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가격의 60%이상을 차지하는 배타리 이야기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그리고 전해질 4가지 소재로 만들어 진다
이 중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양극제이다,
음극재는 보통 흑연을 쓰고 분리막이나 전해질도 흔한 소재를 사용해
큰 문제가 없다,
전세계 금속의 연간 생산량을 보면 철은 21억톤, 망간 8000만톤으로
넉넉히 생산되는 반면, 리튬, 니켈, 코발트의 양은 부족하다
니켈은 년간 200만톤생산되고 리튬은 43만톤, 코발트는 14만톤 정도
니켈은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와 같이 어쩌다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만 동남아시아에서 니켈이 많이 나와 시간이 가면 대처할 수 있다
코발트는 고가이고 희귀하며 자원보유국가인 콩고가 내전 등으로 불안정한데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서 문제다
코발트는 세계 매장량의 60-70%가 콩고에 몰려 있어 현재 생산되는
코발트는 대부분 콩고산이다
중국이 철도, 도로 등 인프라 투자를 해주며 콩고의 코발트 광산 대부분을 가져갔다
중국이 장악한 코발트광산을 통해 콩고가 생산하는 코발트의 90%가
중국으로 들어가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코발트를 줄이기 위한 연구 개발을 계속하면서 코발트 사용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수급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광물이다
마지막까지 해결되지 않는 숙제가 리튬이다
지금까지 스마트 폰에 주로 리튬이 들어갔다
스마트폰 한대 당 6g의 리튬이 들어 가는 정도라 1억대의 스마트폰을
만들어도 리튬 600만톤이면 생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기차는 다르다
테슬러 모델s를 예로 들면 1대당 리튬 63kg의 리튬이 들어간다
테슬러에서 100만대의 전기차를 만들려면 6만톤의 리튬이 필요한 것이다
전 세게에서 생산되는 리튬이 43만톤인데 , 테슬러만해도 2030년에
120만톤의 리튬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리튬이 많이 필요하다면, 바닷물에도 리튬이 많이 들어 있으니
그걸 뽑거나 리튬 광산을 좀 더 개발하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현재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의 절반 이상이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의
염분 많은 염호에서 생산된다
바닷물보다 만 배 가까이 리튬 함유량이 높은 호수들이다
이 호수의 물에도 1000ppm, 즉 호수 물의 0.1%정도 밖에 리튬이
들어 있지 않아 염호의 만분의 1수준이 들어 있는 바닷물로는 수지타산에
맞는 리튬을 생산하기 어렵다
염호에서 뽑아 올린 호수물을 넓은 노지에서 1-2년 간 증발시켜
리튬이 4-6% 정도 되면 공장으로 보낸다
노지에서 2년 정도 증발시킨다는 의미는 비가 거의 오지 안 와야 한다는 뜻
리튬 함유량이 풍부한 염호가 있고, 비까지 거의 오지 않는 지역이라는
조건을 갖추어야 경제성는 있는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에서 전 세계 리튬의 대부분이 생산되는 이유이다
리튬을 노지에서 증발시키지 않고 공장에서 추출하면 어떨까?
공장 건설비도 문제지만 추출과정에서 투입되는 화학물질에서 환경을 오염
시키는 폐기물이 나와 자연 증발을 하게 된 것
이렇게 리튬 공급량을 늘리기가 쉽지않다
삼원계 배터리에서 원통형 배터리까지 지금까지
전기차 경쟁은 1회 충전 주행거리였다
1회 충전 주행거리 100km대를 겨우 기록했을 때, 테슬러가 400km대를
생산하면서 앞서가기 시작했다
전기차 충전소가 많지 않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경쟁력의 가장 큰
요소가 되던 때라 한국이 주력으로 만드는 삼원계 배터리가 중국 인산철
배터리를 압도할 수 있었다
삼원계 배터리는 불이 잘 나는 게 문제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셀을 모듈로 감싼 다음,몇 개의 모듈을 모아 팩을 만들어 안전성을 확보했다
포장을 이중으로 해 충격을 완화한 것이다
복잡한 방식이라 기술력이 필요했고, 이는 한국 배터리의 경쟁력이 되었다
그런데 인산철 배터리에 '셀투팩' 기술이 개발되며 변수가 생겼다
인산철 배터리는 삼원계의 70%정도 성능 밖에 안나와 주행거리가 짧은 게
한계였는데 셀투백이 해결책이 된 것이다
삼원계 배터리는 이중포장을 했는데, 셀투백은 모듈을 없에고
셀을 바로 포장해, 모듈이 들어가는 공간에 셀을 더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성능 차이를 기능개선으로 극복한 게 아니라 , 더 많은 배터리를 넣어
1회 주행거리를 늘였다
인산철은 화재 위험이 적고 셀투팩을 하면 주행거리도 삼원게에 가깝게 나왔다
가격도 저렴하고 물량이 늘어도 공급 문제가 적어 인산철 배터리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인산철 배데리를 장착하면 차량 가격을 8%정도 낮게 책정할 수 있는 점 등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테슬러는 전체 판매 차량의 절반정도에
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게 되고
다만 인산철 배터리는 2022년말까지 특허부분이 중국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인산철 배터리 특허는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미국 존 배니스터 구디너프교수
에게 있었다
배터리 양산을 중국 전기차업체 BYD에 맡긴 후 BYD가 자체 개발을 발표하자,
구디너프 교수가 자신의 특허를 훔쳐서 만든 것이라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인산철 배터리는 중국에서 돌아다니는 전기차에만 쓰고
수출은 할 수 없었다
2022년 말 해당 특허 대부분의 효력이 만료되어 중국 인산철 배터리의
수출 봉인이 해체되서 세계 배터리 시장을 인산철이 석권할 때 쯤,
크고 뚱뚱한 원통형 삼원계 배터리가 개발되었는데 ,
바로 4680원통형이었다
테슬러는 이어 기존 모델s와 y에는 18650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했고
모델3과 모델Y는 21700 원통형으로 바꾼다
18650는 지름 18mm 길이 65mm, 21700은 지름 21mm에 길이 70mm
뜻하며 조금 굵어지고 길어진 배터리로 바꾼 것이다
단순히 조금 굵어지고 길어진 것인데 , 뭐 대단한 게 있냐고 하지만,
일본 파나소닉은 18650을 21700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수율을 2년간
잡지 못해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배터리 수율 잡기는 그만큼 힘들고 예민한 영역이다
테슬러가 2020년 배터리데이 학회에서 지름 46mm에 길이80mm의
4680배터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얇은 호일을 돌돌 말아 만드는 방식이라 원통형인데 18650은 60cm
길이의 호일이 말려서 원통이 되었고 21700은 18650보다 더 두꺼워진
만큼 호일 길이가 80cm로 늘어난다
4680은 많이 뚱뚱해서 호일 길이가 385cm까지 길어졌다
원통형 배터리는 두루말이 화장지처럼 호일을 말고 호일 양끝에
양극과 음극의 탭을 단다
전자가 꼬불꼬불 말려 있는 호일을 타고 음극에서 양극으로 다녀오면
그 힘으로 모터를 돌리는데 양극 간의 거리가 18650은 60cm, 21700은
80cm에서 4680은 385cm로 더 멀어진다
전자의 이동거리가 길어지면 배터리의 노화도 빨라진다
크고 뚱뚱한 베터리라 용량이 커도 전자 이동 경로가 길기 때문에
배터리의 노화가 빨리 오는 것이 4680의 문제였다
테슬러는 꼭지를 없에는 tapless로 이 난제를 해결했다
4680은 호일의 시작과 끝에 양극과 음극을 붙이고 호일을 돌돌 말아
건전지 위쪽에 볼록한 꼭지와 아래쪽 오목한 곳에 양극과 음극이
오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호일의 위쪽과 아래쪽에 모두 양극과 음극을 달았다
Tapless는 탭이없는 게 아니라 전체가 탭이다
건전지 위쪽면 전체가 양극이 되고 아래쪽 면 전체가 음극이 되니 ,
4680의 전자 이동경로는 385cm가 아니라 높이인 8cm만 이동하는 것이다
4680은 다른 장점도 많은 데, LG에너지솔루션(엔솔)에서 생산하는
파우치형 배터리는 충격에 약하기 때문에 격벽을 만들고 셀위에
완충제를 넣은 뒤 배터리팩의 뚜껑도 만들어 덮어야 한다
하지만 4680은 뚱뚱한 본체로 어느정도 하중을 받을 수 있어 격벽과
뚜껑을 걷어내고 팩위에 철판하나를 깐 다음 바로 시트를 얹을 수 있다
격벽이나 추가 배터리팩 뚜껑, 완충제 등이 들어가지 않아 더 많은
배터리를 넣거나 그만큼 실내공간을 넓게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인산철 배터리가 셀투팩 기술로 추가 공간을 만들어 주행거리를 늘였다면
4680은 팩자체 공간을 줄여 '셀투샤시'를 만들었다
테슬라는 이 배터리를 연간 3000기가까지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등지에서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는 LG엔솔의 2025년 생산목표가
500기가인 것을 감안하면 3000기가는 엄청난 규모이다
4680은 30%정도를 테슬러가 자체 생산하고 , LG엔솔, 파나소닉,
삼성 SDI등이 나머지룰 채우는 방법으로 공장 건설이 진행중이다
이렇게 테슬러의 계획이 실현되면 인산철 특허가 풀려도 중국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기는 힘들 것이다
2022년 5월 바이든과 7월 미국 재무장관 재닛 앨런이 한국에 왔다
바이든은 삼성전자에 갔고 앨런은 LG엔솔의 지주사인 LG화학을 방문했다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어느 정도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2년 뒤 LG엔솔이 전기 자동차 분야에서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을 넘어
세계1위 매출을 올리는 배터리사가 되는 것을 예상한다
자동차회사는 3년정도 시간을 두고 배터리사에 배터리를 선주문하는데
단순히 물량만 먼저 주문하는 게 아니다
원통형 , 각형, 파우치형등 배터리 유형을 정해주고 , 어떤 양극제를 사용해
어느 정도 성능의 배터리를 요구할 것인지를 결정한 후 사전 주문을 한다
자동차회사가 개발비를 상당 부분 부담하기 때문에 전용배터리에 대한
일정 수준의 권리를 가진다
현재 선 주문 현황을 보면 원통형 배터리는 도요타, 테슬러,리비안,
루시드에서 주문했고, 각형은 폭스바겐, 르노삼성에서 , 파우치형은 GM,
스테란티스,혼다,현대기아, 포드가 선주문했다
중국 기업을 제외한 11개 글로벌 전기차 기업의 배터리를 LG9개사,
파나소닉3개사,삼성, CATL, SK는 2개사에 단독 또는 공동으로 선 주문 받았다
LG엔솔은 현재까지 1900GWh, 전기차 2200만대 분량, 440조의 세계1위
수주잔량을 확보한 것이다
CATL이 세계1위의 전기차 배터리 판매사지만 , 중국국내 판매하는 전기차를
제외하면 폭스바겐과 테슬러에 다른 배터리사들과 공동으로 수주받은 정도다
2025년만 놓고 보면 LG엔솔의 수주량이 타사를 압도하고 있다
4680배터리는 수율을 잡아야 하는 문제가 아직 남아있다
같은 소재, 같은 설비, 같은 한국 기술자를 투입해도 LG엔솔은 폴랜드에서
수율 잡는데 4년걸렸고 지금도 같은 공장인데도 라인에 따라 수율이 다르다
2022년 6월 가장 빨리 테슬러에 4680을 공급한 파나소닉도
아직 수율 40%정도라 손익분기점이 나오는 90%이상으로
수율을 높혀야 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