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있는 사람은 호텔에 간다. 그곳에서 식사하고 운동하고 사우나를 한다. 부자 들이 호텔에 가는 이유는 바로 서비스가 좋고 편하기 때문이다.
타워팰리스에 들어가보면 호텔에 온 것같은 느낌이 든다. 대부분 마감재는 대 리석이고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도 호텔 것과 다르지 않다. 건물 내에 있는 수 영장과 사우나, 헬스클럽, 골프연습장도 호텔시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것도 무궁화 5개짜리와 비교해 그렇다.
여기에 편리함까지 갖췄다. 단지 내에서 나갈 필요가 없다. 주민을 위한 연회 장, 당구장, 노래방, 영화관은 물론 학생들을 위한 독서실까지 있다. 1000평 규모의 상가에는 19개 점포만 배치해 혼잡함도 없었다. 딱 하나, 개봉영화를 보지 못한다는 것만 빼놓고 모든 게 가능하다.
한마디로 코엑스 지하를 ‘지하리조트’라고 한다면 타워팰리스는 ‘시티 리조 트’라고 불릴 만하다.
30대 초반 A씨 부부. 이들은 타워팰리스 생활에 더없이 만족한다. “특히 40층 높이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기쁨”이라고 표현할 정도.
홈네트워크 시스템은 국내 아파트 가운데 최고다. 휴대용 무선 홈패드(웹패드) 를 이용해 집안의 모든 가전설비를 자동조절한다. A씨는 귀가 후 홈패드부터 집어 드는 게 습관이 됐을 정도다.
A씨는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세심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택 배가 와도 모두 컴퓨터로 처리된다. 퇴근해서 카드키를 문에 꽂으면 ‘어디어 디에서 택배가 왔습니다’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외부에서 휴대폰으로도 알 수 있다. 쓰레기 분리수거도 거주층에서 해결한다.
편리함과 보안, 시티리조트 성격 등은 일반 아파트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혜택임 에는 틀림없다.
▷생활비는 비싼가
호텔식이라 관리비가 좀 많이 들어가는 건 사실이다. 현관관리도 철저하고 택 배가 와도 1층 관리실에서 배달하는 등 인건비 비중이 높다.
관리비는 어떨까. 소문에 따르면 수백만원씩 나온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평당 1 만원 안팎이 대부분이다. 가구에 따라서는 평당 3만원을 냈다는 곳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따지면 아주 비싼 편은 아니다. 60평이라면 약 60만원정도로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 2.5배 정도.
그러나 증권사 임원인 P씨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이곳에 오기 전에 동부이촌동에 살았는데 스포츠센터 비용을 감안하면 비싸 지는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웬만한 스포츠센터의 가족회원으로 이용하려면 1000만원 정도의 입회비 에 월 40만원 정도는 든다. 물론 유명 호텔의 경우는 억대도 있다. 스포츠시설 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결코 비싼 편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수준이 수준인만큼 생활비는 좀 더 드는 게 사실이다.
이미 유명해진 단지내 ‘스타슈퍼’에서는 슈퍼마켓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명 품’만 판다. 캐비어(철갑상어알), 푸어그라(거위 간)를 볼 수 있고 시중가 98 만원짜리 ‘발렌타인 30년산 양주’도 구경할 수 있다. 과일은 아주 비싸지만 대신 무공해이며 대부분 당도가 높다.
국수, 빵가루 등도 외국제품이 대부분으로 일반 할인점보다 50% 가량 비싸다.
▷주로 누가 살까
타워팰리스는 입주한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따라서 분양을 받은 사람 이 사는 경우가 많다. 마침 99년 분양 때는 IMF의 그늘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이라 분양에 애를 먹었다. 따라서 월급이 좀 많은 직장인이 분양받은 경우도 많아 사는 사람들을 보면 의외로 놀고 먹는 부자보다는 샐러리맨들이 많이 눈 에 띈다.
한 다리 건너면 친구의 친구가 그곳에 살고있다는 사실은 현재 타워팰리스의 위치 만들기에 큰 기여를 했다. 과거에는 통상적으로 저만큼 질시의 대상이 되 면 언론 등에서 상당히 문제를 삼곤 했다. 그러나 타워팰리스의 경우 분양에 애를 먹은게 ‘전화위복’으로 작용한데다 직장인이 많이 살고 있다는 의외의 사실이 언론의 맹타를 희석시킨 면이 없지 않다.
물론 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사서 입주한 부자들도 있긴 하다.
주차장에 가면 최하가 쏘나타다. 대부분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차가 절반은 된다.
이들의 신분에 대한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 한때 타워팰리스는 워낙 차가 많아 아침 출근시간에 주차장을 빠져 나오기가 힘들 거란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실 제로 알아본 바에 따르면 낭설이었다. 이곳에는 9시까지 빠듯하게 직장에 나가 야 하는 사람들이 생각만큼 많지 않았던 것이다.
워낙 비밀스러워 수치상으로 밝혀내긴 어렵지만 계층간 차이는 상당히 존재한 다는 게 정설이다.
사업가 P씨도 인터넷을 통해 골프모임에 가입했다. 일부러 모임을 찾은 이유는 돈은 좀 있다고 자부했지만 사회적 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첫 번째 골프모임에서 그는 좌절하고 말았다. 함께 간 사람들 면면을 보니 돈과 명예가 대단했다. 선물중개사인 30대 K씨는 연봉이 30억원이었다. 판사라는 L 씨도 “타워팰리스에 내 소유 아파트가 두채”라고 말했다. 그는 주눅이 들어 다음 모임부터 나가지 않았다.
계층이 다양하다 보니 자신들끼리 모이는 이너서클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월급쟁이인 A씨는 가끔 이 때문에 소외감을 느낀다고 한다.
한번은 수영강습에서 회원들이 결석했는데 대부분 이유가 외국여행 때문이라고 들었다. 다른 곳처럼 애들 돌보느라, 집안일 때문에 등의 사유는 없다고 한다.
주민들의 특정 연령대를 한정짓기는 어렵다. 반상회에 나오는 연령도 다양하다 고 한다. 입주 초기에는 55세가 평균 나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요즘은 중·고 등학생을 둔 가구가 많아 40대 후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점은 없을까
타워팰리스는 창문을 시원스레 열 수 없다. 2차는 15도 정도 약간 열리는 유리 창이 있다고는 하나 1차는 완전 밀폐다. 그러나 공기청정기를 거쳐 외부공기가 유입되기에 그리 환기가 나쁘지는 않다. 배기도 훌륭한 편이다. 실내에서 담배 를 피워도 옆사람조차 냄새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공조시설은 훌륭하다.
그러나 공기청정에 관한 반응은 엇갈린다. 공기청정기능은 타워팰리스 최대 자 랑이었다. 에어커튼이라 불리는 환기시스템으로 청국장을 끓여도 냄새가 집안 에 남지 않는다. (99년 유광석 상무(현 삼성건설 부사장)는 이건희 회장에게 타워팰리스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청국장을 끓인 뒤 냄새가 나지 않는 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노인 건강에는 밀폐형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있다 .
고층에 대한 불안감은 아직 증명되지 못했다. 최근 태풍 매미는 초속 60m라는 기록적인 강풍으로 제주도를 초토화시켰다. 타워팰리스 홈페이지를 보면 초속 35m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표현이 나온다. 태풍은 땅으로 올라오면 세 력이 급격하게 약화돼 서울지역에 초속 30m 이상의 강풍이 불기는 어렵다. 그 러나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직 새로운 주거문화로 검증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향후 지켜봐야 할 문제 다.
김남웅 단국대 주거건축문화연구소 교수는 “고층아파트는 뉴욕에도 많이 있다 . 그러나 미국은 싱글이거나 비즈니스맨들이 많이 사는 편이다. 이는 고층아파 트가 독립적인 세대에 좀 더 적합하다는 얘기와 다름 아니다. 그러나 아직 한 국은 가족문화 중심이다. 따라서 어떻게 고층과 가족중심 문화가 조화를 이룰 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첫댓글 이런거 신경쓰지 않고 난 그냥 그대로의 목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