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트래블버블을 체결한 덕분에 한국인 관광객은 사이판을 무격리로 방문할 수 있다. 사진은 사이판 마나가하 섬.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직장인 강모(39)씨는 올여름 미국으로 3년 만에 첫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다. ‘이 정도면 참을 만큼 참았다’는 이유에서다. 강씨는 “더는 답답해서 못 살겠다”며 “백신 접종을 마치고 코로나 음성확인서만 챙기면 여행 가능한 국가는 이미 많고, 귀국 시 7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면 재택근무와 병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지만 장기간 억눌린 해외여행 욕구가 터져 나오면서 해외여행 상품 예약이 늘고 있다. 오미크론이 계절독감 수준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아울러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도입을 통한 무격리 해외여행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여행 수요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해외여행·항공권 판매 100~114% 증가
현재 한국인 관광객이 무격리로 여행할 수 있는 국가는 사이판과 싱가포르가 유일하다. 사진은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 [사진 인터파크투어]
1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1~27일) 해외여행 상품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 증가한 반면 국내여행 상품 판매는 21% 감소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름 휴가 기간에 국내여행을 선택한 이들이 해외여행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해외항공권 판매 역시 114% 증가해 국내항공권 판매 증가율(11%)을 크게 웃돌았다. 1~2월 기준으로 볼 때도 해외여행 상품 판매 증가는 142%를 기록했지만, 국내여행 상품 판매 증가율은 22%에 그쳤다.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터지면서 보다 고급스러운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도 커졌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지난 3개월 간(2021년 11월 15일~2022년 2월 21일) 비즈니스 및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해외 항공권 발권은 각각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0%, 359% 증가했다. 대부분 연내 출발하는 수요다.
신혼여행으로 제주도 대신 사이판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PCR 음성확인서만 제출하면 하와이 방문 시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사진은 하와이 대표 음식 포케. [사진 하와이관광청]
지난달 결혼한 박모(34)씨는 신혼여행지로 제주도를 예약했다가 막판에 사이판으로 변경했다. 사이판은 지난해 7월 한국과 트래블 버블을 체결해 무격리 방문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박씨는 “해외여행은 당연히 못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이판은 출입국시 PCR검사만 거치면 자가격리가 면제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비용면에서도 제주도와 별 차이가 안 나 고민할 것도 없이 신혼여행지를 바꿨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신 접종 완료자가 많아지면서 해외여행을 재개하는 한국인은 급증했다.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8개월간 한국인 1만명이 사이판을 방문했다. 올여름에는 한국 여행객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 2월 사이판 여행 상품은 한 시간 만에 6700건 사전예약을 기록했다. 하나투어의 1분기 사이판 예약자 수도 전기 대비 118% 증가했다.
코로나19 규제 완화 추세
두바이는 입국 시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PCR 음성확인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사진 두바이관광청]
지금까지 한국과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국가는 사이판과 싱가포르 두 곳뿐이지만 하반기부터 더 많은 국가에서 여행객에게 빗장을 풀 것으로 보인다. 하와이, 괌, 호주, 태국 등에서는 이미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PCR 음성확인서만 제출하면 도착국에서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있다. 두바이의 경우 입국 시 PCR 음성확인서조차 요구하지 않는 등 코로나19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 3년간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보복소비’로 명품 판매가 급성장했는데, 지난해 하반기 백신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해외여행을 재개하는 분위기가 시작됐다”며 “올여름부터는 본격적으로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 기대 심리가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정원(bae.jungwon@joongang.co.kr)
첫댓글 잘보고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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