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해보니 멕시코시티 기온은 5ㅡ20인데 칸쿤은 23ㅡ27이다. 위도 상으로는 비슷하거나 칸쿤이 오히려 높은데 카리브해에 접해 있어서 날이 온화한 것 같다.
칸쿤이 신혼여행지로 워낙 유명한 곳이라 솔로로 가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다. 오늘은 칸쿤 공항에서 렌트하여 툴룸이라는 곳에 가서 숙박한다. 중간에 플라야 델 카르멘이라는 곳도 들를까 생각 중이다.
5시반에 호텔을 나선다. 이른 시각임에도 전철역에 사람들이 많다. 반대편에 도착한 전철에 사람들이 엄청 많이 타고 있다. 부지런 하네.
30분 좀더 걸려 공항 도착. 나가는 방향을 보니 아에로푸에르토로 써있어서 고민없이 나갔더니 반대편이다. 다시 들어가니 표없이 통과하는 길이 없어 표 한장을 사서 들어가야했다. 아에로푸에르토 인터나시오날 표시가 있다. 내가 가는 곳이 국제선은 아니지만 국내선이 국제선과 붙어있다.
1층이 도착층이라 윗층으로 올라가서 디파춰 사인있는 곳으로 들어가니 게이트로 가는 보안수속이다. 여기 아닌데.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로 가야 하는데. 다시 내려가 걸어가니 인터젯 카운터만 있다. 더 걸어가니 볼라리스 카운터가 있다. 공항에 국제 표준을 정해서 공항마다 따르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1층에 도착과 출발을 같이 두는 건 헷갈린다. 체크인 카운터도 몰라두어 전광판에 어느 항공편은 어는 카운터에서 체크인이 된다는 표시를 해주어야 하지 않나 싶다. 시간 여유가 많아서 그렇지 촉박했으면 멘붕이 올 수도 있겠다.
볼라리스 탑승권은 어제 휴대폰으로 좌석까지 지정하여 받아두었다. 다만 휴대폰에 있는 이미지라서 이걸로 통할지 모르겠다. 확실히 체크인 하려고 보니 체크인 카운터 앞에 모니터가 잔뜩 있고 셀프체크인 하게 되어있다. 저가항공이니 인건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짐만 부치는 일만 직원이 진행하면 되니 시간과 인력이 많이 절약된다. 탑승권을 프린트하니 A4용지로 나온다.
다이너스 카드로 전세계 700여개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만들었고 멕시코 공항에도 2곳이 있다고 하는데 못찾겠다. 아침으로 빵과 커피를 시켰다. 75페소.
전원이 있는 곳에서 충전하고 있는데 칸쿤행 볼라리스 비행기 탑승을 위해 13번 게이트로 오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45분 전인데..
가보니 한참 뒤에 시작한다. 사람들이 들고 타는 짐의 무게를 잰다. 합격하면 딱지를 붙여준다. 까다롭게 하네. 핸드캐리짐에 무게 제한이 있어도 무게를 게이트에서 직접 재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탑승권을 휴대폰 이미지로 가져와도 되나보다. 휴대폰으로 스캔한다. 이 방식은 맘에 든다.
내 옆자리에는 하체가 거대한 여자가 앉아있다. 이코노미 타면 힘들 듯.
비행기 탄지 오래되었는데 갈 생각을 안한다. 스페인어로 지연에 대한 안내빙송을 한다. 1시간 10분 지연되어 이륙.
멕시코 호텔 숙박비로 표시된 것에 추가로 16% 부가세와 3% 도시세가 부가된다. 그래서 실제 지불할 비용은 사이트에 나타난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
늦게 떠났지만 그만큼 지연되지는 않았다. 칸쿤에 내리니 열기기 후끈거린다.
유럽카 렌터카 창구에 가서 예약을 확인하니 주차장으로 가있으면 직원이 픽업하러 온단다. 5분 기다리니 밴이 온다. 옆 터미널에 렌터카 회사가 있다.
안에서 서류작업을 하고 나니 다른 사람에게 또 인계. 그 사람은 주차장으로 안내하여 2분 기다리란다. 계속 담당자가 바뀐다.
차를 세차했는지 수건으로 차에 있는 물기를 제거한다. 미리미리 좀 하지. 빨간색 폭스바겐이다. 내 첫차가 빨간색이었지. 흠집을 체크하는데 내가 여러 스크래치를 지적하자 직원이 엄지로 가리면서 안보이면 오케이란다. 그거 편하네. 자질구레한 것까지 체크하는 건 서로 피곤하다. 검게 묻은 부분을 지적하자 스크래치 아니면 오케이란다. 그것도 괜찮네.
이 차는 통풍구가 내가 원하는 식이어서 휴대폰 거치대를 잘 설치할 수 있어 좋다. 운전하다보니 브레이크가 세게 눌러야 된다. 힘좋은 유럽인에 맞게 조정이 되었나.
유카탄반도 끝 칸쿤에서 남서쪽으로 해안가와 평행하게 가는 길은 운전하기 편하다. 길도 좋고 반대편 차선과 10미터 정도 넉넉하게 분리되어 중간에 나무와 풀이 있어 반대편 차들이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통행료도 받지 않으니 좋네.
플라야 델 카르멘을 목적지로 해서 가다가 내비를 따르다보니 길이 지도와 조금 다르다. 유턴하라고 안내한 곳보다 10여미터 앞에 유턴이 있고 들어가라고 안내한 길은 공로가 아니라 사적인 지역으로 들어가는 길같다. 그냥 지나쳐서 다음 길에서 우회전해서 해변까지 가려했는데 길이 막혀있다. 에이 그냥 건너뛰자.
칸쿤 인근에는 셀하, 스칼렛같은 물놀이하는 곳이 있어서 아침에 들어가 하루종일 놀고 점심부페 음료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시간 여유가 되면 이런 데 가도 좋겠다.
툴룸 유적지를 목적지로 다시 세팅해서 간다. 유명한 곳이라 안내가 자주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가다보니 막아두었고 택시만 주차되어있다. 근처에 차들이 길에 주차되어 있어서 나도 빈 곳에 주차했다. 날이 더워 반바지를 입고 모자를 쓰려는데 없다. 아이고 비행기에서 벗어놓고 그냥 내렸나보다. 강렬한 카리브 햇살을 모자 없이 버티기 어려울테니 하나 장만해야 하겠다.
어디로 가야되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오가는 길로 들어서니 해변이다. 카리브바다를 처음 접하는 순간 와 탄성이 나온다. 백색 고운 모래에 에메랄드빛 바다가 너무 멋지다.
호객꾼이 자기네 장비를 쓰라고 하는데 수영할 준비를 하고 온 것이 아니라 바로 나왔다. 상인에게 툴룸 위치를 물어보니 내가 온 길로 죽 가란다.
가보니 표파는 곳도 보이고 사람들이 많다. 툴룸 유적지까지 조금 걸어간다. 툴룸은 벽이라는 의미란다. 툴룸은 마야문명의 유물이다. 성이랄 것도 없이 벽이 높지 않다. 입구는 사람 한 명이 다닐 정도로 좁아 방어하기 좋다고 하는데 마음만 먹으면 성벽을 쉽게 넘을 수 있으니 방어용이라는 것은 그다지 맞는 말이 아닌 듯하다.
내부는 제법 넓은 공간이고 궁전을 비롯한 여러 건물들이 허물어진 상태로 있다. 마치 그리스 유적처럼.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가보니 해변이 있고 수영하는 사람들이 많다. 툴룸은 바다쪽으로 절벽으로 되어있어 계단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역시 카리브해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영할 준비가 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 유적지는 왔던 도로에서 바로 주차하고 들어올 수 있었는데 내가 목적지를 유적지 중간을 선택하다보니 거기까지 빙 돌아 안내한 것이었다.
툴룸에 예약한 호텔을 찾아갔다. 미국의 전형적인 모텔같은 구조다.
동네 구경겸 저녁을 먹을겸해서 마실나왔다. 여기저기 돌아보다 부라쿠다라는 시푸드식당에 앉았다. 가격이 좀 센 편이지만 한끼 잘 먹어보자. 새우 버리토와 세비체를 주문했다. 도스엑기스 맥주도.
세비체를 한입 먹은 순간 아 큰 일 났다. 너무 시고 짜다. 버리토는 먹을만 하다. 이런 음식을 먹고 비싼 돈을 내려니 속이 쓰리다.
옆에서 생음악으로 연주하면서 노래부른다. 미안하지만 노래로 먹고살기 좀 부족해보인다. 노래를 마치고 돈박스를 들고다니며 팁을 요청한다.