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클릭 / 개그맨 박준형
“하루일과, 일 아니면 잠”
개그콘서트 ‘갈갈이’로 스타덤… TV·공연·라디오·영화·모바일 “네~, 바쁘군요”
(전문게재)
“열심히 사람들을 웃겨서 홀어머니에게 효도하고 개그콘서트 전용극장을 운영하는 게 꿈이에요.”
KBS 2TV ‘개그콘서트’의 기둥인 개그맨 박준형(28)은 효자였다.
지난 3년 간 자신의 어머니에게 22번의 해외여행을 선물했다. 모두 패키지 여행이었다. 올해 어머니가 66세이기에 건강하실 때 그토록 좋아하는 여행을 마음껏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버지가 15년 간 당뇨병을 앓다가 2000년 돌아가셔서 가정형편도 어려웠고 어머니는 병수발 하느라 꼼짝도 못하셨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준형 역시
아버지 병원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전철역 주변에서 장사를 하고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엄마와 둘이서 살아요. 누나 둘은 시집갔죠. 지금은 여자친구가 없지만 어머니에게 잘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효심이 깊고 정이 많아서인지 박준형이 개그콘서트에서 맡은 코너도
‘갈갈이 삼형제’ ‘우비 삼남매’ 등 가족과 관련된 이름이 많다.
그리고 스타가 되지못한 선·후배, 동료들 챙기기에도 항상 정성을
쏟는다. 처음에는 인지도가 없었던 공채 동기 임혁필도 박준형이 ‘그렇습니다’ 코너를 함께 진행하며 ‘기’를 불어넣어줘 ‘땅그지’ ‘세바스찬’ 등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혁필 형이 떠야 저도 즐겁고 김다래가 떠야 ‘우비 삼남매’ 코너
인기가 높아지잖아요. 그리고 제가 개인기로 승부하기보다는 팀의 리더로 코너를 이끌어나가는 능력이 더 많다는 것을 잘 알아요. 제 개인기는 원래 무를 가는 것과 약간의 성대모사밖에 없었거든요.”
실제로 박준형은 ‘생활 사투리’ ‘갈갈이 삼형제’ ‘우비 삼남매’ 코너에서 리더를 맡고 있다. 그리고 KBS 2TV ‘폭소클럽’에서는
‘게스트클럽’ 코너를 진행 중이다.
“어머니 여행 보내드리는 게 최고의 행복”
“그래도 대학로 ‘갈갈이홀’에서 5년 간 공연을 하면서 개인기가
많이 늘었어요. 홍대앞이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의 연습장이라고 한다면 언더그라운드 개그맨들의 연습장은 대학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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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콘서트 '갈갈이 삼형제' |
어릴 적 꿈이 개그맨이었던 박준형은 인하대 경영학과에 진학해서도
교내 ‘개그 동아리’를 조직했고 1997년 4월부터 KBS 개그맨으로
활동했다. 처음에는 리포터로 방송을 탔었고 대학로에서만 개그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이때 만난 사람이 지금의 소속사인 스마일 매니아 박승대 사장. 박준형은 현재 스마일 매니아 부사장이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버림받은 개그맨들이 대학로에 모여서 실력을
연마했어요. 이때 정종철, 이승환을 만났고 ‘갈갈이 삼형제’를 결성했죠.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전우’들이라 아직까지 서로의
‘헝그리 정신’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아이디어맨’으로 불리는 박준형은 신문을 열심히 읽는다고 한다. 책 한 권을 읽는 것보다 신문을 제대로 점검하면 빠른 시간에 수많은 아이디어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조선일보를 봤어요. 이규태 코너를 통해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죠. ‘광수생각’은 스포츠조선으로 옮겨 요즘엔 ‘오늘의 소사’를 잘 보고 있어요. 언젠가 ‘역사 개그’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TV 출연, 공연으로 바쁜 박준형은 지난 5월부터는 매일 밤 12시부터
새벽 2시까지 KBS 2FM ‘박준형과 김다래의 라디오 천하무적’을 생방송으로 진행 중이다. 방송·공연에서 보여주지 못한 개그는 KTF ‘fimm’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 영화 ‘갈갈이 삼형제와
드라큘라’ 후반작업 중이며 7월에는 음반 ‘갈갈이 패밀리 섬머타임’이 나온다. 정말 몸이 몇 개라도 소화해내기 힘든 스케줄이다.
“하루 일과가 일 아니면 잠이에요. 하지만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도
‘MC’의 자질을 배우고 있다고 낙천적으로 생각해요. 항상 현재는
‘즐기는 것’ ‘미래를 위한 연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살고 있어요.”
신문 보며 아이디어 얻어
무명시절도 스타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에 전혀 힘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가장 힘들었던 때는 함께 ‘개그 콘서트’를 최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올려놓은 스타밸리 소속 선후배들이 총사퇴했을
때라고 한다. 심현섭, 강성범, 김숙, 박성호, 김대희, 이태식 등이 떠났을 때 정말 허허벌판에 혼자 남겨진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박준형은 정말 몸으로 때우다시피해서 인기와 시청률을 유지해냈다.
“지금도 스타밸리 소속 선후배들과는 사이가 좋아요. 그 중 박성호는 제 동기인데 언젠가 함께 공연하기를 기대하고 있죠.”
그런데 심현섭은 지금의 ‘개그콘서트’가 열매는 좋은 대신에 뿌리와 줄기가 허약하다는 뼈있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의 말처럼 ‘개그콘서트’가 기발한 아이디어가 사라진 대신 ‘유행어의 반복’과 ‘음식물을 이용한 엽기 행각’으로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비난도
받는다. ‘허무 개그’가 됐다는 것이다.
“저도 그런 비판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희들은 항상 실험을 하고
있는 거예요. 시청자, 관객의 반응이 안좋으면 바로 접을 수 있는 융통성이 있죠.”
사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줄어든 대신 지금 출연자들은 자신이 가진
‘콤플렉스’를 개그 소재로 승화시켰다는 점은 높이 사줄 만하다.
‘갈갈이’ 박준형의 경우 튀어나온 앞니, ‘옥동자’ 정종철의 경우
못생긴 외모, ‘느끼남’ 이승환의 경우 성형수술한 코, ‘갤러리 정’ 정형돈의 경우 뚱뚱한 배 등이 그렇다.
‘갈갈이’ 박준형은 지금까지 약 1000개의 무를 갈았다고 한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무를 갈게 될지 모르지만 오늘의 박준형을 있게
한 것은 무를 가는 모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현재 전국을 돌며 무를 갈고 있다.
“원래 5개 대도시 투어만 계획했는데 지방 기획사들의 요청으로 20개 도시로 확장했어요. 지난 2월 청주를 시작으로 전주 광주 마산 대전 울산 부산 대구 등을 돌고 있죠.”
수많은 스케줄 속에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근 담배를 끊었다는 박준형은 ‘반짝 스타’가 아닌 은퇴 후에도 존경받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한다.
“후배들이 자유롭게 설 수 있는 개그콘서트홀을 지어서 저는 매표소를 지키고 싶어요. 가끔씩 후배들 무대에 찬조출연도 하고 말이죠.”
생년월일 1975년 11월 22일 | 키·몸무게 185cm·70kg | 가족관계 1남 2녀 중 막내 | 별명 마이콜, 갈갈이 | 학력 인하대 경영학과 3학년
휴학 중 | 1996년 12월 KBS개그맨 공채 13기 | 2002년 KBS연예대상
코미디언 부문 최우수상 | 2003년 2월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코미디언
부문 출연자상 | 2003년 4월 한국야구위원회(KBO)위촉 프로야구 홍보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