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생 뷰티클리닉 18 - 사라진 파워포인트 (1)
재륜은 집에 컴퓨터를 설치한 후부터 항상 바빠있는 상태라서 말처럼 학교에
항상 따라오지는 않았지만 나는 차라리 그쪽이 편했다.
재륜이 학교에 따라오면 아이들은 항상 재륜을 먼저 쳐다보며 감탄사를 내뱉은 후
그 옆에 있는 나를 보며 욕을 해댔다.
재륜이 따라오지 않으면 그런 욕은 듣지않아도 된다......
나는 그날 이후부터 운동과 음식조절에 목숨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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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서 1시간씩 조깅하고 저녁에 들어오면 다시 2시간을 뛰고
걷는 것는일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숨이 차왔지만 곧 익숙해졌고....
저녁 6 이후에는 물을 입에 대는것도 조심했다.
집에 들어와서 반신욕을 하고 나면
온 몸의 노폐물이 다 빠져나가는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반신욕 후에는 오이나 사과를 이용해서 꼭꼭 천연팩도 해주고.
인터넷에서 뽑은 경락마사지법을 가지고 열심히 따라하기도 했다.
재륜이 던져주는 여러 가지 책들도 열심히 읽었다....
책을 다 읽지않으면 파워포인트는 꿈도 꾸지말라는 엄포가 있기도 했다. 흑....
중간중간 내가 맡을 파워포인트의 구성을 짜거나 나름대로 리바이스에 대해
자료를 찾아 알아보기도 했다.
3주일동안에 나는 리바이스회사직원 뺨을 철썩철썩 칠정도로 열심히였다.
윤희가 준 자료 이외에도 열심히 홍보자료를 읽고 공부했다.
아~ 리바이스에서 나한테 상줘야 하는거 아니야? 크흐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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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그리고 정신없이 지냈던 고통스러운 3주일이 흐르고...
윤희에게서 문자가 왔다.
[여울아.리바이스자료
다 정리한거 방금
니 메일로 보냈어.
이거보고 파워포인트
만들면 될꺼야.
그럼 수고해여~~ ^o^
-윤희가-]
으헉...올것이 왔다!!!
재륜의 노트북으로 당장 내 메일을 확인해 보았다.
[ to. 민여울.
처음 쓰는 메일이네.헤헤~
여울아. 나 윤희^^
첨부파일로 리바이스 정리한 자료는 한글로 보냈으니까
열어보세용~~ 다 정리하니까 120 장이더라.
근데 요새 너 부쩍 예뻐지고 살도 많이 빠진것 같어!! >ㅂ<
어제도 자꾸 거짓말 말라고 그랬지만 정말인걸~
멋진 남자친구랑 연애를 해서 그런가? *^^*
그럼 파워포인트 부탁 좀 할게. 수고!!!!
내일 학교에서 봐!! ^^
-한글 2002 첨부파일. 제목: 리바이스종합 -
from. 안윤희 ]
윤희 특유의 다정한 이모티콘과 애교있는 말투가 섞여있는 문자와 메일!!
덕분에 무지 힘이 난다!!
한글 첨부파일로 리바이스자료파일은 이미 왔고. 남은건 내가 만드는 파워포인트....
5 키로가 빠져있다면 재륜에게서 약속한 파워포인트를.....!!
몸무게에 올라가는 순간 재륜도 컴퓨터에서 시선을 때고 나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몸무게에 올라섰다.
“곰. 몇근이나 빠졌냐?”
“칠키로....”
“뭐?”
“치...칠키로!! 야!! 나 칠키로 빠졌어!! 이제 48키로야!! 우와앗!!”
난 너무나 좋아서 온 집안을 돌아다니면 방방 뛰어다녔다.
왠일이니!! 나 이제 48키로다 48키로!!
“야! 곰. 지축 흔들린다. 그만 뛰어!!!”
“내가 48키로 됐다니까!!!”
“전지현은 170 에 48 키로. 너보다 15센티 큰데 몸무게는 너랑 같지?“
“엉........”
“임수정은 167 에 43 키로. 너보다 13 센티 크고 몸무게는 너보다 5 키로가 적지?“
“엉.........”
“그런데 뭐 좋다고 뛰냐?”
“그래두...나 이런 몸무게는 처음 이란 말이야.......”
나는 곧 시무룩해졌다....
이렇게나 볼살도 많이 빠지고 턱선도 보이고...
뱃랑 다리도 얇아졌지만 이제 겨우 약간 통통한 모습이다....
뚱뚱에서 통통으로...
결코 날씬해진건 아니야.....
“야. 일루 와봐. 파워포인트 해야 된다며.”
아! 파워포인트!!
그래. 멋진 파워포인트의 약속은 지킬수 있게 되었다!!
헤헤거리며 뛰어오는 나를 보며 재륜은 단세포. 라고 작게 읖조리며 나를 째려보았다.
나는 서둘러 재륜의 노트북 앞에 앉았는데
순간 재륜이 방금까지 읽고 있던 메일화면이 눈에 띄었다.
[ to. 서재륜
일에는 상관없지만 지금 우리쪽이 너무 곤란하네...
어제도 수....]
“야!!!!”
얼마 읽지도 않았는데 재륜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노트북을 꺼버렸다.
“까..깜짝이야.....내가 뭐......”
“아무거나 함부로 읽지 마란말이야!!”
“이씨!!! 지가 메일 화면 안꺼놓고 왜 나한테 난리야!!”
“너 똑똑히 들어....화면에 뜨는 글 함부로 읽지마. 아무것도!!
그리고 여기 설치해놓은거 함부로 건드리거나. 자판 하나라도 마음대로 누르면 가만안둬.“
“아...알았어...안그럴께...파워포인트나 해줘......”
리바이스 자료를 훑어보는 재륜을 째려보며 나는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라고 뒤통수에 대로 말했다.
입.모.양.으.로.만....
아 이 비굴한 삶이여~~으흐흐흑......
“야.너 지금 뭐라고 그랬어?”
“................”
더헛!! 순간 흠칫 했다!! 아니 저놈의 식히는 뒤통수에 눈이 달렸나.....
“모니터에 다 비치거든.... 이 곰생아....?
너 요새 살기 편해서 눈에 보이는게 없는가본데~
파워포인트고 뭐고 오늘 한번 열라게 굴려주리?”
“우씨........”
한글첨부파일로 보내온 120 장의 리바이스 첨부자료를 재륜은
20 여분남짓한 시간에 모두 숙지했다.
120 장을 모두 읽는거면 말도 안해....
장마다 한줄 정도씩 쓰윽 읽어보고는
“이건 필요없는 자료야.”
혹은
“이건 쓸만하군.”
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순~지마음대로 없애거나. 잘라붙이거나 혹은 자기가 여분의
내용을 넣어가면서 자료 120 장을 10 장으로 압축해버렸다.
“이...이렇게 막 해두 돼??”
“핵심은 이 10 장이 끝이야.”
“이씨...중요한게 빠져버린거면 어떻게 해!!”
재륜이 날려버린 장을 하나하나 공들여 읽어보았는데....역시...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 모든 내용을 재륜은 10 장안에 모두 압축해버린 것 이였다.....
그리고 1시간동안 그 10 장을 50개의 슬라이드로 소화해냈다.....
적절한 에니메이션 효과와 설명에 알맞은 리바이스진 사진을 모두
찾아내서.....
총 50개의 슬라이드로 구성된 파워포인트!!!!
“50개...슬라이드를 이렇게나 많이...?”
“파워포인트 치고는 많은 슬라이드수도 아니지.
디자인과니까 아무래도 시각적인 효과가 중요하다고 보고
사진을 많이 첨부했다.“
“고...고마워....!!!!”
노트북에서 시연해본 리바이스 파워포인트는...오우~판타스틱~~
검은 바탕화면에 흰색의 글씨로 처리한게 정말 뭔가 있어보인닷!!
엔진.우먼즈 501. 리바이스키즈 등 리바이스진의 종류 설명 마다
리바이스진을 입고있는 사진을 찾아내서 옆에 넣어준데다가
그리고 군데군데 넣어진 리바이스 광고동영상까지!!
파워포인트에 동영상이 들어가다니 이 감격의 물결!!
나도 더듬더듬 슬라이드 몇장을 거들었다.
비록 나 때문에 파워포인트 하는 시간이 더 걸려버렸지만....쩝.
나는 기쁜 마음에 윤희에게 당장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윤희야!! 나 여울이야!! 나 파워포인트 다 했어!!]
[어? 자료 넘겨준지 2시간 밖에 안됐는데?]
[재륜이가 한시간만에 다해버린거 있지!!]
[재륜이....?]
[아...그..저.....]
[아...재륜이라면.... 니 남자친구가 도와줬구나.]
[아니..그게 도와준거 맞긴 맞는데.....]
[수고했어 여울아....]
[저 근데 윤희야.어디 아파? 목소리가 좀...]
[아냐.별루....나 지금 나가봐야하는데....]
[아! 그래. 윤희야. 내일 학교에서 보자!!]
[응. 달칵]
윤희의 목소리가 어쩐지 평소와는 달라보였다.
뭔가...기분 나쁜일이 있는걸까? 목소리가 쌀쌀맞은 것 같기도 하고...
옆에 누군가가 있는 눈치같았다.
여럿이서 떠드는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뭐 바쁜일이 있나보지 뭐.
파워포인트의 당당한 위용에 나는 다시 들떠서 좋아서 어쩔줄 몰랐다.
이거면...이거면....
과제점수는 물론이고 애들도 나를 다시 보게 될꺼야!!
재륜은 리바이스파워포인트를 씨디로 구워서 건네주며 말했다.
“이건 원래 메일로도 보내놔야 안심인데....사진이 너무 많고
내가 동영상까지 넣어놔서 메일로 보내기가 힘들어서
메일로도 안보내놨어. 이 씨디한장뿐이야.
그러니까 너 이 씨디 잊어버리면 발표고 뭐고 끝장나는거야! 알겠어?“
“알어알어~~절대 안잃어버린다니까아~~헤헤~~~”
여전히 나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재륜을 뒤로하고
나는 고이고이 씨디를 안고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
아아~~정말로 최고의 파워포인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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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일주일이 지나고. 기다리고기다리던!!
발표날이 왔다!!
다른 아이들이 파워포인트를 보고서 놀라는 상상을 하니 너무 설렜다.
거기다 광고동영상까지 나오면...크흐흐~~
두근두근 가슴이 뛰어서 현관에서 신발도 제대로 못찾아신을 지경이였다.
“야 민곰순. 걸리적거리지말고 비켜!!”
“엇. 너는 어디가는데?”
“학교.”
“오...오늘 학교 같이 갈꺼야??”
“씨디는 챙겼냐?”
“그럼!! 여기.. 앗!! 어...어...없다!!!”
“쯧쯧...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지...이 곰생이.”
나는 황급히 뛰어들어가서 다시 책상위의 씨디를 가져왔다.
그런 나를 보며 재륜이 소리쳤다.
“야!! 너 정말 다른 여분 씨디 없어도 되겠어? 잘 챙길 자신 있냐고.”
“아이구 필요없대두우~~!! 씨디 잘 챙긴다니까~”
재륜은 노트북에 다시 다른 씨디를 넣고 구으려다가 내가 괜찮다고~괜찮다고
난리를 치니까 그냥 씨디를 빼서 그대로 둔채로 현관을 나섰다.
나는 앞서가는 재륜을 보며 소리쳤다,
“서재륜!! 너 오늘 리바이스 엔진 입은거 맞지!!”
“얼씨구~ 리바이스 파워포인트 만드는거
끼여서 보더니 서당곰 3년에 풍월을 읊는구만~“
“헤헤! 내가 3주동안 얼마나 리바이스에 대해서 공부 열심히 했는데!!”
“내가 오늘 입은 바지 리바이스는 맞다치고. 모델명은 아냐?”
“리바이스 엔진 002 버전!! 모델명까지 다 꿰고있다 뭐~!!”
움화화...이렇게 리바이스 바지라면 척 보면 모델명까지 척 알아맞추는
경지에 이르렀단 말이지~~크흐흐.....
재륜은 입에 귀에 걸린 나를 보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야. 민곰순! 일절만 해라 일절만~~ 계속 그렇게 실실 쪼개지 말고.”
“헤헤. 알았어 알았어~~‘
오늘은 재륜이 아무리 갈궈도 기분이 좋다.
나에게는 멋.진. 파워포인트씨디가 있으~~니까~!!!
학교에 도착하니 다른 조 아이들은 한창 교실 스크린을 내리고 파워포인트를 켜서
미리 연습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우리 조는 6 조니까....아직 저렇게 급하지는 않지...?
3시간 연강되는 수업이니까 아마 마지막 3시간 째에 하게 될 것 같다.
모두들 조끼리 뭉쳐앉아있고 역시 우리도 6조끼리 모여서 앞쪽에 앉았다..
뒷줄에는 혜진을 사이에 두고 태우와 정욱이 앉아있고
윤희와 내가 그 앞줄에 함께 앉았다.
재륜이 자리에 끼어들까봐 여간 걱정이 아니였지만 재륜은 파워포인트 스크린이
잘보이는 쪽의 뒷자리를 잡고 앉아서 다른 조의 발표 감상중이시다....쩝.
‘툭.’
재륜이 뒤에서 나에게 던진 쪽지....얼른 펴보았다.
[ 야. 도대체가 지루해서 볼수가 없다.
옆강의실 가서 취침할테니까 민곰순 니네
발표할 차례 되면 깨워.
내가 만든 파워포인트를 수준낮은 너희 학우들이
알아먹나 구경은 해봐야겠으니까.]
웃겨!!!
수준낮은 학우같은 소리하네!
고천대학 디자인학과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학부란말이닷!!
씨댕. 내가 재수 1년까지 하면서 얼마나 열씨미 공부해서 들어온덴데!!
뒤를 돌아보니 재륜은 하품을 하며 강의실 뒷문으로 나가는 중이다.
나쁜자식....절대 안깨워줄꺼얏!!!
아무튼 별시비없이 교실밖으로 나가주니까 다행이다....
나는 일단 안심하고 윤희에게 말을 걸었다.
“윤희야. 나 디게떨린다.우리 조 잘할수 있겠지?“
“니가 가져온 파워포인트...지금 가지고 있어?”
“응. 여기 이 씨디에.“
“..........”
자랑스럽게 씨디를 보여주었지만 윤희는 어쩐지 어두운 표정이였다.
“윤희야 혹시...파워포인트 이상할까봐 걱정하는거야?
리바이스진 종류별로 사진이랑 설명도 다 넣었고
중간에 광고동영상도 넣었어. 디게 멋있게 됐으니까 걱정안해도 돼~!!“
“그래....씨디 잘 챙겨....”
“절대 잃어버리지도않을꺼야!! 자! 씨디는 여기 이 가방안에 확실히 넣어둘테니까!!”
“그 가방안에.....?“
“응!! 여기 가방!! 헤헤. 확실하지??”
첫 번째 두 번째시간동안 다른조의 발표도 열심히 보고.
중간중간에 화장실에 가서 머리를 매만지면서 떨림을 약간 줄여도 보고....
앞에 나가서 하는 발표는 오혜진이 하는거지만 내가 앞에 있는 컴퓨터에 나가서
씨디를 넣고 슬라이드를 넘겨주어야하니까 나도 잠깐은 앞에 나가는거니까 말이다.크흐흐....
세 번째시간이 시작되었고 드디어 우리조 차례였다.
함께 화장실에 갔던 윤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지 옆자리에 없었다.
뒤쪽에 있던 혜진이.정욱이.태우도 없다...
얘들도 화장실에 갔다가 아직 오지않은걸까?
우리 차례 다 되가는데 왜 이렇게 늦는거야?
곧 오겠지 뭐....
5조의 발표가 끝나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가방안의 씨디를 꺼냈...꺼냈....
없다.
씨디가.
분명히 씨디는 가방안에 넣어뒀는데!!!
아침에 분명히 다시 들어가서 이 가방에 넣은후에
아까 꺼내서 윤희한테도 보여주며 자랑했었잖아!!
“6조 발표자 민여울 안나옵니까?”
에? 거기다가 6조 발표자 민여울이라구?
발표는 분명히 오혜진이 한다고 했었잖아!!!!
우리 조 아이들 여전히 아무도 보이지않았다.
모두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거다....
임정욱.정태우.오혜진. 그리고 윤희.....윤희까지도........
모두 없다.
6조는 나 혼자 뿐이다....
교수의 재촉하는 말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6조 발표자 민여울 빨리 나오세요.”
말도 안돼....
말도 안돼....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거야??
씨디 어디 갔어?
조원애들은 다 어디간거야??
나는 목덜미에서 귀뿌리까지 온통 벌겋게 열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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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또와-유나연재
[연애소설연재]
# 신입생 뷰티클리닉 - 18
윤비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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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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