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그 반짝이는 종소리...
--- 시 / 리울 김형태
싸목싸목 백련사 가는 길,
아름다워 슬픈가? 슬퍼서 아름다운가?
솔잎 부러지듯 간 떨어지는 목소리로
번뇌의 풍경을 흔들어 깨우는 침묵의 종소리...
어디에서 나는 별빛 애잔한 음성일까?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주목을 주목하지만
미련을 두는 것만큼 미련한 짓이 또 있을까?
난 오늘만 산다. 시드는 건 죽기보다 싫어!
함박눈이 축복처럼 사뿐사뿐 내려앉는 애시린 계절
한 떨기 불꽃처럼 등푸르게 사랑하다
아, 그 절정에서 목을 꺾어 낙화하는
반짝반짝 아름다운 이별...
뚝뚝, 검붉은 감탄사 토하며 복상사하듯
까치가 머리 박아 울려퍼지는 뇌성처럼
솔래솔래 얼마나 아프고 커다란 노을빛 눈물이기에
여명처럼 망집을 불태우는 핏빛 빠알간 종소리일까?
사랑하라, 죽도록 사랑하라!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화답하듯 동박새도 다소곳이 다가가
그 깨달음의 촛불 같은 샛노란 꽃술에
뜨겁게 입맞춤하다.
* 싸목싸목 : '천천히'의 방언
* 솔래솔래 : 조금씩 조금씩 표시 나지 않게 빠져나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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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갑규 님 사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