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0주년 미국 서부 여행을 떠나며…….
글/김덕길
내 청춘이 용암처럼 펄펄 끓던 날이었지요.
스물일곱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이 여자라면 내 평생 동반자로 손색이 없겠구나,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는 날 믿고 다섯 평 짜리 작은 방에 덜컥 들어와준 그 은혜가 고마워 약속했었지요.
“결혼 30주년이 되면 당신과 캐나다여행을 약속할게......”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청춘은 영원하고 나이는 우리를 비껴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벌써 결혼 30주년이 지났어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요즘 아내가 노래를 부릅니다.
“언제 캐나다 갈건데? 빨리 가자 응?”
난 일을 해야 하는데 부지런히 벌어서 노후 대비도 하고 글도 써야 하는데…….
어느 날 한창연 신부님의 강연을 들은 적 있습니다.
그 분이 말하길 다리가 떨리기 전에 실컷 구경 다녀라. 집 팔아 다녀라. 90세된 어르신의 소원이 뭐냐고 물어보니 젊을 때 일만 하고 해외 한 번 나가보지 않은 게 평생 후회가 된다고 하더라.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침 아홉시부터 밤 열시까지 아파트 알뜰장을 누비며 장사를 한 지 벌써 17년, 참 열심히 산 것도 같은데, 생각해 보니 이렇게 사는 것이 꼭 좋은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정합니다.
“그래 갑시다. 다리가 떨리기 전에, 12시간 동안 비행기에 앉아 있을 만큼 체력이 될 때 떠납시다.”
그런데 요즘 캐나다 소식이 우울하네요.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유학생이 캐나다에 집을 사서 캐나다 유학을 하면 졸업할 때 그 집이 두 배가 뛰어서 유학 때 쓴 비용을 제하고도 남는다고…….
그래서 아내에게 통 크게 말합니다.
“이왕 갈 거면 미국 갑시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내가 미국도 가보지 않고 주식을 해서야 되겠어?”
“어머 정말? 나 그랜드 캐년이랑 앤텔로프 캐년 꼭 가고 싶어 거기 너무 예쁘더라고…….”
우리는 여행사에 미리 예약을 합니다.
가장 뜨거운 여름에 가면 일도 쉬고 좋은데 성수기라 요금이 너무 비싸 좀 이른 유월에 가기고 예약합니다. 모든 예약은 이내가 맡기로 합니다.
‘주식이 올라야 오른 돈으로 여행을 가는데…….’
세달 전에 여행경비를 모았다가 그냥 들고 있는 게 아까워 주식을 사고 말았는데 주식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손해 보고 팔 수 없어서 다시 열심히 일을 합니다.
드디어 출발 7일 전, 아내는 출국 때 입으라고 풀세트로 옷을 사옵니다.
“팬션쇼 하러 가는 것도 아닌데 뭘 이런 걸 다 사오고 그래?”
“좀 차려 입어요, 그동안 일만 하느라 마땅한 옷도 없으면서......”
가만 보니 나의 옷만 사오고 정작 아내의 옷은 하나도 사지 않은 겁니다.
“당신 이런 여자였어? 왜 감동을 주고 그래?”
“호호 감동은 무슨, 나는 옷 많아요. 나 신경 쓰지 말고 어서 입어 봐요.”
새 옷을 입고 거울을 보니 딴 사람이 서있는 것 같습니다.
여행 가방을 싸는 아내의 얼굴이 해맑습니다.
여행은 출발 전 준비 과정이 재미있지요.
사람들은 해외 여행객이 많아지면 우리나라가 여행적자라고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출국 전 한국에서 사는 물건이 더 많아요. 가방이 없으면 가방도 사야하고 신발도 사야하고 마땅한 옷이 없으면 옷이랑 모자도 사야합니다.
드디어 출발합니다.
장장 11시간동안 배행기를 타야 합니다.
공항에서 만난 여행사 직원은 각자 알아서 미국 들어가면 공항에 현지 가이드가 있을 거라고 하네요.
드디어 미국 도착, 여권심사를 받는 인터뷰를 합니다.
“며칠 동안 있을 거요?” 라고 영어로 묻습니다.
당황해서 10일 한다는 게 10년이라고 말합니다. 여권 담당자가 큰 소리로 웃습니다.
“10일 아니고 10년요? 하하하”
“아. 10일이네요 하하. 미안해요.”
속으로 긴장했거든요. 여권 심사 때 잘 못 이야기 하면 돌려보낸다는 말도 들었고, 종일 사무실에 억류시킨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서로 환하게 웃으며 LA공항을 빠져나옵니다.
공항의 첫 느낌은 역시 인천공항이 최고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LA공항은 전 세계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최대의 비행노선을 가진 공항이라고 합니다.
친절한 가이드를 만나 버스를 타고 드디어 출발합니다.
버스는 60명 정도 태울 수 있는 큰 버스입니다.
이 광활한 미국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최대한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즐기고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후 여행기는 개인 사진란에 사진 위주로 시간 될 때 올릴게용...
스토리가 있는 여행기 위주로 ....
젊을 때 보았던 영화 델마와 루이스. 관련 장소. 서부영화 역마차 관련장소.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에서 들었던 노래 캘리포니아 드림 ,
우울할 때 들었던 노래 샌프란 시스코 등. 관련 장소를 다니니 기분이 너무 좋아서 음악에 푹 빠져서 지냈네요. 그럼 다음에...
완죤...기대 만빵^^~
배경만 올리지말고...관광책자 올리지말고
등장인물위주로..행복한 와이프 얼굴
팍~팍 올려주삼^^
잼난여행..평생 아껴먹지 않아도 될만큼
달콤하게 보내고오삼^^
@하얀마음 부담 백배. ㅎ 등장하는거 싫어라 해서 아니되오
즐거운, 맘에닿는 여행 되시길
넵..
마치 같이 여행 가듯 그림이 그려지네 ㅎ
미국을 그리는 섬
기대 ^^
주말 잘 보내소. 감사... ㅎ
즐거운여행 아내랑 재미있게 잘다녀오길 정말 잘 걸어다닐때 다녀야혀^^^
건강이 최고여. ㅎ
앞으로 이야기가 기대된다~♡
웅 ㅎ
다행이야
나는 결혼할때 아무런 약속도 안했기때문에
30년 넘게 같이살면서
지킬 약속이 없어서 내 마음이 편안하다는게 ~ ㅋ
그와는 별개로
잘한거야
멋지다 ~
친구^^~
넘~ 차별하는거 아녀??? ㅎㅎㅎ
맛저하시고...빨리 약속잡아^^
약속은 함부로 하는게 아녀 ㅎㅎ
30년 전의 약속을 지켜가는 부부의 모습이 멋지구나.
미국에서 행복한 시간과 추억들 많이 만드시길 바래
와인준 친구 고맙네 ㅎ
부부가 같이 즐겁게 떠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지 그게 어디든~
미국 여행 잘 다녀와^^
넹.. ㅎ
여행은 준비하는 과정이 더 설레이고 재미있지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아내에 대한 사랑이 엿보이는 글이다
여행 잘 다녀오고 또 여행기 올려줘 ㅎㅎ
고마워. ㅎ
신기하다....
30년 된 부부끼리...여행도 다니는구나...
다행히 아직까진 다리가 떨리는게 아니고
심장이 떨리나보네...
암튼 축하하고 부럽네...이왕이면 늦둥이도....???? 이건 아닌가??
심장도. 늦둥이도 아니지만....
같이 사는 사람이니 같이 늙는거 지켜보는 것 보담 같이 한방향 보러 가는 거 그게 편해서 일거야. ㅎ
열심히 살아온 섬아
아내랑 즐건여행 하고
많은 추억쌓기 하고와~^^
늘 좋은 말씀... 고맙고..
멋진 친구닷~~👍
친구부부가 머무는 모든곳,모든 시간이 행복하고 웃음이 넘치길 바래~🙏
건강한 여행하고 오길💯
감사해요.
부부가 함께하는 해외 여행 길...
나도 여행 계획을 급하게 세웠어
결혼 40주년에 해외 여행 10일 일정으로 다녀 와야지
올 해가 38주년 이니 2년 남았네 ㅎㅎㅎ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사는 섬이 부럽기만 합니다.
스무살에 결혼했어?
넌 청춘을 신랑과 즐긴게로구나 꼭 다녀오셔 아이슬란드 추천 ㅎ
벌써 여행의 즐거움이 전해지네요.
빡세게 즐기고 오세요~~^^
땅이 넓어 비행기로 가야 할 길도 버스로 가는 바람에 하루 다섯시간 이상 버스를 탄 날도 있당. 싼 요금이 그래서 문제얌 ㅎ
우와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편인 그리운섬 너무 멋지다. ^^* 글 읽는 동안 내내 너무 행복했단다. 주변에 섬이 같은 남편이 있긴 있구나 하고... 짝짝짝 박수를 보냅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여행길에 멋진 추억 많이많이 만들어 오세요. 와이프가 부럽군... ㅎ
모두 나 보다 더 와이프 위하며 사는거 아닌가? 난 아닌데... 너무 글을 각색했나 보다. ㅎ
멋진데^^~♡
다리 떨리기전에 ...멋진말이네^^&
30주년 잘~댕겨오시고 멋진사진
팍팍 올려주세용^^&~
나도 떠나고 싶어진다=3=3=3
떠나고 싶게 쓸게 ㅋ
미국으로 방향 틀기 잘했어.
버스 타도 만만치 않았을거야.
축하해 30주년 여행.
늘 든든한 고목처럼 멋진 친구일세 ㅎ
결혼30주년..금혼식여행
부부같이 30주년여행
추억많이만들고오셔
나도올해가 28주년 2년만
빡새게벌어서 30주년
해외여행가자고했지
30주년 결혼기념일 축하해
고마워 넌 어디로 갈 생각인가?
뉴질랜드도 좋을것같아
아니면 영국 아이슬란드 두곳도 좋고 ㅎ
최대한 즐겁게
건강하게 즐기고 행복가득담아 오시길^^
결혼 30주년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황송하네용 ㅎ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와..
너의 와이프도 많이 사랑스럽네..
전해줄게 ㅎ
축하해 결혼30주년 즐거운여행되길 바랄게 멋지다!
스페인친구 응원이 눈물나용 배부름 ㅎ감동먹어서
멋진덕길이
잼나게 잘다녀오구
또한권의 책으로 남겨지길~
오랜만이야 ~더위에 지침 없이 네 하는일에 만복이 스며들길 손모아~
덕길이 여기 있었구나 . 즐겁게 신나게 여행 잘 하구와~^^
여행은 설렘이지^^
뱅기에서 주는 와인 다 모아서 숙소가서 마신 기억 ㅋㅋ
난 뱅기값 아끼려구 나리타 경유해서 샌프란으로 해서 갔었네.
대자연에 감동하고 지구를 사랑하게 되더라구~
반가워 갔었구나?
개인으로 가려면 경유해서 가야쌀겨
난 패키지,, 반가워 ㅎ
그랜드 캐년 갔네 ~ 므찌당^^
시은이랑 여행함 가야할텐데 어렷이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