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폴란드로 수출한 경전투기 'FA-50'이 현지 운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15일 나왔다. FA-50는 KAI가 2022년 폴란드와 말레이시아로 수출 계약을 따내면서 수출 첨병으로 떠오른 한국형 전투기다.
레그눔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폴란드 포탈 사이트 'onet. pl'는 이날 폴란드 공군 소식통들을 인용, 한국으로부터 납품받은 FA-50 전투기들이 예비 부품의 조달과 기존 첨단 미사일의 장착, 조종사 비행 훈련 등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지속적인 운영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1차로 폴란드에 인도된 FA-50 전투기 12대는 올해 들어 지난 3월 15일까지 이륙조차 못한 채 민스크 마조비에츠키 기지에 계류중이다.
폴란드로 수출된 FA-50 경전투기(위)와 관련 기사가 올라온 사이트 onet. 구글 번역본/캡처
현지 포탈 사이트가 거론한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작년 10월 총선에서 패배한 폴란드 '법과 정의'(PiS)당의 집권 시절, 국방부가 한국 측(KAI)과의 계약 체결 과정에서 예비 부품과 훈련 장비 등의 구매를 빠뜨렸고, 결정적으로 FA-50 전투기 장착이 불가능한 폴란드의 최신 미사일들을 대신할 미사일도 함께 구매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지 군사전문 잡지 '노바 테크니카 보이스코바'(Nowa Technika Wojskowa)의 마리우스 젤리나 편집장은 "몇 년 후에 인도될 FA-50PL 새 버전에만 폴란드의 차세대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폴란드에 인도된 기종은 FA-50GF다.
또다른 문제는 F-50기의 조종사 훈련이다.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공군 조종사 8명이 한국에서 FA-50 전투기 조종 훈련을 받았지만, 한국 교관의 탑승 없이 비행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 한국으로부터 훈련 교관 2명이 폴란드에 왔으나, 1명은 팔이 부러지는 바람에 귀국하고 말았다. FA-50 조종사 훈련용 시뮬레이터도 내년에야 폴란드에 인도될 예정이다.
FA-50 경전투기의 이륙 모습/사진출처:KAI
폴란드 공군 소식통들은 PiS 집권 시절의 마리우시 블라샤크 국방장관이 정치적 성공을 위해 구매 계약을 서둘렀고 그 결과, 조종사 훈련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으며 지속적인 운용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PiS당은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존의 소련제 미그-29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대신, 부족한 공군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FA-50 경전투기 구매를 서두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에슬라프 쿠쿨 폴란드 공군 참모총장도 "전 정부의 국방부 지도층이 FA-50 구매 계약시 실수를 했고, 이를 해결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블라샤크 전 폴란드 국방장관은 2022년 7월 27일 "전투 가치가 낮고 예비 부품도 부족한 MiG-29 전투기를 한국 FA-50으로 교체할 것"이라며 총 48대에 이르는 대형 구매 계약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