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형의 남자8

[Laul]

8.

초여름을 알리는 비가 적당히 내렸고, 그 덕분에 더욱 분위기가 뜨거웠던 콘서트 첫 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3박 4일의 콘서트 일정이 모두 끝나면 죽도록 마시자며 다들 가볍게 소주잔을 부딪혔고, 선호도 진도 즐거워보였다.
다른 사람들보다 한 잔 빠르게 술을 마신 민우는 스탭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담배연기에
잠깐이라도 숨을 돌리려 식당 밖으로 나와 바로 옆 편의점 간이의자에 앉아 서울의 밤을 바라보았다.

"뭐해 여기서"

"..라이언."

"덥다, 그치?"

"응. 점점 더워지네."

"숨어있는 히어로, 이민우. 고마워."

"고맙긴. 워낙에 잘했어, 다들."

민우만큼 동완도 술을 제법 마신건지 알싸한 소주냄새가 풍겨왔다. 민우가 기억하기로 동완은 유독 소주에 약한 편이었고
다른 술이라고 해도 잘 마시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쩐지 눈 앞의 동완은 많이 마신 듯 해서 걱정되어 그의 뺨에
살짝 손을 대어보니 역시나 뺨이 뜨겁다.

"라이언..취했어?"

"아냐. 그냥 좀 어지러울 뿐."

"...앤디랑 싸웠어?"

"그 애와 내가 싸우고 말고 그럴 게 어딨어."

"...그럴 사이 아닌가? 라이언이랑 꼬맹이, 서로 사랑하잖아."

"그 앨 사랑하는건 전진이지. 그 녀석이야말로 정말 우리 선호를 사랑하지. 사랑해주고.
 그래서 참 다행이야. 그렇게 좋은 녀석이 선호를 아껴준다는게."

"...라이언 낙동강 오리알 된 거네."

"...굳이 그걸 뭘 말을 해. 귀신."

"라이언. 한 사람을 동시에 두 사람이 사랑하는것과, 한 사람이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하는것과. 어떤게 더 슬플까?"

"..가령?"

"앤디를 동시에 라이언과 전진이 사랑하는 것과, 이민우가 동시에 신혜성과 문정혁을 사랑하는 것. 어떤게 더 슬플까?"

"전자는.. 선택받지 못한 쪽이 슬플테고, 후자는 선택해야 하는 쪽이 슬플테지."

"그럼 지금 라이언과 난, 슬픈 사람들이구나."

"후후... 동시에 두 사람에게서 사랑받는 것,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 기구하다."

"근데, 신혜성과 문정혁 역시 동시에 이민우를 사랑하니까. 이민우는 세상에서 제일 슬픈 사람이야."

'너 취했다. 얼른 집으로 들어가 쉬어.' 라며 동완은 민우를 부축해 택시를 태워주며 기사에게 당부까지 했지만 동완의 배려가
무색하리만치 민우는 멍하니 있다가 택시의 종착지를 바꿔버렸다. 차창에 빗물이 계속 떨어진다. 아주 살짝 창문을 내려
조금씩 새어들어오는 찬기운에 약간 기분이 좋아졌지만 술기운은 점점 더 올랐다.

높은 담벼락 아래 구겨진 인형처럼 앉아 눈을 감았다. 속에서부터 소주냄새가 역하게 올라와 약간 구역질이 났지만 참았다.
혜성의 집 앞이다. 유년시절부터 10년 넘게 살았던 대궐같은 대저택 앞이다. 차를 탈 땐 몰랐는데 근처 마트에 내려서
뜨거운 커피와, 뜨거운 우유를 사서 가방과 함께 품에 안고 저택까지 올라오는길이 이렇게나 멀었는지 걸어서야 알았다.
걷다 걷다 짜증이 나서 중간 즈음 오다가 우산마저도 내팽개치고 왔다.

혜성에게 주고싶어서 사긴 샀는데 줄 방법이 없다. 민우의 품에서 커피와 우유는 계속 식어만 갔다.

"미안해 신혜성.. 내가 용기내지 못해서. 내가 좀 더 강했더라면 끝가지 네 손 잡고 놓지 않을텐데."

새카만 어둠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이민우 자신과, 그의 사랑했던 신혜성의 미래만큼이나 어둡다.
이렇게 센티멘탈해서야 비도 오겠다 시 한 편이 그냥 나올 느낌이다. 바보같은 생각에 혼자 자조적으로 웃고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호텔 오너씩이나 되어서 양반은 아닌가보다. 아니면 텔레파시가 통한 것일까. 혜성이다.

"...여보세요"

[어디야...]

"....혜성아."

[어디냐고...]

"...집."

[집..? 테라스 하우스?]

"....거기 아님 내가 어디겠니."

[공연..잘 했어?]

"....응. 넌 몸 어때."

[살만해.. 테라스 문 열어놨어? 빗소리 들리네..]

"...어."

[...그러다 감기들어. 이번 감기 지독해.. 죽다 살았어. 감기 걸리기 전에 문 닫어.]

"...그래."
 
[민우야..]

"...응.."

민우의 이름을 부르는 혜성의 목소리가 떨렸다. 분명 목소리에 울음이 구석구석 스며있었다. 아릿할만큼 축축했다.
그 바람에 민우도 참았다 싶었던 눈물이 확 터져버렸다. 억지로 입을 틀어막고 침을 꿀꺽 삼켜 대답을 겨우 짜냈는데
빗물과는 확연히 다른 눈물이 핸드폰 액정을 타고 흐른다. 꼭 혜성의 마음 위에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아서 손가락으로
액정을 한 번 쓸었다. 눈물묻은 액정엔 혜성과 민우가 환하게 웃고있다.

[사랑해..보고싶다..]

"..나.."

뚜우-

뭐라 말하려는 찰나 민우의 핸드폰으로 다른 전화가 들어온다. '문정혁' 세 글자가 떴다. 더 이상 혜성과 통화를 하다간
핸드폰을 붙잡고 엉엉 울 것만 같아서 얼른 종료를 누르고 정혁의 전화를 받았다. 혜성이 오해할텐데.
통화하기 싫어서 끊은거라 오해하면 어쩌지. 어쩌긴 뭘 어쩌겠어, 다 내 잘못인데- 하는 생각은 정혁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결국 울음으로 터졌다.

[이민우 어디야!! 어디냐니까!! 집에도 없고!! 김동완 대표는 너 택시태워 보냈다는데!!어디야!!]

"정혁아 나 못됐다..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그랬는데 결국 내가 그 앨 상처줬어..내가 나약해서..내가 용기가 없어서..
 혜성이 손 잡고 혜성이 믿을 용기가 내가 없어서..혜성이 보고싶어서 여기까지 와 놓고..나 이러고 나중에
 뒷감당 다 어떻게 하려고 이럴까..정혁아..정혁아.."

[...당신 본가야?... 꼼짝말고 기다려. 사라지지마. 거기있어, 내가 갈 때 까지. 나 기다려.]

정혁은 전화를 끊지 않고 차 안 거치대에 세웠는지 투둑-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운전을 하며 갖은 욕지거릴 내뱉었다.
하염없이 울음을 토해내는 민우의 목소리가 고스한히 정혁의 차 안으로 퍼질텐데 점점 퍼붓는 빗 속에서 민우는
가슴을 쳐가며 울었다. 언젠가 정혁이 민우에 대한 그리움이 폭발에 오열한 모습이 그랬는데 그런 민우의 목소리만을
듣고 있어야 하는 정혁 역시 괴로울 것이다.

오면서 위반한 신호가 몇 갠지 정혁은 기억도 못했다. 여기저기 스키드마크를 내는 바람에 고무타는 냄새가 진동을 했지만
개의치 않고 운전을 했다. 속력을 높여 오르막길을 단숨에 올라 거칠게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목이 휘청하는 그 순간에도
비를 쫄딱 맞고 앉아있는 민우 꼬라지가 눈에 들어왔다.

"씨..진짜!!"

하마터면 욕설이 튀어나올 뻔 했다. 조수석에 아무렇게나 던져뒀던 우산을 급하게 펴 거지꼴을 하고있는 민우에게로 다가가
그를 벌떡 일으켰지만 그에게 우산을 씌워주나 마나 그는 이미 흠뻑 젖어있었다. 품에 쥐고있던 가방을 뺏어들었더니
바닥으로 커피와 우유가 곤두박질을 친다. 저 자신은 이 빗속에 앉아있었으면서.

"미쳤어!?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던거야!!"

동완과 통화했을 때 이미 동완이 민우를 보낸 지 한 시간 가까이 되었다고 했기때문에 그 시간을 가늠하자니 한참 이러고
있었던 것 같아 정혁은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 손에 잡힌 그의 팔목에서 서늘함이 확 끼쳤고 그런 그를 조수석에 태우자마자
자켓을 벗어 덮어주곤 초여름에 히터를 틀었다. 민우의 입술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부정맥 있는 인간이 이게 할 짓인지
하도 속상하니까 할 말이 다 없어졌다.

"젠장!! 신혜성이 뭔데 당신이 이 꼬라진데!!"

"정혁아.."

"시끄러워!! 입 다물어! 나 지금 화 엄청났어.."

*

한국으로 귀국 후 민우가 머리 싸매가며 디렉팅하고 준비했던 첫 공연이었다.
공연 첫 날인데 몸도 완전히 가뿐하지도 않고 그 와중에 리조트가 있는 경기도까지 갔다오느라 공연장을 찾지 못했다.
연출부터 라이브 사운드 엔지니어 일까지 모조리 본인이 다 하는 공연장 콘솔하우스 내 멋드러진 민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케이크와 수국다발을 샀다.

집 안은 보이지 않아도 테라스하우스라 테라스가 커서 밖에서 넓게 보이는 민우의 집은 한 점의 불빛도 없이 어두웠었다.
내부로 들어와 민우의 집인 303호 앞에 또 쭈그리고 앉아 혜성은 민우에게 전활 걸었고 뜻밖에도 민우는 집이라고 했다.
하지만 거짓말인건 안 봐도 알 수 있었기에 고개를 푹 숙이고 찬 기에 새하얗게 질린 조리를 신은 발만 들여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보고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는데 무어라 말하려던 민우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끊긴건지 끊은건지.
차디찬 복도에 케이크과 수국을 들고 앉아있는 혜성만 덩그러니 있다. 그 순간만큼은 오랜 시간 물을 먹지 못한
그저 꽃일 뿐인 수국보다도 빛을 잃은 혜성이었기에 너무도 초라했다.

[첫 공연 축하해. 기사는 봤어. 무대 예쁘더라. 못 가봐서 미안해.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혜성-]

반듯하고 또박하게 글씨를 잘 쓰는 혜성의 필체가 하얀 카드에 깔끔히 쓰여졌다. 마지막 제 이름까지 남기고 고개를
무릎으로 푹 숙인 혜성은 몹시 피곤했다. 하얀 피부와 잘 어울리는 흑발이 아래로 쏟아져내리며 그의 얼굴을 감추어주었다.
정직하게도 마음이 슬펐다. 이민우가 없다는 건 꿈에서도 겪어본 적 없었는데 없는 건 둘째치고 뾰족한 현실에 순응한
이민우가 자신을 피한다는게 더 슬펐다.

문득 정혁의 말이 떠올랐다. 정혁과 민우가 스캔들에 휘말렸을 때 혜성의 손에 멱살을 잡히고도 정혁은 혜성에게 소리쳤다.
형은 이민우와 살림차렸다가 들켜도 앉아서 대가리나 굴릴거라고. 사랑하는 사람도 부정하고 감출 인간이라고.

당당하게 민우에게는 뭐 어때, 살다가 들키면 예, 맞아요. 하면 된다고 큰소리치며 허세부렸지만 막상 상황 닥치면
또 모를 일이다. 그러니 정혁의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었다. 다만 그게 혜성의 의지라기보단 혜성의 위치가 상황을
그렇게 몰고가는걸텐데 이래도 상처받고 저래도 상처받는건 결국 이민우 한 사람밖에 없을 것이다.

"이민우.. 민우야."

벨을 누르며 대답 없는 집주인을 어찌나 애틋하게 부르는지 혜성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허공에서 너울거렸다.

"케이크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커피마실때 같이 먹어. 수국은 벽에 걸어서 말리고. 갈게. 비 오니까 테라스 문 닫고 자.
 괜히 감기들면 고생한다. 잘 자, 내 애인."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스스로를 비웃는 웃음이 비집고 나오면서도 마음이 자꾸만 아프다. 해 본적도 없는 이런 헛짓.
이렇게 멍청하게 굴어서는 무슨 의미가 있는걸까. 결국 신혜성 저 자신도 용기라고는 먹고 죽을래도 없는 인간인건가.
이래서야 정혁에게 그렇게 강한 척, 센 척 한게 다 허세가 되는건데. 그래도 견디지는 못하겠다. 두렵기만 하다.
정말 이렇게 어이없게 이민우가 흘러가버리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일단은 그게 너무 두렵다.

이제보니 신혜성,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바보였다.

*

"술 취해서, 비 쫄딱맞고. 뭐하는 짓이야 그게."

"뭐긴..뻘짓이지."

"왜 들어가지도 않고 그 앞에서 청승을 떨어 떨긴. 가출청소년도 아니고."  

"그냥..혜성이가 보고싶었어. 아팠잖아. 다 나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번갈아가면서 지랄을 하지. 형 아주 말짱해. 얄미울만큼 말짱한 얼굴로 호텔 휘젓고 다니니까 당신 몸이나 신경 써."

정신없이 오다보니 정혁은 민우의 집이 아닌 제 집으로 와버렸다. 일단 욕실에 민우와 여분의 속옷을 밀어넣고
그가 샤워를 하고 나올때까지 거실에 앉아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민우는 나오지 않았다.
겁이 덜컥 난 정혁은 욕실문을 확 열었고, 욕조에서 뜨거운 물을 받고 눈을 감고선 그대로 잠이 든 민우는
술이 올라 제대로 걷는 것 조차 못했다.

아직도 속에서 술냄새가 끼쳐 괴로운 민우는 정혁이 건네준 배쓰가운을 입고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있다.
그런 민우를 보는게 화가 치밀지만 그나마도 민우의 다 트고 갈라진 입술이 시야에 잡히는 바람에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다.
서랍을 뒤져 립밤을 꺼내 그의 입술에 발라주며 어쩌겠느냐 스스로를 위로할 뿐이다.

"나 습관들이지마 문정혁.."

"무슨 습관."

"아직 신혜성이 너무 익숙해서.. 혜성이가 아닌 다른 사람은 위화감들어.."

"지랄도 과하면 병이래. 약도 없대. 더 미치기전에 알아서 리셋좀 해."

위화감이라는 단어에 퍽 속이 부대낀 정혁은 미열이 있는 민우의 체온으로 잔뜩 뜨거워진 이불속으로 몸을 뉘였다.
뭐하는 짓이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민우를 확 끌어당겨 품에 가두어버렸다. 저보다 십 센치나 큰 정혁이기에
정혁의 얼굴은 눈을 들어야 보였다. 고이 눈을 감은 정혁의 속눈썹은 부드럽게 길었다. 깎아지른듯 콧대과 그 콧대를 따라
매끄럽게 내려오는 옆선은 잘생기기도 참 잘생겼다.

귓가에 바로 정혁의 심장소리가 들린다. 정혁은 아무 말이 없다. 정혁에게 팔을 두르지 않고 뻣뻣하게 누워있는 민우라서
정혁은 분명 불편할텐데 요지부동이다. 그의 따뜻한 품은 눈물날만큼 혜성이 떠올랐지만 혜성과는 다른 단단함이 있었다.
실상 혜성과 포옹은 매일 했어도 혜성에게 이렇게 꼭 들어맞듯 안겨보진 않았었다. 그래서 그런지 정혁의 품은
그 어떤 남자보다도 단단했고 강해보였다.

정혁의 티셔츠 가슴팍이 점점 젖어들었다. 소리도 없이 우는 민우가 처연했는지 정혁은 왼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결 좋은 머리카락이 정혁의 긴 손가락 사이를 간지럽혔지만 정혁은 개의치않고 여전히 민우를 아이달래듯
달랬다.

"나..노래 잘 못하는데.. 흠. When you were here before.. couldn't look you in the eye.
 You're just like an angel your skin makes me cry.."

you float like a feather in a beautiful world. I wish i was special, you`re so fucking special..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I don`t belong here..
(넌 그렇게 아름다운 세상 속에서 깃털처럼 떠다니는데. 나도 특별했으면. 넌 정말이지 특별해.
 하지만 난 흉물스러운 놈이야. 미친놈이라구. 빌어먹을,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난 여기엔 어울리지도 않는데.)

정혁은 노래를 그리 잘하진 않았지만 되려 순수하고 깨끗했다. 동완의 소속사에 오디션이라도 봐야겠다던 정혁이 떠올라
그 얘길 꺼내며 민우는 투정하듯 면박을 주었지만 여전히 정혁의 길고 고운 손가락은 민우를 달래었다.
중학생땐 라디오헤드 노래 죽어도 안 듣겠다더니 언제 가사까지 다 외웠는지 민우는 어릴 적 생각이 나서 결국은
조금 웃어버렸다. '울다가 웃으면 큰일나..' 하며 심각하게 말하는 정혁의 얼굴이 귀엽다. 민우가 그제야 억지로라도
눈이 휘어지도록 웃자 그의 머릴 가슴에 꼭 끌어안고 노랠 이어나갔다.

그의 노랫소리는 이상하게 심장에서 흐르는 것 같다. 자꾸만 마음으로 흘러온다.

*

공기가 싸한게 영 무겁다. 한 번도 호텔에서 아들 둘과 함께 식사를 한 적 없는 아버지가 허파에 무슨 바람이 부셨는지
두 아들을 호텔 내 레스토랑으로 불렀다. 꽃게 등껍질 망치로 두드려가며 먹는 식사 추하다고 늘 칼질만 고집하는
융통성 제로퍼센트 양반이라 어김없이 지랄맞게 큰 웨지우드사 접시에 놓인 고기를 썰어댔다.

식사 내내 어딘가를 한 번씩 응시하시던 아버지는 얌전히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으시곤 앞에 앉은 정혁과 혜성을 향해
고갯짓을 하셨다. 둘 다 동시에 뒤를 돌아봤지만 뭘 말씀하시는건지 몰라 멍하게 아버지를 바라보았더니 대뜸 하시는 소리는
'왼쪽 멀리 앉은 여자 말이다.' 하셨다.

"뭐, 아버지 설마 저 여자가....맘에 드시거나 하는 건 아니죠?"

"지독하게 감기 앓더니 정신이 나갔구나."

"왜요. 정혁이 생모도 그 당시에 서른이었나 서른 하나였나 그랬다면서요. 그러고 보면 내가 늦둥인거구나.
 원랜 얘보다도 7,8년은 먼저 태어났어야 하는데."

기어이 서류뭉치로 시원하게 머릴 얻어맞은 혜성은 틀린말 했냐며 대들었지만 아버지는 물 뿌릴 기세로 물잔을 집어들었고
결국 혜성과 아버지 사이에서 등터지기 직전인 정혁이 둘을 말렸다. 집어든 물잔의 물을 혜성에게 뿌리는 대신 마시는걸로
선택한 아버지는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싹싹하고 괜찮더구나. 돈 많은집 자식답잖게 사치 부릴 줄 모르고 적절히 돈 굴릴 줄 알고.
 혜성이 네 놈 결혼대상자다."

"푸우웁- 뜬금없이 무슨말씀이세요? 왜 또 이러세요, 열심히 일 잘하는 워커홀릭 아들한테.
 정혁이나 줘요. 정혁이가 여자들한텐 인기 많아요."

"다음 주 화요일 저녁 약속이다. 14층 레스토랑 룸으로 와. 정혁이는 민우 데리고 같이와."

"민우는 왜 불러요? 참. 아버지 또 시작이시네. 그리고 제 스타일 아니예요 저 여자."

"조건 맞추기도 힘들어. 스타일까지 맞아야 해? 니 엄마 내 스타일이라서 결혼한 것 아니다."

"그럼 아버지 스타일은 정혁이네 어머니예요?"

계속 불퉁거리는 혜성을 한 번 더 때리려 서류뭉치를 집어드시려는 아버지를 간파한 혜성이 빠르게 먼저 집어들어
제 무릎에 내려놓았다. 혜성으로서도 많이 참고 있는 중이다. 아버지는 정혁을 한 번 보고 혜성을 다시 보며 한숨을 내쉬었고
그대로 일어나 자릴 떴다. 음식이 많이 남은 접시를 보며 혜성은 식사 마저 하시고 가시라며 소릴 쳤지만 돌아오시진 않았다. 
 

"아버지 식사 더 하시죠 왜!? .... 노친네 또 저러시네. 결혼은 무슨."

"그만 불퉁거리고 다음 주 화요일 저녁에 나와."

"니가 결혼해. 이쁘네, 가슴 크고."

"...그렇게 저질스럽게 말하고 싶어?"

"난 완전평면에 찌찌 두 개가 이상형이라서. 야....이민우 어딨냐?"

"내가 어떻게 알아."

"니 핸드폰 통화내역만 조회해도 알 사실을 뭘 눈가리고 아웅이냐."

"....잔말 말고 다음 주 나와."

"되도 않게 명령하지마라. 먼저 간다. 실컷 잘 쳐드시고 와라."

"형 제발 좀!! ... 아버지 아셔!!"

"뭘 아셔."

".....후."

혜성이 딴 짓을 하는 동안 자신과 눈을 맞추셨던 아버지의 뜻을 알기에 정혁은 혜성의 손 목을 억지로 잡았다.
테이블 의자에 앉히려다 주위 시선때문에 결국 혜성을 끌고 억지로 억지로 제 사무실까지 내려와 오자마자 정혁은 담배를
꺼내물었고 외부출입부터 단속시켰다.

정혁이 왜 저러나싶은 혜성은 쇼파에 팔자 좋게 앉아 다리를 터억 꼬며 창 밖을 바라보 조용히 담배만 피는
정혁을 바라보았고 한 대를 다 태운 정혁은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한 대를 집어들었다.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저 인간을
마주할 수 없다고 판단,  차라리 담배연기에 취하든지 어쩌든지 머리가 복잡한 정혁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재떨이를 들곤
혜성의 맞은편에 앉았다.

"아버지가 뭘 아신다는건데."

"형이랑 이민우."

".....뭐?"

"형이 그 자리에 안 나가면 그 피해는 누가 받을 것 같은데. 나? 형? ...절대적으로 이민우 아니겠어?"

"....."

"하다하다 안 되면 이민우 다시 출국시키시겠대. 다시 나가면.. 못 들어온단 소리야."

"..넌..아버지가 아시는걸...어떻게..알아.."

"아버지가 나한테 말씀하신거니까."

"....."

혜성의 눈동자는 이미 초점을 잃었다. 일어서는 순간 다리가 확 풀려 중심을 잃고 넘어지려는걸 정혁이 바로 낚아채
일으켜 세워줬더니 거칠게 뿌리치며 혜성은 머리가 아픈지 인상을 확 찡그렸다. 정혁은 아직 다 태우지 않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며 고갤 돌려 마지막 연기를 내뿜었다.

안 그래도 민우에게 대놓고 버림받는중인데 졸지에 처음보는 여자와 결혼까지 하게 생겨 정신못차리는 혜성의 모습에
정혁은 그가 조금은 안쓰러웠다. 그러나 언제까지 저렇게 워커홀릭을 가장해서 결혼을 미룰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조금 뒤면 그는 정확히 삼십대 중반에 접어드는데 그런 그의 나이를 넋놓고 볼 그의 부모님들이 아니셨다.

"그러니까 형이 먼저 이민우 놔..."

"왜...낚아채기라도 하시게..?"

"응."

"살판났네 문정혁이..."

그러고는 혜성은 낮게 욕설을 지껄였다. 오랜만에 진하게 욕을 내뱉은 혜성을 보던 정혁은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을 쳤는데
별안간 혜성은 갑자기 쇼파를 부여잡더니 미친사람처럼 웃어댄다.

"푸하하하하!!!!!"

"...드디어 미치셨군."

"아하하하!! 아하..진짜 웃기는 노인네야..어떻게 그렇게 눈 하나 깜짝안하고 푸하하!! 아들이 게이라는데. 
 두 놈 다 그런거 알면 그때는 충격 좀 받으시려나 그 양반."

"퍽이나."

"아무튼간 똑똑한 양반이야...이민우를 걸고 넘어지나디..나 지금 좆된거네? 와...."

*

3일간 진행된 동완의 회사 콘서트를 하루도 빠짐없이 모두 관람한 정혁은 지갑 안 쪽 마치 보물 숨기듯 세 장의 티켓을
고이 넣어두었다. 첫 날 공연이 끝나고 술에 취해 비를 쫄딱맞은 민우에게 정혁은 금주령을 내렸지만 귓등으로 안 듣는 민우는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모인 회식자리에서 한 사람 한 사람 돌아가며 잔을 부딪혔다.

"수고 많았어요 전진씨이. 춤 되게 잘추드라아. 알고는 있었는데에."

"아..예. 제가 더 감사하죠. 디렉터님 워낙 사운드 잘 잡아주셔서 편하게 했어요."

진은 소주병을 직접 들고와 술을 따라주며 어쩌구 저쩌구 떠드는 민우보다도 그를 죽어라 쳐다보며 목이 타는지 맥주를
계속 들이키는 정혁이 더 신경쓰였다. 보다 못한 진은 민우에게서 잔을 빼앗고 살살 달래가며 다시 정혁의 곁에 앉혔는데
뒷통수가 따끔따끔. 선호가 귀엽게 흘기고 있었다. 씨익 웃어줬더니 따라서 씨익 웃는다. 하여간 예쁜 짓은.

앉히느라 고생한 진의 배려가 무색하리만치 민우는 또 회식자리 여기저길 떠돌아다녔고 기어이 소주를 집어든
정혁을 보던 진은 그의 손을 나긋하게 잡아 그를 말린다. 아주 조용하면서도 묘한 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속 타겠다. 매력있네, 디렉터님. 일할 때랑은 다르게 귀여우셔. 물론 우리 선호가 더 귀엽지만."

"...놀리냐."

"아직은 그 치 애인 아냐?"

"둘이 대판 싸우고 청승떨어 요즘."

"아직은 멀었는가보다."

"톱스타양반 나 너무 노려보신다. 괜한 오해받겠다."

"귀엽지?"

"...저 톱스타 믿어?"

"어떤 면에서?"

"모든 면에서."

"..그런건 왜 물어?"

"정식으로 소개시켜줘야지. 하늘아래 유일한 혈육이라곤 나 하난데."

"오지랖은.."

말은 그렇게 했어도 진 역시 정혁의 말에 어느정도 수긍했다. 정혁 앞에 놓은 잔을 뒤집어놓고는 '음주운전 할 건 아니지?' 라며
가볍게 웃는다. 이미 취해서 나불대는 민우를 태워가려면 정혁은 더 이상 술을 마셔선 안 된다.
무뚝뚝한 진의 배려가 고마웠다. 여전히 민우는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이효리마냥 소주병을 흔들며 다녔다.

질펀한 회식이 끝나고 시간은 벌써 새벽 세 시를 향해갔다. 조수석에 앉은 민우는 한숨을 내쉬며 정면만 멍하게 주시했다.
신나게 흔들던 소주병은 전리품이 되어 민우의 가방안에 있었고, 조금 정신이 들었던 모양인지 가방 속 소주병을 보며
픽 웃었다.

민우가 취한만큼 앤디도 취했는지라 진도 꽤나 애를 먹었던 것 같은데 괜찮은지 모르겠다.
헤어지기 직전 근처 편의점에서 앤디는 과자를 사오더니 정혁에게 주며 '안녕, 전진 엑스세컨드!' 하며 좋다고 웃어댔다.
톱스타가 사다준 천 원짜리 과자는 제법 맛있었다.

"...과자냄새나..으웩.."

"맛있어, 생각보다."

"안 어울리게...뭐냐?"

"앤디인가 하는 그 톱스타양반이 사주던데."

"....준다고 다 먹냐."

"먹을래?"

"...이 악마새끼 진짜..내 꼬라지 안 보이냐?"

"누가 그렇게 술 마시래. 아주 신났더라? 소주병 흔들면서 내 사랑 어디쯤에 있나, 밤은 더 외로워만 지고?  
 그런 트로트는 어디가면 알 수 있냐? 미국서 16년을 넘게 살다 온 인간이?"

"야...너는 어떻게..영원한 누나 민해경을 모르냐.."

"혀 꼬부라지는거 봐라 아주.."

조금 찬기가 도는 새벽 정혁의 집 앞이었다. 민우는 제 집 앞은 아닌 것 같은 풍경에 둘러다보다 정혁의 집인 걸 알고
정혁을 쳐다보았다. 뭐가 그렇게 화가 나는지 잔뜩 뿔이 나서는 과자를 씹어삼키느라 정신이 없어뵌다.
과자를 씹는건지 아니면 감정이입이라도 하는건지.

"나 집에 좀 데려다줘라 문정혁아."

"서글퍼 눈물이 흘러도 누가 그렇게 보고싶은데?"

"....노래는 모르면서 가사는 어떻게 아냐?"

"당신이 아까 술자리에서 그 노래 한 두번 부른 줄 알아? 가방에 소주병은 뭐냐? 내일 한 곡 더 뽑게?"

"......."

정혁은 잔뜩 화를 내고 있었지만 민우는 헤드쿠션에 머릴 기댄 채 좌측으로 고갤돌려 운전석에서 열 올리며 성질부리는
문정혁을 나른하게 쳐다보았다. 그가 왜 저렇게도 화내는지 알고있다. 혜성때문에 괴로워하는 민우를 늘 옆에 두고
달래주고 위로해주는 것으로도 정혁은 지금 충분히 성인군자니까. 그런 그에게 어떠한 여지를 주면서 자꾸만 맴돌게 하는
이민우 본인이 매우 이기적이란걸 잘 알아서 정혁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렇다고 정혁을 어장 속 물고기 취급은 아니었다. 성격상 누굴 가지고 놀만한 위인도 못 되고, 그럴 정신도 없는게 이민우다.
그를 보고싶은것도 사실이고, 그가 이렇게 인내심있게 제 옆을 왔다갔다 하는것이 속으로 내심 좋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를 사랑할 용기가 아직은 없다. 그를 사랑하기엔 마음이 너무 불안하고, 아직은 혜성을 조금도 털어내지 못했기에
그에게 상처를 주고싶진 않았다.

"...혜성이형, 결혼해야해. 아버지가 여자 데려오실것 같아."

"...그래."

"...괜찮아?"

"괜찮아야지..."

"나더러 당신도 데려오래... 그 여자 만나는 자리에..."

"...응."

"당신 하나도 안 괜찮아."

"...괜찮을거야."

"근데 왜 울려고 그래."

"괜찮을거랬지 괜찮다고하진 않았어."

"...그래."

여전히 민우의 눈빛은 정혁을 담고 있다. 시야가 조금 흐려지면서 정혁이 순간 뿌옇게 변했다가 다시 정혁이 보인다.
그리고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그 꼴은 보기 싫은지 정혁의 손이 조심스레 뺨에 닿는다. 슬쩍 마음이 떨려온다.
그의 손은 누구보다도 따뜻했고, 부드러웠고, 예뻤으며 다정했다.

"내 짝사랑에 억지로 장단맞추라고는 안 했지만..이건 너무하잖아."

"너 짝사랑하는 거 아냐."

"......"

"봄은 꽃가루 때문에 짜증나고 여름은 비 와서 짜증나고 가을은 낙엽 떨어져서 짜증나고 겨울은 눈 와서 짜증나는 문정혁.
 이민우는 이럴 때 짜증나냐..?"

"......"

"내가 마음이 불안해 정혁아.. 혜성이와 널 두고 한 사람만 선택할 수 있다면 난 망설임없이 혜성일 선택할거야.
 하지만 너에 대한 그리움이나 어떠한 아릿함은 남겠지. 내가 지금은 마음이 불안해서..너한테 갈 수는 없지만..
 문정혁 너, 니가 말했어. 기다린다고.. 언제가 되었든 오기만 하라구..그러니까, 니가 기다려. 니가 참아줘."

니가 기다려줘, 니가 참아줘.

그렇게 말하는 그의 마음은 어떠한 모양새였을까. 평생 한 사람밖에 모르고 살던 그가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다시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채우려고 하는 그의 마음은 우는 것도 숨쉬듯 너무나 당연하게 울어서 정혁은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입술은 언제나 생기가 없었다. 그래서 그의 입술에 혈색이 돌길 바랬던 어린 정혁은 그에게 입을 맞춘 적이 있었다.
그 때의 어린 정혁의 마음처럼 훌쩍 커버린 지금의 정혁은 그에게 깊은 입맞춤을 하고있다.
그를 완벽하게 다 가지고 싶었다. 입술로 부딪혀오는 눈물이 민우 그의 것인지 아니면 정혁 본인의 것인지.

"정혁아.."

"당신은 잔말이 너무 많아.."

민우에겐 그 어린 날 정혁과의 짧은 베이비키스가 지난 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지 모르겠지만 정혁은 늘
그 시간이었다. 늘 그 시간, 그 때, 그 장소, 그 곳에서 멈춰있었다. 그런 정혁이 이제서야 현실을 걷기 시작했다.
민우의 모습이 온전히 보이고, 민우의 손을 언제든 잡을 수 있고, 민우의 숨결을 언제든 느낄 수 있는 여기서 현실을
맛보기 시작했다.

*

# 이민우 그리고, 신혜성.

2012, 5월 X일.

혜성아. 나는 어쩌면 너의 품에서 몸도 마음도 감추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너의 품에서 영원히 우리에게 닥칠 먼 훗날의
불행을 떠올리지 않고 살고 싶었는지도. 오로지 이민우 하나만을 사랑해준 네 인생이 무색하리만치 나는 이미 꽤 예전부터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나의 신혜성은 한 없이 그대로인 남자인데, 내가 날마다 전세내는게
사실은 엄청난 영광인데.

내가 그런 너에게 길들여지면 어쩌나 그 오랜세월을 고민했어. 갑자기 네가 하루아침에 없어졌을 때 내가 만약
너의 부재에 미쳐버릴까봐 말야. 그런데 그리도 고민했던 그 시간에도 이미 난 너에게 길들여져있었어.

쉰 살이된 신혜성은 여전히 멋있고,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플로리다 해변 벤치에 누워있고, 나는 라임열매를 먹으며
뛰어 노는 꼬마들을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그런 여고생 같은 헛된 감상은 말야. 꽤 오래전을 마지막으로 하지 않았어.
더 이상, 할 수가 없거나 해봤자 슬퍼져버리니까 하지 않은거겠지.

혜성아, 나는 이제 그만 너를 놓으려고 한다.

너와 함께 했던 모든 기억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절절하게, 아무리 아파도, 아무리 그 기억에 내가 서글퍼져도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고, 잊어버리지 않고 다 가질거야. 그 대신 너를 놓으려고 한다. 네가 없어서 나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괜찮은데. 너는 어떨지. 너를 떠난 나를 그려내며 너는 어떨지.

지극히도 현실적인 이 현실에 아주 쉽게 무릎 꿇은 나를 미워하길 바란다. 오직 신혜성을 위해 용기 한 번 내볼법 한데도
나약하게 혼자 먼저 빠져나간 나를 경멸하길 바란다. 나를 바라보며 웃어줬던 너를 나는 죽는 날까지 사랑할테니
너는 나를 미워해야해.

혜성아, 오랜 시간을 내 곁에서 나의 사랑으로 있어줘서 고마워. 너를 생각하면서 나는 평생 마음 아파 그러쥐고 살게.
혜성아, 오랜 시간을 네 곁에서 너의 사랑으로 있게해줘 고마워. 나는 생각하지 말고 너는 행복해야해, 제발.

혜성아, 내 인생의 매 순간은 늘.. 너였어. 사랑해.

-눈물날만큼 예쁜 한국의 하늘 아래에서, 민우-

# 이민우 그리고, 신혜성. 끝.

+)

매일 밤에 올리다가 갑자기 낮에 올리고 도망가기.... (간만의 휴가받은 자의 여유.)

핸드폰이 고장났어요..ㅜㅜ 바꾸러 가야지...(갤2로 바꾸러 가는 시대역행하는 자.-핸드폰 욕심 없음ㅋㅋㅋㅋ)

배고파요....(혼자 사는 주제에 요리 절대 안 하는 인간의 말로. 홀로 쓸쓸히 집에서 배고파하기.)

Christina님/ 벌써 목요일이네요! 캬악! 금요일이 지나고 토요일이 오면 신화방송 신화의 품격이 하겠네요 ㅋㅋ

아 뭔가 이번편 혜성에게 굉장이 애착이 갑니다ㅜㅜ(본인이 쓰고 본인이 이뻐함ㅋㅋ)저의 지식은 그냥 얕고 넓은

습자지 지식입니다 ㅋㅋㅋㅋ 이것 저것 ㅋㅋㅋ

달이야님/ 우리 셩퐈 8편에서 더 불쌍해졌구요, 9편에선 완전 불쌍해질 예정이라는ㅜㅜㅋㅋ

7편에서 '혜성'이 '민우'와 이별할 수도 있다는 그런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표현해보고 싶었는데 쓰다가 한바탕 지워서

그래서 맘에 안 들었어요ㅜㅜㅋㅋㅋ (그래서 짧은 외전으로 그나마 좀...)

이젠말할래님/ 은근히 7~8편 신셩씨 매력있지 않나요 ㅋㅋㅋ 그 얼굴에 그 목소리에 완전 끼고 살고 싶은데

픽션 속 민봉은 아주 초를 치죠ㅋㅋㅋㅋ 울 민우 입장도 이해해달라는 ㅜㅜㅋㅋ 아 우리의 김대표는 이번 8편엔

잘 안나오셨어요.ㅋㅋㅋ

천향비루님/ 완전 얼굴에 곰팡이 필 것 같은 날씨네요ㅜㅜ 릭미너인 본인의 욕심답게 확 릭민으로 넘기고 싶은데

이거 영 흐름상 릭민으로 넘기지도 못하겠네요ㅜㅜ아 RS의 하늘로 바뀌고 더더욱 전 쭈구리처럼 릭민을 너무 굶었기에...

우리 대표라인...♥

바바루아님/ 뙇!!! 어쩌다 여름감기!! 그거 진짜 지독한데ㅜㅅㅜ 지금은 좀 괜찮으신가요?  8편은 최대한 릭민vs민셩(교우)

에 좀 맞춰서 썼네요~ 우리의 잔진은 톱스타씨 사랑 받을 날만 받아두고 있겠지요!? 건강 조심하세요~ 여름에 아프시면

그것만한 고생도 없으셔요ㅜㅅㅜ

[달이야]

조회수 0의 상큼함♥ 혜성이 왜이렇게 불쌍해요ㅠㅠ 이거보다 더 불쌍해지다니요ㅠㅠ 민우 갈팡질팡 언제까지할라구ㅠㅠ 둘중 선택하라면 혜성이라면서 뭐 이런 흐어어어어엉 잘읽었습니다ㅠㅠ

[바바루아]

엉엉 보면서 울뻔햇는데 마지막에 똬! 민우의편지에서 먹먹한가슴을부여잡앗어요 진짜 막막 울면서 한자한자 써내갓을꺼같은 민우가 막막 상상하가고 보는 내내 민우야!ㅠ 이러면서 본 진디커플은 꽁냥꽁냥이 얼마나 이뻐보이는지 으흐흐 혜성이는 불쌍해서 어쩐지 동질감!! 무튼 잘읽엇어요 아! 감기는 이틀 내리자니 나앗슴돠 으흐흐! 대신 모든일을 펑크내고.... 아하하하ㅠㅠ 정말잘읽고갑니다 다음편을 기대하며~♥

[천향비루]

악악~안돼욧!!ㅠ이케우리셩뽜버리믄안돼요ㅠ글읽는내내어찌나맘이울컥울컥하던지요ㅠ9편에서더불쌍해지믄..완죤저두펑펑울듯해요ㅠ그러지말고나한테오..는..건..쿨럭ㅡ.,ㅡ농담!!
진디커플넘넘귀여워요..부디이커플에겐시련이없기를...^^;;

[Christina]

아... 지금 곰오디오로 '열병'이랑 '중독'을 반복재생으로 들으며 읽다가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ㅠㅠ 사랑하기 때문에 놓아야하는 사랑은 놓아지는 사람보다 버리는 쪽에게 더 잔인한거 같습니다 ㅠㅠ 그래도 희망고문보다는 나을수도 있겠네요.. 전 민우가 불쌍해 죽겠습니다.(사족이지만 갤2 유저로써 갤2 괜찮습니다. 그러나 요새 갤노트가 대세라더라구요..저에게서 갑자기 영업사원 스멜이 나네요 ㅎㅎ 전 36개월 노예계약인지라 당분간 교체는 꿈도 못 꿉니다. ㅎㅎ)

[이젠말할래]

신혜성씨 매력이야 아주 철철 넘치죠~~ 제 안에서 '형의 남자'의 주인공은 김대표랑 문정혁이랑 신혜성이네요:) 민우가 정말 마음을 정해가고 있나봐요- 위화감이 든다면서도 정혁일 받아들이는 것도 그렇고, 마지막의 편지도 그렇고ㅠㅠㅠㅠ 아버지는 떼어낼 아들의 애인이 그래도 친구의 아들이라 그런지 돈 던지는 일은 안하지만, 굳이 맞선보는 자리에 데려다 앉혀놓으려는 심보이신가요.. 다행스럽기도 하고, 혜성이 바랄 것 같은 대로(?) 정혁도 민우한테 목매달고 있는 걸 알아버렸으면 좋겠기도 하고...... 심보는 제가 아버지보다 더 나쁜건지도 모르겠네요:Pㅋ 김대표는 너무 늦게서야 알았네요ㅠ 민우도 진작 알고있던 것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