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풍기 /김도연
한여름 무더위
모두들 괴로워할 때
짜ㅡ안
꺼내든 상자 하나
작은 방 창고 안
겨울잠 자는 그녀를
전기 꽂아 깨웠네
위이잉
돌아가니
웃음꽃이
화알짝
바람의 춤 사위 시원하네
2. 이팝나무 / 김도연
한겨울 모진 추위 견뎌내고
봄바람 손길에
몸 단장하더니
연둣빛 날개옷 갈아입었다
가지 끝에 하얀
꽃밥이 피어났다
아침부터 벌 나비
줄 서서 인사하고
처음 본 이웃도 반겨 맞는다
갓 지은 쌀밥 좀 드세요
드셔보세요
쌀밥처럼 피어난 이팝꽃 밥상
이팝나무 가득 사랑이 담겼다
3. 어둠의 나래/ 김도연
어둠이 나래를 펴
대지를 잠재운다
세상이 어둠의 깃발 아래
잠이 든다
창 너머 희미한 안개만이
어둠 속을 헤치고
소금을 뿌린다
별들도 유리창에 깃들고
어둠은 별빛 아래 잠든다
별 하나의 사연과
별 하나의 운명이
유성처럼 흐르는 밤
나는 옛 추억에 잠겨
별을 헤아리다
푸른 안개 밀려오는
새벽을 맞는다
어둠이 나래를 펴고 날아오르는
4. 달님에게 / 김도연
대지는 잠들었습니다
상자 속 나는
검푸른 허공을 응시합니다
오늘은 음력 사 월 십오 일
보름날입니다
나는 그 옛날 할머니
처럼 두 손 모아 빕니다
온 세상에 전쟁이 끝나게 해주시기를……
지구상에 가난과 질병이 사라지기를……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달님이시여!
고요히 잠든 대지 위에
금빛 광명 내리시어
병‧고‧액‧난 없는 세상 되게 하소서
아픈 이들 집집을 비추시어 건강하게 하소서
비옵니다, 달님이시여!
온 세상 산하대지 만물 위에
살포시 내리시어
고통에서 보살피고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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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과제방(시)
김도연샘 수정본(선풍기, 이팝나무, 어둠의 나래, 달님에게)
안윤희
추천 0
조회 32
24.06.09 10: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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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열심을 다하는 김도연샘, 좋은 시 올려주셨어요. 약간 수정을 했습니다. 의도에서 멀어진 부분이 있으면 다시 읽고 퇴고하세요. 내일 봬요.
선생님 연륜의 손길이 미풍을 일으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