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2장]
12율법에 따라 경건한 사람으로 거기 사는 모든 유대인들에게 칭찬을 듣는 아나니아라 하는 이가 13 내게 와 곁에 서서 말하되 형제 사울아 다시 보라 하거늘 즉시 그를 쳐다보았노라 14 그가 또 이르되 우리 조상들의 하나님이 너를 택하여 너로 하여금 자기 뜻을 알게 하시며 그 의인을 보게 하시고 그 입에서 나오는 음성을 듣게 하셨으니 15 네가 그를 위하여 모든 사람 앞에서 네가 보고 들은 것에 증인이 되리라
16 이제는 왜 주저하느냐 일어나 주의 이름을 불러 세례를 받고 너의 죄를 씻으라 하더라 17 후에 내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성전에서 기도할 때에 황홀한 중에 18 보매 주께서 내게 말씀하시되 속히 예루살렘에서 나가라 그들은 네가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말을 듣지 아니하리라 하시거늘 19 내가 말하기를 주님 내가 주를 믿는 사람들을 가두고 또 각 회당에서 때리고 20 또 주의 증인 스데반이 피를 흘릴 때에 내가 곁에 서서 찬성하고 그 죽이는 사람들의 옷을 지킨 줄 그들도 아나이다 21 나더러 또 이르시되 떠나가라 내가 너를 멀리 이방인에게로 보내리라 하셨느니라 22 이 말하는 것까지 그들이 듣다가 소리 질러 이르되 이러한 자는 세상에서 없애 버리자 살려 둘 자가 아니라 하여 23 떠들며 옷을 벗어 던지고 티끌을 공중에 날리니 24 천부장이 바울을 영내로 데려가라 명하고 그들이 무슨 일로 그에 대하여 떠드는지 알고자 하여 채찍질하며 심문하라 한대 25 가죽 줄로 바울을 매니 바울이 곁에 서 있는 백부장더러 이르되 너희가 로마 시민 된 자를 죄도 정하지 아니하고 채찍질할 수 있느냐 하니 26 백부장이 듣고 가서 천부장에게 전하여 이르되 어찌하려 하느냐 이는 로마 시민이라 하니 27 천부장이 와서 바울에게 말하되 네가 로마 시민이냐 내게 말하라 이르되 그러하다 28 천부장이 대답하되 나는 돈을 많이 들여 이 시민권을 얻었노라 바울이 이르되 나는 나면서부터라 하니 29 심문하려던 사람들이 곧 그에게서 물러가고 천부장도 그가 로마 시민인 줄 알고 또 그 결박한 것 때문에 두려워하니라
[설교]
어제 본문에 이어서, 오늘 본문에서도 바울의 변론이 이어집니다. 오늘 본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째로, 본문 12~21절에서 바울은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갑니다. 자신이 왜 예수를 믿게 되었는지, 왜 사도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밝힙니다.
둘째로, 본문 22~29절은 바울의 변론이 끝난 후, 그를 둘러싼 무리가 보인 반응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바울은 굉장히 의외의 모습으로 위기를 탈출하는데, 이 역시 본문의 중요한 교훈이 됩니다.
우선 본문 12~21절입니다. 어제 본문에서 바울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고 증언했습니다. 만났는데, 만난 즉시 바울의 두 눈이 실명하게 됩니다. 왜 실명했을까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광명한 빛으로 임하셨기에, 바울의 두 눈이 멀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두 눈이 먼 상태로 하염없이 기도 중에 있었습니다. 그때 바울에게 찾아와 사람이 바로 본문에 나오는 아나니아입니다.
사도행전 9장을 보면 아나니아는 그 날 환상 중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바울을 급히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두 눈을 뜨게 하고, 본문 15절과 같이 말씀했지요. “네가 그를 위하여, 곧 예수를 위하여 모든 사람 앞에서 네가 보고 들은 것에 증인이 되리라.” 이렇게 바울에게 새로운 소명을 주고, 저를 다시금 눈뜨게 한 인물이 바로 아나니아입니다. 바울에게 있어서는 정말 잊히어질 수 없는 인물 중 하나이겠지요.
그런데 잘 한번 보시면 사실 바울이 인용하는 아나니아의 말은 꽤나 각색된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본문 14절을 보면 이렇게 말씀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하나님이 너를 택하여 너로 하여금 자기 뜻을 알게 하시며 그 의인을 보게 하시고 그 입에서 나오는 음성을 듣게 하셨으니.” 이 말씀은 본래 아나니아가 했던 말과는 꽤나 다른 것입니다. 다르다는 것은 바꿔 말해 바울이 지금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이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이때 바울이 수정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바울이 하나님을 부르는 표현입니다. 하나님을 부를 때, 바울은 의도적으로 ‘우리 조상들의 하나님’이라는 부릅니다. 바꿔 말해 이것은 이런 뜻이지. ‘나 바울은 여러분의 조상들의 하나님, 곧 여호와께서 택하신 사람이오!’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언뜻 듣기에도 굉장히 도발적인 말이지요.
이어진 둘째는 바울이 예수님을 일컬어 ‘그 의인’이라고 불렀다는 점입니다. 본문 14절 중간 부분을 보시면, 아나니아가 바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이 그 의인을 너로 하여금 보게 하시고.” 이때 ‘그 의인’은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입니다. 바울이 보았던 그 예수님. 그분을 일컬어 14절은 의도적으로 ‘그 의인’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말 그대로 예수님은 죄가 없다는 뜻입니다.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예수님은 죄가 없다는 뜻입니다. 죄가 없으실 뿐 아니라, 그분은 또한 의인이십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의인이시요, 세상 앞에서도 아무런 흠이 없는 분이십니다. 그런 분을 유대인들은 불법으로 정죄하고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그러니 어떻습니까? 지금 현재 바울의 말 속에는 은연중에 유대인들에 대한 고발이 담겨 있습니다. ‘너희가 범한 죄가 무엇이냐? 우리 주 예수, 하나님이 의롭다하신 그분을 너희가 정죄하지 않았느냐?’
그러면서 계속해서 바울은 자신이 눈을 뜬 직후,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성전에서 들었던 말씀이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본문 17절 이하의 내용이지요. 여기서 바울은 다시금 유대인들이 불쾌해하는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본문 18절, “너는 속히 예루살렘에서 나가라. 그들은 네가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말을 듣지 아니하리라!” 바울은 왜 눈을 뜬 즉시, 예루살렘을 떠났을까요? 그 이유가 여기서 밝혀집니다. ‘유대인들, 곧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그들은 결국 네가 증언하는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너는 속히 그들을 떠나라!’ 바울이 예루살렘을 떠났던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말하자면 그 이유는 한마디로 유대인들의 악함 때문이지요. 바울로 예루살렘에 남아있지 않고 애써 이방인의 사도로서 나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바로 유대인들의 악함과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떻습니까? 이러한 말을 듣고 유대인들은 결국 가만있지 못했습니다. 본문 22절 이하와 같이 유대인들은 바울의 말을 듣고 소리를 지르며 ‘이러한 자를 세상에서 없애 버리자!’라고 달려들었습니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천부장이 그 소동을 막기 위해 바울을 직접 자기 영내로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바울을 채찍질하며 강제로 심문하려 했지요. 그러자 바울이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했던 말이 있습니다. 본문 25절, “너희가 로마의 시민 된 자를 죄도 정하지 아니하고 채찍질할 수 있느냐!” 무슨 말입니까? 바울은 지금 자신이 가진 특권인 로마의 시민권을 사용하여 위기를 극복합니다. 이것은 말하자면 바울의 특출 난 기지입니다. 자신에게 닥쳐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매우 능동적으로 그 위기를 극복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것은 세상에 있는 것들을 우리 신자들이 과연 어떻게 선용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에 대한 한 가지 예시입니다. 세상을 선용한다?! 다시 말해 이것은 세상의 알맞은 사용법이지요. 바울은 어떻게 했습니까? 바울은 자신이 가진 로마의 시민권을 활용하여 자신을 보호할 뿐 아니라, 또한 이것을 도구 삼아 직접 배를 타고 로마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이 가진 세상의 도구를 엄한데 쓰지 않고, 참으로 그리스도를 위하여 사용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성경의 지혜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떠나, 세상을 등지며 살아가는 자들이 아닙니다. 결국엔 우리 역시 바울처럼 세상에 속하여, 세상의 것들을 활용하며 살아야하지요. 이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본문과 같이, 우리는 성경을 통해 그 사용법을 배워야 합니다. 특별히 우리는 세상에 있는 어떤 도구들이든지, 오직 그리스도를 위하여, 이 도구들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로서, 세상을 살아갈 때, 반드시 꼭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입니다. 이를 위하여 오늘 이 아침, 함께 기도로써 나아가는 성도님들 되길 바랍니다. 오늘 내가 하루를 살아가며, 어떻게 내게 주어진 이 도구들을 알맞게/적절하게 선용할 수 있을지,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