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심연(深淵):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
의존성 인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분리불안이나 불안정한 대인 관계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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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멘붕(멘탈붕괴)’ 상태인 듯 하다. 세월호 사건 당시와 유사하게 ‘집단 히스테리’ 증상이 엿보인다. 筆者의 전공은 정치학이다. 그중에서도 국제정치학과 정치심리학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심리학 관련 서적을 주로 읽는다. 심리학에 문외한인 일반인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왜 그토록 최태민-최순실 등 최씨일가에게 의존했는지 의문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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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개인의 심리상태는 심리학으로 얼마든지 설명이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불안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정신병자'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심각한 정신질환이 아닌 ‘마음의 병’은 심리상담 및 약물치료 등으로 얼마든지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의존성 인경장애’라는 것이 있다. 의존성 인격장애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보호받고자 하는 욕구가 지나쳐 자신의 의존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매달린다.
의존성 인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분리불안이나 불안정한 대인 관계를 보인다. 이들은 대개 낮은 자존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며 이로 인해 자책하거나 스스로를 폄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자기 주장을 잘 펴지 못한다.
현직 정신과 전문의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심리적 장애 가능성에 대해 “리플리 증후군, 공유정신장애(Shared Psychosis), 의존성 인격경향 등이 겹쳐 보인다”면서 “朴 대통령이 심리적으로 약한 상태일 때 최태민이 접근해 유약한 심리를 이용했고, 이후 상당 기간 고립되면서 성격 형성이 비정상적으로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플리증후군’은 어떤 충격적 사건을 당하고 나서 현실세계를 부정하고 허구세계를 진실로 믿는 것이다. ‘공유정신장애’는 외부와 동떨어진 사람들끼리 비슷한 망상을 나눠 갖는 것을 말한다. 朴 대통령은 육영수 여사 사망 후 최태민에게 의존했다.
이후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까지 저격당하자 오랫동안 최 씨 일가와 40년 넘도록 교류하면서 이런 점이 고착화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朴 대통령 자신이 이를 인지하고 있느냐가 관건인 듯 하다. 아마도 그동안 주변에서 이러한 얘기를 해 준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아래 기사는 올해 8월5일자 KBS 보도이다. 기사에 등장하는 B씨의 행태는 전형적인 ‘의존성 인격장애’에 해당된다.
[사건후] “널 위해 제사 지내고 있어”…수십년간 앵벌이 시킨 ‘참 나쁜 친구’
‘죽마고우(竹馬故友)’, ‘수어지교(水魚之交)’, ‘문경지교(刎頸之交)’ .
이 사자성어는 모두 친한 벗을 뜻하는 말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진정한 친구 한 명만 있어도 그 사람의 인생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기사는 친구에게 우정 대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사건으로 담당 경찰도 혀를 내두르고 있다.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인 지난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7월 부산의 한 커피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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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모 여상 동창 사이인 A(44) 씨와 B(44) 씨는 다른 동창의 소개로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동창이었지만 학창시절에는 서로 알지 못했다.
하지만 동창이라는 공통분모는 두 사람을 급격히 친하게 만들었고 B 씨는 착하고 여린 성격의 A 씨를 보면서 그녀에게 사기를 치기로 마음먹는다. B 씨는 그 자리에서 A 씨에게 자신 친구의 교통사고 합의금과 사채업자에게 줘야 할 급전이 필요하다며 700만 원을 받아 챙긴다.
이후 B 씨는 A 씨가 아무런 의심 없이 바로 돈을 주자 본격적인 사기 행각을 벌인다. 1998년 7월 B 씨는 A 씨 사주가 나빠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주변 사람이 죽는다며 제사 비용으로 수천만 원을 가로챈다.
얼마 후 A 씨 어머니가 일본인 남성과 결혼해 일본으로 떠나자 A 씨도 어머니와 함께 일본으로 가 생활한다. 비록 A 씨가 일본으로 떠났지만, B 씨는 계속 범행을 저질렀다.
B 씨는 일본에 있는 A 씨에게 “널 위해 계속 제사를 지내고 기도하고 있다. 제사 비용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A 씨는 아무런 의심 없이 게임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B 씨에게 보냈고 그녀가 일본에 거주하는 동안(1998년~2006년) 보낸 돈은 6억 원 정도라고 경찰은 전했다.
그 후에도 B 씨는 한국에 돌아온 A 씨에게 더 악랄한 방법으로 돈을 뜯어냈다. 2010년 초 B 씨는 A 씨에게 가족과 함께 살면 흉흉한 일이 생긴다며 A 씨를 따로 살게 한 뒤 유흥주점 도우미로 일하게 했다. 그러던 중 B 씨는 A 씨에게 (A 씨) 성관계 동영상이 퍼져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채 6,000만 원을 사용했으니 이자를 갚아야 된다고 속여 6년 동안 매일 도우미 일을 하며 번 돈을 가로챘다고 경찰은 밝혔다.
마침표가 없던 B 씨의 범행은 A 씨에게 더 많은 돈을 가로채기 위해 사채 때문에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들통이 났다. A 씨는 B 씨가 구속됐다는 말을 듣고 부산구치소에 면회를 갔다가 B 씨의 수용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결과 B 씨는 A 씨의 ‘피 같은 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니거나 부산 강서구의 고급 전세 아파트를 구해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또 백화점에서 흥청망청 돈을 써 VIP 고객이 됐고, 검거 당시 금고 속에는 현금 7,000만 원이 있을 정도로 호화생활을 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려한 생활을 하던 B 씨와는 달리 A 씨는 찜질방이나 고시텔을 전전하며 앵벌이 노예 같은 비참한 삶을 살았다”며 “우리가 확인한 피해 액수만 8억 원 정도고 A 씨가 주장하는 피해 금액은 13억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B 씨를 지난 3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추가 피해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생활을 하면서 이런 사건은 처음 본다”며 “A 씨는 철석같이 믿었던 B 씨의 사기행각에 심한 충격을 받은 상태다. 어떻게 친구한테 이처럼 잔인하게 사기를 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씁쓸해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갑제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