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불평등과 부조리의 시대, 악당들도 사연 하나쯤은 있잖아요!
젊은 상상력의 장르 작가 5인이 전하는 선과 악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
선과 악이 극명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대부분 선의 편이었다. 그리하여 악의 이야기는 늘 수면 아래 머물러 있다. 반면, 현실 속에서는 온갖 종류의 악당들이 날뛴다. 우리네 삶에서는 영웅보다 악당이 더 많은데, 그렇다면 악당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도 많아야 하지 않을까? 젊은 상상력으로 호평받은 다섯 명의 장르 작가가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를 통해 악당들의 이야기와 그 이면에 숨겨진 부조리한 시스템를 정면으로 드러낸다. 빌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부터 이야기의 외연은 끝없이 확장된다. 선과 악은 명확하게 구분될 수 있는 것인가, 빌런은 처음부터 빌런이었을까, 히어로와 빌런은 어떤 관계일까, 세상에 악은 왜 사라지지 않는가 등.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는 여느 ‘히어로물’처럼 무 자르듯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세상사를 다각도로 보여준다.
목차
시민의 협조 - 김동식
빌런 주식회사 - 김선민
촬영은 절대 금지 - 장아미
후레자식맨 - 정명섭
경자, 날다 - 차무진
작가 후기
저자 소개
김동식
1985년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일할 수 있을 나이가 되었을 때, 바닥 타일 기술을 배우기 위해 대구로 올라갔다. 2006년 독일월드컵이 열리던 해 서울로 올라와 성수동의 주물 공장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2018년 ‘오늘의작가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제13회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카카오페이지에서 「살인자의 정석 2」라는 제목으로 단편소설을 연재하고 있다. 2016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공포 게시판에 창작 글을 올리기 시작해, 3년 동안 500여 편이 넘는 단편소설을 집필했다. 2017년 12월, 『회색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를 동시 출간하며 데뷔하였고, 『양심 고백』,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하나의 인류, 인류의 하나』, 『살인자의 정석』, 『성공한 인생』까지 총 8권의 소설집을 펴냈다. 그 외 『텅 빈 거품』, 『모두가 사라질 때』, 『일상 감시 구역』, 『몬스터: 한밤의 목소리』 등 다수의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김선민
작가 및 스토리 디자이너.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원작소설창작과정 공모에 선정 후 장편소설 『파수꾼들』을 출간했다. 브릿G 제1회 어반판타지 소설 공모전에서 『장갑들』이 우수작으로 선정됐고, 앤솔러지 『괴이, 서울』에 「월척」을, 『괴이, 도시』에 「욕조」를 발표했다. 종말 앤솔러지 『모두가 사라질 때』에 「푸른 밤」을, SF 앤솔러지 『월면도시_일광욕의 날』에 「제13호」를 수록했다. 안전수칙 앤솔러지 『명신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기획하고, 작가로도 참여했다. 판타지·무협 장르 웹소설 작가 및 교육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괴담, 호러 레이블 괴이학회를 운영하며 다양한 작품집을 기획·제작한다. 스토리디자인 스튜디오 코어스토리를 창업 후 운영 중이다.
장아미
있으라고 쓰는 것만으로 그 자리에 존재하도록 만드는 마법을 믿는다. 마법사와 용, 변신하는 사람이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이야기를 사랑한다. 섬에 살면서부터 바람과 비, 안개와 바다에 대한 글을 즐겨 쓰기 시작했다. 이야기가 일으키는 화학 작용에 관심이 많다. 신화적인 색채를 띤 장편소설 『오직 달님만이』를 선보였고, 테이스티 문학상 작품집 『7맛 7작』에 「비님이여 오시어」를 수록했고, 전자책 「토우」를 발표했다. 잡지 기자로 일한 경력이 있다.
정명섭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대중 강연을 병행하고 있다. 글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얘기할 때 빛이 난다고 믿는다. 역사, 추리, 종말, 좀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들며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동안 쓴 작품으로 역사추리소설 『적패』를 비롯하여, 『명탐정의 탄생』, 『개봉동 명탐정』 『무너진 아파트의 아이들』 『유품정리사』 『한성 프리메이슨』 『어린 만세꾼』 『상해임시정부』 『살아서 가야 한다』 『달이 부서진 밤』 『미스 손탁』 『멸화군』 『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 『어쩌다 고양이 탐정』 『저수지의 아이들』 『남산골 두 기자』 외 다수가 있다. 그 밖에 [을지문덕 탐정록] 시리즈, 『조기의 한국사』 『38년 왜란과 호란 사이』『오래된 서울을 그리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조선 사건 실록』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역사 탐험대, 일제의 흔적을 찾아라』 등의 역사서와 함께 쓴 작품집 『로봇 중독』 『대한 독립 만세』 『일상감시구역』 『모두가 사라질 때』 『좀비 썰록』 『어위크』, 『당신의 떡볶이로부터』(공저), 등이 있다.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받았다. 한국 미스터리작가모임과 무경계 작가단에서 활동 중이다.
차무진
2010년 장편소설 『김유신의 머리일까?』로 데뷔했다. 2017년에 『해인』을, 이후 『해인』의 세계관을 확장한 『모크샤, 혹은 아이를 배신한 어미 이야기 1,2』를 발표했다. 2019년에 발표한 『인 더 백』은 대중성과 문학성을 고루 갖추어 한국 장르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가받았으며 출간 즉시 판권이 계약되었다. 그 외 『좀비 썰록』(공저), 『당신의 떡볶이로부터』(공저) 『카페 홈즈의 마지막 사랑』(공저),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공저) 등이 있다. 발표한 단편으로는 미스터리 격월간 문예지 《미스테리아》에 실린 「비형도」(13호), 「마포대교의 노파」(24호)가 있다. 2020년 빌런만을 심층 연구한 작법서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를 냈다.
줄거리
‘나’와 ‘나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시스템과 사투하는 숨겨진 히어로, 선과 악의 균형자이자 역할 게임의 희생양인 생계형 빌런들의 애환을 담다
「시민의 협조」
"지구를 구하기 위해선 시민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대폭발 1분 전, 시간을 돌리는 초능력을 가진 블랙 코스모스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펼치는 필사의 사투를 그린다. 1분이라는 짧은 시간, 지구를 구하기 위해선 시민들의 희생과 협조가 불가피한데…. 선과 구원, 영웅이라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냉정하게 그려낸다.
「빌런 주식회사」
“빌런이든 히어로든 내가 볼 때는 똑같아. 월급 안 밀리고, 계약 사항 잘 지키는 쪽이 히어로지.” 히어로가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축이 되면서 이들의 상대역인 빌런도 필요하게 된 세상. 이러한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한 ‘빌런 주식회사’의 직원 우식의 이야기를 통해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거대한 자본 사회와 그 앞에 놓인 개인의 삶을 들여다본다.
「촬영은 절대 금지」
“나는 말이야, 이 짓을 되도록 오래 해먹는 게 목표야.” 대개는 소심하고 엉뚱한 순간 대범해지는, 지극히 평범한 20대 희나가 우연히 희대의 악당 ‘메리 제인’을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다. 희나의 눈을 통해 바라본 ‘메리 제인’의 모습은 어쩐지 낯설지 않은데…. 사회를 작동시키는 구성원으로서의 빌런, 살기 위해 빌런이 된 이들에 대해 질문한다.
「후레자식맨」
“나는 히어로일까? 빌런일까?” 먼 미래의 통일 한국, 급변한 상황 속 빈부 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시민들의 치안과 생활은 불안정하기만 하다. 이때 신기술로 무장한 히어로들이 등장해 자경대 역할을 하는데….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한 아버지, 그에 대한 복수로 재산을 탕진하기 위해 히어로 활동에 나선 나혁의 이야기로, 스펙터클한 활극이 펼쳐진다.
「경자, 날다」
“히어로와 빌런은 서로를 투영하오. 거울처럼 상대를 비추고 있지. 이것은 만고의 진리요. 거슬러 올라가면 신과 악마가 그랬소. 선과 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 공동체니까.” 백화점 고급 의류 매장에서 일하는 경자. 무료하고 반복되는 일상을 살던 그녀에게 우연히 슈퍼슈프림맨의 슈트가 들어오게 된다. 슈트의 행방을 찾는 슈퍼히어로와 히어로 슈트를 손에 쥔 평범한 여인이 벌이는 날 선 심리전이 재미를 더하며, 선과 악, 히어로와 빌런의 관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중에서
빌런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쓰려고 했더니, 오히려 히어로가 가장 중요해지더란 말입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히어로물의 역사 그 자체인, 이 뻔한 구도를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단 생각에 그냥 둘을 합체시켰습니다. 뻔하지 않고 재밌게 읽혔으면 좋겠네요. 협조 부탁드립니다! ― 「시민의 협조」 김동식
제가 생각하는 ‘ 빌런’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빌런’ 역할이 아니라,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에 대해 어느 누구도 쉽게 판단할 수 없게 만든 그 사회 자체였습니다. 히어로와 빌런의 가짜 싸움을 통해, 타인을 희생시키면서 이익을 부정적으로 갈취하는 사회적 구조를 숨겨진 빌런으로 등장시키고 싶었습니다. ― 「빌런 주식회사」 김선민
그 순간의 형언할 수 없는 즐거움을 깨달은 희나의 이후는 전과 전혀 다를 것이라고 믿는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촬영은 절대 금지」 장아미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들이 모두 선명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세상은 점점 혼탁해지고, 선과 악은 예전처럼 명확하게 구분 짓기 어려워졌다. 먹고살기 힘들어서 총을 든 북한 출신의 범죄자들에게는 도깨비맨이 히어로가 아닌 빌런으로 보일 것이다. ― 「후레자식맨」 정명섭
빌런에 관한 단편을 준비하면서 나는 ‘무엇에 관하여 써볼까?’를 고민하지 않았다. 나는 슈퍼히어로의 옷을 과감하게 빼앗은 한 여성의 당돌한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 삶이 무의미했던 경자 씨에게 강력한 슈퍼맨 슈트를 입혀주고 싶었다. ― 「경자, 날다」 차무진
첫댓글 정명섭 선생님,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