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계획표
이리 뒹굴 저리 둥굴
누구 하나 눈치 주는 이 없는 나는
몇 달째 방구석을 구르고,
화장실 갈 때와. 동네 마트에 가서
소주 한 병과 막걸리 한 병을
사러갈 때 되어서야 직립보행을 한다.
나가서 일을 하던, 친구랑 놀다 오던
집구석에만 있지 말고
뭐라도 하라는 마누라의 잔소리에
들은 척도 안 하던 내가
갑자기 번뜩 떠오르는 생각은
생활 계획표였다.
오래전 국민학교 때 써본 것처럼말이지...
아무렴, 사람이 계획성 있게 살아야지...
하지만 막상 계획표를
짜보겠다 하는 생각은
몇 시에 일어날지부터 막혔다.
학교나 직장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누구 하나 일어 나라고,
이제 그만 자라고
간섭하는 이 없는 천하의 백수라...
잠이 오면 미련 없이 눈을 감고
잠이 오지 않을 땐
부엉이 눈을치켜뜨고
아무 의미 없는 홈쇼핑 화면과
눈 깜빡이지 않기 시합을벌인다.
도대체 홈쇼핑에 나오는 인간들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입술에 침 한번 바르지 않고
자랑 중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고
벌써 다 팔렸다고
그리고 곧이어
백세까지 뛰어다니자고
웬 노인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싱글벙글 웃으며
마치 마이클 잭슨 흉내를 낸다.
하루 온종일
홈쇼핑 편성표는 잘 짜여 있는데
팔 물건 없는 나는
계획표 짜려고 머리 쓸 필요 없는
방학계획표가 잘 짜여진
안방 방청객 일뿐이다
첫댓글 무계획이 하책이 아닌 상책인 듯 싶습니다.
백수를 안 해본 사람은 모르지만 백수가 싫어 나름의 시간표도 짜고(수토 05시 기상, 월화목금 6시 기상) 노력해본다.농촌은 새벽부터 일을 해서 만약에 일이 갑자기 들어오면 일찍부터 움직여야 하니까일할 때 열심히 했으니 좀 쉬어 가는 것도 좋겠지요.요즘은 대개 건강을 염려해서 움직이라고 그러는 것이지 핀잔 주려고 그러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백수 화이팅, 열심히 움직여 봅시다.
잘 짜인 계획표는 지키기 너무 힘듭니다무계획이 상책이지요
첫댓글 무계획이 하책이 아닌 상책인 듯 싶습니다.
백수를 안 해본 사람은 모르지만 백수가 싫어 나름의 시간표도 짜고(수토 05시 기상, 월화목금 6시 기상) 노력해본다.
농촌은 새벽부터 일을 해서 만약에 일이 갑자기 들어오면 일찍부터 움직여야 하니까
일할 때 열심히 했으니 좀 쉬어 가는 것도 좋겠지요.
요즘은 대개 건강을 염려해서 움직이라고 그러는 것이지 핀잔 주려고 그러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백수 화이팅, 열심히 움직여 봅시다.
잘 짜인 계획표는 지키기 너무 힘듭니다
무계획이 상책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