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이미 종교를 초월한 지구촌의 명절이 된지도 오래다.
연말까지 겹쳐 그동안 마음에 있던 친구나 지인들에게 안부와
축하카드 선물을 주고 받고...
거리를 아름답게 장식한 성탄장식과 울려퍼지는 캐롤 송,
포근하게 눈내리는 하얀 성탄절을 누구나 꿈꿔본다.
더구나 사랑하는 연인들에겐 분위기 최고의 데이트 날.
결혼 첫해의 제 크리스마스 이브
임신 9개월의 무거운 몸.
마음만은 그래도 팔팔하고 무드에 좌우되는 감상적 아줌마였지요.
그날도 성탄분위기 내느라 생화를 사다 꽃꽂이도 예쁘게 해놓고
남편의 퇴근을 기다렸습니다.
사전에 빨리 들어오라는 말도 없었고 약속도 없었습니다.
평소 출퇴근 시간이 칼같아 지겨울 정도였던 사람이라 당연히 제 시간에 들어오겠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더구나 오늘같은 날에야 더더욱...
그런데 이게 웬일?
한시간 두시간이 지나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집집마다 전화가 없던 시절이라 저는 무작정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지요.
기다리다 점점 화가 난 저는
" 그래 좋아 나도 해주지..."
하는 마음으로 오바코트를 걸치고 머리도 단단히 스카프로 싸매고 집을 나섰습니다.
배불뜨기에 그런 차림으로 시내로 나갈 수는 없고 버스 정유소에서 잠깐 생각끝에 마침
앞에 정차하는 해운대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집에서 왕복거리 한시간 남짓한 거리니 통금시간에 맞추기도 적당했습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잔잔한 파도에 백사장엔 데이트하는 연인들이 많았습니다.
전 혼자 웬청승인가 싶기도하고 누가 처다볼까 부끄럽기도 해 모래사장엔 내려가질 못하고
계단위 보도길을 동네아줌마 볼일보러 나온체 바쁜 걸음으로 한바퀴 돌아 나와선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참 가슴이 텅비어지는 기분이었지요.
결혼전 성탄미팅이야 여러번 해 봤지만 짜릿한 연인사이로 이브를 보낸적이 없던터라
남편과 오붓이 케익이나 잘라먹고 캐롤송이 흐르고 흥청거리는 번화가 바람이나 쐐자는
소박한 바람이었건만...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내내 집에 돌아와 나를 찾는 소동을 벌이고 약오르고 걱정으로 씩씩거릴
남편을 생각하며 약간의 쾌감을 느겼지요.
그러나 웬걸,
집엔 아직도 그가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다시 동네를 한바퀴 돌아 들어오고 통금시간이 임박하니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남편은 들어서며 얼큰이 취한 눈에
마누라가 예뻐 눈에 넣으려는 표정으로 제게 다가서는 것이었습니다.
화가나면 말문을 닫아버리는 저는 말없이 노려보며그를 밀쳐냈습니다.
처음에 제가 화난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하던 남편이 사태를 알아차리곤 무안한 얼굴로
변명를 늘어놓았지요.
과 직원들과 회식을 하며 한잔씩 했다나요...
그렇게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벌써 40년이 가까워지고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잊지않고 씁쓸히 떠 올려지곤 합니다.
저도 신혼초에 남편의 직장을 따라가 부산 서면에서 한 2년 살다가 본사발령을 받고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부산... 하면 길고 긴 도시... 전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아름다운 추억이지요. 소중한 시간을 돌아보는 아름다운 기억이었습니다. 성탄 멋지게 보내십시요. 고맙습니다.
결혼생활 40년이 가까워지는데 신혼의 기억을 기억하시니 많이도 섭섭하셨나봐요.누구나 한번쯤 그런 기억이 있을겁니다.퇴근 시간에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으로 준비해놓고 기다리는 날엔 꼭 저녁먹고 들어오더라구요. 그런경우 하고는 다르지만 신혼의 첫 크리스마스 데이트 핀트가 엇나가 해마다 이만때면 추억이되어 스쳐 지나갈것 같아요. 하필이면 왜 그런날 늦으셔서 ㅎㅎㅎ~~
어제는 성탄 성야미사를 드리고 오늘은 성탄 대축일 미사를 드리고 왔습니다. 이제 좀 한가하여 카페를 들어와 보니 오여사님의 옛추억이 귀엽게 느껴지네요. 벌써 40년을 묻어두셨지만 그 기억은 생생 하시니 더 많은추억 만드시길 바라며 성탄절을 맞이하여 주님의 축복이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엊저녁 성탄전야미사를 보고 12시가 되어 집에 들어왔습니다. 7시 예술제를 시작하여 장장 5시간의 이브 행사를 했지요. 축복된 느낌으로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날씨도 따뜻해 성당마당 두군데 모닥불을 피워놓았었지만 아이들만 신나서 불주위에서 놀았습니다. 혜성님께서도 즐거운 성탄 행복한 새해 맞으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소녀같은 오나리님 재미있는 추억이네요.기역에 남아있는친구 .....성탄 즐겁게 보내시고 건강 하세요.
형님 고맙습니다. 형님께서도 늘 건강하시고 화평하고 행복한 성탄 보내세요.
저도 신혼초에 남편의 직장을 따라가 부산 서면에서 한 2년 살다가 본사발령을 받고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부산... 하면 길고 긴 도시... 전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아름다운 추억이지요. 소중한 시간을 돌아보는 아름다운 기억이었습니다. 성탄 멋지게 보내십시요. 고맙습니다.
강여사님도 신혼시절을 부산에서 보낸적이 있었군요. 저흰 625때 피난가 수정동에서 계속 살게되어 제2의 고향입니다. 관광자원도 풍부한 도시이지요. 강여사님께서도 축복된 성탄 기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결혼생활 40년이 가까워지는데 신혼의 기억을 기억하시니 많이도 섭섭하셨나봐요.누구나 한번쯤 그런 기억이 있을겁니다.퇴근 시간에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으로 준비해놓고 기다리는 날엔 꼭 저녁먹고 들어오더라구요. 그런경우 하고는 다르지만 신혼의 첫 크리스마스 데이트 핀트가 엇나가 해마다 이만때면 추억이되어 스쳐 지나갈것 같아요. 하필이면 왜 그런날 늦으셔서 ㅎㅎㅎ~~
맞아요. 살다보면 마음먹고 가는 날이 장날이 되는 경우를 흔히 당하지요. 누구나 한자락 털어놓고 싶은 사연 없는 사람이 없겠지요. 파랑새님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
오나리님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네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행복했던 지난시절 추억하며 ![소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30.gif)
한잔 어때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기다릴께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2.gif)
소주한잔 좋지요ㅎㅎㅎ. 우리 번개팅 한번 하십시다. 자원봉사대회때 얼굴 뵙게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성탄 즐겁게 보내세요...
어제는 성탄 성야미사를 드리고 오늘은 성탄 대축일 미사를 드리고 왔습니다. 이제 좀 한가하여 카페를 들어와 보니 오여사님의 옛추억이 귀엽게 느껴지네요. 벌써 40년을 묻어두셨지만 그 기억은 생생 하시니 더 많은추억 만드시길 바라며 성탄절을 맞이하여 주님의 축복이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엊저녁 성탄전야미사를 보고 12시가 되어 집에 들어왔습니다. 7시 예술제를 시작하여 장장 5시간의 이브 행사를 했지요. 축복된 느낌으로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날씨도 따뜻해 성당마당 두군데 모닥불을 피워놓았었지만 아이들만 신나서 불주위에서 놀았습니다. 혜성님께서도 즐거운 성탄 행복한 새해 맞으시기 바랍니다.
지나고 보면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세월에 희석이 되니 아름다운 추억까지는 아니드라도 젊은 날의 에피소드로 남게 됩니다. 도연님 남은 성탄시간도 평화롭고 은혜로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