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아내의 운동길, 바람돌이 고장
2022년 12월 17일 토요일
음력 壬寅年 동짓달 스무나흗날
여전히 이른 아침은 춥다. 춥다는 말보다는 매우,
엄청, 무쟈게 춥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한번 곤두박질을 친 수은주는 올라가는 것을 잃어
버린 걸까? 어제 아침보다 조금 오른 영하 17도,
오늘도 한파경보는 지속되고 있다. 내일과 모레는
기온이 더 떨어져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최강
추위가 몰아닥칠 것이라는 예보이다. 어제가 이번
추위의 절정이라더니 그새 바뀐 모양이다. 일요일
모처럼 서울에 다녀오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가는
것을 포기해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올겨울 들어 가장 많이 내린 눈을 치웠다.
이서방은 옆집과 함께 긴 비탈긴 진입로에 내려가
넉가래로 치우고 염화칼슘을 잔뜩 뿌려놓고 왔다.
그사이 촌부는 바람돌이로 단지에 잔뜩 쌓여있는
눈을 치웠다. 아내가 내려와서 바람돌이 짊어지는
것을 도와주었으며, 넉가래로 주차장의 눈을 함께
치웠다. 넓은 단지라서 집주변과 중앙통로, 주차장
그리고 아내가 걷기운동을 하는 곳만 바람돌이로
치워놓았다. 특히 아내가 매일 걷고있는 운동길은
어김없이 치워놓는다. 거의 사용하지 않는 아랫쪽
주차장은 걸을 수 있을 만큼 바깥쪽만 길을 낸다.
또한 밭가도 마찬가지로 치워놓는다. 치우지 않고
그냥 두면 녹으면서 얼어붙어 걷기운동을 하기가
불편하고 혹시나 미끄러져 다칠까봐 나름 신경을
쓴다. 아내가 그랬다. "당신이 열심히 신경을 써서
치워놓은 길을 따라 걷다보면 너무 좋더라! 눈쌓인
사잇길은 오솔길 같아 운치도 있어 운동하기에는
베리베리 굿, 고맙수!"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럴땐 애써 치운 보람을 느낀다고나 할까?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바람돌이가 고장난 것 같다.
시동이 걸리지를 않는다. 며칠전 이서방도 형님이
혼자 눈을 치우는 것이 힘들 것 같다며 똑같은 걸
주문하여 왔다. 조립을 하여 연료를 넣고 시동을
걸어봤는데 걸리지를 않았다. 오후에 바람돌이를
가지고 둘이서 씨름을 하고 있는데 때마침 운동을
하다가 올라와 보고싶었다면서 마을 아우가 왔다.
농기계는 빠삭한 맥가이버 아우라서 바람돌이를
맡겼더니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아무래도 A/S를
보내야 할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다. A/S센터에
전화를 하니 통화중인 상태로 시동을 걸어보라고
했다. 소리를 들으면 대충 알 수가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포장을 해놓으면
택배기사를 보내 수거하여 수리후 보내주겠다고
하여 두 대를 모두 다 보내기로 했다. 많이 쓴 것도
아니고 하나는 1년도 안되었고, 또 한대는 완전한
새것인데 이게 무슨 일인지 원~ 제대로 수리가 돼
돌아오려나 모르겠네. 오늘과 수요일에 눈소식이
있는데 바람돌이가 고장나서 짜증이 난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