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가 제철입니다...
왕궁면에서부터 금마면 도로변에는 무궁화꽃이
금마면 경계를 지나 웅포쪽으로 삼기, 익산, 황등, 함라 도로변에는
배롱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더라고요...
같은 익산이라도 금마, 왕궁은 미륵사지, 백제 왕궁터, 5층석탑이 있어
역사, 나라를 생각해서 그랬고
배롱나무가 심어진 다른 지역은 예술, 멋 등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서 나온 발상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살아 계실 적에 황등이 본가인 저희 선친을 비롯하여
친인척 어르신들이 유람을 자주 다니시고
술 한 잔 거나해지면 으레 판소리나 창을 읊조리며 노시는 것을 보았거든요...
다들 장수(長壽)하고는 끈이 짧았지만요...
나무원줄기와 가지가 마치 한자 뫼산( 山 )자를 연상케 합니다...
산 아래에 배롱나무꽃이 그득하지요...
요즘엔 보라, 흰색 등 색깔이 다양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백일홍(百日紅)이니 붉은 색이 으뜸 아니겠어요...
옆집에서 본 하늘고추...
청양고추보다 몇 배나 더 맵다는 ...
안 먹어봤는데 아주 매운 걸 잘 먹는 사람도
너무 매워서 아마 못 먹을 거예요...
고추는 매워야 제 맛이라면서
저의 처남, 매제, 사위 등이 일반 고추는 손도 안 대고
탱탱한 질감의 청양고추를 우걱우걱 씹어대는 걸 보면...
저는 만만한 아삭이(오이)고추나...
힘 좋은 고추죠...
늙은 놈이나 젊은 놈이나
하늘을 향해 뻣뻣하니...
속 못 차리고 그저...
고개 숙인 늙은 제 고추도 있기는 하네요...
거노생청(去老生靑)이랄까...
늙음을 보내버리고 새롭게 청년이 되고 싶으나
회춘은 고사하고 늙음만 깊어가니...
하늘고추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고
땅고추(地向苦草)나 면해야 할 텐데...
아이고 내 신세야 ...
평화롭고 물 맑은 저수지의 모습입니다...
비도 그리 내리지 않고 열대야여서 산 속 계곡지를 찾았습니다만...
티 없이 맑은 물에 낚싯대 던져놓고
기약 없는 그님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
잠시 한눈팔지도 자리를 뜨지도 못하고 기다립니다...
바람 없어 잔잔한 저수지의 수면 위에
말뚝처럼 꼼짝 않고 박혀 있는 찌를 바라보며
가는 시간을 재촉하노라 살며시 눈을 감아봅니다...
기차가 지나가는 것 같죠?
멀리서 보면 더욱 ...
염소우리에요...
저수지 주변 산에 초지를 조성해 흑염소를 키우고 있었어요...
오늘도 함께 한 장형...
수고 많았어요...
수십 년 낚시를 다녔지만 오늘 자리 잡은 곳이 최고의 포인트 같다며
날이 저물면 조황이 좋을 것이라고 기대는 상당했는데
꿈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다음을 기약하셔요...
물이 유입되는 최상류 물골에서 열심히 낚시 중인 장형...
여 밭에다 새 물이 유입되고 자생새우가 많고...
생애 최고의 포인트 같다고 희망에 차있었는데...
낮에는 반팔에도 땀이 날 정도의 폭염 이였지만
일교차가 그토록 크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습니다...
저녁엔 텐트를 치고 ...점퍼에 긴 바지, 막걸리까지 마셨는데도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찬바람에
덜덜덜 떨려서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참다 참다 한기가 몰려와 차속으로 피신 ...
순창의 계곡저수지는 소복한 여인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완전히 여름밤의 납량특집영화처럼
오싹오싹 싸늘한 냉기를 뼛속까지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토록 일교차가 심해 수온을 떨어뜨리니
입질이 있을 수가 없지요...
어이없는 웃음을 짓게 한 놈...
고 놈 참...
저수지 주변 산에서 어슴푸레 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물안개도 희미하게 무리지어 다니기 시작하고...
낮에 따뜻해진 물이 증발하여 생긴 수증기가 차가운 대기와 접하게 되어
생기는 미세한 물방울이 물안개라고 하지요...
물이 공기보다는 온도변화의 속도가 느린 건 아시죠...
고등학교 때 쯤 물이 비열(比熱)이 높다고 배우셨을 거예요...
대기의 온도와 지표면 또는 수면의 온도차가 클수록
물이 증발하여 수증기를 많이 발생하게 됨으로
물안개가 많이 끼게 되지요...
그런 날은 붕어들이 먹이활동을 중단하고 두문불출하는 게 보통입니다...
크기도 딱 좋은 새우가 많은 곳이어서
밤에 대물을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 1%의 가냘픈 기대를 했었는데
붕어들은 수심 깊은 곳에서
외출을 자제하고 늘어지게 곤한 잠을 자고 있는 듯했습니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물 맑은 저수지에
긴 낚싯대 던져놓고 물고기를 기다려보지만
오라는 물고기는 찾아오지 않고
차가운 냉기만이 주위를 맴돌 뿐
오늘도 너를 만나지 못했으니
부풀었던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어서 내일이 오기를 기다려야겠구나...
그래, 오늘은 이제, 안녕을 고하노라...
첫댓글 역시 조행기란..이런 것이죠...ㅎ
우선 배롱나무는 잘 공부한 것 같습니다...그리고 면면히 흐르는 풍류..
글고 역시 안개의 자연과학적 원리까지...ㅎ
좋은 곳에서 좋은분과의 출조
이미 조과를 떠나 이것이 행복인 듯 합니다.
기럭지에 대한 미련 없이 강호의 묵묵한 행복조행 잘 즈려밟고 돌아 갑니다....꾸벅
제고향에서도 가까운 곳이군요 ㅎㅎ
섬진강 줄기를 따라 지난주
부친기일에 고향품에 잠시 안기어
산천을 즈려밟고 올라왔습니다.
좋은 곳이군요! 잘보고 갑니다^^
운치있는 물가 하루밤 묶을 수 있으면 저는 그것으로 족하지요...하늘고추^^ 특이하네요..즐감합니다..
반갑습니다...저에게 부산에 동생이 있어서 ...
다음 주 쯤 아마 중간 지점인 함양 근처에서 하룻밤 낚시를 하기로 했는데...
아직 확실한 것은...
감사합니다...
바람님 존곳 한군데 점지해 주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