광명천지(光明天地)로
17. 한글 대학생(大學生)의 독서력(讀書力) / 55
1) 서점(書店) 대신 막걸리집
2) 성능력(性能力) 없는 신랑(新郞)
3) 미신(迷信)의 제물(祭物)이 된 한국 대학생
18. 중국(中國)과 일본(日本)의 한자폐지(漢字廢止) 운동(運動) / 59
1) 중국인(中國人)의 착각(錯覺)
2) 망국론(亡國論) 용납 않은 일본(日本) 국민
19. 천애무의(天涯無依)의 문화적 고아(孤兒) / 61
1) 자연(自然)에의 반역(反逆)
2) 한자(漢字) 소멸(消滅) 후(後)에 오는 것
20. 결 론(結 論) / 63
1) 민족정신(民族精神)과 한글
2) 주체의식(主體意識)과 한글
3) 인류공영(人類共榮)과 한글
4) 위정자(爲政者)에게 호소(呼訴)한다
명 문 감 상(名 文 鑑 賞)
국어(國語)에 대한 중대(重大)한 오해(誤解)
*오해(誤解) :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이해함
- 한국(韓國) 아동(兒童)의 사고능력(思考能力)
저하현상(低下現象)과 그 원인(原因)에 대한 고찰(考察) -
吳 之 湖 (화가)
1. 머리말
다섯 손가락을 꼽을 수 있을까 말까 하는 다만 몇 사람
한글주의자(主義者)의 그릇된 애국심(愛國心)이 화(禍)가 되어
지금 이 시각(時刻), 한 민족(民族)의 아들 딸들 모두가
일제히 멍청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이 무서운 현실(現實)을
보다 못하여 나는 여기 또 다시 이 글을 초(草)하는 것이다.
이 소론(小論)은 「한글주의(主義)」라는 것이 왜? 틀린 생각인가」
함을 과학적(科學的) 방법(方法)으로써
실험(實驗)과 통계(統計)에 의하여 증명(證明)한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은 조금도 어렵거나 골치 아픈 것은 아니다.
진리(眞理)란 본시 어려운 물건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일체중생(一切衆生)이라면 좀 과장된 말이 되겠고, 어쨌든
한자(漢字)를 아는 사람이면
이 나라의 남녀노소(男女老少) 누구를 막론하고
흥미 있게 읽을 수 있고 또
읽기만 하면 금방 그 자리에서 진리(眞理)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뜬소문인지는 모르되, 한글주의(主義)를 하면 돈이 생긴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필자(筆者)의 경우는 이와는 정반대다.
내가 이 책을 펴내는 것은 오직 하나 조국(祖國)과 겨레의
앞날을 걱정하는 일편단심(一片丹心)에서라는 것을
독자(讀者)는 믿어도 좋을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을 냄에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내 정신적(精神的) 지주(支柱)가 되어주신
일석(一石) 이희승(李熙昇) 선생(先生)과 그리고
뜨거운 동지애(同志愛)로써 많은 조언(助言)과 격려(激勵)를 주신
남광우(南廣祐) 박사(博士)에게 마음속으로부터의 감사(感謝)를 드린다.
(1971년 여름 8월 지은이 적음)
2. 한글전용교육(專用敎育) 25년(年)의 성과(成果)
가감승제(加減乘除) 모르는 중학생(中學生)
K시(市)에서는 작년도(1970년)부터 중학교 무시험(無試驗)
진학제가 실시되었다.
K시(市)의 X중학교에서는 신(新)학기초인 3월에
참고자료로 하기 위하여 추첨으로 입학한 신입생 10학급 6백명에
대하여 학력고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① 算術 四則(산술 사칙 - 가감승제)을 해(解)하지 못하는 자 131명
② 國語(국어)를 해(解)하지 못하는 자
(국어를 읽지 못하는 자와 읽어도 그 뜻을 모르는 자) 95명
③ 算數(산수)와 국어를 둘 다 해(解)하지 못하는 자 51명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중학교육이 완전히 불가능 한 자가 600명 중
175명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 중학교육이 불가능한 아동 175명은 발육상태가 대개 정상적이고
심한 정신박약아는 없었다고 한다. 이 학력고사는 X교가 독자적으로
시행(施行)한 것인데 그 결과(結果)의 발표(發表)가 감독 당국으로부터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서 그 이름을 밝히지 않거니와,
X교는 저능아(低能兒)를 교육하는 특수학교(特殊學校)가 아니고
K시(市)에서도 유수한 중학(中學)의 하나이다.
또 재작년(1969년) 여름에 서울市 교육위원회가 서울시내
국민학교 4, 5, 6학년 35만명에 대하여 학력고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結果)도 X교의 경우와 비슷한 것 같다.
그것이 숫자로 발표(發表)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으나, 동(同) 위원회(委員會)가 이 고사(考査) 결과(結果)를
다음과 같이 분석(分析)하고 있다.
① 아동들은 암기식(暗記式) 공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② 산수(算數) 과목이 5과목 중 최저의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③ 아동들은 해석력, 작문력, 응용력, 계산력, 이해력,
실험관찰력, 공작력 등이 현저히 부족하다.
필자(筆者)의 조사에 의하면,
위와 같은 사실들은 K시(市)나 서울시(市)에 국한된 특수현상이 아니요,
모든 한국 아동에 공통된 현상이다.
즉 오늘날의 한국 아동은 1945년 해방 전의 아동에 비하여,
또 현재의 외국 아동에 비하여 추리력과 창의력,
한 마디로 말하여 (사고능력思考能力)이 거의 결여되고,
지극히 애매하고 초보적인 지식의 단편만을 암기하는 하나의
정신적(精神的) 불구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 신체를 가진 아동이 6년간의 교육을 받고도
더하기, 빼기를 모르고,
제이름도 제대로 쓸 수 없다는 사실은
과거 인류의 교육사(敎育史)에 일찍이 없었던 일이요,
현재의 세계에 있어서도 한국을 빼놓고는 없는 일이다.
인류문명(人類文明)은
인간 정신의 추리력(推理力)과 창의력(創意力)에 의하여 생성되고 발달한다.
문명(文明) 생성(生成)의 이 원리에 비추어 볼 때 해방 이후 오늘에 이르는
국민교육(國民敎育)이 인간의 문화능력이 제거되고 다만 반복(反復)에 의한
동물적(動物的) 순치(馴致)의 결과밖에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는 이 사실은
민족의 장래로 볼 때, 실로 그 흥망(興亡)에 관한 중대하고도
심각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3. 문교당국의 오해(誤解)
1) 저능화(低能化) 원인 잘못 알고 있다
6년을 배워도 원시인(原始人) 그대로 남는다는 이 해괴한 사실에 대해
문교당국자나 일선 교육자나 학부형은 다같이 이를 인정하고, 또
이 문제의 중대성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교육평론(敎育評論)」지(誌) (1971년 4월호)는
「국교생 학력저하(學力低下)의 요인 진단」이라는 특집의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 중 국교생의 학력저하(學力低下) 현상은 그냥 넘길 수 없는 중대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망국교육(亡國敎育)의 결과를 벗기
힘들 것 같다. 』 그리고
『이러한 우리의 병폐(病廢)를 각성하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뜻에서 이번 특집을 마련한다』 고 하였다. 그리고 이 문제를
여러 가지 각도에서 검토한 교육관계자 여러 인사들의 다음과 같은
논문(論文)을 싣고 있다.
무시험(無試驗)진학과 학력저하,
교수의 신념(信念)과 학력저하,
새로운 교수법과 학력저하,
학생집단구성과 학력저하,
가정환경과 학력저하,
평가방법과 학력저하,
교수자료와 학력저하.
이상의 의견들을 통관(通觀)할 때, 놀라운 것은 아동의
학력저하의 참된 원인을 포착 적출(摘出)한 논설은 하나도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논자들은 다만 고차적인 교육론을 펼치기도 하고,
중학교 무시험 진학제에 그 허물을 돌리기도 하고, 교육기술 문제를
과학적으로 풀이하기도 하는 등 필자(筆者)가 볼 때,
문제의 핵심과는 거리가 먼 외곽 지대에서 맴돌고 있을 뿐이다.
필자(筆者)가 일선교사를 상대로 한 조사에 의하면,
그들 대다수가 학력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무시험 입학제에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래서 문교당국은 문교당국대로 교육과정의 전면 개편, 혹은
교육시간의 연장 등을 검토하고 있고, 교육당사자는 또 그들대로
교육기술이나 교육자료의 개선 등에 부심하고 있고,
학부형은 학부형대로 소위 「과외공부」라는 것을 아동들에게
강제함으로써 그들의 저능화(低能化) 현상을 막아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2) 학습시간량 외국 아동의 세 배
그렇다면, 한국 아동의 저능화 현상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선생들은 잘 가르치지를 못하고,
아동들은 공부를 잘하지 않는 데에 기인하는 결과일 것인가.
그렇지 않다.
해방 후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은 선진한 미국의 교육체제와
교육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적어도 그 외관(外觀)에 있어서는,
필자의 소학(小學)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과학화되었다.
한편, 아동이 공부하는 시간은 필자의 소학(小學) 시절의 세 배 이상이
되는 것이요, 현재의 미국이나 일본 아동의 역시, 세 배 이상이 되고 있다.
말하자면 교사는 이 이상 더 잘할 수 없을 만큼 잘 가르치고 있고,
아동은 인간의 체력으로는 이 이상 더 많이 할 수 없을 만큼
죽도록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저능화 현상의 原因(원인)은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은,
그러한 외부적, 환경적인 곳에 있지 않는 것이 확실(確實)하다.
그러면, 그 진실한 원인(原因)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3) 저능화(低能化)는 한자(漢字) 제거(除去)의 결과
그 원인(原因)은 단순하다.
그러나 그것은 절대적이다.
그 원인(原因)은 한마디로 말하면,
해방 후의 학교교육에서 「한자」(漢字)를 제거하였다는 데에 있다.
한자(漢字)를 제거함으로써 아동들로부터 언어능력(言語能力)을 박탈하였다.
그들이 언어능력(言語能力)이 없다는 것, 이것이
아동들의 사고능력(思考能力) 저하(低下)의 절대적 원인(原因)이다.
일본어(日本語)는 그 문법적 구조가 한국어(韓國語)와 완전히 동일하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와 같이 옛날로부터 한자와 한자어를 사용하고 있다.
명예로운 일은 못 되지마는,
1945년 해방 전의 한국 아동들은
그들과 같이 생활하였고
그들과 같은 어문(語文)으로 교육받았다. 그때의 한국 아동은
일반적으로 일본 아동에 비하여 지능(知能)이 우수하였다. 이 사실은
그때의 일본인도 인정하였고
필자 자신의 경험으로도 또한 그러하다.
패전(敗戰)후도 일본 아동들은 옛날과 같은
어문(語文) - 한자와 한자어가 섞인 -
으로 교육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지능은 패전(敗戰)전 보다도 현저한 향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일본인(日本人)들도 패전(敗戰)후 국민교육에 있어
미국식 제도와 기술을 많이 본받고 있다.
그런 까닭으로 해방 후의
한국 아동이 그들과 다른 것은~
「한자」(漢字)를 모른다는 것 뿐이요, 그 밖의 여건은 그들과 비등하다. 그런데
한국 아동의 지능(知能)은 일본 아동과는 정반대(正反對)로,
향상이 아닌 原始化(원시화)의 계곡(溪谷)으로 굴러떨어져 가고 있다.
이 원인(原因)은 오직 하나,
그들이 한자(漢字)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자와 한자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있어서
「한자」(漢字)를 제거(除去)하면 왜?,
아동들로부터 언어능력(言語能力)이 제거(除去)되고,
언어능력이 제거되면 왜 사고능력(思考能力)의 발달이 정지(停止)되고
그 결과,
교육효과를 거둘 수 없게 되는가?
그 이치(理致)를 규명(糾明)하는 것이 이 소론(小論)의 목적이다.
4. 한국어(韓國語)의 성격(性格)
1) 고유어(固有語)와 한자어(漢字語)
내가 보는 바로는, 한글학자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의 국어학자나
국문학자의 대다수가 우리 국어(國語)의 성격에 대하여 하나의 중대한
오해(誤解)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한자(漢字)와 한자어(漢字語)는
우리 것이 아니고
남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상(思想)이 그것이다.
국어(國語)에서
한자(漢字)를 전폐(全廢)하고
한자어(漢字語)를 구축(驅몰구,逐쫓을축)한다는 행동은
이 오해(誤解)에 뿌리박은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나는 우선,
우리 국어(國語), 즉
한국어(韓國語)의 성격을 정확(正確)하게 규정(規定)하는 일로부터
내 고찰(考察)을 시작하려고 한다.
현재 한민족(韓民族)이 사용하고 있는 한국어(韓國語)는
중국어나 유럽어 등과는 다른 특수한 성질을 가졌다. 즉,
우리 국어(國語)는
表音文字(표음문자)로 표시 될 수 있는 고유어(固有語)와 또
表意文字(표의문자)로 표현 할 수 있는 한자어(漢字語)라는
이질(異質)의 두 가지 종류의 언어로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글이 아니면 완전 표기가 불가능한 고유어(固有語)와
한자가 없으면 그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한자어(漢字語)라고 하는,
성질이 서로 다른 두 가지 언어(言語)가 하나로 융합(融合)됨으로써
국어(國語)가 형성되어 있다.
이것이 동질(同質)의 언어(言語)로만 구성되어 있는
중국어나 유럽어 등과 상이(相異)한
「한국어」(韓國語)의 성격(性格)이다.
한 종족(種族)의 언어가 이질(異質)의 두 가지 언어(言語)로
조성되어 있는 것은~
중국(中國)을 제외한 한자를 사용하는 동남아시아의
여러 종족에 공통된 현상이다. 또 이와는 반대로,
한자를 사용하지 않는 종족(種族)의 언어(言語)에는 없는 일이다.
그러면 우리 국어(國語)는 어째서?
이와 같은 특수(特殊)한 성격(性格)을 갖게 되었는가.
다시 말하면, 왜?
이질(異質)의 두 가지 언어로 국어(國語)가 형성되었는가?
2) 문명(文明)과 문자(文字)와의 관계
중국으로부터 한자(漢字)가 수입되기 이전까지는 우리의
고대문화(古代文化)는 아직도 얕은 단계에 있었다.
언어의 고급한 발달은 문자(文字)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요, 또
보다 고급한 사상의 발달은
보다 완전한 언어(言語)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와 같이
언어(言語)와 사상(思想)은 불가분(不可分)의 관계에 있다.
문화(文化)가 사상(思想)의 표현(表現)이라면
문자(文字)가 없는 문화(文化)가
낮은 단계에 머무르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까닭으로
기록(記錄) 수단(手段)을 갖지 못한~
우리 고유어가 원시(原始)의 역(域)을 벗어날 수 없었고, 따라서
우리의 고대문화(古代文化)가 얕은 단계에 있었으리라는 것은
쉽게 상상(想像)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정황(情況)하에서 우리 조상(祖上)들은
한 걸음 앞서 높은 문명(文明)을 갖게 된 중국으로부터
중국문자(中國文字)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이는 같은 물건이라면~
새로 발명(發明)하는 것보다
기왕에 발명(發明)된 것을 사용(使用)하는 것이
노력(勞力)이 적게 들고 효과(效果)가 많은 것이라는
경제법칙(經濟法則)의 당연한 결과(結果)이다.
이러한 경위(經緯)로
우리 국어는 이질(異質)의 두 가지 언어로 형성되게 되었고 또
이러한 성격으로 발달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즉,
고유어와 한자어가 합쳐서 하나가 된 것, 이것이
영어도 아니요, 아라비아어도 아니요, 에스키모어도 아니요,
중국어도 아니요, 일본어도
아닌 「한국어(韓國語)」인 것이다.
3) 라틴어(Latin語) 안 버리는 영국인(英國人)
한글주의자는 우리 조상(祖上)들이 중국에서 한자를 수입한 것을
마치 무슨 죄악(罪惡)이나 범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문화(文化)라는 것은
물과 같아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이라는
문화법칙(文化法則)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오는 하나의 착각(錯覺)이다.
영국인이나 독일인, 또는 프랑스인이나 러시아인들은 그들 자신의
문자(文字)를 만든 일이 없고,
그들은 이집트에 연원(淵源)하고
그리스인과 로마인에 의하여 완성(完成)된~
「알파벳」문자(文字)를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다.
거듭 말하거니와,
우리말은 고유어와 한자어가 합쳐서 일체(一體)가 된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국어(國語)에 있어서의
한자어(漢字語)는 외국어가 아니고 국어(國語)인 것이다.
이는 마치~
영어(英語)가 영국의 고유어인 앵글로․색슨어와
외래어인 라틴어(Latin語)가 합쳐서 한 개의 국어(國語),
「잉글리쉬(English)」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과 같다.
하나의 국어(國語)에 있어서
어떤 말이 본래(本來) 있던 것이고
어떤 말이 외방(外方)에서 들어온 말인가를 가려내는 것은
언어학자의 연구에만 필요한 것이요,
그 밖의 경우에는 완전히 무의미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말은 한자와 한자어를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원시어(原始語)의 단계를 벗어나
문명어(文明語)로의 진화(進化)가 가능하였던 것이다.
영어나 독일어가
라틴어(Latin語)를 받아들임으로써 문명어(文明語)가 된 것과 같다.
4) 한자어(漢字語)는 우리 한국어(韓國語)의 척추(脊椎)
한국어(韓國語)에 있어서 고유어와 한자어와의 관계는
척추동물에 있어서의 근육(筋肉)과 골격(骨格)과의 관계와 같다.
근육(筋肉)은 주성분이 유기물질이요,
골격(骨格)은 주성분이 무기물질이다.
이 성질이 서로 다른 두 가지 물질이 합(合)함으로써
보다 완전한 생명체가 된 것이 척추동물(脊椎動物)이다.
우리말은 한자어(漢字語)라는 골격을 얻음으로써
연체동물(軟體動物)로부터 척추동물(脊椎動物)로 진화하였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말에서 한자어(漢字語)를 제거(除去)하자는 말은
우리 몸에서 척추(脊椎)를 제거(除去)하자는 말과 같다.
무릇 인접(隣接)한 지역(地域)의 상이(相異)한 어족(語族)은
서로가 영향(影響)을 주고 영향(影響)을 받는다. 그리고
낙후(落後)된 언어는 선진(先進)한 언어의 영향(影響)을
보다~ 많이 받는다.
이것이 언어진화(言語進化)의 법칙(法則)이다.
한글주의자는 이와 같이 단순하고도 초보적인
언어진화(言語進化)의 자연법(自然法)에 대하여
완전(完全)히 무지(無知)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한자어(漢字語)는 중국(中國)에서 온 것,
그런 까닭으로 그것은 남의 것, 또
그런 까닭으로 그것은 기필(期必)코
우리말에서 제거(除去)되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이 유치(幼稚)하고
열등(劣等)한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이는 마치~
영국인이 라틴어(Latin語)는 로마에서 온 것,
그런 까닭으로 그것은 남의 것, 또
그런 까닭으로 그것은 마땅히
영어에서 제거(除去)되어야 한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영국인은 우리나라의 한글주의자와 같이 어리석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알파벳 폐지(廢止) 운동(運動)을 편 일도 없고,
라틴어(Latin語) 말살(抹殺) 운동(運動)을 벌인 일도 없다.
한자(漢字)와 한자어(漢字語)가 남의 것이라고 하는 생각을
한글주의자의 머리 속으로부터 뿌리째 뽑아버리기 위하여 여기서
다시 한번 명확(明確)히 말하려고 한다.
알파벳이 그리스의 국자(國字)인 동시에
백인(白人) 전체의 국자(國字)인 것과 같이
한자(漢字)는 중국의 국자(國字)인 동시에
황인(黃人)전체의 국자(國字)요,
라틴어가 로마의 국어(國語)인 동시에 백인 전체의 국어인 것과 같이
한자어는 중국의 국어(國語)인 동시에 황인 전체의 국어이다.
다시 바꿔 말하면,
한자(漢字)는 십억 황인(黃人)의 국제(國際)문자요,
한자어(漢字語)는 십억 황인(黃人)의 국제(國際)어이다.
5. 한자어(漢字語)의 존재 비율
1) 국호(國號)부터 한자어(漢字語)
그러면 우리 국어 안에 한자 어휘(語彙)는 얼마만큼의 비율로 존재하는가.
독자의 이해를 빠르게 하기 위하여 우선
실례(實例)를 몇 가지 들자.
<例 ①>
大韓民國(대한민국) 憲法(헌법) 제1장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제1조 ① 大韓民國은 民主共和國(민주공화국)이다.
② 大韓民國의 主權(주권)은 國民 (국민)에게 있고,
모든 權力(권력)은 國民으로부터 나온다.
제2조 大韓民國의 國民의 要件(요건)은 法律(법률)로 定(정)한다.
제3조 大韓民國의 領土(영토)는 韓半島(한반도)와
附屬島嶼(부속도서)로 한다.
이상을 고유어와 한자어로 분리하면 다음과 같다.
<固有語> (제1조)
제1조 ①은, 이다. ②의, 은, 에게, 있고, 모든, 은, 으로, 부터, 나온다.
(제2조) 의, 의, 은, 로, 한다.
(제3조) 의, 는, 와, 로, 한다.
<한자어> (제1조) ① 大韓民國, 民主共和國 ② 大韓民國, 主權, 國民, 權力, 國民
(제2조) 大韓民國, 國民, 要件, 法律, 定.
(제3조) 大韓民國, 領土, 韓半島, 附屬, 島嶼.
<例 ②>
신문광고에 나온 某(모)회사의 대차대조표(貸借對照表)는 다음과 같다
<대차대조표 양식>
<例 ③>
전화번호부의 첫 장에 나오는
청와대(靑瓦臺)의 전화 설치 장소의
명칭은 다음과 같다.
행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실
특별보좌관실
총무수석 비서관실
경제수석 비서관실
의전수석 비서관실
정무수석 비서관실
민정수석 비서관실
공보수석 비서관실
외자관리 수석비서관실
당직실
기자실
<例 ④>
전화번호부의 「전화 이용 안내」에 있는
종목별 명칭을 몇 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전화이용안내
전환식
직결식
공동접속식
전령장치
발착신분리장치
전용설비
급지별요금
배달일시지정전보
일시철거청구
가입승계신고
개인신고
상호변경신고
이용종별변경통지
수동즉시시외통화
위의
<例 ①>은 한자어(漢字語)에 「토」가 달렸을 뿐이다.
<例 ②>는 <대차대조표 양식>에서
「받을 어음」이라는
고유어(固有語) 한 개를 빼놓고는 전부(全部)가 한자어(漢字語)다.
<例 ③>과 <例 ④>의 전화부 기재사항은
완전(完全)히 한자어(漢字語)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책표지의 「전화번호부」라는 것으로부터
6백82항에 달하는 그 내용(內容)은 아라비아 숫자를 빼놓고는,
그 전부(全部)가
한자(漢語)와 한자어(漢字語)에서 나온 말로 되어 있다.
2) 한자어(漢字語)는 중국어(中國語)라는 사상
한글주의자의 거룩한 애국사상에 의하면,
고유어(固有語)만이 우리말이고
한자어(漢字語)는 외국어라고 한다. 이 논법(論法)으로 하면,
우리나라의 국호(國號)는 외국어(外國語)로 되어 있고,
헌법(憲法)도 외국어(外國語)로 만들었고,
은행이나 사회에서는 장부를 완전히 외국어(外國語)로 기록하고 있고,
전화번호부는 관청, 회사의 명칭은 말할 것도 없고,
개인의 성명(姓名)까지도 외국어(外國語)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 말이 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일상(日常)의 담화(談話)에 있어서도 대부분
외국어(外國語)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독자(讀者)에게 묻노니,
우리는 우리 국어(國語)에 대하여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인가?
우리가 현재 문서나 담화에서 사용하고 있는 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90%이상이 한자어(漢字語)이다.
더 정확(正確)히 말하면,
현재 우리 국어(國語)는 한자어에 「토」를 달아가지고 성립된 언어다. 그래서
우리 국어(國語)는 한자어(漢字語)가 섞여 있을 뿐만 아니라, 실상인즉
한자어(漢字語)가 국어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영어(英語)에 있어 라틴어계 언어(言語)가 영어의 7분의 5를 차지하고 있어,
라틴어(Latin語)계 언어가 영어의 근간(根幹)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과 같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 국어에서 한자어를 없애자는 말은 곧 국어를 없애자는 말이다.
만일, 우리 국어에서 한자어를 제거하면 고유어 몇 개가 남을 뿐인데,
이 몇 개의 원시어(原始語)를 가지고는 문명(文明)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생각조차도 할 수 없는 것이다.
필리핀이나 인도 등에는 물론, 그들 자신의 언어(言語)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원시어(原始語)이고
그들은 문명어(文明語)를 갖지 못하였다.
그런 까닭으로, 그들은 유럽의 근대문명(近代文明)을 수입하는 데 있어
유럽 서적(書籍)의 번역(飜譯)은 처음부터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유럽의 서적(書籍)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대학(大學)에서는 순전한 영어(英語)로 강의(講義)를 하고 있다.
만일 우리말에서 한자어(漢字語)를 없애면~
남은 고유어(固有語)만으로는 유럽의 학술서적(學術書籍)은
단 일 페이지의 번역(飜譯)도 불가능(不可能)한 것이다.
한글 전용(專用) 즉 한자 전폐(全廢)라는 생각은~
지금까지 보아온 바와 같은 우리 국어의 본질(本質)에 대한
완전 무지(無知)가 빚어낸 하나의 착각(錯覺)이다.
6. 변질(變質)된 한글주의
1) 번개딸딸이 식(式) 사고(思考)
우리나라에 있어 한글 전용(專用)이라는 망상妄想) 발생한 초기에는
그 방법으로서 개어주의(改語主議)에 의한 점진론(漸進論)이었다. 즉,
한자어(漢字語)를 하나씩 둘씩 고유어(固有語)로 고쳐 만듦으로써
한자어(漢字語)를 조금씩 없애간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電話」(전화)를 「번개딸딸이」,
「動物」(동물)을 「옮살이」,
「副詞」(부사)를 「어찌씨」,
「資格」(자격)을 「감목」등의 식으로 개어(改語)를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한글학자들이 과거
오십여년을 두고 그들의 있는 지혜(智慧)를 몽땅 짜내보았으나 그들은
단 한 개의 한자어(漢字語)도 고유어(固有語)로 바꿔놓지 못하였다.
실제에 있어, 그들은 그동안~ 상당수의 한자어를 고유어로 바꿨다.
다시 예(例)를 들면
「內容」(내용)을 「속살」,
「構成」(구성)을 「얼거리」,
「團體生活」(단체생활)을 「모듬살이」,
「胃」(위)를 「밥통」 등으로 고쳤다.
그러나 지금 이것들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고급(高級)하고 다양(多樣)한 개념(槪念)을 갖는 한자어(漢字語)를~
단순하고 원시적(原始的) 개념밖에 표시할 수 없는
고유어로 바꿔놓은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으로는 고급(高級)하고 복잡한 사상(思想) 내용(內容)의
표현(表現)은 불가능(不可能)한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그들이 신발명(新發明)한 이와 같은 애국애족어(愛國愛族語)나
주체의식어(主體意識語)를 사용하는 사람은~
발명자 자신(自身) 이외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볼 때,
그들은 단 한 개의 한자어(漢字語)도 고유어(固有語)로
바꿔놓지 못한 것이다.
이는 당연(當然)한 귀결(歸結)이다.
무한다(無限多)한 한자어휘漢字語彙)에 비하여
고유어휘(語彙)의 수효(數爻)는 몇 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하나 예(例)를 들자.
한글학자들은 수학용어(數學用語)로
「三角形」(삼각형)을 「세모꼴」,
「梯形」(제형)을 「사다리꼴」,
「累乘」을 「거듭제곱」 등으로 고쳐놓고
무척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 데 그러면,
代數(대수),
幾何(기하),
微分(미분),
積分(적분),
因數(인수),
函數(함수),
陰數(음수),
陽數(양수),
變數(변수),
方程式(방정식),
恒等式(항등식)
不等式(부등식) 등 수백의
수학용어(數學用語)는 무엇이라고 고치겠는가. 또
육법전서(六法全書)에 있는 수천개의 법률용어(法律用語)는
무엇이라 고치고,
의학서적(醫學書籍)에 있는 수천개의 학술용어(學術用語)는
무엇이라고 고치겠는가?
고유어(固有語)에는 수학(數學)의 기본이 되는 수(數)라는 말이 없다.
세는 수(數)의 이름도
하나에서 열까지와 스물, 서른, 마흔, 쉰, 예순, 일흔, 여든, 아흔의
18개의 어휘(語彙)가 있을 뿐이요,
百(백), 千(천), 萬(만), 億(억), 兆(조), 京(경) 등
전부가 한자어(漢字語)다.
2) 언어(言語)는 자연도태(自然淘汰) 번칙하(法則下)에 있다
한글학자들은 주장(主張)한다.
옛날에는 고유어도 많은 어휘(語彙)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많은 것들이
한자어(漢字語)에 밀려나서 소멸(消滅)한 것이라고. 물론
이 생각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다.
한자(漢字) 수입 이후,
사실상 많은 고유어휘가 한자어휘로 바꿔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된 원인을 잘못 알고 있다.
실은 한자어(漢字語)가 고유어(固有語)에 대신하게 된 것은
애국사상(愛國思想)이 부족하거나,
사대사상(事大思想)이 철저하여 그렇게 된 것이 아니요,
한자어(漢字語)가 그 의미(意味)가 정확(正確)하여
사상(思想) 표현(表現)에
보다 편리한 언어(言語)이기 때문에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요, 누가 법률(法律)로 명령(命令)한 것은 아니다.
즉, 이는 자연도태(自然淘汰)의 결과(結果)인 것이다.
한글주의자는 소위, 「우리말 도로 찾기」니 혹은 「우리말 갈고 닦기」니 하는
애국적 말을 하고 있는데, 위에서 본 바의 경위(經緯)로 우리말은 지금 현재,
도로 찾을 것도 없고,
갈고 닦을 것도 없는 것이다.
그 증거(證據)를 또 하나들자.
한글학자가 해방 후 25년간에 「우리말 도로 찾기」와
「갈고 닦기」에 성공한 것은
필자가 알기로는, 일본어인
「벤또」를 「도시락」으로 고쳤고, 역시, 일본인이 만든 한자어인
「手形」(수형)을 「어음」으로 고쳤고,
「貢獻」을 「이바지」로,
「展望」(전망)을 「내다본다」로,
「解釋」을 「풀이」로 하게 하였다. 즉,
25년간에 5개의 단어를 도로 찾고 갈고 닦았을 뿐이다. 말하자면,
5년에 단어 한 개꼴의 되찾기와 갈고 닦기를 한 셈이 된다.
그러니까 가령,
1천개의 한자어(漢字語)를 고유어(固有語)로 되찾고 갈고 닦으려면
5천년이 걸릴 것이요,
1만개의 한자어(漢字語)를 고유어(固有語)로 되찾고 갈고 닦으려면
5만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3) 원시어(原始語)와 문명어(文明語)
그러면, 고유어의 어휘는 왜 수효가 그렇게 적은 것인가.
원시어(元始語)의 특징(特徵)은
감각적 사물에 관한 어휘(語彙)만 있고,
정신적(精神的)․추상적(抽象的) 사상(事象)에 관한
어휘(語彙)가 없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우리 고유어를 살펴볼 때, 그 대부분이
시각적(視覺的)사물에 관한 명사와 동사 및 형용사(形容詞)가 있고, 여기에
청각적(聽覺的),
취각적(臭覺的),
미각적(味覺的),
촉각적(觸覺的) 사건에 관한 형용사(形容詞)와 감정표현에 관한
어휘(語彙)가 소량(少量) 있을 뿐이다.
예(例)를 들면,
[天地自然](천지자연)
하늘, 해, 달, 별, 땅, 흙, 메, 섬, 바위, 돌,
모래, 물, 바다, 내, 개울, 시내, 구름, 안개, 김, 비, 얼음, 눈, 바람, 번개
[動植物](동식물)
두더지, 너구리, 여우, 쌀가지, 고양이, 개, 돼지, 새, 닭, 꿩,
꾀꼬리, 기러기, 오리, 황새, 올빼미, 고래, 삼치, 가오리, 나무, 풀, 잎, 대,
뿌리, 가지, 열매, 꽃, 꽃시울, 씨 등
[人體](인체)
사람, 머리, 머리카락, 낯, 눈, 코, 입, 귀, 목, 배, 배꼽, 등, 가슴,
허리, 엉덩이, 불두덩, 팔, 손, 다리, 발, 정강이, 장딴지, 허벅지, 밥통,
창자, 허파, 염통, 콩팥, 지레, 쓸개, 오줌깨, 뼈, 갈비, 피
[人稱](인칭)
사내, 계집, 새끼, 아비, 어미, 할아비, 할미, 아들, 딸, 언니, 아우,
오빠, 누나, 아내, 지아비, 스승, 벗, 샛사내
[住居](주거)
집, 지붕, 기둥, 추녀, 도리, 서까래, 부엌, 아궁이, 실겅,
[衣服](의복)
저고리, 적삼, 바지, 중우, 두루마기, 소꼿, 단소꼿, 치마
[食品](식품)
밥, 떡, 국, 미음, 김치, 깍두기, 술, 엿
[器具](기구)
솥, 냄비, 그릇, 질그릇, 항아리, 오가리, 소라, 동이, 뚝배기, 종재기,
깍정, 접시, 숟가락, 젓가락, 뒤지, 연장, 괭이, 소시랑, 갈퀴, 쟁기,
써레, 지게, 칼, 끌, 송곳, 까뀌, 대패, 톱, 활, 화살, 도롱태, 달구지
등의 명사(名詞).
가다, 오다, 걷다, 기다, 날다, 뛰다, 헤엄치다, 돌다, 앉다, 서다, 보다,
듣다, 지껄이다, 맡다, 먹다, 뱉다, 마시다, 씹다, 물다, 꾸부리다, 펴다,
타다, 내리다, 싣다, 부디치다, 자빠지다, 너머지다, 하다, 박다, 빼다,
넣다, 수시다, 뚫다, 찌르다, 물다, 뜯다, 긁다, 할퀴다, 싸다, 쌓다, 누다,
꾸다, 누르다, 밟다, 배다, 낳다, 베다, 막다, 트다, 까다, 붙이다, 떼다,
헐다, 태우다, 째다, 파다, 묻다, 메우다, 만들다, 부시다, 깨다,
닥다, 갈다, 쓸다, 치우다, 들다, 놓다, 쫓다, 잡다, 터지다, 돋구다
등의 動詞(동사)
크다, 작다, 높다, 얕다, 깊다, 길다, 짧다, 넓다, 좁다, 가늘다, 퉁겁다,
뾰족하다, 날카롭다, 무디다, 밝다, 어둡다, 침침하다, 환하다, 빠르다,
느리다 등의 형용사(形容詞)
바시락 바시락, 쪼룩쪼룩, 철석철석, 질컥질컥, 출렁출렁 등의
청각적(聽覺的) 의성어(擬聲語).
살짝살짝, 살금살금, 성큼성큼, 훌떡훌떡, 너울너울, 벌렁벌렁 등의
시각적(視覺的) 의태어(擬態語).
구리다, 고소하다 등의 취각적(臭覺的) 형용사.
쓰다, 달다, 맵다, 짜다, 싱겁다, 시다 등의 미각적(味覺的) 형용사.
부드럽다, 매끈하다, 미끄럽다, 꺼끄럽다, 단단하다, 물렁하다,
따뜻하다, 뜨겁다, 덥다, 차다, 시원하다, 애리다, 쓰리다 등의
촉각적(觸覺的) 형용사 등의 일차어(一次語)에 그쳐 있다.
정신적(精神的) 사상(事象)에 관한 어휘(語彙)로는
마음, 넋, 얼, 슬기, 뜻, 사랑 등의 명사.
어리석다, 미련하다, 어질다, 사납다, 예쁘다, 밉다, 불쌍하다,
좋다, 나쁘다 등의 형용사.
기쁘다, 즐겁다, 슬프다, 서럽다, 무섭다, 골나다, 부끄럽다 등
감정표현(感情表現)의 형용사.
곧, 꼭, 몹시, 무척, 반드시, 꽤 등의 부사(副詞).
언제, 어디, 무엇, 왜 등의 의문사(疑問詞)가 소량(少量) 있고,
완전 추상명사(抽象名詞)로는 때, 곳, 보람, 자랑 몇 개가 있을 뿐이요,
언어와 문자에 관한 어휘로는~
말, 글, 글씨의 3개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고급한 정신적 사상(事象)과 추상적 사물(事物)에 관한 어휘(語彙), 즉
윤리(倫理), 도덕(道德), 예술적(藝術的), 과학적(科學的) 사상(事象)에
관한 문명어휘(文明語彙)는 전무(全無)하다.
이상이 우리 고유어(固有語)의 실상(實狀)이다.
한글학자들이~
「개어주의(改語主義」)라는 것으로 한자어(漢字語)를 고유어(固有語)로
바꿔놓으려고 하는 사업은
그 뜻은 가상((嘉尙)한 일이지만, 결국 성공(成功)하지 못한 것은
그들의 노력(努力)이 부족(不足)한 것이 아니요,
그것은 처음부터 불가능(不可能)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들의 계획과 행동은~
뱁새가 황새 걸음 흉내를 내려고 하는 것과도 같은,
제 분수를 모르는 어리석은 일이었다.
4) 성난 동물(動物)의 몸부림
그래서 한글주의자들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막다른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여기서 그들은 성난 동물(動物)처럼 하나의
무서운 억지(抑止)를 강행(强行)하기로 결정(決定)하였다.
즉 한자어(漢字語)를 그 발음(發音)만을 한글로
옮겨 쓴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렇게라도 하여 한자(漢字)만은 기필코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과 한자(漢字)와는 어떻게 하여
그렇게도 철천(徹天)의 원수(怨讐)가 되었는지는 모르되,
이렇게 하여
한글주의 초기의 개어주의(改語主義)는
발음도용주의(發音 盜用主義)로 변질(變質) 추락(墜落)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이 명분(名分)을 말하되,
한자어(漢字語)는 이미 우리말이 되어있으니
그 「音」(음)만을 한글로 적으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大韓民國은 民主共和國이다」라고 쓰면 그것은
중국어(中國語)이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쓰면 그것은
한국어가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국민학교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모든 교과서(敎科書)에서 한자(漢字)를 완전히 없애고
모든 한자어(漢字語)를 그 발음(發音)만을
한글로 표기(表記)하여 놓았다.
그러나,
한자어(漢字語)는 한자(漢字)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언어(言語)다.
만일, 한자어(漢字語)가 한자(漢字)를 떠나면
그것은 비언어(非言語)로 化(화)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자어(漢字語)가 국어(國語)가 된 나라에 있어서의
한자(漢字) 폐지(廢止) 불가능(不可能)의 근본(根本) 이유(理由)요,
중국(中國)과 일본(日本)에 있어서~
한자폐지론(漢字廢止論)이
완전히 폐기(廢棄)된 근본(根本) 이유(理由)이다.
그러면 한자어(漢字語)를 음기(音記)하면 왜?
비언어(非言語로 화(化)하는가?
그 까닭을 밝히는 것이~
이 소론(小論)의 구체적(具體的) 내용(內容)이다.
7. 한자(漢字)의 의미론적(意味論的) 특질(特質)
1) 상형문자(象形文字)의 성격(性格)
인류(人類)가 발명(發明)한 모든 문자(文字)는
상형(象形)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상형문자(象形文字)는
가시적(可視的) 사물(事物)을 사생(寫生)한 하나의 도형(圖形)이다.
그런 까닭으로,
그 도형(圖形)은 도형(圖形) 자체(自體)가 사물(事物)의 의미(意味)를
직접적(直接的)으로 표현(表現)한다.
그래서
도형(圖形)과 도형(圖形)이 갖는 사물(事物)의 의미(意味)와는
불가분(不可分)의 표리(表裏)의 관계(關係)에 있다. 바꾸어 말하면
도형(圖形) 자체(自體)가
의미(意味) 자체(自體)인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상형문자(象形文字)는
실지의 사물(事物)을 보는 것처럼,
사고(思考)의 과정(過程)을 밟지 않고, 즉,
청각(聽覺)을 통(通)하지 않고,
언어(言語)와는 관계(關係) 없이~
그 도형을 봄과 동시(同時)에
그 의미(意味)를 직각(直覺)한다. 그래서 그것은
그 의미(意味)의 直接性(직접성)에서 오는
표의(表意)의 정확성(正確性)과
그 의미(意味) 인식(認識)의 시간적(時間的) 신속성(迅速性)에 있어
문자(文字)로서~
인류(人類)가 바랄 수 있는
최고(最高) 이상(理想)을 구현(具現)한 문자(文字)라 할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것은 그 표현이
가시적(可視的) 사물(事物)에 한정(限定)되어 있고
불가시적(不可視的) 사물(事物)을 표현(表現)할 수 없다.
이것이 상형문자」의 치명적(致命的) 결함(缺陷)이다.
이 결함(缺陷) 때문에~
중국인을 제외(除外)한 모든 종족(種族)은 드디어 그들이 발명(發明)한
상형문자(象形文字)를 버리고
언어(言語)를 기호화(記號化)한 「표음문자」(表音文字)로 바꿨다.
그런데,
여기 오직 하나 중국인만이 상형문자(象形文字) 본래의 성격, 즉
「표의성」(表意性)을 그대로 계승(繼承) 진화(進化)시켜서 드디어
「한자」(漢字)라는 「표의문자」(表意文字)를 창조(創造)하였다.
그 형태(形態)에 있어
상형문자를 구상적(具象的) 표의문자(表意文字)라고 한다면
한자(漢字)는 추상적(抽象的) 표의문자(表意文字)라 할 것이다.
중국인(中國人)은 상형문자의 구상적(具象的) 방법을
추상적(抽象的) 방법으로 바꿈으로써
언어(言語)를 통(通)하지 않고
문자(文字) 자체(自體)로써 불가시적(不可視的) 사물(事物)을
완전(完全)히 표현(表現)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업에 성공(成功)한 것이다.
그들은 「불가능」(不可能)을 「가능」(可能)으로 만들었다.
이는 확실히
인류(人類) 예지(叡智)의 위대(偉大)한 승리(勝利)의 하나이다.
한자(漢字)는 이와 같이 문자(文字)의 원시형태(原始形態)인
「표의」(表意)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維持)하면서
가장 고도(高度)한 문명문자(文明文字)로 진화(進化)한 문자이다.
이것이 인류(人類)가 가진
다른 모든 문자(文字)와 다른~
한자(漢字)의 특질(特質)이요 성격이다.
2) 문자(文字) 자체가 의미(意味) 자체
표음문자(表音文字)는
사물(事物)의 의미(意味)와 인식(認識)과의 사이에 놓여진~
하나의 교량(橋梁)인 데 대하여
한자(漢字)는 상형문자(象形文字)와 동양(同樣)으로~
문자(文字) 자체(自體)가 의미(意味) 자체(自體)다.
그런 까닭으로
한자(漢字)를 보는 것은 바로~
사물(事物) 자체(自體)를 보는 것과 같은
인식효과(認識效果)를 가져온다. 그 결과(結果)~
한자(漢字)에 의한 사물(事物)의 의미(意味) 인식(認識)은
가장 정확(正確)하고
불변(不變)하고~ 또
가장 신속(迅速)하다.
표음문자(表音文字)는~
언어(言語)의 발음(發音)을 기호화(記號化)한 물건이다.
그런 까닭으로
그 문자(文字) 자체(自體)나
그것이 나타내는 音(음) 자체(自體)에는 아무런 의미(意味)가 없는 것이요,
몇 개의 음절(音節)이 모여 한 개의 단어를 형성함으로써
비로소 의미(意味)를 표현한다. 그래서
표음문자(表音文字)를 통하여
사물(事物)의 의미(意味)를 인식(認識)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다음 두 개의 단계(段階)를 거쳐서 이루어지고, 특히
한글의 경우에는 이보다도 한 개의 절차(節次)를 더~ 거치게 된다.
1.우리는 문자(文字)를 보아 가지고 머리 안에서 그것을
「음」(音)으로 환산(換算)한다.
2.음(音)으로 환산(換算)된 몇 개의 음절(音節)을 머리 안에서
다시 연락(連絡)하여 한 개의 언어(言語)를 구성한다.
3.이 언어(言語)들 중(中)에서 다시~
이의동음어(異義 同音語)를 판별(判別)한다.
이와 같은 절차(節次)를 밟고서 비로소~
그 언어(言語)와 문장(文章)의 뜻을 해득(解得)하게 된다.
한자(漢字)는 보는 순간(瞬間)에
사물(事物)의 의미(意味)를 직시(直覺)한다는 것과 비교할 때~
이는 지극히 원시적이고 비능률적인 작업이라 할 것이다.
순한글 문장과 한자 혼용(混用)문장과의
독해(讀解) 속도(速度)의 차이(差異)는
음파(音波)와 광파(光波))의
속도(速度) 차(差)에 비유하여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한글주의자는, 순한글 문장을 읽는데 시간이 걸리고 더딘 것은
한자(漢字)를 아는 사람의 습관(習慣)에서 오는 현상이요,
한글 밖에 모르는 아동(兒童)들은
그것을 빨리 읽는다고 강변(强辯)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그들의 사상(思想)이
얼마나 유치(幼稚)하고 어리석은 생각인가는
독자(讀者)에게는 이미 다시 설명(說明)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8. 동양사상(東洋思想)의 본원(本源)
한자(漢字)는 그것 자체가 의미를 가짐으로써
그것은 벌써 단순한 기호가 아닌,
지적(知的) 요소(要素)와
정적(情的) 요소(要素)를 동시에 구유(具有)하는 하나의 생명체가 되었다.
그것은
문자(文字) 하나 하나에 따로 따로
철학(哲學)이 들어 있고,
시(詩)가 들어 있고,
체온(體溫)을 느낄 수 있고,
체취(體臭)를 느낄 수 있다.
「한자(漢字)는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난다」는 까닭은 여기 있다.
그 속에는 우주(宇宙)의 사리(事理)와
인간(人間)의 정념(情念)이 동시(同時)에 들어 있기 때문에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나는 것이다.
동양사상(東洋思想)의 심오성(深奧性)과 유현성(幽玄性), 즉
지(知)로 해(解)하는 것이 아니요~
각(覺)으로오(悟)하는 4차원의 세계(世界)는
실(實)로~
한자(漢字)가 갖는 이 위대(偉大)한 기능(機能)의 소산(所産)이다.
백인(白人)의 물질문명(物質文明)은
이제 그 극한(極限)에 도달(到達)하였다.
이 이상(以上) 그들은 다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다.
인류문명(人類文明)이 앞으로 나갈 수 있고
또 나아가야 하는 곳은 오직 하나,
정신(精神)의 세계(世界)가 있을 뿐이다.
여기서 말하는 精神(정신)의 세계(世界)란?
물질(物質)의 세계(世界)를 부정(否定)하는 것이 아니요~
이 물질(物質)의 세계(世界)를 밑바닥으로 하고 그 위에
인류(人類) 예지(叡智)의 꽃을 피우는 세계를 뜻한다.
그래서 이것을 깨달은 백인(白人)들은
지금 동양(東洋)의 사상(思想)과 철학(哲學)에
그 돌파구(突破口)를 찾고 있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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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느그 아부지 한자 성함이?”…
이 질문에 2040 절반, 머릿속이 하얘졌다
‘무운’ 논란으로 본 한자 체감도
20~60대 1026명에게 물어보니
[아무튼, 주말]
사회
김미리 기자
조 선 일 보
입력 2021.11.13.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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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인용한 글)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중문과)는
“한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어 한국 사회의
‘형식적 문맹률’은 매우 낮지만,
한자를 몰라 문해력이 떨어지는
‘실질적 문맹률’은 높다고 본다”며
“한글 전용 사회라 하더라도
어문 생활을 풍부하게 하려면
한자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HQ(Hint Quotient·한자어 속뜻 인지 지수)’란
개념을 만든 전 교수는
“한자는 한 글자 한 글자가 ‘형태소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이기 때문에
낱말이 암시하는 뜻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계 속)
(계 속)
예컨대 수학 개념
‘산포도’를
한글만 봐선 ‘산에서 나는 포도’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자 ‘散布度’를 알면
‘흩을 산(散), 펼 포(布), 정도 도(度)’로
‘흩어진 정도를 보여주는 값’
이란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시대의 한자 교육이 쉽지만은 않다.
조규익 숭실대 국문과 교수는
“인터넷으로 검색만 하면 한자 뜻을 알 수 있는 시대이지만,
그런 용이함 때문에 역설적으로 한자를 제대로 익히기 어려워졌다.
웹에서 보니 유사한 한자를 구별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모 국립대 국문과 교수는
“디지털 사회가 되면서 한자 사용 빈도가 점점 줄고 있지만,
서양에서 라틴(Latin)語를 가르치는 식으로
우리도 교양으로 한자(漢字)를 가르쳤으면 한다”
고 강조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