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생각해 창 너무 크게 만들면 공사비 올라가고 단열 불리해
햇볕 적은 쪽엔 크기 작게 해야
문은 벽으로 구획된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는 건축적 장치다. 닫혀 있는 문은 벽이 되며, 열려 있는 문은 두 공간을 하나로 통합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한 문학가는 ‘문은 망설이고 있다’고 쓰기도 했다.
미서기문(문 한짝을 곁에 있는 문짝 쪽으로 밀어서 여닫게 한 문)은 열어두기가 편하지만 소리에 취약하고, 여닫이문은 닫았을 때 폐쇄성이 우수하지만 열어놓으면 불편하다. 좁은 집이라면 방문은 미서기문이 좋다. 반대로 외부로 통하는 문은 여닫이문이 좋다. 기밀성이 낫기 때문이다. 현관문이나 외부 출입문에 폐쇄적인 알루미늄문이나 철문을 쓰기보다는 알루미늄프레임에 망입유리나 강화유리를 끼운, 개방적인 디자인을 추천한다. 현관 안쪽에는 외기 차단을 위해 반드시 중문을 설치하자.
문이 사람이 드나드는 곳이라면, 창은 자연이 드나드는 건축적 장치다. 외벽으로 구획된 내부와 자연으로 상징되는 외부를 연결함으로써 비바람 치는 외부와 안온한 내부를 만나게 한다. 창이 없다면 집은 감옥이 된다. 집은 창을 통해 빛과 전망, 그리고 햇볕과 공기를 공급받는다. 전자를 창의 시학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창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기능적인 면에서 창은 내부에 햇볕과 공기를 공급하는 장치다. 햇볕은 실내에 태양열을 공급해 집안을 따뜻하게 한다. 하지만 남쪽이나 서쪽에 너무 큰 창을 두면 여름에 더울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곳에는 긴 처마나 눈썹처마, 그리고 외부 셔터와 같은 바깥에서 햇볕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두는 것이 좋다. 내부에 설치하는 커튼이나 블라인드는 효과가 적다.
창(window)은 원래 ‘바람(wind)의 문(door)’이었다. 환기를 고려한 창의 배치는 집 대각선 방향으로 공기가 흐를 수 있게 하고, 들어오는 곳은 낮은 곳에, 나가는 곳은 높은 곳에 두는 것이 좋다. 비가 올 때의 환기를 고려한다면 환기창이나 출입문의 상부에는 충분한 처마를 설치하기를 권한다.
창의 면적이 과도하게 커지면 그만큼 공사비가 올라가고 단열에 불리하다. 따라서 전망만을 고려해 불필요하게 창을 크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환기나 출입을 위해 열리는 창과 고정창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 또 남쪽에는 큰 창을 두더라도 북쪽 등 햇볕을 잘 받지 못하는 곳에는 창의 크기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창호의 재료는 플라스틱이 가장 경제적이다. 목재창호는 기밀성이 좋지 않아서 실내에 덧창으로만 쓰는 게 낫다. 알루미늄창호는 창틀이 단열되지 않기 때문에 주택에서는 사용하지 않기를 권한다. 시스템창호는 내·외부로 분리된 두겹의 알루미늄창호 사이에 플라스틱이나 목재를 넣어 단열창틀로 제작한 것이다. 값은 비싸지만 단열성능이 우수하다.
창의 개폐형식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미서기창은 기밀성이 떨어져서 반드시 이중창으로 해야 한다. 목조주택에서는 오르내리창도 많이 사용되는데, 이는 수직적인 비례를 갖고 있어서 고전적인 느낌을 주며 미서기창보다는 기밀성이 나은 편이다.
고정창이나 여닫이 시스템창호에는 삼중로이유리(로이유리·표면에 금속코팅한 유리)를 적용하는 것이 좋지만, 미서기이중창에서는 복층유리(이중유리)가 더 경제적일 수 있다. 유리 자체의 두께보다는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을 여러겹으로 차단하고 완충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대관<건축가·문화도시연구소 대표>
첫댓글 알찬정보 감사드리며 왕성한 활동 부탁드립니다^*^
멋지네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