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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연 회장의 공식기자회견 모습 ⓒ홍석균 |
조중연 KFA(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1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중연 회장은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직접 말했다. 조 회장은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젊고 참신한 사람이 축구협회를 이끌어 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2002 한일월드컵’과 FIFA 주관대회에서 여자 청소년 축구의 우승,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 등 그 동안의 행보도 뒤돌아 보며, 축구협회 발전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차기 선거 불출마에 대한 이유와 추후 활동 등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어졌다. 다음은 조중연 회장의 공식 기자회견 전문과 질의응답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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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조중연 회장 ⓒ홍석균 |
▲조중연 KFA회장의 공식 기자회견 전문 오늘 날씨가 제일 춥다는데 아침 일찍부터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마 전에 대한축구협회 임직원들에게 전하는 글을 통해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저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차기 축구협회장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드립니다. 또한 박종우 선수 문제에 대한 FIFA와의 협의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국정감사 증인출석 요구에 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깊은 유감과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1998년 전무이사로 처음 대한축구협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실무 부회장과 회장을 맡아 일했던 지난 15년의 세월은 제 개인적으로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당시 직원 20여명, 70억원의 예산에 불과하던 축구협회가 지금은 직원 숫자만 100여명에 이르고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국내 최대의 스포츠 단체로 성장하였습니다. 저의 회장 임기 동안 적립해 놓은 100억여원의 축구 발전기금 역시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산으로 쓰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동안 2002 월드컵을 치르고 4강 진출의 영광을 온 국민과 함께 누렸으며,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최초로 원정 16강에 진출하는 자랑스런 순간도 있었습니다. 또한 여자 청소년 축구가 FIFA 주관대회 첫 우승을 하는 감격도 함께 맛 보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우리 올림픽팀이 동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저의 축구 인생에 있어서 남다른 감회를 가진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초중고 리그와 U리그가 정착되고, 파주 트레이닝센터 건립, 등록선수 증대 등 유소년축구 저변확대와 축구발전 과제가 어느 정도 달성되어 커다란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게 주어진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축구인들과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쉽고 섭섭한 것은 이러한 성과와 발전의 측면보다는 일부 부정적인 모습이 더 많이 확대되고 과장되어 알려진 것입니다. 의욕적으로 일하는 과정에서 행정적으로 미흡한 적도 있었고, 그 와중에 국회 출석 요구를 세 번이나 받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저를 비롯해서 협회 내부적으로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개선되어 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하지만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외부에 기대어 축구계를 흔드는 시도가 다른 이들이 아닌 바로 축구계 내부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무척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임기를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혁신과 변화를 통해 축구 발전이 지속될 수 있도록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저를 이어서 대한축구협회를 이끌어갈 차기 회장은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축구 발전을 위해 실질적인 공헌을 해온 분 중에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로만 축구 발전을 외쳐대는 사람이나 개인의 야심을 충족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실천 의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진정성 있게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분이 차기 협회장으로 선출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대한민국 축구가 보다 희망찬 새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젊고 참신하며 열정을 가진 인물 중에서 협회장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축구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국축구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논하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동안의 역사를 보면 축구협회장 선거 때마다 축축모나 축구연구소, 지도자협의회와 같은 단체들이 만들어졌다가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사라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오로지 선거만을 위해 축구계가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행태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과거 일부 인사들에 의해 나타났던 근거 없는 인신공격과 같은 혼탁한 선거 모습도 이제는 완전히 사라지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공명정대한 절차와 과정으로 국내 스포츠계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맡은 바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기자분들과 축구인 여러분들도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가 한 시대를 접고, 한국축구의 새 전환점을 열어가는 중요한 과정임을 함께 인식해 주시고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그 동안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은 저를 믿고 따라주신 축구인, 축구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마운 말씀을 전합니다. 아울러 때로는 칭찬도 해주시고 매섭게 질책도 해주신 기자 여러분께도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한국축구의 중단 없는 전진과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공식기자회견 질의응답에 관한 전문 - 차기 축구협회회장 선거에 불출마 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오랫동안 축구계에 있었다. 전무부터 실무부회장, 회장 등 모든 부분을 섭렵하고 선수출신 최초 회장이 되어 의욕적으로 활동했고, 그에 대한 성취도 많았다. 그래서 ‘이쯤에서 물러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들도 20%는 섭섭하고 80%는 시원하다고 말하더라. 그 말이 내 마음을 표현한 것 같다. - 박종우 사건 등 부정적인 사건들이 직접 원인이 됐나? 박종우 사건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동메달을 딴 성과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닌 사건이다. 그러나 협회장을 하고 나서 성적도 많이 났지만 여러 가지 잡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 선거 불출마에 대해 정몽준 명예회장과 상의했나? 상의 안 했다. 이심전심으로 알았을 것이다. 직원 임직원에게 올리는 글을 보고 알았다고 이야기 들었다. - 선거 불출마에 대한 번복가능성은?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늘 이 자리가 그것을 확인하는 자리다. 후임 회장이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 일선에 기여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꼭 선수출신만이 차기 회장의 범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 후보도 주지사 선거를 통해 나오듯, 연맹회장이나 시도회장 중에 계속 축구발전에 노력하시는 분, 일선에 계신 분들이 자연스럽게 후임회장 선거에 나와서 축구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분이 됐으면 한다. - 국정감사 거부의 이유와 박종우 문제에 대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이라 예상하는가? 이란에서 한국으로 들어왔다 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10월 27일까지 자료를 내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협의를 하고 제출했다. 박종우 문제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임기를 마치고 난 후의 활동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회장의 임기가 끝나면 축구 원로로서 어른 노릇을 할 것이다. 여러 선배님들도 계시지만 축구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활동할 것이다. 잘못 가는 길이 있다면 안내하고 도와주고 싶다. 누군가 이런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나?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할 것이다. - 15년 정도 축구협회 안에서 많은 것 보고 느꼈을 것이다.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축구협회가 바뀌는 것 보다는 축구에 대한 전체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나도 초중고 리그, U리그, WK리그에 가봤지만 왜 우리 축구는 입장료도 못 받고 경기를 해야 하나라는 불만이 있다. 초중고리그 결승전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데 우리도 입장료를 받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축구는 공짜경기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축구 입장료를 내는 풍토가 자리를 잡아야 대한민국 축구가 세계적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그 동안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과 가장 후회하는 순간은? 우리 축구 가족들이 함께 이룬 것이지만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은 트레이닝 센터가 생겼고, 월드컵 4강과 올림픽 동메달이 내가 몸담고 있는 동안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다. 후회스러웠던 부분은 회장이 되면서부터 함께한 김진국 전무이사를 내보냈던 점이 가장 안타깝고 후회스러웠다. 글=박영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