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선생님
저녁상 치울 즈음에 온 전화
대 번에 알았다
약간 쉰듯한 부드런 그의 톤
근황을 물어오고
건강을 물어오고
근자에 그로부터 받은 것은
제 12번 째의 시집이었다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들의 근황을 채곡채곡 알려준다
다수는... 돌아가셨다고
자신도 이미 팔십 중반이 되었지만
그래도 술 담배 멀리한 연유로 강건하다고
‘제가 목사님 덕분에 책을 내기 시작했잖아요’
그건 내게 과찬이다
저도 냈으니 선생님도 하실 수 있다고 권했던 기억 하나
교목실에 같이 있던 이 선생님은 거동이 불편하다 한다
문래동이니 한번 같이 보자는 제안에 기꺼이 동의하다
전화를 끊으며 남긴 여운
그는... 천상 시인이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4:1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