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눈이 왔어요. 제가 살고 있는 곳입니다.>
"나는 주 너의 하느님, 네에게 유익하도록 너를 가르치고 네가 가야 할 길로 너를 인도하는 이다."(이사 48,17)
"하느님, 당신께 저는 무엇입니까?"
가끔 이런 탄성을 지를 때가 있다.
어제는 참 많은 부분 당신께 저는 무엇인지를 조금은,
그러니까 이러한 원망도 당신 안에 있었음을 알 수 있는 것들을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방송에서 "오늘 오후부터 영동지방과 산간지방에 대설 주의보가 내렸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자칫하면 오늘 임당동 대림 특강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침 빨리 준비를 하여 출발한다.
어랫만에 척산 온천도 할겸 인제를 향했다.
점심 시간이 되어 식사를 하려는데 갑자기 인제 본당의 식구들이 보인다.
미사 끝나는 시간도 아닌데 신부네집과 수녀원이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마주치지 않도록 빨리 차를 몰고 그곳을 떠났다.
아마도 그분들은 나를 알지못한듯, 다행이다.
오랫만에 횡계에 계신 회원님과 통화가 되었다.
견길상을 아직 데려오지 못함에 미안함을 갖고 있는터라 혹 모아놓은 황태 대가리가 있는지를
물었더니 한자루가 있다고 하신다.
양양을 지니는데 눈이 앞을 가린다.
예, 5시쯤 들를께요 하고 말을 하고 났지만 시간이 넘 많이 남았다.
그래도 대림 특강을 하는 임당동에 빨리 도착해서 저녁을 떼우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하고 시간은 많이 있지만 횡계로 향했다.
그.런.데
대관령을 올라가는 길에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아직 겨울을 준비하지 못한 차들이 엉켜 나아갈 수 가 없었다.
어찌 어찌 도착하니 정말 오후 5시이다.
황태 대가리를 싣고 다시 강릉으로 향했다.
좋은 차를 타고 있음을 즐기며 천천히 시간에 맞추며 내려온다.
오후 6시 30분까지만 도착하면 된다.
선당 옆의'교동 반점'에서 저녁을 할 생각도 하면서 괜히 입가에 미소가 생긴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생각이었다.
눈이 엄청나게 오는 바람에 계속 차늬 와이퍼를 작동해야 했다.
갑자기 운전수 쪽의 와이퍼가 움직이지 않는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한쪽의 와이퍼 만을 가지고 가기로 결정하였다.
다시 출발하고 10분,
오른쪽 와이퍼 마져 움직이지 않는다.
이제 앞이 보이지 않는다.
할수없이 갓길에 차를 세우고 보험사에 전화를 한다.
바로 올수 없고 견인할 때까지 주인이 있어야 한단다.
시간은 벌써 6시 15분.
차를 세워놓고 그냥 가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양해를 구했다.
영동 고속도로에서 이제 걸어야 한다.
차를 세우고 열심히, 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정말 열심히 걸어야 한다.
한참을 걷는데 지나가는 차들은 자신들의 길 만을 걷는다.
그런데 갑자기 소리가 들린다.
"어디까지 가십니까"
"시내요"
"타셔요, 어떻게 걸어가시려고요."
"저는 시내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런데 시청까지는 모셔다 드릴 수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고속도로를 걸으려 생각하셨습니까?"
"강의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차가 시청을 지나고있었다.
"아니 여기서 내려 주셔야 하는데요."
"저는 개신교 신자인데요, 지금 예수님이라면 어찌 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 예수님도 이랬을 것입니다."
차는 임당동 성당 앞에 세워졌다.
이게 하느님의 뜻인가?
하느님은 이러하신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냥 나의 뜻에 맞지 않느다고
투덜거리기만 하였으니...
오늘 하루 참 하느님은 내 곁에 계심을 심하게 느끼는 하루였음에 감사한다.
또 눈이 내린다.
아오스딩 형제의 말씀처럼 이제 동네 이장이 되는 것 같다.
"주민 여러분 또 눈이 내립니다." 아닌
"울 님들 여기 또 눈이 내려요."라고 외치는
모래 춘천으로 아침에 가야 하는데 갈 수 있을지 고민이다.
엠이 재 모임도 있고, 밤미사도 해야 하는데 갈수 있을 런지.
지금도 눈이 내리기 때문이다.
첫댓글 개신교신자 그분.. 좋은 분이시군요. 개신교를 빛냈습니다.
저도 천주교를 빛낼 일을 해야겠습니다. ^^
그나저나 눈... 아들 전역하고 난 후에는 눈 오던지 말던지 상관 없었는데.
우리 강한 신부님, 어떻게든 오실 수 있음을 믿으며.. ㅠㅠ
무사히 내면 집에 도착하셨군요....
고생많으셨네요 신부님....
주일날 오실수 있도록 지금 부터 라도 눈이 안와야 할텐데요....
고생많으셨습니다.신부님...
자꾸 쌓여만가는 눈... 이제는 두렵기만 하네요..
오늘부터 눈이 그만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ㅠ
이 하얀 눈을 어떻게 밟고 지나가요?
다행히 내면 집에 무사히 귀환하셨네요....
고생하시고 애쓰셨습니다.
개신교 신자가 신부님한테 하느님처럼 느껴 졌을것 같습니다.
겨울내내 눈과 싸움을 해야 될 것 같네요.
"눈이 오십니다."
역시 하느님께서는 제일 투털이가 된 날, 제게 가장 큰 모습으로 오시어, 뒤통수 "빡!" 갈기고(!) 가십니다.ㅎㅎㅎ
그러니, 한시도 의심해서는 안된다는 말씀이시죠?? ㅎㅎ
눈 온다 눈온다 투덜대시면서도 눈 오신 후 풍경은 좋으신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