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네이버 MLB의 김형준 기자가 쓴 "[2008 프리뷰] AL 팀들의 최고 시나리오는?" 기사에서 영감을 얻어 작성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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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2 :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여지껏 이를 해낸 팀은 해태, 현대, 삼성 뿐이었다. 한국시리즈 2연패는 명문 구단으로 가기 위한 필수 코스다.
최고의 시나리오 : 김광현은 정규시즌 내내 지난 한국시리즈 같은 투구를 보인다. 외국인 투수 쿠비얀은 레이번과 동급이었다. 엄정욱-이승호 에이스 듀오가 성공적으로 컴백한다. 최정은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한다. 정근우-조동화의 발야구가 7개 구단 포수들을 좌절하게 한다. 김재현은 정규시즌 내내 지난 한국시리즈 같은 타격을 보인다. 연일 계속되는 매진에 이만수 코치는 아예 유니폼 대신 팬티만 입고 덕아웃에 대기하게 된다.
최악의 시나리오 : 김광현은 정규시즌 내내 지난 정규시즌과 같은 투구를 보인다. 외국인 투수 쿠비얀은 벤치에서 레이번의 말동무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엄정욱-이승호는 팬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겨진다. 최정의 성인식은 한해 또 미뤄진다. 정근우-조동화의 출루율은 전년도 대비 급락하고, 정근우는 다급한 마음에 애매한 플레이를 하다가 7개 구단 팬들의 집중 포화를 맞는다. 박경완이 잔부상에 시달리지만 유망주 포수들은 대역을 해내지 못한다. 김재현은 정규시즌 내내 지난 정규시즌 같은 타격을 보인다. 김성근 감독은 또다시 프런트와 불화설에 시달린다.
팀내 MVP 후보 : 라인업을 자주 교체하는 김성근 감독의 특성상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김광현이 작년 10월 이후의 투구를 시즌 내내 유지할 수 있다면, SK는 류현진에 대적할 만한 최고의 젊은 에이스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팬들은 과거 선동렬-최동원 대결, 이상훈-김상진 대결 수준의 에이스 대결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가득 메우게 될 것이다.
이 선수를 주목하라 : 신인 내야수 모창민은 시범경기에서 도루 7개를 기록했다. 정근우가 기록한 6개보다 1개가 많은 수치다. 게다가 타율도 .297로 썩 나쁘지 않은 방망이 솜씨를 자랑했다. 단타 11개에 2루타 6개로 홈런이 없는데도 .459의 -유격수로서는 나쁘지 않은- 장타율을 찍어냈다. 그가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것이 가짜가 아니라면, SK는 더이상 이대수를 그리워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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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220 : 지난해 두산 타자들은 도합 161개의 도루를 달성했다. 역대 팀 최다도루 기록은 1995년 롯데 자이언츠가 세운 220개.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민병헌과 김현수가 작년보다 더 성장했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다.
최고의 시나리오 : 레스는 2004년을 재현한다. 랜들은 친구따라 강남간다. 김선우-이승학의 메이저 출신 듀오는 리오스를 두산의 기억에서 지워버린다. 정재훈은 롤러코스터 놀이를 그만두고, 임태훈은 홀드 1위를 차지한다. 이재영-이재우-유재웅은 '군대 다녀와야 사람된다'는 말이 사실임을 입증한다. 김동주는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다. 홍성흔은 시즌 말미 "지명타자는 매력적인 포지션"이라는 내용의 인터뷰를 한다. 두산의 발야구가 상대 내야를 초토화하며 마침내 야구의 사전적 정의가 '발로 하는 구기운동'으로 교체된다. 김경문은 두산과 한국 대표팀 모두를 정상으로 이끌며 최고 명장으로 떠오른다.
최악의 시나리오 : 레스는 일본에서의 성적을 재현한다. 랜들도 친구따라 골로 간다. 김선우-이승학의 승수를 합쳐도 리오스가 야쿠르트에서 거두는 승수에 미치지 못한다. 정재훈의 롤러코스터가 마침내 철로에서 이탈하고, 임태훈은 서포모어 징크스를 겪는다. 이재영-이재우-유재웅은 '군대가 사람 망쳐놨네'란 말이 사실임을 입증한다. 사람들이 김동주와 최준석을 혼동하기 시작한다. 홍성흔은 역사상 가장 몸값이 비싼 치어리더로 등록된다. 두산 주자들의 견제사가 잦아지고, 부상자가 속출한다. 김경문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다.
팀내 MVP 후보 : 정재훈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수록, 임태훈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지난 시즌의 경험은 임태훈이 크게 성장하는 발판으로 작용했다. 본래 씩씩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선수라 한번 실패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올해 질과 양 모두 크게 향상된 두산 마운드에서 임태훈은 불펜의 에이스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시즌 초반은 셋업맨으로 시작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마무리로 전향할 수도 있다.
이 선수를 주목하라 : 신인 진야곱과 1년차 고창성이 각각 좌-우타자 스페셜리스트로 나선다. 145km 강속구를 던지는 진야곱은 중간에 살짝 멈추는 동작이 포함된 독특한 딜리버리를 구사한다. 좌타자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잠수함 투수인 고창성은 부드러운 폼으로 140km의 빠른 볼을 뿌린다. 최소한 예전 한태균 정도의 역할은 해낼 것이 분명하다. 타선에서는 상무에서 복귀한 유재웅을 기대할 만하다. 꾸준히 기용된다면 중심타선에서 상당한 장타력을 뽐낼 수 있는 거포 본능을 지닌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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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67-2-57 : 한화가 2년 연속 거둔 정규시즌 승-무-패 수다. 한화는 2006, 2007년 두 시즌 연속 67승 2무 57패 승률 .540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7년에는 전년보다 한 단계 떨어진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인식 감독은 무승부를 좋아하지 않는 감독이다. 그가 감독을 맡은 3년간 한화의 무승부 경기는 다섯 차례에 지나지 않았다. 올시즌 프로야구에 무승부는 없다. 끝장승부는 한화의 승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고의 시나리오 : 류현진은 3년 연속 최고의 투수로 등극한다. 유승안보다 유원상을 찾는 야구계 관계자들이 많아진다. 정민철-송진우는 좋았던 시절을 다시 한번 재현한다. 구대성이 건강한 몸으로 돌아온다. 토마스는 외국인 마무리 최초의 성공 사례가 된다. 조규수와 송창식은 신인 때로 돌아간다. 김태균에게 멋진 별명이 붙여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김태완과 김태균의 성적을 혼동하기 시작한다. 클락은 시범경기 OPS를 정규시즌에 그대로 찍어낸다. 신경현이 종종 이종욱을 2루에서 잡아낸다. 김인식 감독의 혈색이 좋아진다.
최악의 시나리오 : 류현진은 시즌 내내 복통에 시달린다. 유승안은 아들 얘기가 나오면 화제를 돌린다. 송진우가 갈비집 현장을 직접 챙기는 일이 잦아진다. 구대성이 미국 시절과 똑같은 성적을 낸다. 한화 홈페이지에 세드릭을 그리워하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인터넷에 송창식을 검색하면 가수 이름만 뜬다. 김태균에게 수십가지 별명이 추가로 붙여진다. 김태완을 검색하면 'LG 트윈스 선수'라고 뜬다. 삼성전에서 크루즈가 나올 때마다 한화팬들이 집단 복통에 시달린다. 신경현은 아예 2루로 던지기를 포기한다. 김인식 감독의 얼굴색이 고구마 빛깔로 변해간다.
팀내 MVP 후보 : 김태균은 지난 시즌 데뷔 이래 처음으로 삼진보다 많은 갯수의 볼넷을 얻어냈다. 삼진수 역시 데뷔 이래 최소 수치였다. 2006년 타격폼 변경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증거다. 그래도 믿지 못하는 불신자들을 위해, 그는 시범경기에서 4개의 홈런과 1.158의 OPS로 두 부문 모두 1위를 달성했다. 올해 한화는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가동한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 중심에 김태균이 자리잡고 있다.
이 선수를 주목하라 : 윤규진은 문동환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선발진 구멍을 메꾸게 된다. 원체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기 때문에 타자들로서는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윤규진이 어느정도 역할을 해준다면 한화는 불펜 투수를 선발에 투입하는 무리수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신인 투수인 윤기호도 주목해볼 만한 재목이다. 3월 20일 LG와의 시범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6경기에서 윤기호의 방어율은 0.00이다. 4와 1/3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딱 하나밖에 내주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능력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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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11 : 배영수는 2004~2006 세 시즌 동안 평균 11승 가량을 거뒀다. 배영수가 있던 마지막 해인 2006년 삼성의 팀 승수는 73승이었고, 배영수가 빠진 지난해는 62승이었다. 배영수의 자리를 누구도 대체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올해 건강한 몸으로 다시 돌아온 배영수는 팀에 과연 몇 승을 추가로 선사할까.
최고의 시나리오 : 배영수는 2004년을 재현한다. 오버뮬러 카드를 조합하면 브라운과 하리칼라가 나온다. 윤성환은 선발투수로도 최소 피안타율 1위를 차지한다. 7회 이후가 되면 리드당하고 있는 상대팀은 경기를 포기한다. 박한이는 버퍼링 뒤에 강렬하고 멋진 야동을 보여준다. 크루즈는 역시 크루즈다. 양준혁은 MVP를 차지하고 예비신부를 공개한다. 심정수는 현대 시절을 재현한다. 2군 리그 홈런왕들은 1군에서도 홈런포를 펑펑 날려댄다. 정규시즌에도 대구구장 관중석이 가득 들어찬다. 삼성은 네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대구시는 새 구장 건립 계획을 확정한다. 선동렬 감독은 사람 좋다는 소리를 다시 듣기 시작한다.
최악의 시나리오 : 배영수는 호세에게 얻어맞던 시절로 돌아간다. 오버뮬러 카드를 조합하면 윌슨과 메존이 나온다. 윤성환은 43이닝 이후부터 최다 피안타율 투수로 변신한다. 권오준과 오승환 덕분에 삼성 경기가 7회 이후에도 재미있어진다. 박한이는 버퍼링만 반복하다 어느날 '감독의 요청으로 재생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세지를 띄운다. 크루즈는 작년 포스트시즌 성적을 재현한다. 양준혁의 까투리 선율이 구슬퍼지기 시작한다. 심정수로 인해 라식 수술자 수가 급감한다. 2군 리그 홈런왕들은 2군으로 돌아간다. 삼성은 우리 히어로즈와 최소관중 경쟁을 벌인다. 그래도 포스트시즌에는 언제나 관중석이 만원을 이뤘지만, 2008년에는 그럴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선동렬은 감독되더니 변했다는 소리를 계속해서 듣는다.
팀내 MVP 후보 : 시범경기에서 본 윤성환의 공은 최상급이었다. 145km 강속구와 낙차큰 120km 파워커브 조합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농락당했다. 특히 셋포지션에서도 빠른 투구폼으로 안정적인 컨트롤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배영수와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타선에서는 심정수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타격감을 회복하기 시작하더니,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8안타 중 2개가 2루타, 3개가 홈런일 만큼 파워가 충만한 모습이었다. 심정수가 중심을 잡아준다면 양준혁-심정수-크루즈로 이어지는 클린업은 8개 구단 최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선수를 주목하라 : 좌완 차우찬이 부쩍 좋아졌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삼성 투수들은 -오버뮬러를 제외하고는- 볼넷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 뛰어난 제구력을 자랑했다. 특히 7이닝 이상 던지면서 볼넷을 1개만 허용한 차우찬은 독보적이다. 그는 매경기 이닝당 10개 남짓의 투구수로 타자들을 쉽게 잡아냈으며, 우타자를 상대로도 효과적인 투구를 해냈다. 올시즌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활약이 기대된다. 타자 중에는 중견수 허승민을 주목해볼 만하다. 아직까지 유인구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편이기는 하지만 외야에서의 수비력과 주루플레이 능력만큼은 팀내 최고 수준이다. 시즌 초반 하위 타선에 기용하며 충분한 기회를 준다면 장기적으로는 팀의 톱타자 역할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포스트는 2007년 하위 4개팀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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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nn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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