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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낙안읍성은 1397년 왜구의 잦은 침입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처음에는 흙으로 성을 쌓았으나, 1450년대 석성(石城)이 됐고 17세기 초반 군수로 부임한 임경업이 개축했다. 읍성(邑城)은 관청과 그 주변에 있는 가옥을 두른 성을 뜻하며, 마을 명칭은 대지와 사람이 두루 평안하다는 '낙토민안'(樂土民安)에서 유래한다. 낙안읍성은 흥미롭게도 성안에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기에 옛 마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1983년 국내 최초로 성과 마을이 함께 사적(제302호)으로 지정됐다.
읍성에는 북쪽을 빼고 동·서·남쪽에 문이 있었다. 동쪽에는 '즐거움이 넘쳐나는 누대'를 의미하는 낙풍루(樂豊樓), 남쪽에는 읍성 성문치고는 규모가 큰 쌍청루(雙淸樓)가 있다. 하지만 서문은 소실돼 사라졌다. 성곽을 밟으며 걸으면 멀리 산이 보이고 발아래로는 고요한 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폭 3∼4m, 길이 1,410m로 쉬엄쉬엄 걸어도 한두 시간이면 성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특히 서문 터에서 쌍청루로 이어지는 구간에는 최고의 조망점이 있다.
관청 건물인 동헌과 내아, 타지에서 온 관리가 묵던 객사, 자료 전시관, 호남의 명루로 꼽히는 낙민루, 전라남도 기념물 제133호인 각종 노거수, 전통가옥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낙안읍성에서는 판소리 배우기, 가야금 연주, 붓글씨 쓰기, 천연 염색 등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상설로 운영된다. 주말에는 풍물 공연과 순라(순찰 군졸) 교대 등의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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