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등반의 기억을 떠올리기에는
너무나 긴 세월이 흐른 듯 하다.
등반 초입도 못찾고 오래된 등반가 둘이는
대충 짐작으로 장비를 착용했다.
길도 아닌 대충 밑에서 보기에 만만해 보이는 슬랩을 리지화만 믿고 오르니 보기와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서 2미터 슬립 ㅠ
오른쪽 팔꿈치 까지고 살짝 옷 구멍까지! ㅠ
이래서 등반은 난이도만 봐서는 안되는 레포츠다.
잠시 뛰는 심장을 다스리고 벽을 향해 겸손한 자세로 암벽화를 착용한다.
왼쪽 슬랩을 지나 크랙이 보이는 구간은 바로
캠으로 확보!
풀숲과 잔나무가지들을 지나 든든한나무?
에 확보한다.
이 곳이 등반길인지도 모르게 계속해서 위로 전진!
라스트형님을 빌레이보고 다시 등반시작!
이곳도 아까와 별반 다르지가 않네!
20여 미터를 오르니 손가락 두마디의 작은 크랙이 전부!
캠하나를 설치해서 확보지점을 만들고 혹시라도 터지면 ㅈ되기에 믿기 싫어도 믿어야만하는 가는 나무들 밑둥에 슬링으로 백업후 확보줄을 걸고 캠하나에 빌레이시작!
형님 추락하시면 안됩니다! 캠하나뿐입니다. ㅠ
이렇게 시작된 등반이 3마디에서 클라이막스를 연출하네!
믿을만한 나무도 크랙도 없으나 그래도 믿어야만하기에 있는 크랙마다 캠을 설치하여 다시 확보지점을 만들고 다시 후등빌레이!
형님과 조우한 이곳이 밑에서는 매우 양호한 홀드들과 침니로 구성된 구간인데 이곳이 등반하던 곳인지 의문이 들때쯤 3미터 위로 보이는 볼트하나! 근데 확보지점도 불안하고 오르다 떨어지면 확보자부터 등반자 모두 위험하기에 1미터 오르고 “형님께서 가방 내려놓고 오르라고 하신다”
그렇지 않아도 벗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는데~
바로 벗어놓고서 침니등반시작 겨우겨우 올라
볼트클립! 세상을 다가진 기분!
그 위로 부터는 침니사이 쌓인 바위들로 너덜지대가 형성되어 있고 그 구간을 넘어서는 직벽구간에 쌍볼트 발견! 와이어는 없는 순수한 볼트 두개!
4마디를 등반하고 만난 가장확실한 확보지점이다.
이곳에서 주변을 감상하고 시원한 얼음물과 당분보충!
긴 휴식을 마무리하고서 다시 시작된 등반!
도대체 어디가 정상인지 모를때쯤 더 이상 벽이 없고 파란하늘이 펼쳐진다.
아 근디 이곳은 어데서 많이 본 느낌?
그렇다! 이곳은 예전 낭만길등반때 올랐던 만장봉정상!
우린 분명코 선인을 등반하기로 했는데 초입부터 잘못 접근하여 엉뚱한 만장봉 크랙침니 구간을 오른것이다.
암튼 최근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진정한 멀티등반을 마무리하고서 주변 풍경 감상하며 사고없는 등반을 자축하였다.
늘 젊은 친구들 못지않은 체력과 배려심으로
후배인 저를 믿고 따라주시는 든든한 등반파트너 동인형님께 감사드린다.
첫댓글 무척이나 힘들고 당혹스러웠을텐데…
표정들은 억수로 밝고 행복해보이네!
오랜 구력덕분이죠!
이젠 무섭지도 않아요.!
덤덤함!
나도 더 오래되서 더 몰러....ㅎ
올드클라이머 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