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ge〃──────────────────────
† Æ-mail (lovestay20@hanmail.net)
† 기루나라 (http://cafe.daum.net/lovestay20)
† ㅇ1ㄲ1FAM♤ (http://cafe.daum.net/E771)
──────────────────────〃mirage〃─
16편.
“부실이 언제부터 연애장소로 바뀌었냐?”
직~ 지지직~ 파앗!
아주 날카로운 음성과 대놓고 비꼬는 말투. 그리고 그 사이에 흐르는 백만 볼트의 전류.
직~ 지지직~ 파앗!
“선배님들 오셨어요?”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쭈삣쭈삣 일어서서는 고개를 푹 숙여 인사하는 어벙이. 그 옆에 덩달아
고개를 푹 숙여버린 나.
“이야~ 우리 부서 탄생 이래 이렇게 진도 빠른 놈들 첨보네.”
“정말 대담한 후배님들. 존경스러워~ 후후.”
“일학년 후배님, 남자 꾀나 울렸겠는데? 후후.”
“서휘문, 보기보다 눈 높네?”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하는 삼학년 선배들. 아니, 쌍둥이의 친구들… 그리고 그 가운데 버젓이
웃고 있는 유다유. 여전히 백만 볼트의 전류를 보내오는 유다반.
썩어문드러질. 저, 저 두 인간이 왜 여기 있는 거냐고. 왜 하필 내 선배가 되는 거냐고?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많은 사람들 다 제쳐두고 왜, 저 두 인간을 피해 가지
못하냐고. 저 두인간은 대체 언제부터 이따구 서클 활동을 다 했냐고!
썩을 면상들 때문에 화들짝 놀란 날 보며 대 놓고 웃음을 흘리는 저 선배, 아니 쌍둥이의 친구
놈들조차 내게, 4H라는 서클의 이야기는 일체 언급도 하지 않은 거냐고!!
아아악~ 정말이지 하나같이 등짝에 불나도록 두들겨주고 싶다.
“누가 공공장소에서 연애질이나 하라고 가르치디?”
“…….”
“하늘같은 선배가 묻는데, 대답 안 하지?”
직~ 지지직~ 파앗!
저, 저, 누가 유다반 아니라고 할 까봐 성질부리는 것 봐라.
“ㅇ… 어디서 선배를 똑바로 노려봐?”
저 인간, 앞에 말 흐리는 게 분명 내 이름 부르려다 만 거다. 습관처럼 성질부릴 때는 꼭 내
이름 넉자를 또박또박 부르는 놈인데, 이미 오래전부터 밖에서는 아는 척도 안 했으니
(안에서도 모자라 밖에서까지 당하고 싶지 않아- 내가 먼저 피하기 시작했다. 녀석 역시 나를
고깝게 생각하는지라 내 행동을 오히려 반가워하더라. 쿨럭.)
부를 수가 없는 거지.
물론 이 안에서 저놈과 나의 관계를 아는 건 다유를 제외하고 아영이가 전부다. 아, 아니지-
살짝 웃음을 흘렸던, 두들겨 패주고 싶은 오빠들도 있구나. 하나, 둘, 셋. 그리고 넷.
암튼, 저 면상들은 화인선배 조차도 모르는 사실. 더군다나 일학년이랑 삼학년 사이에 서로
간에 통성명도 하지 않았으니 여기서 내 이름을 부른다는 건 어쩜-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일인거지.
“죄송합니다. 선배님.”
“…….”
다반이의 칼날 같은 음성은 분명 나를 향해 하는 말이다. 그러나 그걸 알리 없는 어벙이는,
자신은 그런 적 없다는 표정으로 살짝 고개를 갸우뚱 해 보이면서도 냅다 고개를 꾸벅 숙이며
사과한다.
쳇, 유다반 저거- 꼴에 선배라고 꼴깝떠는 거 봐라. 눈꼴셔 못 봐주겠네. 에비~
물론 나는 옆에서 아무 말 안 하고 그냥- 지그시 눈을 까라줬다. (집)안이나 밖이나-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이겨 먹을 수 없는 게 유다반이기도 했지만, 지금 사정상 개길 수가 없다.
물론 나는 결백(?)하다.
“한 놈은 시인 하는데, 한 놈은 주둥아리를 바늘로 꼬맸나? 왜 말이 없어?”
“…….”
썩을. 저, 인간을 그냥 확!
“하하. 다반아 그만 해라. 얘, 난감하게 왜 그러냐?”
“…….”
“재훈이는 신입생 소개 좀 해 봐라.”
대 놓고 나더러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라는 식의 다반이. 그러나 입술에 지퍼를 꾹 채워서는
봉인해 버린 나. 슬슬 다반이의 눈치를 보는 많은 눈들은 아마도, 나란 녀석이 다반이의 기에
눌려 얼어 버린 줄 아는 모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잠시 많은 눈들을 피해가며 스리슬쩍 다반이 놈과, 구라 조금 더해 어마어마한
스파크를 튕기는데 다유녀석이 수습한다.
늘 집에서처럼 실없이 하하하 웃어대기 잘 하고 부드럽고 편안한 성격과 생김세로 가끔씩 나
유다비다의 밥이-_-; 되어 주기도 하던 녀석인데 그 모습이 아니다. 음… 뭐랄까?
평상시 쌩 폼은 다 잡고 다니는 다반이와 비슷한 카리스마가 슬쩍 보이는 게, 아침에 본
어벙이의 복사본이랄까?
“네. 선배님.”
다유녀석의 말에 깍듯이 (님)자까지 붙여가며 깍듯한 보조개 녀석. 흐음~ 지금 보조개 녀석의
행동으로 추측해 보건데, 유다유 저거, 암만 봐도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다반이처럼 힘이 없는 말이라지만 무게 있는 음성 한번 내 뱉었다고 저렇게
깍듯할 수가 있을까?
“우, 우선 휘문이 옆에 있는 녀석 이름은 유다비다로 저희가 부장으로 뽑아 놓은…”
“뭐? 부장?”
“네? 네.”
보조개가 한참을 나를 삼학년 앞에 세우고 말을 하는데, 역시나 유다반이 태클이다.
“왜, 왜 그러시는지…”
보조개 녀석은 심히 긴장 한 얼굴이었고,
“부장이 부장 같아야…”
“왜 그래? 내가 보기엔 딱 부러지게 잘 할 것 같은데. 하하.”
“잘 하긴 개뿔이 잘해? 첫날부터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쌍둥이 친구들은 하나같이 날 보며 웃음을 흘려주는데, 슬쩍 엄지손가락까지 치켜 세워주는데,
왜 지만 저 난리람?
썩을- 내가 너란 놈 때문이라도 부장 자리 확실하게, 똑부러지게 하고 만다! 불끈!
“다반아 그만해라. 사람을 바로 앞에다 대놓고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다.”
“…….”
끊이지 않고 비꼴 것만 같은 폼. 그런 다반이를 막는 사람은 의외로 다유였다. 처음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 사실보다 더 웃긴 건- 집에서는 이상하게도 사이가 좋은 것 같으면서도, 나를 두고
벌어지는 일에는 끝장을 보는 다반인데, 다유의 한마디 한마디에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공공장소라서 그런 가?
암튼, 그래도 오빠라고 챙겨주는 건 우리 다유 밖에 없구나. 오빠야, 눈물나게 고마워. 흑흑.
“그, 그리고 부장 옆에 있는 녀석은 백아영이며…”
보조개는 아까 일로 내가 다반이 녀석에게 잘못 찍혀도 단단히 잘못 찍힌 줄 아는지, 얼렁뚱땅
나를 넘긴다. 서둘러 아영이를 시작으로 일학년 명단을 주르륵 읊어 대며 이마위로 식은땀까지
흘리는 모양새가 안쓰럽다. 젠털.
생각지도 못했던 삼학년 선배들의 등장에서 쌍둥이를 다 만나다니. 정말 세상 좁다는 말이
뼈 속 깊이 사 묻히는 것 같다.
그래도 그나마 유다반 얼굴을 뻔질나게 보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겠지? 액땜한 셈 치자고.
“자. 그리고 이쪽 분들은 이미 너희들도 알다시피 우리 4H의 3기분들이시다. 매주 토요일 서클
활동을 할 때도 마주치는 일은 많지 않겠지만 한분, 한분 얼굴 잘 익혀두고, 지나가다 마주치면
꼭 인사 하고. 알았지?”
보조개 녀석은 서둘러 삼학년 선배들에게 신입생 소개를 마쳤다. 그러고 나서는 반대로 우리
에게 선배들을 소개하기 시작한다. 제일 처음이 쌍둥이의 친구 중 나와 제일 친분이 있는 녀석이
었다.
“이 선배님은 반지환 선배님. 3학년 부장선배님이시다.”
다유 친구 치고는 의례 당연해 보여도 다반이 친구라면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지환오빠. 다유와 비슷한 성격에 시원시원하고 뒤끝 없는 게 참 마음에 드는 오빠였다.
활동력 있고 리더십이 강한 지환오빠. 흔히들, 행동대장 쯤으로 말 할 수 있겠다.
지환오빠를 시작으로 한바퀴 둘러간 삼학년 선배들. 매 학년마다 정확히 20명이라는 인원.
좁은 부서실 안에 60여명의 인원이 모여 있다는 게 참… 숨 막히게 갑갑할 노릇이다. 젠털.
“저, 선배.”
“어. 말해.”
“다음주 토요일쯤에 신입생 환영회를 할까 하는 데요.”
하나의 모든 절차가 끝나고, 보조개 녀석이 지환오빠를 향해 말한다.
“아. 그래?”
“그때쯤 시간들 어떠세요?”
“몇 시쯤에 진행 하건데?”
“아무래도, 선배님들 자율학습 끝나는 시간이 좋겠죠?”
“다섯 시쯤?”
“네.”
참고로 우리 학교는 토요일도 야자를 한다. 다섯 시까지. 물론 삼학년들만. 고로, 아직 나의
주말은 프리하단 말씀. 후후.
“그렇게 해.”
지환오빠는 바로 옆에, 혹은 주위에 있는 선배들에게 일체 동의를 구하지도 않은 채로 딱 부러진
대답을 했다. 때문에 간혹 3학년 선배들 사이에서 왜 혼자 정하냐는 식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지만,
“한 놈이라도 빠진다는 말만 나와 봐. 일년이 고달플 거다. 피식.”
“…….”
“나, 한다면 하는 놈 인거 알지? 나, 은근히 독한 놈 인 것도 알지?”
“썩을-”
몇 마디 거창한 말도 필요 없고, 별다른 표정변화로 인한 무언의 압박도 없었다. 그러나 선배
들은 하나같이 그 말에 더 이상 토를 달지 않는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기에, 아니- 내가 모르는
지환 오빠는 어떤 인간이기에 저렇게 쉽게 입을 닫을 수가 있을까?
아주 가끔 느끼는 거지만, 이럴 때 보면 지환오빠. 유다반보다 더한 독불장군이 아닐까 싶다.
.
.
“암만 세상이 좁다지만, 어쩜-”
“그러게. 나도 놀랐어.”
“아씨- 정말이지 이 학교에 오는 게 아니었어.”
“다른 일은 몰라도 이번일은, 내가 보기에도 그런 것 같다.”
“씨… 아까 나한테 하는 거 너도 봤지?”
“암. 봤지. 보고말고.”
“공공장소에서 까지 꼭 그렇게 갈구고 싶을까?”
악몽 같은 하루가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길. 아영이를 바로 옆에 세워놓고 하루 온 종일
근질근질했던 입을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근데, 아까는 정말 진했어.”
“진해? 뭐가?”
“휘문 선배랑 너.”
타악-
그렇지 않아도 어벙이 때문에 괘난 미운 털 박힌 것도 열 불나 죽겠는데, 불난 집에 부채질하나?
이게-
“아야! 아파!”
“가뜩이나 유다반 때문에 저기압인데, 자꾸 건들래?”
“암만 그래도 그렇지, 사람을 어째 그리 무식하게…”
“무식?”
“하하. 취소. 취소! 다비야.”
“그래도, 그나마 유다반이 부장은 아니라는 사실에- 지환오빠가 부장이라는 사실에 감사해야
되는 건가?”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만, 니 입장에서는 그렇겠지?”
“젠털. 뭐가 이래?”
“후후.”
“웃지 마. 한대 더 때려 주고 싶으니까.”
“=_=;”
흘러가는 말 같지만 진심으로 말 했다. 그 말에 아영이는 웃는 것 대신,
“다비는 폭력 쟁이.”
라고 말했지만,
타악- 결국 한대 더 맞았다. 웃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집애 손이 왜 이리 매운지.”
“내 손 매운 거 이제 알았냐?”
“손이라도 조막만하면 몰라. 남자 손 못지않게… 흠흠;”
저, 저게- 아직 덜 맞았나? 오늘 왜 저러지?
“저녁에 나올 거지?”
“나가야지.”
“그러고 보니까- 화인선배도 아직 모르지?”
“그렇지.”
“화인선배 아까 어지간히도 당황스러워 하는 것 같던데. 봤냐?”
“그거 볼 세가 어딨냐?”
“하긴.”
“그래도 내가 걱정은 됐나?”
“니가 걱정됐다기 보다는 휘문선배가…”
가뜩이나 아침부터 빈번하게 찾아오는 요상한 일들이 암만 봐도 화인선배 술수에 말려 들은
것 같이 찝찝한데 저 화상이 한 몫 더하네. 썩을- 저, 저 화상을 그냥!
“빽가야,”
“어? 어.”
“비오는 날 먼지나 듯 맞아 본 적 있냐?”
“아니.”
“그래?”
“그렇지. 누가 감히- 겁도 없이…”
“내가 감히- 겁도 없이 그리 해 줄까?”
“헉!”
가뜩이나 어벙이를 시작하여 화인선배도 그렇고, 거기다가 다반이 놈 까지 한몫해서는 날
괴롭히는데, 니가 정녕 내 샌드백이라도 되어줄 심사니? 왜 이리 박박 긁는데?
“다비야- 누누이 말 하는 거지만, 넌 가끔 농담을 너무 진담스럽게 하는 경향이 있어.
제발 좀 고치랬지?”
“아영아…”
“왜, 왜 그렇게 불러? 존나- 소름 오르는 거 알지?”
버럭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는지, 슬그머니 이름을 부르는 내 행동에 양 미간을 곱게 찡그린다.
그러나 그에 굴할 내가 아니다.
“니 귀엔 내 말이 농담으로 들리니?”
마치- 옛날 옛적에 한참 봤던 귀곡 산장이었던가? 암튼, 거기서 나오는 처녀귀신마냥 으스스한
목소리를 슬쩍 던졌더니, 잠시 이상한 눈길로 나를 꼬나보는 아영이. 결국 하는 말이,
“실은… 농담을 가장한 진담으로 들려.”
농담을 가장한 진담? 어째 풍기는 뉘앙스가 좀 그렇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내일또와-유나연재
[연애소설연재]
왈가닥 그녀, 어벙한 그 놈 사로잡기 ♥ 16
신.기.루
추천 0
조회 73
05.04.07 11:39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